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은밀한 진료:대표님의 달콤한 처방: Chapter 401 - Chapter 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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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1화

먼저 영정 사진 앞에서 1분간 묵념한 뒤 유족들 앞으로 다가갔다.슬픔을 이기지 못한 명혜인이 제대로 서 있지 못해 의자에 앉아 있었다.구남길은 그나마 버티고는 있었지만 그 역시 의자 등받이를 짚고서야 간신히 서 있을 수 있었다.“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권태혁이 그들 앞에 다가가 나직하게 위로를 건네며 구남길과 악수를 나눴다.명혜인이 다시 흐느껴 울기 시작하자 권태혁이 몇 마디 위로를 남긴 뒤 구씨 가문의 다른 가족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눴다.온세아가 유족들 대열의 맨 끝자락에 조용히 서 있었다.검은색 원피스에 머리를 단정하게 틀어 올린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오늘따라 유달리 조용하고 차분해 보였다.권태혁이 그녀에게 다가가 한쪽 손을 내밀었다. 그를 본 순간 온세아가 크게 당황했다.‘대표님도 여길 왔다고?’오늘 권태혁은 한정판 블랙 정장을 빼입고 있었다. 뚜렷한 이목구비에 훤칠한 체격, 서늘하면서도 고귀한 분위기가 압도적이었다.권태혁과 눈이 마주치자 온세아는 가슴이 바짝 조여왔다.혹시라도 남들이 권태혁과 그녀의 은밀한 관계를 눈치챌까 봐 두려움이 앞섰다. 아랫입술을 꾹 깨문 채 조심스레 그의 손바닥 위로 손을 얹었다.가볍게 맞잡는 시늉만 하고 재빨리 뺄 작정이었는데 권태혁이 돌연 온세아의 손을 꽉 잡더니 도통 놔주질 않았다.심장이 철렁한 온세아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권태혁을 쳐다봤다.‘이 남자가 미쳤나? 구씨 가문 장례식장에서 내 손을 이렇게 꽉 잡고 안 놔준다고? 다른 사람이 우리 관계를 눈치채기라도 하면 어쩌려고 이래?’지금 온세아가 서 있는 자리가 유족 대열 중에서도 가장 구석진 곳이었다.게다가 다들 구천수의 장례식에 온통 시선이 쏠려 있어서 이쪽을 주의 깊게 보는 사람이 없었다.하지만 만약이라는 게 있지 않은가?행여라도 발각된다면 두 사람의 명예가 무조건 망가질 것이다. 시숙의 장례식장에서 다른 남자와 붙어먹었다는 오명을 뒤집어쓸 게 뻔했다.온세아는 심장이 터질 것처럼 널뛰기 시작했고 온몸의 신경이 팽팽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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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2화

남자의 익숙한 냄새가 온세아를 감싸 안았다. 단박에 권태혁임을 알아챈 온세아가 본능적으로 몸부림을 쳤다.“이거 놔요.”‘장례식도 아직 끝나지 않았는데 남자 화장실로 끌고 오면 어떡해? 남들 눈에 띄면 어쩌려고?’권태혁이 고개를 숙이더니 온세아의 부드러운 입술을 덮쳤다.온세아의 두 눈이 순식간에 휘둥그레졌다. 키스를 거절하려고 본능적으로 고개를 뒤로 젖혔다.그런데 그가 그녀의 뒤통수를 감싸 쥐고 더 진한 키스를 퍼부었다.파르르 떨리는 속눈썹 사이로 남자의 새카만 눈동자가 얽혀들었다. 소름이 돋을 만큼 짙고 숨이 막힐 듯 강렬하며 오만한 소유욕이 이글거리고 있었다.온세아가 두 손으로 권태혁의 가슴팍을 짚어 밀어내려 했다.하지만 권태혁의 키스가 거칠고 맹렬해서 밀어내기는커녕 속절없이 휘둘려 온몸이 녹아내릴 지경이었다.결국 그에게 매달리는 수밖에 없었다.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권태혁이 마침내 온세아를 놓아주었다. 고개를 숙인 채 서늘한 입술을 그녀의 차가운 귓불에 대고 어두운 목소리로 물었다.“이혼 안 할 생각이야?”온세아가 흠칫 놀랐다.“뭐라고요?”권태혁이 그녀의 귓불을 깨물며 속삭였다.“남편이 구씨 가문의 후계자가 되니까 이혼하기 아쉬워졌어?”그녀가 몸을 파르르 떨었다. 권태혁마저도 그녀를 이렇게 보고 있을 줄은 몰랐다. 그래도 권태혁만큼은 다른 사람과 다를 줄 알았는데.입가에 그녀 자신을 향한 비웃음이 번졌다. 어쩌면 권태혁을 너무 좋은 사람으로 착각하고 있었던 모양이었다.온세아가 대답이 없자 권태혁이 아예 귓불을 잘근잘근 깨물기 시작했다.귓바퀴에서 귓불로, 이내 다시 입술로 끈적한 키스가 이어졌다.온세아는 처음엔 거절하고 싶었으나 점차 버티기 힘들어졌고 본의 아니게 두 다리에 힘이 자꾸만 풀렸다.권태혁이 그녀의 가녀린 허리를 꽉 끌어안더니 화장실 벽으로 강하게 밀어붙였다.벽에 차가운 타일이 붙어있었다. 얇은 옷가지 너머로 전해진 서늘한 온도에 온세아가 몸을 파르르 떨었다.그가 다시 고개를 숙여 입을 맞췄다. 온몸이 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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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3화

