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은밀한 진료:대표님의 달콤한 처방: Chapter 261 - Chapter 270

378 Chapters

제261화

권태혁의 눈동자에 분노의 불길이 일렁거렸고 가슴속에서 타오르는 질투가 온몸을 집어삼킬 듯했다.“남편이 있는데 뭐?”권태혁이 아랑곳하지 않고 온세아의 귓불을 깨물었다.“남편이 있어도 여기서 널 침대에서 일어나기 힘들 정도로 만들어줄 수 있어.”“대표님!”충격에 휩싸인 온세아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도덕 관념이라는 게 있긴 해요? 지금 상간남이라도 되겠다는 거예요?”회사 대표인 권태혁이 유부녀에게 이토록 집착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기껏 꺼내 든 유부녀라는 방패조차 그에게는 아무런 걸림돌이 되지 않는 듯했다.“너만 가질 수 있다면 상간남 소리 들어도 상관없어.”권태혁이 온세아를 집어삼킬 듯한 시선으로 빤히 쳐다봤다.그녀를 가지기 위해 체면이든 도덕이든 이미 버린 지 오래였다. 그녀만 가질 수 있다면 모든 걸 다 버릴 수 있었다.“이거 놓으라고요.”온세아가 빨개진 얼굴로 어찌할 바를 몰랐다. 계속 품에서 버둥거리자 권태혁의 눈빛이 살짝 어두워졌다.“가만히 있어. 뒷감당할 자신 없으면.”경고와 동시에 그의 몸에 생긴 반응을 바로 알아챘다. 깜짝 놀란 온세아는 더는 꿈쩍도 하지 못했다.권태혁이 이글거리는 눈으로 그녀를 내려다보다가 그녀의 붉은 입술에 입을 맞추려 했다.온세아가 고개를 돌려 피한 바람에 뜨거운 입술이 볼에 닿았다.그녀가 그의 가슴팍을 밀어버리자 그가 힘 있는 팔로 품에 가둔 채 그녀의 턱을 들어 올려 키스를 퍼부었다.권태혁의 힘을 당해내기엔 역부족이었다. 하도 세게 빨아서 입술이 부을 지경이었다.온세아의 치열을 가르고 들어가 숨마저 남김없이 빼앗아 갔다. 숨이 막혀 정신이 아득해질 때쯤에야 권태혁이 입술을 뗐다.그가 이마를 맞댄 채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까만 눈동자에 그녀를 향한 갈증이 가감 없이 드러나 있었다.“너랑 하고 싶어서 미칠 것 같은데 어쩌지?”온세아를 두 번 품은 후 중독이 돼버린 것처럼 매일같이 그녀를 원했다.그 말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은 온세아가 본능적으로 거부했다.“안 돼요. 여기
Read more

제262화

온세아는 더 이상 권태혁과 실랑이를 벌일 시간이 없었다.오늘 안에 어떻게든 가정 법원에 가서 이혼 서류를 접수해야만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권태혁을 해결하는 게 급선무였다.마음을 독하게 먹고 두 팔을 뻗어 권태혁의 목을 감싸 안았다. 그러고는 붉은 입술로 권태혁의 뜨거운 입술을 덮쳤다.거짓말이 아니라 오늘 저녁에 반드시 권태혁에게 가겠다는 확신을 심어주기 위한 행동이었다.두 사람의 입술이 맞닿은 순간 권태혁은 전류가 흐른 것처럼 찌릿하여 저도 모르게 몸을 파르르 떨었다.가슴 속에 주체할 수 없는 환희가 몰아쳤고 그의 눈동자가 깊이를 알 수 없을 정도로 깊어졌다.권태혁이 이 입맞춤을 더 깊게 이어가려던 찰나 온세아가 갑자기 그를 놓아버렸다.진한 입맞춤을 선택하지 않고 그의 입술을 가볍게 머금기만 했다.너무 진하게 키스했다가 그가 감당하지 못해서 자제력을 잃고 사무실에서 몰아붙이기라도 한다면 제시간에 가정 법원에 가지 못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구형민과의 약속을 다시 어기고 싶지 않았다. 이미 비밀 유지 계약서를 새로 작성해두었으니 이 결혼을 하루라도 빨리 끝내는 게 나았다.온세아가 입술을 떼고 권태혁의 잘생긴 얼굴을 눈에 담았다. 권태혁 역시 그윽한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봤다.두 사람의 시선이 허공에서 얽혔다. 온세아가 고개를 돌리며 자리를 뜨려던 그때 권태혁이 온세아의 허리를 낚아채더니 품으로 바짝 끌어당겼다.“저녁에 집에서 기다릴게.”그가 온세아의 귓가에 입술을 대고 쉰 목소리로 속삭였다.“알았어요.”온세아가 수줍은 척하며 고개를 끄덕이고서야 권태혁이 손을 놓았다. 손이 떨어지기 무섭게 온세아가 방을 빠져나왔다. 그 어느 때보다도 빠른 걸음이었다.품 안이 텅 비어버린 순간 권태혁은 뭔가를 잃어버린 것 같은 공허함이 밀려왔다. 그러다가 오늘 저녁에 집으로 찾아오겠다던 약속만 생각하면 다시 마음이 설렜다.그의 기분이 온세아 때문에 시시각각 변했다....가정 법원 앞.온세아가 도착했을 때 구형민이 이미 그곳에서 20분 넘게
Read more

