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님이랑 나란히 앉아 가야 하는 건 아니겠지? 그건 좀 아니잖아.’온세아가 곁에 있던 이채린을 돌아보며 물었다.“나랑 자리 바꿀래?”이채린이 본능적으로 고개를 저었다.“싫어. 난 윗사람은 딱 질색이야. 게다가 대표님이 워낙 차가운 분이라 그냥 멀리서만 감상해야지, 가까이 갔다간 감당 못 해.”온세아는 말문이 막혀버렸다.다른 동료와 자리를 바꾸려는데 그사이 권태혁이 코앞까지 다가왔다.온세아가 입을 떼기도 전에 권태혁이 그녀를 곁눈질조차 하지 않은 채 쓱 지나쳐 맨 뒷줄 창가 자리에 앉았다.온세아와는 겨우 두 칸 떨어진 거리였다. 게다가 두 사람 사이의 빈자리에 아무도 앉지 않았다.그대로 굳어버린 온세아는 숨조차 쉴 수가 없었다. 지금 이 순간 권태혁과의 거리가 너무나 가깝게 느껴졌다.버스가 곧 출발했다.온세아는 이동하는 내내 좌석에 기댄 채 눈을 감고 휴식을 취했다. 혹시라도 곁에 있는 남자를 자극하게 될까 봐 조심스러웠다.옆자리의 이채린이 몇 초 간격으로 권태혁을 힐끗거렸다. 마음속의 흥분이 아직 가라앉지 않은 모양이었다.“세상에나. 내가 대표님이랑 같은 버스를 타다니.”“대표님이 내 옆자리에 앉는 날이 올 줄은 꿈에도 몰랐어.”“세아야, 나 좀 꼬집어 봐. 이거 꿈 아니지?”어이가 없었던 온세아가 눈을 흘겼다.“제발 호들갑 좀 떨지 마.”“이렇게 가까이서 대표님 실물을 뵙는 건 처음이란 말이야.”그러고는 온세아에게 바짝 다가갔다.“대표님 잘생긴 얼굴을 찍어도 될까?”잘생긴 남자만 좋아하는 친구 때문에 온세아는 어이는 없었다.“마음대로 해. 도착하려면 몇 시간 남았으니까 난 좀 잘게.”온세아가 가방에서 안대를 꺼내 쓰고 잠을 청했다.그러자 이채린이 눈을 부릅떴다.“참 속도 편해. 대표님이 바로 옆에 계신데 잠이 와?”그녀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자는 척했다.속이 편한 게 아니라 권태혁이 바로 옆에 있기에 무조건 자야만 했다. 그렇지 않고서야 권태혁과 무슨 얘기를 나눈단 말인가?그와 마주할 용기가 도저히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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