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은밀한 진료:대표님의 달콤한 처방: Chapter 391 - Chapter 400

402 Chapters

제391화

권태혁이 상체를 숙이고 온세아에게 다가갔다. 술 냄새가 코끝을 스친 순간 권태혁이 저도 모르게 얼굴을 찌푸렸다.‘술도 잘 못 마시면서 무슨 술을 이렇게나 많이 마신 거야? 그러니까 이 지경으로 취했지.’온세아가 한참 동안 아무 말이 없자 권태혁이 빨갛게 달아오른 그녀의 볼을 톡톡 쳤다.“얼마나 마셨어?”그제야 목소리의 주인공이 누구인지 인지했지만 확신하진 못했다.‘아까 다혜 씨를 데려다주러 간 거 아니었어? 어떻게 벌써 왔지?’온세아가 흐리멍덩한 눈을 애써 뜨고 눈앞의 사람을 확인하고 또 확인했다.‘진짜 권태혁 맞아?’“묻고 있잖아. 대체 얼마나 마셨냐고.”대답하지 않고 얼굴만 빤히 쳐다보는 온세아를 보던 권태혁이 그녀의 볼을 꼬집고는 다시 한번 물었다.“아야!”온세아가 앓는 소리를 냈다. 그제야 눈앞의 남자가 누구인지 똑똑히 봤다. 진짜 권태혁이었다.“얼마 안 마셨어요. 두 병 정도?”그녀가 손가락 두 개를 폈다.권태혁의 시선이 테이블 위에 널브러진 빈 술병에 닿자마자 준수한 얼굴이 눈에 띄게 굳어졌다.“많이 컸다, 너? 한꺼번에 이렇게나 많이 마셨어?”온세아가 콧방귀를 뀌더니 고개를 돌려버렸다.솔직히 말해 오늘 오버해서 마신 게 아니었다. 동료들이 술을 따라줘서 예의상 매번 입술만 축이는 정도로 홀짝이기만 했다.오늘 이 자리에 모인 사람들이 전부 여직원들이라 주량이 고만고만했다. 하여 많이 마실 필요도 없었고 적당히 기분만 내면 되었다.후에 온세아가 술을 많이 마시게 된 이유는 사실 권태혁이 경다혜를 데리고 나가는 모습을 보고 자극을 받았기 때문이었다.스스로에게 이러면 안 된다고, 권태혁과는 그저 잠자리 파트너일 뿐이니 그가 어떤 여자를 데리고 나가든 신경 써선 안 된다고 수없이 경고했었다.게다가 상대는 권태혁의 집에서 소개해준 경다혜였다.온세아에게 화를 낼 자격 따위가 어디 있단 말인가?하지만 마음 한구석이 꽉 막힌 듯 답답한 건 어쩔 수 없었다. 결국 술로 시름을 달래다 보니 어느새 주량을 훌쩍 넘겨버린 것이었다
Read more

제392화

‘내가 잘못 봤나?’홀 매니저가 눈을 끔벅이며 다시 확인해 보아도 권태혁의 품에 안긴 여자는 분명 경다혜가 아니었다.매니저는 그대로 얼어붙고 말았다.‘대표님한테 다른 여자가 있었던 거야?’두 사람의 모습이 완전히 멀어진 뒤에야 매니저는 알아서는 안 될 엄청난 비밀을 알게 되었다는 생각에 식은땀을 흘렸다....고급 세단 안.온세아가 얌전한 고양이처럼 권태혁의 품에 나른하게 기댔다. 권태혁이 운전기사에게 그의 별장으로 가라고 지시했다.“저 안 가요... 우웩...”온세아가 거절하려던 찰나 갑자기 구역질이 밀려와 당장이라도 토할 것 같았다.“괜찮아?”권태혁이 온세아의 어깨를 감싸 안고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물었다.그녀가 고개를 내저었다. 그런데 뭐라 하기도 전에 차가 갑자기 방향을 확 틀었다.그 바람에 그녀의 몸이 속수무책으로 쏠리면서 권태혁의 다리 위에 누웠다. 그리고 기가 막히게도 얼굴이 그의 다리 사이 은밀한 부위에 닿고 말았다.술기운에 취해 몽롱했던 정신이 그 순간 번쩍 들었다.밀려오는 민망함에 온세아의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올랐다.허둥지둥 그의 몸에서 떨어지려는데 권태혁이 온세아의 등을 꾹 눌러버렸다. 온세아가 민망해서 어찌할 바를 모르게 하려는 듯 일어나지 못하게 아주 힘껏 눌렀다.“놔요, 좀...”온세아가 다급하게 버둥거렸지만 권태혁은 놓아줄 생각이 추호도 없어 보였다.“다음에도 또 이렇게 많이 마실 거야?”그녀가 원망스러운 눈초리로 그를 노려보았다.“대표님이랑 무슨 상관인데요? 가서 경다혜 씨나 챙겨요.”권태혁이 화를 내기는커녕 오히려 웃음을 터뜨렸다.“심하게 질투하는데?”온세아가 퉁명스럽게 쏘아붙였다.“누가 질투했다고 그래요?”경다혜를 질투했다는 걸 절대 인정할 수 없었다.권태혁의 새까만 눈동자에 웃음기가 스쳤다.“아까 내가 경다혜를 집에 데려다주는 줄 알고 술을 들이부은 사람이 누군데? 그게 질투가 아니면 뭐야?”온세아의 입꼬리가 파르르 떨렸다.‘지금 날 놀려먹어? 괘씸해서 원. 속마음을 이렇게 쉽
Read more