제263화

온세아가 슬픔도 기쁨도 느껴지지 않는 무뚝뚝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들어가.”그러고는 하이힐을 또각또각 밟으며 먼저 들어갔다.곁을 스쳐 지나갈 때 그녀의 향기가 구형민의 코끝을 스쳤다.결혼 후 그동안 있었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구형민이 헛웃음을 지었다가 그녀를 따라 안으로 들어갔다.양측의 협의가 끝난 자발적 이혼이었기에 절차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두 사람이 이혼 절차를 마치고 가정 법원에서 나왔다.드디어 자유의 몸이 되었다.온세아는 가슴이 뻥 뚫리는 듯한 해방감을 느꼈다. 해가 뉘엿뉘엿 저무는 황혼 무렵이었지만 그녀의 눈에는 햇살이 그 어느 때보다도 눈부셨다.이제부터 새로운 삶이 시작되었다.숨을 깊게 들이마신 뒤 그녀의 차로 걸어갔다.한 줌의 미련도 없이 인사조차 건네지 않고 떠나가는 온세아의 뒷모습을 보던 구형민이 본능적으로 미간을 찌푸렸다.‘나랑 이혼하니까 기분이 좋아 보이는데? 그렇게 날 떠나고 싶었어?’“온세아!”저도 모르게 짜증이 밀려온 구형민이 갑자기 온세아를 불러 세웠다. 온세아가 발걸음을 멈추고 그를 돌아보았다.“할 얘기 더 남았어?”그러자 구형민이 명령하듯 말했다.“이번 주말 본가 가족 모임에 나랑 같이 가.”온세아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본능적으로 거부감이 밀려온 것이었다.어렵사리 이혼 도장을 찍고 이제 막 행복한 싱글 라이프를 만끽하려는데 다시 구씨 가문 며느리 노릇을 하라니.하지만 이혼 전 서명했던 비밀 유지 계약서가 떠올랐다. 이혼 후 1년 동안은 구형민에게 협조하여 연극해야 했고 이혼 사실을 외부에 공개해서도 안 되었기에 결국 타협하는 수밖에 없었다.“알았어.”그러고는 구형민을 보면서 요구 사항을 전했다.“최대한 빨리 짐 정리해서 나가줘.”이혼 협의에 따라 두 사람이 살던 집은 온세아의 소유가 되었다.이제는 구형민의 집이 아니기에 그곳에 그의 물건이 하나라도 남는 게 싫었다.구형민의 안색이 순식간에 험악하게 변했다. 울화가 치밀어 가슴이 답답했지만 뭐라 하진 않고 이를
Read more

