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언은 이제 화가 나지도 않았다.아니, 화가 나야 했다.습관처럼 흘려버리는 건 더는 없을 것이다.혼자가 아니었으니까.지켜야 할 사람이 생겼으니까.“아직도 모르시네요, 어머니는.”도언의 어머니, 라는 말에 안서희는 협박이라도 들은 것처럼 멈칫거렸다.여전히 익숙해지지 않는 그 말을 들을 때마다 목이 죄어오는 것만 같았다.어머니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도언이 친모의 영혼이라도 불러들이는 주술을 외는 것 같은 기분을 떨칠 수가 없었다.“뭐, 뭐?”천천히 다가오는 도언이 두려운 듯 안서희가 뒷걸음질 쳤다.“정확히 알려드리죠."“……?”"제가 아버지의 아들입니다. 도경이의 형이구요.”안서희에게 다가간 도언이 멈춰서 내려다보았다.처음 호명에 들어왔을 때보다 확연히 늙고 작은 여자가 두려움이 가득한 눈으로 올려다보고 있었다.“무슨 뜻인지 모르시겠어요?”“너 지, 지금 이게 뭐 하는 짓이야?”장벽같이 우뚝 선 도언을 안서희가 파르르 떨리는 입가를 감추지 못한 채 올려다보았다.“제가 어디 있건, 누구와 있건, 아버지의 아들이라는 건 변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아무리 감추려고 해도 말입니다. 아시겠어요?”이건 안서희에게 전하는 도언의 마지막 경고였다.최대한의 예의를 갖춘 것 또한 마지막이었다.“너, 너…….”안서희는 무슨 말이라도 해서 도언을 물리고 싶었다.하지만 그녀 역시 본능적으로 알았다.이제 도언은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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