제393화

권태혁이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네 옷은 더 빨리 벗길 수 있어.”온세아의 예쁜 얼굴이 순식간에 새빨갛게 달아올랐다.“변태!”그러고는 욕실 밖으로 뛰쳐나갔다. 결국 보지 말아야 할 것을 보고야 말았다.온세아가 고개를 내저으며 주방으로 달려갔다. 원래는 꿀물을 타서 숙취를 달랠 생각이었는데 주방을 다 뒤져도 꿀이 보이지 않았다.하는 수 없이 작은 컵에 식초를 조금 따랐다. 식초의 시큼한 냄새가 코를 찔러 참기 힘들었다. 코를 꽉 쥐고서야 억지로 들이켤 수 있었다.다행히 어지러운 건 조금 가라앉았다.권태혁이 다 씻었는지 확인하러 위층으로 올라가려던 그때 휴대폰이 울렸다. 온세아가 화면을 밀어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온세아의 어머니 성해연이었다.“세아야, 혹시 아정이 봤어?”성해연의 목소리에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 온세아가 차갑게 대답했다.“못 봤는데요.”성해연이 걱정 가득한 말투로 말했다.“어떡해? 아정이가 또 갑자기 연락이 안 돼.”온세아의 입꼬리가 파르르 떨렸다.“설마 또 잠수 탄 건 아니겠죠?”‘대체 언제까지 이럴 셈이야? 엄마 속을 썩이지 않고는 배기지 못하는 거야?’“그날 밤에 너랑 형민이가 본가로 밥 먹으러 온 뒤부터 안 보여. 무슨 충격이라도 받은 건 아닌지 몰라.”그 말에 온세아가 저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 성해연의 말속에 온아정이 온세아 때문에 자극을 받았다고 원망하는 뉘앙스가 담겨 있었다.온세아에게 구형민과 함께 본가로 오라고 강요한 건 그들이었다. 그런데 막상 진짜로 구형민을 데려가자 다른 사람들, 특히 온아정이 되레 불쾌한 티를 냈다. 마치 온세아가 해서는 안 될 짓이라도 한 것처럼.구형민이 온세아의 남편이지, 온아정의 남편이 아니라는 걸 뻔히 알면서도 말이다.온세아의 입가에 비웃음이 번졌다.“언니가 충격받을 게 뭐가 있는데요?”“아정이...”성해연이 뭐라 더 말하려 하자 온세아가 짜증을 내며 말을 가로챘다.“됐어요, 엄마. 오늘 늦었으니까 이만 쉴래요.”그러고는 전화를 뚝 끊어버렸
Read more