제264화

그때 초인종 소리가 갑자기 울렸다.권태혁이 눈썹을 치켜세웠다가 바로 가서 문을 열었다.문이 열리자마자 온세아의 예쁜 얼굴이 눈앞에 나타났다. 술기운 때문에 볼이 발그레하게 달아올라 있었다.봄비라도 머금은 듯 촉촉하게 젖은 눈망울이 사람의 마음을 홀렸다.권태혁은 저도 모르게 심장이 빨리 뛰기 시작했다. 문을 열었을 때 이런 모습의 그녀를 보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술 냄새가 코끝을 스쳐 몸을 숙여 냄새를 맡았다.“술 마셨어?”온세아가 몽롱한 눈으로 권태혁을 보며 대답했다.“조금요.”권태혁의 시선이 그녀의 붉은 볼에 향했다.“조금이 얼마나야?”“얼마 안 돼요. 반병 정도.”도수가 그리 높지 않은 데다 이혼 직후라 기분이 너무 좋아 저도 모르게 몇 잔을 더 마셔버렸다. 정신을 차렸을 땐 이미 반병이 비워진 상태였다.평소 주량이라면 반병 정도는 거뜬했을 텐데 오늘따라 술기운이 독하게 올라와 하마터면 여기까지 오지도 못 할 뻔했다.권태혁의 크고 건장한 체구가 시야에 들어온 그때 눈앞이 흐릿해져 맥없이 벽에 기댔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권태혁이 저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술은 왜 마셨어?”온세아가 오기 싫어서 술로 용기를 냈거나 괴로움을 달랜 줄 알았다. 그런데 뜻밖의 말을 내뱉었다.“기분 좋아서 마셨는데 그러면 안 돼요?”권태혁이 온세아의 손목을 잡고 확 끌어당겼다.“왜 기분이 좋아?”갑작스러운 힘에 온세아가 권태혁의 품에 와락 안기고 말았다. 단단하고 뜨거운 가슴이 느껴진 순간 그녀는 심장이 쿵쾅거렸다.문득 사냥감이 된 듯한 기분이 들었다. 이혼했다는 사실을 그에게 말해서는 절대 안 되었다.취한 와중에도 이성이 조금 남아있었다.“질문이 왜 이렇게 많아요? 짜증 나게. 하기 싫으면 그냥 집에 갈래요.”온세아의 인내심이 거의 바닥났다. 여기서 더 캐물었다가는 정말 돌아가 버릴 기세였다.이대로 그녀를 보낼 리 없었던 권태혁이 손에 힘을 주었다.“따라와.”그러고는 온세아를 집 안으로 끌어들인 뒤 문을 닫았다.온세아는
Read more

제265화

바로 그때 온세아가 권태혁에게 매달리며 명령하듯 말했다.“아직 옷 안 벗겨줬어요.”권태혁이 눈을 가늘게 떴다. 이쯤 되니 정말 취한 게 맞는지 의심스러울 지경이었다. 그가 한쪽 눈썹을 살짝 치켜세웠다.“정말 내가 벗겨주길 바라는 거야?”온세아가 눈을 깜빡이다가 붉은 입술을 삐죽거리며 투덜댔다.“방금 저보고 취했다면서요. 취한 사람이 어떻게 혼자 옷을 벗어요?”순간 멈칫한 권태혁이 온세아에게 시선을 고정했다. 지금 그녀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매혹적이었다.권태혁이 온세아의 가녀린 허리를 단단히 움켜쥐고 품 안으로 끌어당겼다. 그러고는 고개를 숙여 그녀의 붉은 입술을 거침없이 집어삼켰다.그녀의 가지런한 치열을 가볍게 열어젖히고 숨결을 빼앗았다. 숨이 막혀오는 공세에 온세아가 몸을 뒤로 젖혔다.하지만 권태혁이 허리를 더욱 꽉 감싸 쥐고 그에게 빈틈없이 밀착되게 했다. 키스가 점점 더 진해졌다.“읍, 으음...”숨이 턱 끝까지 차오른 온세아가 권태혁을 밀어내려 버둥거리자 권태혁이 벌이라도 내리듯 그녀의 아랫입술을 깨물었다.온세아가 고개를 피했다가 아픈 아랫입술을 손으로 감싸 쥐었다. 물안개가 자욱하게 낀 아름다운 눈동자에 원망이 가득했다.“겁도 없이 먼저 유혹해놓고 겨우 이 정도도 감당 못 하겠어?”그녀의 눈빛에 담긴 원망을 알아챘는지 권태혁이 잠긴 목소리로 물었다.온세아가 째려보며 그의 가슴을 밀었다.“누가 유혹했다 그래요?”“옷을 벗겨 달라고 했잖아. 그게 유혹이 아니면 뭔데?”권태혁이 그녀가 품 안에서 도망치지 못하도록 허리를 단단히 감싸 안은 채 낮게 깔린 목소리로 말했다.“응? 말해봐.”온세아가 고개를 들고 변명했다.“술 많이 마셔서 혼자서는 벗을 수 없어서 그랬어요.”권태혁이 기다란 손가락으로 그녀의 붉은 입술을 가볍게 문질렀다. 붉고 촉촉한 입술이 참으로 매력적이었다.“내가 옷을 벗겨주는 대가가 무엇일지 생각해봤어?”그를 한참 동안 쳐다보던 온세아가 마침내 그의 뜻을 눈치챘다.“욕실에서 하고 싶다는 거예요?”생각
Read more

