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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hat ng Kabanata ng 완벽한 개새끼: Kabanata 161 - Kabanata 170

185 Kabanata

제159화 (외전12)

갑작스러운 안서희의 등장이었다.깜짝 놀란 이재가 계단을 내려가다가 말고 멈칫 서버렸다.도언이 그런 이재를 제 뒤로 숨기고 안서희 앞으로 나섰다.“여긴 무슨 일이세요?”반기지 않는 기색을 드러낸 도언이 목소리에 날이 섰다.억지로 웃고 있는 안서희의 입술이 파르르 떨렸다.“꼭 무슨 일이 있어야 오니? 오랜만에 도언이 너도 왔고 그리고…….”안서희의 시선이 도언의 뒤에 있는 이재에게 닿았다.“한 선생도 왔는데 내가 챙겨야지. 어머 나 좀 봐. 이제 한 선생이라도 하면 안 되려나? 호호호……!”안서희가 카랑진 웃음소리가 느닷없이 별채에 울렸다.옆에 서 있던 김 여사도 뜨악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안서희를 힐끗 바라보았다.“저녁 먹으려던 참이니?”안서희가 갑자기 화제를 돌리며 다이닝 룸을 새삼스레 훑어보았다.“좀 일찍 와볼걸 그랬네. 오늘은 내가 늦은 것 같으니 내일은 안채에서 같이 저녁 하자.”김 여사는 혹시나 도언이 안서희에게 별채에서 저녁을 함께 먹자고 청할까 싶어 주방으로 천천히 몸을 돌렸다.오랜 고용인 생활에서 나온 예측이었다.그러나.“아뇨.”도언이 안서희의 말을 단박에 잘랐다.“내일은 회사에 일이 있습니다.”“그, 그래?”단호한 도언 앞에서 안서희가 어색하게 웃으며 민망함을 감추려 애썼다.“도언이가 바쁘면 한 선생이라도…… 아니, 한 선생이 아니지. 습관이 이렇게 무섭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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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0화 (외전13)

이재에게 안서희를 마주하는 것은 언젠가 한 번은 거쳐야 하는 일이었다.도언의 여자가 된다는 것은 호명 가의 일부가 된다는 뜻이었다.그러니 안서희가 불편하다고 언제까지 피할 수만은 없는 노릇이었다.이재는 차라리 잘 된 일이라고 생각했다.“정말 혼자서 괜찮겠어?”도언이 걱정스레 물었지만 이재는 고개를 끄덕였다.“마음 불편하게 피하는 것보다 나아요.”“그래, 네가 그러고 싶으면 그렇게 해.”도언이 마지못해 수긍했다.그러면서도 걱정이 가시지 않는지 이재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씩씩하게 구는 이 여자가 자신이 없을 때 혹시나 상처받지는 않을까.혼자서 울게 되지는 않을까 마음이 아려왔다.이미 받은 상처로도 충분히 차고 넘칠 텐데 행여나 그 상처가 덧날까 걱정 되었다.모든 것이 자신 때문이기에 걱정을 놓을 수 없었다.그러나 도언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는 이재는 저를 내려다보는 그를 보며 헤실거릴 뿐이었다.“혹시 무슨 일이 생기면…….”“아무 일도 안 생겨요! 걱정하지 말고 얼른 출근해요!”이재가 제 허리에 두른 그의 손을 풀어내고는 그를 떠밀었다.“나도 일찍 끝내고 올게.”“괜히 기대하게 그런 말 하지 말아요. 첫날인데 바쁠 거 다 알아요.”도언은 웃어버리고 말았다.이재의 말이 맞을 것이다.일찍 오겠다는 말은 출근과 동시에 잊어버리고 말 것이다.차 회장의 부재로 쌓인 것들을 처리하느라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를 것이 뻔했다.괜한 말에 기대어 기다리고 있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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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1화 (외전14)