제394화

깊은 밤 시 외곽에 위치한 어느 한 별장.벤틀리 한 대가 별장 입구에 천천히 멈춰 섰다. 경호원이 바로 다가가 정중하게 뒷좌석 문을 열었다.“도련님.”긴 다리를 뻗으며 차에서 내린 구형민의 눈빛이 한없이 음침했다.“입을 열겠대?”구형민이 며칠째 온아정을 이곳에 감금했다.목적은 단 하나, 그 손수건의 진짜 주인이 누구인지 알아내는 것이었다. 하지만 온아정이 줄곧 입을 굳게 다물었다.그러다 오늘 밤에 갑자기 기억이 났다고 구형민에게 말을 전해 달라고 했다.“온아정 씨가 오직 도련님께만 말씀드리겠다고 했어요.”구형민이 두 눈을 가늘게 떴다. 온아정이 이번에 또 무슨 수작을 부리려는 건지 지켜볼 참이었다.그가 별장 안으로 들어가 온아정을 가둬둔 방으로 향했다.그를 보자마자 온아정이 흥분한 얼굴로 그에게 와락 달려들었다.“형민아, 날 왜 여기에 가둔 거야? 제발 내보내 줘.”구형민이 두려움에 떨며 애원하는 온아정의 모습을 차갑게 내려다보았다.한때는 그녀의 가여운 모습을 볼 때마다 세상에서 가장 가슴 아파했던 그였다. 하지만 지금은 전혀 동요하지 않았다.구형민이 찾던 그 사람이 아니었으니까.과거에 온아정을 사랑했던 만큼 지금 그녀를 혐오했다. 심지어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원한마저 품고 있었다.온아정만 아니었어도 사람을 착각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고 그토록 오랜 시간 동안 감정을 낭비하지도 않았을 것이다.은혜를 갚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온아정이 그 옛날 구형민을 구해주었던 노란 원피스의 여자애가 아니었다.“그 손수건이 어떻게 네 손에 들어가게 된 건지 솔직하게 털어놓으면 풀어줄게.”구형민이 온아정을 힐끗 쳐다봤다가 덤덤하게 말했다.순간 온아정의 안색이 확 변했고 마음속에 실망감이 밀려왔다.오늘 밤 구형민이 이곳에 발걸음을 한 목적이 그 손수건의 진짜 주인을 알아내기 위함이었던 것이었다.양심의 가책을 느껴서 온아정을 풀어주려는 것도 아니었고 온아정이 보고 싶어 찾아온 건 더더욱 아니었다.그녀가 마음속의 불만을 억누르며 입을
Read more

제395화

그래 놓고 이제 와서 온세아의 이름을 대라고 윽박질렀다.당연히 그 사실을 순순히 알려줄 온아정이 아니었다. 진실을 모른 채 허우적거리는 구형민의 가련하고도 한심한 꼴을 끝까지 구경할 작정이었다.짝.구형민의 두 눈에 핏발이 서더니 갑자기 손을 번쩍 들어 온아정의 뺨을 사정없이 후려갈겼다.그 따귀에 온아정이 속수무책으로 밀려나면서 바닥에 넘어지고 말았다. 입안에 확 퍼진 피비린내가 구형민이 얼마나 세게 때렸는지 증명하고 있었다.“지금 날 때렸어?”온아정이 오른쪽 볼을 부여잡은 채 눈앞의 난폭한 남자를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쳐다보았다. 생판 처음 보는 낯선 사람을 마주한 기분이었다.살면서 구형민에게 맞을 날이 오리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그가 속삭이던 과거의 모든 달콤한 말들이 이 순간 한낱 웃음거리로 전락해버렸다.그런데 구형민의 얼굴에 후회하는 기색이 있기는커녕 되레 서늘하게 경고했다.“너도 잘 알 텐데. 지금의 내가 너 하나 죽여 없애는 건 일도 아니라는 거.”온아정이 본능적으로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구형민의 이 말이 결코 빈말이 아니라는 걸 그녀도 잘 알고 있었다.지금의 그는 정말로 그럴 만한 힘을 쥐고 있었다.온아정이 이를 꽉 깨물고 힘겹게 입을 열었다.“그 여자가 어디 있는지 알아.”구형민은 심장이 멎는 듯했다. 두 눈에 순식간에 환희가 스치고 지나갔다.“어디 있어?”그가 다급하게 물었다.“알려줄 수는 있지만...”온아정이 용기를 내어 구형민과 눈을 마주했다.“조건이 있어.”구형민이 눈을 가늘게 떴다.“무슨 조건?”“온세아랑 이혼하고 나랑 결혼해.”이것이 온아정에게 남은 유일한 기회였다.진하성에게 이혼당한 후 그녀는 다시는 재벌가에 시집갈 기회가 없다고 생각하여 절망한 나머지 자살 시도까지 했었다.어려서부터 그녀의 꿈은 재벌가 사모님이 되는 것이었다.진하성을 잃었어도 구형민이 남아 있다고 믿었다. 그런데 구형민이 낡아빠진 손수건 때문에 그녀를 버릴 줄은 상상도 못 했다.만약 손수건의 진짜 주인이 온
Read more

