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태혁이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네 옷은 더 빨리 벗길 수 있어.”온세아의 예쁜 얼굴이 순식간에 새빨갛게 달아올랐다.“변태!”그러고는 욕실 밖으로 뛰쳐나갔다. 결국 보지 말아야 할 것을 보고야 말았다.온세아가 고개를 내저으며 주방으로 달려갔다. 원래는 꿀물을 타서 숙취를 달랠 생각이었는데 주방을 다 뒤져도 꿀이 보이지 않았다.하는 수 없이 작은 컵에 식초를 조금 따랐다. 식초의 시큼한 냄새가 코를 찔러 참기 힘들었다. 코를 꽉 쥐고서야 억지로 들이켤 수 있었다.다행히 어지러운 건 조금 가라앉았다.권태혁이 다 씻었는지 확인하러 위층으로 올라가려던 그때 휴대폰이 울렸다. 온세아가 화면을 밀어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온세아의 어머니 성해연이었다.“세아야, 혹시 아정이 봤어?”성해연의 목소리에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 온세아가 차갑게 대답했다.“못 봤는데요.”성해연이 걱정 가득한 말투로 말했다.“어떡해? 아정이가 또 갑자기 연락이 안 돼.”온세아의 입꼬리가 파르르 떨렸다.“설마 또 잠수 탄 건 아니겠죠?”‘대체 언제까지 이럴 셈이야? 엄마 속을 썩이지 않고는 배기지 못하는 거야?’“그날 밤에 너랑 형민이가 본가로 밥 먹으러 온 뒤부터 안 보여. 무슨 충격이라도 받은 건 아닌지 몰라.”그 말에 온세아가 저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 성해연의 말속에 온아정이 온세아 때문에 자극을 받았다고 원망하는 뉘앙스가 담겨 있었다.온세아에게 구형민과 함께 본가로 오라고 강요한 건 그들이었다. 그런데 막상 진짜로 구형민을 데려가자 다른 사람들, 특히 온아정이 되레 불쾌한 티를 냈다. 마치 온세아가 해서는 안 될 짓이라도 한 것처럼.구형민이 온세아의 남편이지, 온아정의 남편이 아니라는 걸 뻔히 알면서도 말이다.온세아의 입가에 비웃음이 번졌다.“언니가 충격받을 게 뭐가 있는데요?”“아정이...”성해연이 뭐라 더 말하려 하자 온세아가 짜증을 내며 말을 가로챘다.“됐어요, 엄마. 오늘 늦었으니까 이만 쉴래요.”그러고는 전화를 뚝 끊어버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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