거울 앞에 선 안서희는 연신 제 모습을 비춰보며 얼굴을 찌푸렸다.오늘따라 뭘 입어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차 회장 병치레에 신경 쓰느라 운동에 소홀했더니 금세 군살이 붙었는지 몸매 라인도 엉망이었다.게다가 얼굴에 주름은 왜 이렇게 늘었는지 아무리 메이크업으로 커버해도 감추어지지 않았다.“김 실장, 이건 안 되겠어.""왜요, 사모님. 너무 예쁘신데?"김 실장의 말에 안서희가 확인이라도 하듯 다시 거울을 보았지만 역시나였다."아니야. 아까 입었던 거 그걸로 줘. 차라리 가리는 게 낫겠어.”안서희가 등을 돌리자 김 실장이 그녀가 입고 있는 원피스 지퍼를 내려주었다.“사실, 우아한 건 그쪽이죠. 편하기도 하실거고요, 사모님.”“자기가 봐도 이 원피스 작아 보여?”안서희의 신경질적인 반응에 김 실장이 황급히 손사래를 쳤다.“아뇨, 사모님. 그런 게 아니라요. 외부에 나가시는 게 아니니까요. 좀 더 편하고 우아한 스타일이 나으실 것 같아서 드린 말씀이에요.”원피스를 벗은 안서희가 김 실장이 건넨 스커트와 블라우스를 입으며 입을 삐죽거렸다.하긴 집에서 저녁 먹는데 몸매가 드러나는 화려한 원피스는 오버스럽긴 했다.“큰 아드님 들어오셨다고 하던데 곧 좋은 소식 있는 거예요?”김 실장이 옷매무시를 만져주며 화제를 돌렸다.“좋은 소식?”“며느님 보신다고…… 소문이 아주 자자해요.”“소문이…… 났어? 뭐라고 났는데?”“여기 큰 며느님 자리 바라는 댁들 얼마나 많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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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2화 (외전15)

두 팔을 벌리고 다가오는 안서희를 피할 새도 없었다.이재는 그대로 안서희에게 덥석 안겨버리고 말았다.저보다 작은 안서희에게 안긴 이재는 그대로 얼어붙고 말았다.이런 환영은 전혀 예상치 못했다.“어서 와요. 이게 얼마 만이야.”안서희가 이재를 끌어안았던 팔을 풀고는 이번엔 손을 잡았다.이재는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안녕하셨어요? 어제 병원에서는 경황이 없어서 인사를 제대로 못 드렸어요.”“그럼, 알지. 알고말고. 나도 회장님 때문에 정신이 없었잖아.”이재의 손을 이끌고 거실로 향한 안서희는 이재를 자리에 앉게 하고서야 잡았던 손을 놓았다.건너편에 앉은 안서희가 그제야 이재의 눈에 제대로 들어왔다.진주빛 블라우스에 풍성한 블랙 스커트.마치 연주회라도 나가는 아티스트처럼 차려입은 게 우스꽝스러울 정도로 화려했다.게다가 진한 메이크업와 볼륨을 최대한 살린 듯한 헤어스타일까지 뭐하나 과장되지 않은 것이 없었다.물끄러미 바라보며 짓고 있는 미소마저 어색해서 이재는 마치 한 편의 연극을 보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안서희의 본체는 배우인 게 맞는 모양이었다.당황스러움을 너머 안쓰러움이 치밀 지경이었다.이재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안서희의 말이 이어졌다.“어떻게, 잠은 잘 잤어요? 시차 때문에 힘들지는 않았고?”“네, 잘 잤습니다.”“역시 젊어서 좋아. 나는 이제 시차 때문에 어딜 못 다니겠더라고. 호호호…….”제풀에 웃음을 터트리고는 안서희는 금세 표정을 가다듬었다.“그나저나 내가 뭐라고 불러야 하나? 한 선생은 안 될 것 같고, 아직 뭐 식을 올린 것도 아닌데 며늘 아가…… 이럴 수는 없잖아요?”안서희는 며느리라니,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눈을 깜빡였다.“이름 불러주세요. 저도 그게 편할 것 같습니다.”“으응, 그럼 그럴까?”안서희가 세상 우아하고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이재를 바라보았다.이전에 호명 가에서 아무런 일도 없었던 것처럼, 새 며느리를 맞이하는 젊고 세련된 시어머니 역을 충실하게 따르는 것 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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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3화 (외전16)