제396화

다음 날 아침.걷히지 않은 커튼 틈 사이로 옅은 빛이 스며들어 침대 위 꼭 끌어안고 있는 두 사람에게로 쏟아졌다.권태혁이 천천히 눈을 떴다.품에 안긴 여자를 내려다보는 그의 잘생긴 얼굴에 전에는 볼 수 없던 다정한 기색이 서려 있었다.온세아의 허리를 감싸고 있던 손을 들어 볼 위로 흘러내린 머리카락을 조심스럽게 쓸어 넘겼다.그러자 온세아의 희고 고운 얼굴이 고스란히 드러났다.두 눈을 꼭 감은 채 아직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 미간을 찌푸린 걸 보니 마음이 편치 않은 모양이었다.권태혁이 길쭉한 손가락으로 그녀의 미간을 어루만졌다. 마음속에 맺힌 응어리를 풀어주려는 듯한 손길이었다.그런데 손가락이 닿자마자 온세아가 소리를 내며 뒤척였다.긴 속눈썹이 파르르 떨리더니 서서히 깨어났다. 눈을 뜨자마자 권태혁의 잘생긴 얼굴을 보고는 깜짝 놀라 비명을 질렀다.어젯밤에 권태혁이 온세아를 침대에 눕힌 뒤 그녀가 잠들면 게스트룸에 가서 자겠다고 했었다.그런데 그녀가 잠든 사이 다시 침대로 기어 올라와 밤새 한 이불을 덮고 잔 것이었다.“으악. 대표님이 왜 제 침대에 있어요?”온세아가 빨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따져 묻자 권태혁이 웃으며 눈썹을 치켜세웠다.“이거 네 침대 맞아?”그녀가 대답하기도 전에 권태혁이 다시 그녀를 품에 끌어안았다가 몸 아래로 가둬버렸다.밤사이 권태혁의 턱에 거뭇한 수염이 돋아나 있었다. 온세아의 볼에 얼굴을 바짝 밀착하자 따끔거리면서도 찌릿한 감각이 느껴졌다.온세아가 본능적으로 그의 가슴팍을 밀어냈다.“저리 비켜요.”역시나 아침의 남자가 가장 위험했다. 어젯밤 그를 믿고 그의 침대에서 잔 게 너무나 후회되었다.“아침에 이렇게 널 보는 건 또 처음이네.”권태혁이 위에서 온세아를 빤히 내려다봤다. 눈빛이 평소보다 훨씬 끈적하고 깊었다.온세아의 얼굴이 금세 빨갛게 달아올랐고 심장이 저도 모르게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지금 그의 시선은 그녀를 통째로 삼켜버릴 듯한 침략적인 기운을 띠고 있었다.“저 씻으러 가야 해요.”온세아
Read more

제397화

홍지영이 의아해했다.“아니, 며칠이 지났는데 아직도 진전이 없어?”그러자 권태혁이 귀찮다는 듯 미간을 찌푸렸다.“전에도 말했지만 전 그 여자한테 관심 없어요.”그녀가 다급하게 물었다.“그럼 대체 누굴 좋아한다는 거야?”그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화장실 쪽으로 향했다.“아무튼 경다혜 씨는 절대 아니에요.”경다혜에게는 아무런 감정이 없었다. 게다가 경다혜가 권상진의 체스판 위의 말일 뿐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홍지영이 잠시 침묵하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그럼 네가 좋아하는 그 여자 마음은 잡았어?”권태혁이 아무 대답이 없자 홍지영이 의미심장하게 이어 말했다.“못 잡았으면 다혜를 고려해보는 게 어때?”그의 기분이 침울하게 가라앉았다.“내가 언제 못 잡는다고 했어요?”권태혁이 화장실 쪽을 빤히 응시했다.‘세아 언젠가는 내 여자가 될 거야. 몸도 마음도 전부 다 가질 거라고.’“어디 한번 해봐, 그럼. 내년 설에 데리고 오면 더 이상 결혼 재촉 안 할게.”...온세아가 씻고 나왔을 때 권태혁이 방에 없었다.옷을 갈아입고 아래층으로 내려가 보니 권태혁이 주방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잠시 망설이다가 그에게 다가갔다.“저번에 말한 약 이제 줄 수 있죠?”전에 달라고 여러 번 말했었는데 그때마다 그의 집으로 오면 주겠다고 답했었다.이제 이곳에서 하룻밤도 보냈으니 더는 댈 핑계가 없을 것이다. 권태혁이 깊은 눈으로 그녀를 응시했다.“아직도 병이 자주 발작해?”“예전보다는 많이 줄었어요.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챙겨두려고요.”권태혁이 한참 동안 그녀를 빤히 쳐다보다가 입을 열었다.“아침 먹은 뒤에 줄게.”“고마워요.”온세아는 짧게 답하고는 의자를 빼고 자리에 앉았다.그렇게 서로 마주 앉아 말없이 식사를 이어갔다.“네 남편은 우리 관계를 알고 있어?”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권태혁이 불쑥 물었다.그 질문에 온세아는 그대로 굳어버렸다. 이 타이밍에 뜬금없이 ‘남편’ 얘기가 나올 줄은 꿈에도 몰랐다.권태혁의 눈빛이 깊게 가
Read more

