어느새 상하이는 효진의 입을 통해 기묘한 크리스마스를 맞이하고 있었다.“하하, 이 대륙 한복판에서 다 같이 모이는 날도 있네요, 어머, 그 강남역 멤버에 헤르만 씨까지 더 늘었네요?”해맑은 효진이 특유의 고집으로 사람들을 묶어놓은 덕에, 엘에프는 최고급 룸서비스를 시켜 크리스마스 만찬을 급조해 냈다.“그대가 내 지척에 있으면 참 웃을 일이 많아지는군.”“엘에프, 당신이 내 덕에 웃는다면 나도 아주 대만족이에요!”테이블을 가득 채운 화려한 만찬과 술, 그리고 지독하게 얽힌 사람들. 어느새 엘에프는 거실 한구석에 놓인 턴테이블에 빈티지 LP판을 걸어 진득한 재즈풍의 캐럴을 흘려보냈다. 조금 전까지 팽팽하게 당겨졌던 살벌한 긴장감은 간데없고, 진한 위스키 향이 스며들며 객실 안은 묘하게 나른한 열기로 무르익어 갔다.“효진아, 너 상하이까지 날아와서 이 구역 미친 여자 1위 타이틀이라도 거머쥐려는 속셈이냐?”“규련 오빠, 뭐든 1등은 해야 직성이 풀리는 내 성격 몰라? 맡겨줘.”“역시 넌 정상이 아니야.”규련과 효진의 살벌하면서도 유쾌한 설전에 사내들은 저마다 헛웃음을 삼키며 기묘한 볼거리를 감상했다.“우리 효진이는 술은 좀 적당히 마시렴. 글로벌하게 대형 사고를 치면 우리가 수습하기 곤란하니까.”“어머, 강무 오빠까지 이럴 거예요? 자꾸 그러니까 여자들한테 인기가 없지.”“상관없어. 나는 단 한 사람에게만 각인되면 그만이니까.”강무는 나직한 저음을 흘리며, 시선 끝을 슬그머니 한규련 쪽으로 돌려 장난스러운 안광을 빛냈다.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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