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로맨스 / 완벽한 개새끼 / 제163화 (외전16)

Share

제163화 (외전16)

Author: 레비아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10-08 00:01:13

이재가 별채로 돌아간 후, 안서희는 한동안 소파에 몸을 묻고 멍하니 앉았다.

저녁을 어떻게 먹었는지 소화도 잘 안 되는 것 같았다.

연거푸 뜨거운 차를 청해 놓고도 식을 때까지 마시지도 못했다.

고작 저녁만 먹었을 뿐인데 진이 다 빠진 것 같아 힘이 없었다.

다시 만난 이재는 호명 가를 떠날 때와 별다를 게 없었다.

도경의 과외 선생일 때와 마찬가지로 단정하고 바른 아가씨였다.

달라진 게 있다면 약지에 낀 결혼반지였다.

다이아몬드 하나 박히지 않은 단순한 디자인의 반지였다.

매니큐어도 칠하지 않은 깨끗한 손에 끼워진 반지기 유난히 눈에 들어왔다.

손톱만 한 다이아몬드가 달린 반지를 끼고 있는 주름진 자신의 손이 왠지 부끄러워 꺼내고 싶지 않았다.

호명 그룹 장남의 여자라기엔 이재는 여전히 도경을 가르치던 앳된 여자아이 같았다.

똘똘하고 무던한

Continue to read this book for free
Scan code to download App
Locked Chapter

Latest chapter

  • 완벽한 개새끼   제163화 (외전16)

    이재가 별채로 돌아간 후, 안서희는 한동안 소파에 몸을 묻고 멍하니 앉았다.저녁을 어떻게 먹었는지 소화도 잘 안 되는 것 같았다.연거푸 뜨거운 차를 청해 놓고도 식을 때까지 마시지도 못했다.고작 저녁만 먹었을 뿐인데 진이 다 빠진 것 같아 힘이 없었다.다시 만난 이재는 호명 가를 떠날 때와 별다를 게 없었다.도경의 과외 선생일 때와 마찬가지로 단정하고 바른 아가씨였다.달라진 게 있다면 약지에 낀 결혼반지였다.다이아몬드 하나 박히지 않은 단순한 디자인의 반지였다.매니큐어도 칠하지 않은 깨끗한 손에 끼워진 반지기 유난히 눈에 들어왔다.손톱만 한 다이아몬드가 달린 반지를 끼고 있는 주름진 자신의 손이 왠지 부끄러워 꺼내고 싶지 않았다.호명 그룹 장남의 여자라기엔 이재는 여전히 도경을 가르치던 앳된 여자아이 같았다.똘똘하고 무던한 여자애.안서희는 이재가 호명 가에 있는 내내 그렇게만 생각했다.과외 선생이었지만 때로는 보모처럼 도경을 맡겨버리기도 했다.귀찮은 일을 시켜도 되는 그런 고용인으로 생각했다.도언과 엮였다는 걸 알았을 때도 똑똑하기만 했지 순진하기 짝이 없는 애라고 치부했다.하지만 호명을 떠날 때까지 제 앞에서 주눅 들지 않고 고개를 드는 걸 보고는 조금 겁이 나기도 했다.순진해서 뭘 모르는 것 같았던 그 여자애는 무르지 않는 성정을 가졌고, 무던한 줄만 알았는데 심지가 굳은 아이였다.짐작했지만 오늘 새삼 깨달았다.거실 통유리창에 비치는 흐릿한 제 모습에 안서희는 쓴웃음을 지었다.약한 동물이 세 보이기 위해 몸을 부풀리듯 과하게 꾸민 자신이 보였기 때문이었다.오랜 세월 몸에 배어버린 생존본능이 자신을 오히려 더 볼품없게 만들고 있다는 걸 그제야 깨달았다.

  • 완벽한 개새끼   제162화 (외전15)

