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투니카 제국에서 마력과 관련된 산업, 학문, 그리고 재능에 있어서 하르트 공작가를 따라올 가문은 존재하지 않았다. 마도구 길드와 군수 산업을 장악한 것은 물론, 마탑과 황궁의 요직까지 독식한 하르트 가문의 위세는 제국 그 자체와도 같았다.당연하게도, 그 위세의 심장부인 공작가 연구실의 위용은 압도적이었다. 별채 지하 3층까지 이어진 공간에는 금지된 연구 재료들이 산을 이루었고, 1층부터 옥상 야외 실험실까지 구비된 최첨단 설비들은 평민들의 저택보다도 거대했다.지금 라이신은 그 차가운 1층 연구실, 커다란 탁자 위에 놓인 도톰한 매트리스 위에 무방비하게 누워있었다.바아르는 몇 미터 떨어진 의자에 앉아, 맹수 같은 눈으로 그 광경을 주시했다. 길 소르도와 레이나는 이미 흰 가운으로 갈아입고 장갑까지 낀 채, 실험체처럼 누워있는 라이신을 낱낱이 살피고 있었다.“오라버니, 한 시간째 각종 마정석을 동원해 봐도 이 기운의 정체를 모르겠어요. 흘러나오는 기운이 너무 맑아서 오히려 이질적이에요.”“물, 불, 바람, 흙······ 그 어떤 원소에도 반응하지 않아. 마력 안정화 포션을 들이부어도 나아지질 않으니, 대체 누굴 고치라는 거야?”라이신의 몸은 갈수록 불덩이처럼 달아올랐다. 하얀 피부 위로 투명한 식은땀이 흘러내렸고, 고통에 짓눌린 신음이 애처롭게 연구실을 울렸다.“방법이 없는 건가?”바아르가 팔짱을 낀 채 다리를 꼬고 앉아 성마르게 재촉했다. 길 소르도는 잠시 라이신에게서 멀어져 바아르에게 현재의 난감한 상황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 사이, 홀로 남은 레이나는 라이신을 내려다보며 기묘한 위화감에 휩싸였다.“이상한데,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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