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말에 온세아가 발걸음을 멈췄다.다른 여비서들이 야릇한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어떻게 알았어요?”정수진이 확신에 찬 목소리로 대답했다.“남자를 보는 직감으로.”온세아의 입가에 조롱 섞인 차가운 미소가 번졌다.‘직감이 빗나가도 한참을 빗나갔네.’구형민이 그녀와 결혼한 지 1년이 넘도록 단 한 번도 손끝 하나 건드리지 않았다는 사실을 안다면 아마 기절할 정도로 놀랄 것이다.온세아가 화장실에서 나온 그때 누군가 다가와 일러주었다.“온 비서님, 권 대표님이랑 구 대표님이 응접실에 계신데 비서님더러 가서 들으라고 하십니다.”온세아의 얼굴이 눈에 띄게 굳어졌다.‘둘이 얘기하면 될 것을 왜 굳이 나까지 불러?’너무나도 가기 싫었다. 그런데 사무실로 돌아오자마자 권태혁이 또다시 사람을 보내 재촉했다.결국 마지못해 응접실로 향했다.응접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는데 놀랍게도 아무도 없었다. L자형 가죽 소파 한 세트와 벽면의 벽걸이 수납장 외에 사람의 그림자조차 보이지 않았다.권태혁은 물론 구형민도 없었다.온세아의 두 눈에 당혹감이 스쳤다.‘오라고 해놓고 어딜 간 거야?’의아해하던 그때 누군가 갑자기 그녀의 허리를 훅 감싸 안았다. 순식간에 익숙한 품속으로 끌려 들어갔다.그녀가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권태혁이 그녀를 벽으로 밀어붙이더니 턱을 들어 올렸다. 그러고는 고개를 숙여 붉은 입술을 거칠게 탐했다.“읍...”온세아의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하마터면 숨 쉬는 것조차 잊어버릴 뻔했다.코앞에 다가온 권태혁의 익숙하고도 잘생긴 얼굴을 보자 심장 박동 소리가 귓가를 가득 채웠다. 그녀의 심장 소리인지, 아니면 권태혁의 심장 소리인지조차 분간할 수 없었다.온세아가 그의 단단한 가슴을 짚고 밀어내려 애썼다.“권태혁 씨!”그의 이름을 부른 뒤에야 조금 틈을 내어주더니 코끝을 맞댄 채 쉰 목소리로 물었다.“키스를 내가 더 잘해, 아니면 남편이 더 잘해?”온세아는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갑자기 이런 질문을 던질 줄은 꿈에도 몰랐다.“대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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