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언이가 왜요?”“결혼 생각도 없는 사람이 거길 왜 나온 거야?”은근슬쩍 짧아진 김하란의 말투가 다시 거슬렸지만 안서희는 참았다.“결혼 생각이 없다니요, 누가요? 도언이가 그랬대요?”“아휴, 정말 기가 막혀서.”“설마 도언이가 그러진 않았겠죠.”“그럼 우리 유하가 그랬겠어요?”버럭 소리를 높였던 김하란이 다시 목소리를 가다듬으며 말을 이었다.“서희 씨, 우리 유하도 바쁜 애예요. 미국서 잠깐 들어와서 시간 없다는 애 겨우 부탁해서 내보냈는데 무슨, 결혼하고 싶어 안달 난 애 취급을 하고.”김하란의 하소연 같은 질책에 소리 없이 한숨을 내쉰 안서희는 이마를 짚었다.도언이 순순히 선을 보겠다고 했을 때부터 미심쩍긴 했다.그래도 그렇지, 이런 식으로 망신을 줄 거라고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그런 거 아닐 거예요. 유하가 오해한 거 아닐까요? 도언이가 그렇게 매너 없는 애가 아닌데.”“오해는 무슨 오해예요. 결혼할 생각 없다고 딱 잘라 말했다는데. 매너는 무슨. 아휴 정말.”“아…… 그, 그래요? 도언이가 왜 그랬을까, 진짜.”당황한 안서희가 안절부절못하며 두서없이 말을 하자 김하란이 한숨을 내쉬었다.“서희 씨, 기분 나쁘게 생각하지 말고 들어요. 자기 아들한테만 신경 쓰지 말고 큰아들 좀 제대로 봐야 않겠어요?”“그게 무슨 말인지…….”“이런 실수 다른 집 자제한테 또 하면 어쩌려고 그래. 금방 소문난다니까? 물론 나는 아무 소리 안 하겠지만요.”김하란의 충고를 빙자한 빈정거림에 안서희는 화가 머리끝까지 올랐다.여기서 당하고만 있을 그녀가 아니었다.“글쎄요, 도언이가 나이가 어린 것도 아니고 그럴 만하니까 그러지 않았을까요?”“뭐라고요? 그게 무슨 뜻이에요?”“도언이 오면 물어볼게요. 유하 어디가 마음에 안 들어서 그렇게까지 했는지.”“서희 씨, 그럼 우리 유하가 어디 부족해서 그랬다는 거예요?”“모르죠. 서른 넘은 아들 여자 취향까지는 아무리 엄마라고 해도 속속들이 알기는 어렵잖아요. 아들은 그렇답니다. 아, 유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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