제266화

온세아가 눈을 떴을 때는 이미 해가 중천에 떠 있었다. 온몸이 무거운 것에 깔린 것처럼 욱신거리고 아팠다.어지럽게 흐트러진 방 안과 코끝을 스치는 농밀한 공기가 어젯밤 권태혁과 또 한 번 선을 넘었다는 사실을 일깨워주었다.하지만 이번에는 온세아가 제 발로 이곳에 찾아왔다.권태혁 때문에 이혼에 차질이 생길까 봐 어제 사무실에서 약속했었다. 그와 한번 하고 나면 바로 집으로 갈 수 있을 줄 알았다.그런데 한 번 맛을 본 권태혁은 그녀를 놓아줄 생각이 전혀 없었다. 밤이 깊어질 때까지 집요하게 매달리는 통에 온세아는 결국 탈진하듯 잠들었고 집으로 돌아갈 기력조차 남지 않았다.눈을 뜨고 침대 옆 서랍에 놓인 시계를 확인하자마자 깜짝 놀랐다. 서두르지 않으면 지각할 수도 있었다.서둘러 침대에서 일어나 씻으러 가려는데 남자가 단단한 팔로 그녀의 가느다란 허리를 갑자기 감싸 안았다.발이 바닥에 닿기도 전에 온세아는 다시 침대 위로 끌려갔다.“또 아무 말 없이 도망치려고?”잠기운이 가시지 않아 낮게 가라앉은 권태혁의 목소리에 콧소리가 섞여 있었다. 귓가를 간지럽히는 목소리에 온세아가 멈칫했다가 뒤를 돌아봤다.권태혁이 깊고 그윽한 눈빛으로 그녀를 빤히 응시하고 있었다.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두 사람의 살결이 빈틈없이 맞닿자 온세아의 얼굴이 순식간에 빨갛게 달아올랐다.그녀가 급히 설명했다.“저 출근해야 해요. 이러다 늦겠어요.”권태혁이 허리를 감싼 팔에 힘을 주며 꼼짝 못 하게 붙들었다.“오늘 하루 특별 휴가 줄 테니까 출근 안 해도 돼.”“정말요?”그가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놀란 온세아를 쳐다봤다.“어젯밤에 고생했잖아. 조금 더 자.”온세아가 눈썹을 치켜세웠다. 지금 그의 눈빛이 이글이글 타오르고 있었다. 순수한 의미로 조금 더 자라고 하는 것 같진 않았다.“그냥... 출근하는 게 낫겠어요.”적어도 출근하면 권태혁과 할 필요가 없으니까. 침대에 계속 남아있다가는 다시 잡아먹힐지도 모른다.권태혁이 거대한 몸으로 그녀를 덮친 채 내려다봤다
Read more

제267화

권태혁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온세아에게 제안했다.“그럼... 앞으로 내 옆에 있는 건 어때?”지금 온세아에게 완전히 푹 빠졌다.보지 못하면 보고 싶어 안달이 났고 보면 당장이라도 침대로 끌고 가고 싶어 견딜 수가 없었다.한마디로 이제 온세아 없이는 안 되었다.“대표님 옆에요?”온세아가 놀란 얼굴로 묻자 권태혁이 고개를 끄덕였다.“응. 내 여자가 되어줘.”그녀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어제 구형민이랑 이혼 도장을 찍었는데 오늘 대표님의 여자가 되겠다고 하면 내 자유는? 늑대 굴에서 빠져나오자마자 다시 호랑이 굴로 들어가는 꼴이잖아.’‘무엇보다 구형민이랑은 명목상 부부라도 됐지만 대표님이랑 엮이면 난 뭐가 되는 건데? 세상에 드러낼 수 없는 애인? 아니면 상사와 부적절한 관계인 부하 직원? 허락하면 우리의 관계가 앞으로 더 복잡해질 수 있어.’“싫어요. 안 돼요.”온세아가 망설임 없이 고개를 젓더니 권태혁을 밀치고 빠르게 침대에서 내려왔다. 그러고는 옷방으로 달려가 옷을 갈아입었다.권태혁의 두 눈이 어둡게 가라앉았다. 가슴 한구석에서 설명하기 힘든 상실감이 밀려왔다.태어나서 처음으로 이토록 간절히 원하는 여자가 생겼는데 번번이 거절당했다.‘설마 남편에 대한 마음이 아직도 남아있는 거야? 나랑 뜨거운 밤을 보내고도 결혼 생활을 유지하고 싶어?’온세아가 옷을 갈아입고 나왔을 때 권태혁이 침대에서 일어나 커다란 샤워 가운을 걸친 채 창가에 서서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옆모습과 골격이 비현실적으로 완벽했다.온세아가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그에게 다가갔다.“이 옷 잠시 빌려 입을게요.”입고 왔던 옷은 어젯밤 그의 거친 손길에 찢어져 다시 입을 수 없는 상태였다. 그렇다고 알몸으로 나갈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돌려줄 필요 없으니까 그냥 입어.”권태혁이 나직하게 말했다. 사실 옷방의 옷들은 모두 그녀를 위해 준비한 것이었다.“고마워요.”온세아도 굳이 사양하지 않았다. 어차피 옷을 망가뜨린 장본인도 그였기에 주겠다고 할 때 바로 받았
Read more

