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말을 멈춘 바아르가 먼저 지면에 내려섰다. 그는 라이신의 가느다란 허리를 단단히 받쳐 안아 조심스럽게 바닥으로 내려주었다.자그락, 자그락. 라이신이 발을 내디딜 때마다 크고 작은 보석들이 마찰하며 청아한 소리를 냈다. 수천 평 대지 위에 끝없이 펼쳐진 보석의 바다는, 하늘을 찌를 듯한 검은 나무들에 둘러싸여 마치 신이 숨겨놓은 요새 같았다.그 어두운 장막 안에서 오직 이 보석 밭만이 스스로 찬란한 빛을 내뿜고 있었다. 사람 키만 한 거대 결정부터 손톱만한 조각까지, 빨강, 노랑, 보라, 금색과 은색 등 온갖 색상의 빛이 지천으로 널려 수북하게 쌓여 있었다.“하하! 대공 각하, 여기가 정말 보석 밭인가요?” “보석보다 귀한 마정석이다. 너는 지금 이 돌들이 뿜어내는 마력으로 형성된 천연 결계 안에 들어와 있어.”라이신은 홀린 듯 마정석 밭을 둘러보았다. 이토록 음산한 산맥 한복판에 이처럼 눈부신 낙원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아 맑은 웃음이 터져 나왔다.“이렇게 예쁜 장소는 생전 처음 봐요! 공기조차 달콤하게 느껴질 정도로 기분이 좋아지네요.”좋아 어쩔 줄 모르는 라이신을 보며, 바아르는 땀에 젖은 이마를 손수건으로 닦아내며 희미하게 미소 지었다.“그래. 이곳은······ 기분이 좋아질 수밖에 없는 곳이지.”라이신은 마법 책을 커다란 마정석 바위 곁에 내려놓고 아이처럼 이곳저곳을 뛰어다녔다. 발밑에 닿는 감촉은 단단했지만, 마정석의 모난 곳 없는 둥근 표면 덕분에 아프기는커녕 기분 좋은 자극이 발바닥을 타고 전신으로 퍼졌다. 짜릿하고 간질간질한 생명력이 혈관을 타고 흐르는 듯한 기분이었다.그녀는 쪼그리고 앉아 마정석을 한 움큼 파내 보았다. 파고 파도 끝이 없었다. 흙 한 줌 섞이지 않은 채, 오로지 순수한 마력의 결정체만이 깊이를 가늠할 수 없을 만큼 가득 차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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