제398화

“읍...”온세아는 또다시 권태혁의 뜨거운 키스를 고스란히 받아내야만 했다.주방의 분위기가 순식간에 끈적하게 달아올랐다.한참이 지나서야 권태혁이 입술을 떼더니 온세아의 가녀린 손을 덥석 잡고 그의 단단한 가슴 위에 가져다 댔다.“차라리 얼굴 잘생기고 몸 좋고 나처럼 믿음직한 남자를 남편으로 들이는 건 어때?”온세아의 두 눈이 파르르 떨렸다.‘무슨 말이지? 설마 지금 자기를 남편으로 선택하라고 암시를 주는 거야?’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른 채 본능적으로 손을 빼내려는데 권태혁이 꼼짝할 수 없게 꽉 눌렀다.온세아가 당황한 얼굴로 말했다.“권태혁 씨, 이러지 마세요. 전에 분명 잠자리 파트너로만 지내기로 약속했잖아요.”권태혁의 잘생긴 얼굴이 싸늘하게 가라앉더니 눈을 가늘게 뜨고 그녀를 응시했다.“정말 나랑 잠자리 파트너만 할 생각이야?”온세아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네.”그녀는 그저 이 관계만 유지하고 싶을 뿐 더 이상 선을 넘을 마음은 추호도 없었다.권태혁의 마음속에 난생처음 맛보는 좌절감이 차올랐다. 두 눈에 상처받은 기색이 역력했다.더는 밥 먹을 기분이 없었던 그는 그대로 일어나 주방을 나갔다.온세아의 시야에 그의 쓸쓸하고 고독한 뒷모습만 남았다....온세아는 홀로 식사를 마친 후 권태혁이 배정해준 기사의 차를 타고 별장을 나섰다.그녀가 그렇게나 원했던 약도 기사더러 그녀에게 전해주라고 했다.회사에 출근해서도 권태혁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퇴근 시간, 온세아가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마자 무심코 고개를 들었는데 뜻밖에도 구형민과 마주쳤다.‘우리 회사까지 찾아와서 내가 퇴근하기를 기다렸다고?’원래도 훤칠한 키에 잘생긴 외모를 지닌 구형민이었다.형을 대신해 구씨 가문의 후계자가 된 후로는 온몸에서 범접할 수 없는 고귀한 아우라가 풍겨 나왔다.그 바람에 회사 여직원들의 시선이 온통 그들에게 쏠렸고 다들 부러움이 가득 찬 눈빛으로 온세아를 쳐다봤다.온세아가 속으로 소리를 질렀다.‘우린 이미 이혼한 사이라고
Read more