제268화

그 말에 권태혁은 숨이 턱 막혔고 두 눈에 폭풍이 휘몰아쳤다.“지금 나랑 선을 긋겠다는 거야?”온세아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다.“네.”그녀는 이미 생각을 다 정리했다. 권태혁과의 관계를 여기서 끝내야만 했다. 더 나아갔다가는 결국 불구덩이에 스스로 뛰어드는 꼴이 될 것이다.“너...”권태혁의 눈빛이 침울하게 가라앉았다. 누군가 심장을 꽉 움켜쥔 것처럼 지독한 통증과 복잡한 감정이 한꺼번에 몰려왔다.“죄송해요.”온세아가 시선을 늘어뜨리고 사과를 건넨 뒤 권태혁이 뭐라 하기 전에 몸을 돌려 나갔다.별장을 나오자마자 휴대폰이 울려 확인해보니 뜻밖에도 아버지 온철환이었다.“여보세요, 아빠?”“나 좀 보자.”휴대폰 너머로 온철환의 강압적인 명령이 들려왔다....별장 침실.권태혁이 쾅 하고 벽을 세게 내리쳤다. 둔탁한 소리와 함께 눈동자에 분노가 소용돌이쳤다.‘죄송하다고?’그가 원한 건 사과가 아니었다. 가슴 속에서 거대한 분노의 파도가 일었다. 이를 악물고 버티지 않으면 당장이라도 폭발할 것 같았다.권태혁의 인생에서 이토록 처참한 패배감을 느껴본 적이 없었다. 처음으로 한 여자에게 진심을 다해 다가가려 했으나 돌아온 건 냉정한 거절뿐이었다.하필 유부녀를 마음에 품은 그의 잘못도 있었다. 그 잘못에 대한 벌을 이제야 받는 것 같았다.‘이혼할 마음이 전혀 없는 거야? 그냥 날 가지고 논 거였어?’권태혁이 주먹을 꽉 쥐었다. 붉으락푸르락한 얼굴 위로 한층 더 짙은 먹구름이 드리워졌고 두 눈에 참기 힘든 고통이 서려 있었다....달그림 리조트.온철환이 권상진을 정중히 배웅하고 돌아설 때쯤 온세아가 도착했다. 마침 떠나려던 권상진과 딱 마주쳤다.그의 신분을 알고 있었던 온세아가 즉시 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안녕하세요, 회장님.”권상진이 발걸음을 멈추더니 속을 알 수 없는 눈빛으로 쳐다봤다.그가 완전히 사라진 것을 확인한 후에야 온세아가 안으로 들어갔다.달그림 리조트의 규모가 상당했다.고대 궁궐을 모티브
Read more