이재가 별채로 돌아간 후, 안서희는 한동안 소파에 몸을 묻고 멍하니 앉았다.저녁을 어떻게 먹었는지 소화도 잘 안 되는 것 같았다.연거푸 뜨거운 차를 청해 놓고도 식을 때까지 마시지도 못했다.고작 저녁만 먹었을 뿐인데 진이 다 빠진 것 같아 힘이 없었다.다시 만난 이재는 호명 가를 떠날 때와 별다를 게 없었다.도경의 과외 선생일 때와 마찬가지로 단정하고 바른 아가씨였다.달라진 게 있다면 약지에 낀 결혼반지였다.다이아몬드 하나 박히지 않은 단순한 디자인의 반지였다.매니큐어도 칠하지 않은 깨끗한 손에 끼워진 반지기 유난히 눈에 들어왔다.손톱만 한 다이아몬드가 달린 반지를 끼고 있는 주름진 자신의 손이 왠지 부끄러워 꺼내고 싶지 않았다.호명 그룹 장남의 여자라기엔 이재는 여전히 도경을 가르치던 앳된 여자아이 같았다.똘똘하고 무던한 여자애.안서희는 이재가 호명 가에 있는 내내 그렇게만 생각했다.과외 선생이었지만 때로는 보모처럼 도경을 맡겨버리기도 했다.귀찮은 일을 시켜도 되는 그런 고용인으로 생각했다.도언과 엮였다는 걸 알았을 때도 똑똑하기만 했지 순진하기 짝이 없는 애라고 치부했다.하지만 호명을 떠날 때까지 제 앞에서 주눅 들지 않고 고개를 드는 걸 보고는 조금 겁이 나기도 했다.순진해서 뭘 모르는 것 같았던 그 여자애는 무르지 않는 성정을 가졌고, 무던한 줄만 알았는데 심지가 굳은 아이였다.짐작했지만 오늘 새삼 깨달았다.거실 통유리창에 비치는 흐릿한 제 모습에 안서희는 쓴웃음을 지었다.약한 동물이 세 보이기 위해 몸을 부풀리듯 과하게 꾸민 자신이 보였기 때문이었다.오랜 세월 몸에 배어버린 생존본능이 자신을 오히려 더 볼품없게 만들고 있다는 걸 그제야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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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4화 (외전17)

수술실 앞 대기실.차 회장의 수술이 끝나기를 기다리며 모두가 숨죽이고 있었다.이따금 서성이는 도언의 발걸음 소리, 안서희의 한숨 소리, 그리고 그런 그녀를 다독이는 도경의 말소리가 뒤섞일 뿐이었다.이재 역시 수술이 무사히 끝나기를 수없이 기도하며 도언을 눈으로 좇았다.도언도 가끔 바라보며 미소를 짓거나 곁에 와서 어깨를 쓰다듬었지만 이재는 알고 있었다.그는 지금 두려워하고 있었다.수술실 앞에서 엄마를 기다리던 어린 도언의 그림자가 지금 그에게 드리워져 있었다.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는, 아니 본인조차도 잊고 있던 그때의 두려움이었다.잊었다고 생각했던 두려움에 도언은 무력함을 느끼고 있었다.이재는 제 어깨를 만지는 그의 손을 잡았다.그때는 혼자였지만 지금은 내가 있다고 그렇게 말해주고 싶었다.도언이 제 손을 잡은 이재의 작은 손을 꼭 쥐었다.그때와 달라진 것이 있다면 저를 잡아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었다.이재가 제 곁에 있다는 것에 도언은 안도했다.덜컥-.대기실 문이 열리고 수술 집도의가 들어왔다.기다리고 있던 사람들이 모두 벌떡 일어났다.도언이 집도의에게 다가갔다.도경의 부축을 받으며 안서희도 의사에게 왔다.“수술 잘 끝났습니까?”“네, 문제없이 잘 끝났습니다.”이 말을 들은 안서희가 왈칵 울음을 터트리며 도경에게 안겼다.도경도 그제야 안심한 듯 울먹거리며 엄마를 달랬다.“다행히 육안으로 보기에 다른 장기나 주변 조직으로 전이된 부분 없이 깨끗해서 암이 있던 부위를 안전하게 잘 절제해 냈습니다. 현재까지의 진행 상황과 수술 소견으로 볼 때 경과가 좋아서 항암 치료는 따로 안 하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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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5화 (외전18)