제399화

주현희는 온세아를 보고도 여전히 싸늘한 표정만 지었고 식사하는 내내 그녀를 투명 인간 취급을 했다.반면 아들 구형민에게는 반찬도 계속 집어주면서 끔찍한 모정을 드러냈다.늘 있는 일이라 온세아는 새삼스럽지도 않았다.구형민과 결혼해 주현희의 며느리로 살았던 1년여 동안 주현희는 언제나 온세아를 무시했다. 그녀의 두 눈에는 오직 아들밖에 없었으니까.온세아는 고개를 숙인 채 조용히 밥만 먹고 일어날 생각이었다. 그런데 아들에게 잔소리를 늘어놓던 주현희가 돌연 그녀에게 화살을 돌렸다.“온세아, 요즘 많이 바쁘니? 천수 장례씩 때문에 온 집안 식구가 바쁘게 움직이고 있는데 넌 어쩜 코빼기도 안 비치냐?”주현희가 불만스럽게 따져 물었다. 불쾌한 기색이 눈에 훤히 보일 정도였다.그녀가 이 일을 빌미로 일부러 트집을 잡고 있다는 걸 온세아는 잘 알고 있었다.아들이 구씨 가문의 후계자가 되어 세상 무서울 게 없어졌으니 온세아 따위는 안중에도 없었고 심지어 그녀의 아들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온세아와 구형민이 이미 이혼했다는 사실은 꿈에도 모르고 말이다.지금 온세아에게는 구씨 가문의 일을 신경 쓸 의무가 전혀 없었다.온세아가 고개를 들어 대답하려던 그때 뜻밖에도 구형민이 나서서 대신 대답했다.“어머니, 제가 세아한테 도와주러 올 필요 없다고 했어요. 탓하시려거든 저를 탓하세요.”그 말에 온세아와 주현희가 동시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구형민이 내 편을 들어줬어?’이건 정말 해가 서쪽에서 뜰 일이었다.결혼해서 이혼할 때까지 단 한 번도 이런 적이 없었다.예전에 온세아가 주현희를 보러 구형민과 함께 본가에 올 때면 주현희는 못된 시어머니처럼 억지를 부리고 괴롭혔었다. 그리고 구형민은 늘 강 건너 불구경하듯 했었다.단 한 번도 온세아의 편에 서서 거들어 준 적이 없었다.‘오늘 대체 무슨 바람이 분 거야? 구형민이 날 감싸고 어머니한테 반박하다니.’주현희는 하마터면 말문이 막힐 뻔했다.사랑하지도 않는 여자를 위해 아들이 이렇게 나선다는 게 믿기
Read more

제400화

“죄송합니다, 작은 사모님. 제가 손이 미끄러져서 그만...”도우미가 다급히 고개를 숙여 사과했다. 주현희가 곁에서 꾸짖는 척했다.“대체 어떻게 된 거야? 이런 작은 일 하나 제대로 못 하고.”온세아는 주현희가 시킨 게 아니고서야 도우미가 절대 이런 짓을 할 리가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조금 전 구형민이 그녀를 감싸고 돈 것이 분해서 이렇게라도 기를 꺾어 놓으려는 수작이었다.마침 온세아도 자리를 뜰 핑곗거리가 필요하던 참이었다.“괜찮아요. 씻고 오면 돼요. 제 방은 어딘가요?”예전에 구형민이 온세아를 본가로 데려올 때면 늘 게스트룸을 내어주곤 했었다.만약 오늘 밤 예외가 생긴다면 주현희가 더 길길이 날뛸 게 틀림없었다. 마침 온세아 역시 구형민과 한방을 쓸 생각이 추호도 없었다.아니나 다를까 온세아가 먼저 게스트룸을 쓰겠다고 하자 주현희의 낯빛이 한결 누그러졌다.“전과 같은 방이다.”주현희가 덤덤하게 대답했다.온세아가 즉시 자리에서 일어나 게스트룸으로 걸음을 옮겼다. 주방을 나서자마자 창가에 서서 통화 중인 구형민의 모습이 보였다.“무슨 수를 써서라도 반드시 그 여자 행방을 찾아내.”그녀가 저도 모르게 걸음을 멈췄다.‘구형민이 지금 누구의 행방을 찾고 있는 거지?’깊이 생각하기 전에 구형민이 그녀를 돌아봤다.시선이 얽힌 순간 그의 두 눈에 뭔가 찔리는 듯한 기색이 스쳐 지나갔다. 목소리를 낮춰 상대방에게 뭔가를 지시하고는 온세아에게 다가갔다.“다 먹었어?”“응.”구형민의 시선이 온세아의 더러워진 치맛자락에 머무르더니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어쩌다 이렇게 됐어?”“아주머니가 실수로 떨어뜨렸어. 방에 가서 좀 씻으려고.”온세아가 대수롭지 않게 대답하다가 문득 무언가 떠오른 듯 이렇게 물었다.“참, 방금 누구 행방을 찾으라고 한 거야? 혹시 언니 또 실종됐어?”얼마 전 성해연이 전화를 걸어와 온아정이 또 실종되었다고 말했던 기억이 났다. 구형민이 찾는 사람도 온아정일까?구형민의 눈동자가 잠시 흔들렸다.“아니.”
Read more
PREV
1
...
363738394041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