    두 팔을 벌리고 다가오는 안서희를 피할 새도 없었다.이재는 그대로 안서희에게 덥석 안겨버리고 말았다.저보다 작은 안서희에게 안긴 이재는 그대로 얼어붙고 말았다.이런 환영은 전혀 예상치 못했다.“어서 와요. 이게 얼마 만이야.”안서희가 이재를 끌어안았던 팔을 풀고는 이번엔 손을 잡았다.이재는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안녕하셨어요? 어제 병원에서는 경황이 없어서 인사를 제대로 못 드렸어요.”“그럼, 알지. 알고말고. 나도 회장님 때문에 정신이 없었잖아.”이재의 손을 이끌고 거실로 향한 안서희는 이재를 자리에 앉게 하고서야 잡았던 손을 놓았다.건너편에 앉은 안서희가 그제야 이재의 눈에 제대로 들어왔다.진주빛 블라우스에 풍성한 블랙 스커트.마치 연주회라도 나가는 아티스트처럼 차려입은 게 우스꽝스러울 정도로 화려했다.게다가 진한 메이크업와 볼륨을 최대한 살린 듯한 헤어스타일까지 뭐하나 과장되지 않은 것이 없었다.물끄러미 바라보며 짓고 있는 미소마저 어색해서 이재는 마치 한 편의 연극을 보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안서희의 본체는 배우인 게 맞는 모양이었다.당황스러움을 너머 안쓰러움이 치밀 지경이었다.이재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안서희의 말이 이어졌다.“어떻게, 잠은 잘 잤어요? 시차 때문에 힘들지는 않았고?”“네, 잘 잤습니다.”“역시 젊어서 좋아. 나는 이제 시차 때문에 어딜 못 다니겠더라고. 호호호…….”제풀에 웃음을 터트리고는 안서희는 금세 표정을 가다듬었다.“그나저나 내가 뭐라고 불러야 하나? 한 선생은 안 될 것 같고, 아직 뭐 식을 올린 것도 아닌데 며늘 아가…… 이럴 수는 없잖아요?”안서희는 며느리라니,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눈을 깜빡였다.“이름 불러주세요. 저도 그게 편할 것 같습니다.”“으응, 그럼 그럴까?”안서희가 세상 우아하고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이재를 바라보았다.이전에 호명 가에서 아무런 일도 없었던 것처럼, 새 며느리를 맞이하는 젊고 세련된 시어머니 역을 충실하게 따르는 것

  • 완벽한 개새끼   제161화 (외전14)

    거울 앞에 선 안서희는 연신 제 모습을 비춰보며 얼굴을 찌푸렸다.오늘따라 뭘 입어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차 회장 병치레에 신경 쓰느라 운동에 소홀했더니 금세 군살이 붙었는지 몸매 라인도 엉망이었다.게다가 얼굴에 주름은 왜 이렇게 늘었는지 아무리 메이크업으로 커버해도 감추어지지 않았다.“김 실장, 이건 안 되겠어.""왜요, 사모님. 너무 예쁘신데?"김 실장의 말에 안서희가 확인이라도 하듯 다시 거울을 보았지만 역시나였다."아니야. 아까 입었던 거 그걸로 줘. 차라리 가리는 게 낫겠어.”안서희가 등을 돌리자 김 실장이 그녀가 입고 있는 원피스 지퍼를 내려주었다.“사실, 우아한 건 그쪽이죠. 편하기도 하실거고요, 사모님.”“자기가 봐도 이 원피스 작아 보여?”안서희의 신경질적인 반응에 김 실장이 황급히 손사래를 쳤다.“아뇨, 사모님. 그런 게 아니라요. 외부에 나가시는 게 아니니까요. 좀 더 편하고 우아한 스타일이 나으실 것 같아서 드린 말씀이에요.”원피스를 벗은 안서희가 김 실장이 건넨 스커트와 블라우스를 입으며 입을 삐죽거렸다.하긴 집에서 저녁 먹는데 몸매가 드러나는 화려한 원피스는 오버스럽긴 했다.“큰 아드님 들어오셨다고 하던데 곧 좋은 소식 있는 거예요?”김 실장이 옷매무시를 만져주며 화제를 돌렸다.“좋은 소식?”“며느님 보신다고…… 소문이 아주 자자해요.”“소문이…… 났어? 뭐라고 났는데?”“여기 큰 며느님 자리 바라는 댁들 얼마나 많았어요.

  • 완벽한 개새끼   제160화 (외전13)