준비를 마친 이재가 도언을 찾아 드레스룸으로 들어왔다.“아직 준비 다 안 됐어요?”이재가 깜짝 놀라서 물었다.도언이 여전히 거울 앞에서 넥타이를 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아까 골라주었던 것은 맸다가 풀었는지 옆에 떨어져 있고 다른 것을 매고 있었다.“이게 더 나은 것 같지 않아? 어때?”도언이 이재를 돌아보며 매다 만 넥타이를 보여주었다.“음…….”이재가 유심히 바라보며 고심하는 척 눈을 가늘게 떴다.하지만 아무리 봐도 이전 것과 별다를 게 없어 보였다.“그런 것 같기도 하고.”“아닌가? 별론가?”도언이 이재의 반응에 금방 시무룩해져 다시 거울을 들여다보았다.그냥 처음에 골랐던 것이 더 나은지, 아니면 다시 골라야 하는지 감이 서질 않았다.도언이 유난히 차림새에 신경 쓰는 이유는 바로 오늘 이재의 어머니를 만나기로 한 날이기 때문이었다.“자기는 뭘 해도 다 멋있어요.”이재가 도언을 등 뒤에서 껴안으며 속닥거리자 도언이 풀썩 웃음을 뱉었다.제가 생각해도 수선을 떨고 있는 모양새가 우습긴 했다.도언이 돌아서 이재와 마주 보았다.여전히 제 허리를 끌어안은 이재가 올려다보는 눈빛에 저도 모르게 하고 있던 긴장이 풀리는 것 같았다.“한이재가 그렇다면, 된 거지.”이재가 도언의 허리를 안았던 손을 풀고 아직 다 완성되지 않은 넥타이 매듭을 매만졌다.도언이 그녀가 쉽게 할 수 있도록 고개를 숙여주었다.넥타이 매듭을 만지느라 집중한 이재의 입이 조그맣게 벌어지는 것이 그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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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6화 (외전19)

이재의 집.안서희가 보낸 선물에 이재 엄마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커다란 꽃바구니는 물론 색색의 보자기를 풀자 떡과 한과, 전통 차 세트에 과일과 한우까지 다양한 선물이 나왔다.한 눈에도 고급스러운 것들이어서 안서희가 얼마나 신경을 써서 골랐는지 알 수 있었다.“아이고, 이게 다 뭐야?”이재 엄마가 많은 선물에 난감해 하며 도언과 이재를 번갈아 보았다.“이건 어머니께서 준비해주신 겁니다. 제 건 나중에 천천히 보시죠.”도언이 자신이 준비한 선물은 뒤로 물려두었다.“아버님 때문에 신경 쓰실 일이 많으셨을 텐데 뭘 이렇게까지 보내주시고. 너무 감사하다고 전해줘요. 나는 준비한 것도 없는데 어쩐대?”이재 엄마가 겸연쩍은 표정을 지었다."별 말씀을 다 하십니다. 이걸 다 준비해주셨잖아요."도언이 차려 놓은 식탁을 가리키며 웃었다.아닌게 아니라 저녁 식탁에는 과할 정도로 많은 음식이 차려져 있었다."엄마, 뭘 이렇게 많이 차리셨어요. 괜히 힘들게......""힘들긴. 뭘 좋아할 지 모르니까...... 좋은 거 많이 먹겠지만 그래도 내가 해줄 수 있는 게 이런 거 밖에 없어서."엄마의 정성이 고스란히 드러난 저녁 식탁에 이재는 마음이 찡해졌다."얼른 먹어. 같이 들어요. 맛이 있을지 모르겠네."엄마는 이재 곁에 앉은 도언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딸의 남자친구, 아니 이미 저들끼리는 이미 연을 맺었다는 남자를 처음 보는 날이었다.다 큰 딸이지만 허락도 없이 결혼까지 하게 한 남자가 괘씸할 만도 하건만 이재 엄마는 도언이 마음에 들었다.만나기 전부터, 어떤 사람인지 잘 알지 못했을 때부터 왠지 그랬다.이재가 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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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7화 (외전20)

