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팔을 벌리고 다가오는 안서희를 피할 새도 없었다.이재는 그대로 안서희에게 덥석 안겨버리고 말았다.저보다 작은 안서희에게 안긴 이재는 그대로 얼어붙고 말았다.이런 환영은 전혀 예상치 못했다.“어서 와요. 이게 얼마 만이야.”안서희가 이재를 끌어안았던 팔을 풀고는 이번엔 손을 잡았다.이재는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안녕하셨어요? 어제 병원에서는 경황이 없어서 인사를 제대로 못 드렸어요.”“그럼, 알지. 알고말고. 나도 회장님 때문에 정신이 없었잖아.”이재의 손을 이끌고 거실로 향한 안서희는 이재를 자리에 앉게 하고서야 잡았던 손을 놓았다.건너편에 앉은 안서희가 그제야 이재의 눈에 제대로 들어왔다.진주빛 블라우스에 풍성한 블랙 스커트.마치 연주회라도 나가는 아티스트처럼 차려입은 게 우스꽝스러울 정도로 화려했다.게다가 진한 메이크업와 볼륨을 최대한 살린 듯한 헤어스타일까지 뭐하나 과장되지 않은 것이 없었다.물끄러미 바라보며 짓고 있는 미소마저 어색해서 이재는 마치 한 편의 연극을 보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안서희의 본체는 배우인 게 맞는 모양이었다.당황스러움을 너머 안쓰러움이 치밀 지경이었다.이재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안서희의 말이 이어졌다.“어떻게, 잠은 잘 잤어요? 시차 때문에 힘들지는 않았고?”“네, 잘 잤습니다.”“역시 젊어서 좋아. 나는 이제 시차 때문에 어딜 못 다니겠더라고. 호호호…….”제풀에 웃음을 터트리고는 안서희는 금세 표정을 가다듬었다.“그나저나 내가 뭐라고 불러야 하나? 한 선생은 안 될 것 같고, 아직 뭐 식을 올린 것도 아닌데 며늘 아가…… 이럴 수는 없잖아요?”안서희는 며느리라니,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눈을 깜빡였다.“이름 불러주세요. 저도 그게 편할 것 같습니다.”“으응, 그럼 그럴까?”안서희가 세상 우아하고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이재를 바라보았다.이전에 호명 가에서 아무런 일도 없었던 것처럼, 새 며느리를 맞이하는 젊고 세련된 시어머니 역을 충실하게 따르는 것 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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