    이재에게 안서희를 마주하는 것은 언젠가 한 번은 거쳐야 하는 일이었다.도언의 여자가 된다는 것은 호명 가의 일부가 된다는 뜻이었다.그러니 안서희가 불편하다고 언제까지 피할 수만은 없는 노릇이었다.이재는 차라리 잘 된 일이라고 생각했다.“정말 혼자서 괜찮겠어?”도언이 걱정스레 물었지만 이재는 고개를 끄덕였다.“마음 불편하게 피하는 것보다 나아요.”“그래, 네가 그러고 싶으면 그렇게 해.”도언이 마지못해 수긍했다.그러면서도 걱정이 가시지 않는지 이재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씩씩하게 구는 이 여자가 자신이 없을 때 혹시나 상처받지는 않을까.혼자서 울게 되지는 않을까 마음이 아려왔다.이미 받은 상처로도 충분히 차고 넘칠 텐데 행여나 그 상처가 덧날까 걱정 되었다.모든 것이 자신 때문이기에 걱정을 놓을 수 없었다.그러나 도언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는 이재는 저를 내려다보는 그를 보며 헤실거릴 뿐이었다.“혹시 무슨 일이 생기면…….”“아무 일도 안 생겨요! 걱정하지 말고 얼른 출근해요!”이재가 제 허리에 두른 그의 손을 풀어내고는 그를 떠밀었다.“나도 일찍 끝내고 올게.”“괜히 기대하게 그런 말 하지 말아요. 첫날인데 바쁠 거 다 알아요.”도언은 웃어버리고 말았다.이재의 말이 맞을 것이다.일찍 오겠다는 말은 출근과 동시에 잊어버리고 말 것이다.차 회장의 부재로 쌓인 것들을 처리하느라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를 것이 뻔했다.괜한 말에 기대어 기다리고 있을지도

  • 완벽한 개새끼   제159화 (외전12)

    갑작스러운 안서희의 등장이었다.깜짝 놀란 이재가 계단을 내려가다가 말고 멈칫 서버렸다.도언이 그런 이재를 제 뒤로 숨기고 안서희 앞으로 나섰다.“여긴 무슨 일이세요?”반기지 않는 기색을 드러낸 도언이 목소리에 날이 섰다.억지로 웃고 있는 안서희의 입술이 파르르 떨렸다.“꼭 무슨 일이 있어야 오니? 오랜만에 도언이 너도 왔고 그리고…….”안서희의 시선이 도언의 뒤에 있는 이재에게 닿았다.“한 선생도 왔는데 내가 챙겨야지. 어머 나 좀 봐. 이제 한 선생이라도 하면 안 되려나? 호호호……!”안서희가 카랑진 웃음소리가 느닷없이 별채에 울렸다.옆에 서 있던 김 여사도 뜨악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안서희를 힐끗 바라보았다.“저녁 먹으려던 참이니?”안서희가 갑자기 화제를 돌리며 다이닝 룸을 새삼스레 훑어보았다.“좀 일찍 와볼걸 그랬네. 오늘은 내가 늦은 것 같으니 내일은 안채에서 같이 저녁 하자.”김 여사는 혹시나 도언이 안서희에게 별채에서 저녁을 함께 먹자고 청할까 싶어 주방으로 천천히 몸을 돌렸다.오랜 고용인 생활에서 나온 예측이었다.그러나.“아뇨.”도언이 안서희의 말을 단박에 잘랐다.“내일은 회사에 일이 있습니다.”“그, 그래?”단호한 도언 앞에서 안서희가 어색하게 웃으며 민망함을 감추려 애썼다.“도언이가 바쁘면 한 선생이라도…… 아니, 한 선생이 아니지. 습관이 이렇게 무섭다니까.”

  • 완벽한 개새끼   제158화 (외전11)

    설핏 잠들었던 이재는 눈을 떴다.도언은 잠들 때 그대로의 모습으로 깊이 곯아떨어져 있었다.이재는 제 가슴에 얼굴을 묻은 채 고른 숨소리를 내는 도언의 머리를 살며시 쓰다듬었다.그녀의 손길을 느낀 듯 도언이 습관적으로 이재의 품에 더 깊이 파고들었다.가슴 사이에 코를 박은 도언은 부드럽게 뭉개지는 가슴에 완전히 안긴 채였다.“어머, 뭐야......?”이재는 헐렁하게 흘러내린 브래지어에 잠시 당황한 듯 웃고 말았다.브래지어까지 풀지는 않았는데 도언의 손이 어느샌가 등 뒤로 풀어버린 듯했다.“못 말린다니까.”덕분에 거의 드러난 가슴은 전부 도언의 차지였다.피곤하고 힘들 때면 도언은 이런 식이었다.이재 역시 기꺼이 그를 안아주었다.제게서 위안을 얻을 수 있다면 얼마든지 안아줄 수 있었다.이재는 깊이 잠든 도언은 가만히 내려다보았다.런던에서 서울까지 오는 긴 시간 내내 한숨도 자지 않고 곧바로 병원으로 달려갔다.비행기에서도 종종 골똘히 생각에 잠겨 있는 그를 방해할 수 없어 바라만 보았다.이재가 아직 전부 알지 못하는 차도언의 세계가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었다.오랜만에 만나는 아버지를 병원에서 봐야 하는 착잡함도 짐작만 할뿐이었다.차마 묻지 못한 수많은 번민을 안고 잠든 그가 안쓰러웠다.그의 번민에 자신 역시 한몫하고 있는 건 아닌지 걱정되었다.차 회장의 수술이 잘 되어서 건강을 찾으면 도언의 마음이 편해질까.그러다 문득 병실에서 마주친 안서희를 떠올렸다.인사를 건넬 틈이 없어 눈인사만 했지만 눈이 마주쳤던 찰라의 순간에 몸이 얼어붙는 것만 같았다.뚫어지게 쏘아보는 눈빛과는 달리 언뜻 미소를 짓고