품 안으로 파고드는 이재를 도언이 끌어안았다.“엄마가 자기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이재의 말에 도언이 빙그레 웃었다.“이수도 그렇고.”도언은 당연히 그럴 줄 알았다는 듯 장난스러운 표정을 지어 보였다.“그럼 나 합격인가?”“응. 차도언 합격.”소리 없이 웃는 두 사람의 움직임에 작은 침대가 출렁였다.도언은 이재의 작은 방을 둘러보았다.책상과 옷장 그리고 지금 저와 이재가 함께 누운 싱글 침대가 전부였다.고개를 돌리지 않아도 한눈에 들어올 정도로 작은 방이었다.“여기서 한이재가 살았다고?”“응.”“여기서 자고, 공부도 하고…… 그런 건가?”“맞아요. 그랬어요.”도언은 잠시 그때의 이재를 상상해보았다.자신은 알지 못하는 그 시절의 이재는 어땠을까 궁금했다.그리고 그때의 자신을 떠올렸다.다른 공간에서 전혀 다른 삶을 살았던 것을 떠올리면 지금 이재와 함께 있는 것이 기적 같았다.어떻게 한이재 너를 만나 여기에 있을 수 있을까.“무슨 생각해요?”한동안 말이 없는 도언을 이재가 올려다보았다.“널 더 일찍 알았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런 생각.”“……?”“이 방에서 자라던 그때 너를 알았다면, 나는 조금 덜 외로웠을까.”도언이 이재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며 속삭였다.“어머니의 밥을 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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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8화 (외전21)

“이재야, 잠깐 와볼래.”아침을 먹고 돌아갈 준비를 하는 이재를 엄마가 불렀다.안방으로 들어가자 엄마가 서랍장에서 뭔가를 꺼내 이재 앞에 펼쳤다.“이게 뭐예요?”“이거 엄마가 무릎 담요로 뜬 건데, 가져가서 도언이 부모님 드리면 어때?”“도언 씨 부모님한테요?”이재는 엄마가 펼쳐 놓은 무릎 담요를 보았다.크림색 바탕에 오트밀 베이지가 섞인 담요는 마치 기계로 찍어낸 것처럼 헤링본 스티치가 촘촘히 수놓아져 있었다.코 하나하나마다 몇 날 며칠 밤을 지새우며 세심하게 바늘을 놀렸을 엄마의 손길이 고스란히 배어 있었다."이걸 엄마가 다 뜨셨어요?"“선물을 그렇게나 많이 보내주셨는데 빈손으로 보낼 수가 있어야지. 그 댁에 좋은 건 이미 다 있을 거고, 그래도 어디 가서 살 수 있는 건 아니고 하나밖에 없는 거니까 좀 낫지 않을까 싶은데.”“엄마…….”이재는 무릎 담요를 쓰다듬는 엄마의 손을 잡았다.깃털처럼 부드러운 담요와 다르게 거친 엄마의 손이 마음을 저리게 했다.“그래도 실은 최고로 좋은 거 사서 뜬 거야. 우리 딸 오면 줘야지. 우리 딸이 쓸 거니까 최고로 이쁘게 해야지…… 하면서 떴어.”“고마워요, 엄마.”이재는 눈물이 날 것 같았지만 꾹 참았다.여기서 눈물 바람을 하면 엄마도 울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선물로 드리기엔 너무 볼품 없나?”울음을 참느라 얼굴이 굳은 줄도 모르고 엄마가 조심스레 물었다.이재가 황급히 고개를 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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