제269화

“네가 무슨 자격으로 거절해?”온철환은 이것이 온세아에게 주는 기회라고 생각했다.온세아가 그의 혼외자라 어릴 때부터 계속 무시당하며 자라왔다. 지금 그녀에게 손톱만 한 이용 가치라도 없었더라면 온철환은 사적으로 그녀를 만나지도 않았을 것이다.“아정이 엄마가 너희 모녀를 집에서 내쫓으라고 얼마나 들볶는지 알아? 내가 그 모진 압박을 다 견뎌내며 너희를 거두어주지 않았다면 두 사람 오늘날까지 편히 살 수 있었을 것 같아? 그런데 이젠 이깟 작은 일 하나 아빠를 도와주지 않겠다는 거야?”온철환이 분노를 터뜨렸다.평소 막내딸에게 무심했던 것은 사실이었으나 온철환마저 없었다면 모녀는 진작 길바닥에 나앉았을 터. 그런데 집안을 위해 고작 이 정도의 힘을 보태는 것조차 내키지 않아 하니 실망감을 금할 길이 없었다.온세아 역시 집안을 돕는 것 자체를 거부하는 건 아니었다. 다만 권태혁을 배신하는 일, 권상진과 함께 그를 곤경에 빠뜨리는 일은 하고 싶지 않았다.“아빠, 왜 하필 권 회장님을 도우려는 거예요? 대표님이야말로 권씨 가문의 후계자인데.”온세아가 참다못해 물었다.전에 그녀가 조언했던 것처럼 겉으로는 권상진을 돕는 척하면서 뒤로는 권태혁과의 끈을 잡고 있으면 얼마나 좋은가?그러면 양쪽 모두에게 미움받지 않고 훗날 누가 권씨 가문의 진정한 주인이 되더라도 온씨 가문은 안전할 텐데 말이다.온철환이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난 뭐 그러기 싫어서 이러는 줄 알아? 솔직히 말할게. 권태혁을 감시하라고 한 건 권 회장님의 지시야. 지금 그 요구를 거절하면 그건 대놓고 권씨 가문과 척을 지겠다는 소리라고.”“지난 세월 동안 내가 회장님 밑에서 납작 엎드린 덕에 우리 가문이 겨우 버텨온 거야. 회장님이 나랑 온주 그룹의 약점을 아주 많이 쥐고 있어. 만약 회장님의 심기를 거스르기라도 하면 언제든지 날 감옥에 처넣을 수 있고 온씨 가문과 온주 그룹도 엄청난 타격을 입을 거라고.”온세아가 그 자리에 굳어버렸다. 미간에 짙은 먹구름이 내려앉았다.온철환이 원하는 건
Read more

제270화

눈치 빠른 강준우가 황급히 잡았던 손을 놓더니 당황해하며 해명했다.“대표님, 저희는...”“나랑은 상관없는 일이야.”권태혁이 말을 차갑게 잘라버렸다. 더는 뭐라 하지 않고 무표정한 얼굴로 두 사람의 곁을 스쳐 지나갔다. 온세아에게는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그가 긴 다리를 내디디며 성큼성큼 걸어갔다.온세아는 스쳐 지나가는 남자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한기와 결연함을 고스란히 느꼈다.오늘 아침에 했던 말을 그래도 받아들인 모양이었다. 온세아와 완전히 선을 긋기로 마음먹은 것이었다.강준우가 차갑게 가버리는 권태혁의 뒷모습과 온세아를 번갈아 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무리 생각해도 분위기가 이상했다.“세아 씨, 혹시 대표님이랑 싸웠어요?”온세아가 그저 씁쓸한 미소만 지었다. 눈빛이 무척이나 복잡했다....그날 저녁.온세아가 절친 이채린과 밖에서 저녁을 먹었다.“이번에 우리 부서랑 너희 비서실이 같이 단합대회를 갈 줄은 몰랐어. 내일 대유산에 같이 가면 되겠다.”이채린이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권일 그룹의 직원 복지가 늘 좋았다. 부서 간 교류를 넓히기 위해 정기적으로 단합대회를 하곤 했는데 이번에는 프로젝트팀과 비서실이 함께하게 되었다. 그 덕에 이채린과 온세아가 같이 갈 수 있게 되었다.그런데 이채린이 한참이나 신나게 떠드는 동안 온세아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계속 침묵을 지켰다.“세아야, 무슨 일 있어?”이채린이 온세아의 눈앞에서 손을 흔들었다. 오늘 친구에게 무슨 일이 있었음을 직감했다.“나 이혼했어.”온세아가 마침내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들어 이채린을 쳐다봤다.그 말에 이채린이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뭐?”온세아가 그녀를 정면으로 응시하며 다시 한번 말했다.“구형민이랑 어제 이혼하긴 했는데 당분간은 비밀로 하기로 했어.”구형민과의 이혼에 대한 대략적인 상황을 이채린에게 알려줬다. 얘기를 다 들은 이채린이 입을 삐죽거렸다.“구형민 그 인간도 참 징하다. 이혼했는데도 연기해달라니. 내가 너였으면 100억 더 달라고 했을 거
Read more
PREV
1
...
2526272829
...
38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