  • 완벽한 개새끼   제8화

    이재는 그의 맨몸을 볼 수 없어 눈을 돌렸다.하지만 그의 몸이 이미 눈에 들어온 뒤였다.'이런 게 남자의 몸인가?'이재는 저도 모르게 참았던 숨을 내뱉으며 입술을 깨물었다.도언은 옷을 입고 있을 때도 울룩불룩 탄탄한 몸이라는 것을 짐작할 만 했다.그런데 벗은 몸은 짐작했던 것 이상이었다.단단하게 뻗은 직각 어깨.그 아래 떨어지는 기다란 팔과 알맞게 붙은 근육.적당하게 오른 가슴은 탄탄함을 넘어 매끈한 나머지 혹시 랩이라도 씌워놓은 건 아닌가 의심이 될 지경이었다.그리고 음영을 그려 넣은 것처럼 여섯 개로 쫙 갈라진

  • 완벽한 개새끼   제7화

    셔츠에 번진 김치 국물을 보니 쌍방 과실 같은 말은 꺼낼 수도 없었다. 명백한 자신의 과실이 맞았다.이재는 다시 고개를 숙이며 중얼거렸다.“죄송합니다.”“따라와요.”“네……. 네?”이재가 고개를 번쩍 들자 이미 돌아선 도언이 2층 계단으로 올라가고 있었다.이재가 허둥대며 그의 뒤를 따라가자 도언이 걸음을 멈추고 휙 돌아보았다.“그건 두고.”도언이 이재가 들고 있던 김치 그릇을 턱짓으로 가리켰다.“아.”이재는 서둘러 주방으로 들어가 테이블 조리대 위에 접시를 올려두었다. 나가려고 보니 접시를 들고 있던 손이 김

  • 완벽한 개새끼   제6화

    도언은 별채로 가는 정원 모퉁이에 서서 담배를 물었다.“후우…….”길게 빨아들였다가 내뱉는 연기가 갈증을 풀기라도 하는 듯 길게 이어졌다.도언이 흩어지는 연기 사이로 고개를 들었을 때 멀리서 반짝하고 불이 켜지는 것이 보였다.호명가 고용인들이 머무는 숙소동이었다.1층, 2층, 3층…….3층.도언은 어둠 속에 희미하게 보이는 숙소동을 보며 불이 켜진 방의 층수를 헤아렸다.지금 막 불이 켜진 방은 그녀의 방일 것이다.“한이재.”도언은 그녀의 이름을 소리 내어 말하며 풀썩 웃음을 내뱉었다.아직도 그녀가 호명 가에 있

  • 완벽한 개새끼   제5화

    이재는 홀린 듯 도언을 보았다.반듯한 이마와 짙은 눈썹 밑에 길게 난 눈은 도경을 향한 웃음으로 반쯤 감겨 있었다.오뚝하게 솟은 코 아래 선이 짙은 입술은 부드럽게 호선을 그리고 있었다.그러니까 한마디로 그는 참 잘생긴 남자였다.도경이 제 형이 잘생겼다고 노래를 부르는 걸 보고 그러려니 했던 게 미안할 지경이었다.“차도경, 이제 컸다고 술을 마시고 다닌다, 이거지?”“왜 이래? 나 이제 스무 살이야.”“아, 그러세요? 스무 살?”형제의 웃음소리가 호명 가 안채를 울렸다.그 소리에 이재의 정신이 번쩍 돌아왔다.지금

More Chapters
Explore and read good novels for free
Free access to a vast number of good novels on GoodNovel app. Download the books you like and read anywhere & anytime.
Read books for free on the app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