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나 왜?”핸드폰을 보며 얼어 있는 이재를 보며 도경이 물었다.“어? 아니야.”이재는 핸드폰 액정이 안 보이게 엎어 놓으며 고개를 저었다.도언과의 약속을 까맣게 잊어버리고 있었다.갑자기 사라진 도경을 찾느라 다른 모든 일이 그녀의 머리를 지워낸 탓이었다.‘어떻게 그걸 잊고 있었지.’종일 도언과 만날 생각에 긴장했으면서.어젯밤 여운이 채 사라지기도 전에 그의 전화를 받았던 이른 아침부터 내내 그랬다.끝까지 거절하지 못한 걸 후회하다가 어느 순간에는 느리게 흐르는 것만 같은 시간에 당황했다.도경이 사라졌던 그 일만 아니었다면 약속 시간에 맞춰 그를 만날 수 있었다.그래서 안서희의 모욕스러운 말도 참아낼 수 있었다.그녀의 말이 귀에 잘 들어오지 않을 정도로 긴장하고 있었으므로.그런데, 도경 때문에 모든 것이 틀어지고 말았다.“누나, 왜 안 먹어? 떡볶이 싫으면 다른 거 시킬까?”“아니야, 먹어. 먹을 거야.”이재는 내키지 않는 마음으로 떡볶이를 입에 넣었다.뜨겁기만 할 뿐, 아무 맛도 느껴지지 않았다.‘설마 아직도 기다리는 건 아니겠지?’그럴 리가 없다고 이재는 생각했다.벌써 1시간이나 지났다.차도언이 자신을 그렇게 오래 기다릴 리 없었다.전화도 딱 한 통만 왔을 뿐이었다.‘그 전화를 걸고 바로 일어섰겠지. 그렇겠지, 설마…….’어차피 일방적인 약속이었다.이재는 처음부터 거절했다.그녀의 거절을 무시한 건 도언이었다.그렇게 생각하니 조금 마음이 편해졌다.“누나 맛있지?”“어, 어. 맛있다.”입술에 양념이 묻은 줄도 모르고 헤헤 웃는 도경이 기가 막혔다.이재는 냅킨을 집어 그에게 내밀었다.“입 좀 닦고 먹어.”“닦아줘.”도경이 냅킨을 받는 대신 장난스레 입술을 쭉 내밀었다.이재가 기겁하며 얼굴을 와락 구기자 이번에는 상체를 숙여 이재에게 더 가까이했다.“나 닦을 손이 없어서 그래. 누나가 닦아줘.”도경이 양손에 든 젓가락과 숟가락을 들어 보였다.그리고 다시 입술을 내밀었다.“정말 너…… 가지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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