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서희가 금시초문이라는 표정으로 도언을 보았다.“뭐? 무계약……?”그 얼굴이 순간 너무나 천진난만해서 도언은 하마터면 웃음이 터져 나올 뻔했다.그것만은 연기가 아닌 게 더 기가 막혔다.“과외 선생이라도 정식으로 고용해야 하는 게 맞죠. 보통 집도 아니고, 호명이잖습니까.”도언의 말에 적절히 섞인 멸시를 안서희는 금세 알아챘다.감출 수도 없게 얼굴이 화르르 달아올랐다.“도언아, 네가 뭐 오해하는 모양인데…….”“오해는요. 정식 계약서 한 장이 없던데요.”이미 다 알아봤다는 뜻이었다.그렇다고 물러설 안서희가 아니었다.“내가 한 선생 공짜로 쓴 것도 아니고. 매달 과외비 꼬박꼬박 줬어. 그 돈 월급쟁이들이 받는 것보다 많아. 가끔 보너스도 줬다고.”짐짓 너그러운 고용주라도 되는 듯 위세를 떨었지만, 도언은 픽 웃음을 내뱉었다.“보너스요? 도경이 뒤치다꺼리하면 수고비처럼 푼돈 쥐여주는 게 보너스입니까?”말문이 막힌 안서희가 잠시 머뭇거리더니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그깟 과외 선생 쓰는데 계약이니 뭐니 그런 게 무슨 상관이야?”생떼에 가까운 안서희의 대꾸에 도언이 긴 한숨을 내뱉었다.“뭘 잘 모르시네요.”잔뜩 구겨진 미간으로 그녀를 건너다보는 그의 얼굴에 피곤이 서렸다.그것만으로도 안서희에게 모멸감을 주기에 충분했다.“정식으로 계약하고, 매년 연봉협상도 하고, 연차, 휴가, 보너스, 시간 외 수당.”또박또박 말을 끊어서 설명하던 도언이 빤히 보자 안서희가 할 말을 잃고 눈을 껌뻑였다.“그런 걸 근로 계약,이라고 합니다.”이제 알아들었냐는 듯 도언이 눈썹을 들어 올렸다.안서희 얼굴은 이제 빨갛게 달아오르다 못해 눈물이 고이고 있었다.하지만 도언은 멈추지 않았다.“명색이 호명그룹인데 그런 기본적인 것도 안 지키고 사람을 고용한다는 게 말이 됩니까?”“아니, 한 선생은 호명그룹에 고용된 게 아니라…… 내가 개인적으로…….”더듬더듬 말을 잇는 안서희가 조금 가엽기도 했지만 환멸이 나는 건 마찬가지였다.차라리 못하는 연기
ปรับปรุงล่าสุด : 2026-05-29 อ่านเพิ่มเติ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