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보면, 다 결혼합니까?”도언이 이재 옆에 털썩 앉았다.침대가 출렁이며 이재의 몸이 그에게 기울었다.이재는 뒤로 손을 짚으며 물러나 앉았다.그래 봤자 팔을 뻗으면 바로 닿을 거리였다.“그래도, 그래도 선보셨으니 어쨌든…….”“거절했어요.”“……?”물러난 이재 앞으로 도언이 상체를 숙였다.가까워진 그를 피하려 몸을 뒤로했지만 누울 듯이 젖힌 몸 위로 그는 더 가까이 다가올 뿐이었다.“그럼 된 건가?”이재는 천진하게 들떠 있던 윤유하를 떠올렸다.거절 같은 건 전혀 모를 것 같던 그 얼굴은 왠지 자신을 주눅 들게 했다.그런 그녀를 거절했다고?그러나 그건 아무 의미 없었다.그녀를 거절한다고 모두 끝나는 건 아니었다.“그래도, 그래도…… 언젠가는 또 선을 보실…….”“한이재 씨, 내가 선본 게 싫었어요?”이재는 허를 찔린 듯 대답하지 못하고 얼굴을 돌렸다.도언이 피식 웃음을 뱉으며 그녀의 뺨을 감싸 얼굴을 돌려 억지로 그녀와 눈을 맞추었다.“갑자기 기분 좋아지려고 하네.”“뭐가요.”“한이재가 지금 나한테 화내고 있는 거잖아.”내가? 차도언에게 화가 났다고?이재는 이제껏 그에게 가진 감정이 무엇인지 비로소 깨달았다.그와 선을 보는 여자를 그에게 데려다줄 수밖에 없던 처지에 대한 자괴감이나 열패감보다 더 큰 건, 그가 선을 본다는 것이었다.저를 함부로 하고, 농락하며 마음껏 희롱하는 차도언이었지만, 그가 다른 여자와 있다는 게 싫었다.제 것이 될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그걸 직접 확인해 놓고서도 차오르는 감정은 어쩔 수 없었다.저도 미처 깨닫지도 못한 그 감정을 고스란히 드러내 들키고 말았다.당황스러운 이재의 기분을 아는지 모르는지 도언이 고백이라도 하듯 느긋하게 말을 이었다.“나도 한이재한테 화가 났었는데.”“……?”“만나자고 했더니 바람이나 맞추고.”“그건 도경이가 갑자기…….”“기다리라고 했더니 남자 새끼를 만나고.”“친구들이 먼저 가서…….”변명도 되지 못한 말은 번번이 그에게 끊기며 다 잇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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