권태혁이 온세아의 허리를 받쳐 들고 바짝 밀착시켰다.얼마 지나지 않아 갑자기 밖에서 발소리가 들려왔다. 누군가 화장실로 걸어오는 소리였다.가뜩이나 심장이 튀어나올 것 같은데 누군가 들어오는 사람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구형민 씨.”온세아는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뭐야? 구형민이야?’발소리가 점점 가까워지자 온세아는 당황해서 어찌할 바를 몰랐다. 더 이상 지체할 수 없어 서둘러 권태혁을 밀치고 밖으로 뛰쳐나가려 했다.그런데 그녀의 손이 문손잡이에 닿기도 전에 권태혁이 그녀를 다시 잡아끌었다.“남편한테 인사라도 하러 가게?”온세아의 이마에 핏대가 섰다.‘인사 같은 소리 하네. 그럴 리가 있겠어?’“옷이 이렇게 엉망인데 남편이 보고 의심이라도 하면 어쩌려고?”권태혁이 계속해서 장난을 쳤다. 말은 그렇게 해도 헝클어진 옷매무시를 다정하게 다듬어 주었다.정리가 끝난 후 온세아가 다시 도망치려 하자 권태혁이 그녀를 번쩍 안아 들고 화장실 안쪽 칸으로 들어갔다.“이거 놔요.”문에 짓눌린 온세아의 두 발이 허공에 떴다. 도망은커녕 그의 목에 팔을 감고 매달려야만 하는 자세가 되었다.권태혁이 그녀와 이마를 맞댄 채 낮게 물었다.“정말 지금 나가서 남편이랑 인사하고 싶어?”그러고는 온세아를 놓아주려 했다.온세아의 눈동자가 빠르게 굴러가더니 상황 파악을 마치자마자 그를 꽉 끌어안았다.“아니요.”지금 나갔다가는 무조건 구형민과 딱 마주칠 터. 그러면 도저히 설명할 길이 없어진다.비록 구형민과 진작 이혼했지만 아직 대외적으로 공개하지 않았다. 게다가 이곳은 구천수의 장례식장이었다.이런 곳에서 다른 남자와 부적절하게 얽혀 있는 꼴을 들켰다간 무슨 일이 일어날지 상상조차 하기 싫었다.온세아는 괜한 긁어 부스럼을 만들고 싶지 않았다.그녀의 속마음을 단번에 간파한 권태혁이 작정한 듯 그녀의 입술을 탐했다. 숨이 턱까지 차올랐고 도무지 빠져나갈 구멍이 없었다.바로 그때 화장실 문이 벌컥 열렸다.안으로 들어선 구형민이 그를 부른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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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4화

온세아의 시야에 광풍이 휘몰아치듯 음산하고 서늘한 권태혁의 시선이 박혀 들었다.권태혁이 몸을 낮춰 온세아의 귓가에 대고 말했다.“진짜 중요한 건 네가 지금 남편 몰래 나랑 뒹굴고 있다는 사실이 아니겠어?”온세아의 몸이 딱딱하게 굳어버렸다.확실히 구형민 몰래 이러고 있는 건 맞았다. 하지만 중요한 건 온세아와 구형민이 이미 이혼한 사이라는 점이었다.지금 온세아가 누구와 입을 맞추든 그건 온전히 그녀의 자유였다.“저...”온세아가 반박하려던 그때 권태혁이 그녀의 턱을 들어 올리고 입을 맞췄다. 목구멍까지 차올랐던 말을 하지 못하고 다시 꾹 삼켰다.이번 키스는 달랐다. 몹시도 인내심이 넘치고 부드러웠으며 다급하지도 거칠지도 않았다.문밖에 그녀의 명목상 ‘남편’이 있다는 사실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는 듯이.온세아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몸부림을 쳤다.이런 상황에서 권태혁이 이렇게 태연하게 키스를 이어갈 줄은 꿈에도 몰랐다.이건 너무 자극적이었다. 도저히 감당할 수 없을 만큼.권태혁이 한 손으로 온세아의 허리를 움켜쥐고 다른 한 손으로 그녀의 얼굴을 단단히 고정했다.하도 세게 옭아매서 도저히 빠져나갈 수가 없었다.권태혁의 키스가 점점 거세졌다. 온세아가 순순히 응하지 않는 것을 느낀 그가 그녀의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남편한테 들키고 싶어? 원한다면 조금 있다가 소리 내봐.”온세아는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당연히 구형민에게 들키고 싶지 않았다.허리를 감싸고 있던 남자의 힘이 서서히 느슨해지는 게 느껴졌다.순간 몸이 미끄러져 내려가 본능적으로 권태혁의 목에 매달렸다. 그러면서도 행여나 그의 키스에 응답하는 것으로 착각할까 봐 두려웠다.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망설이는 사이 권태혁이 다시 온세아의 입술을 덮쳤다. 숨이 막혀 머리가 어지러울 정도의 키스였다.볼일을 마치고 나가려던 구형민은 안쪽에서 얼마나 아찔하고 야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지 꿈에도 모르고 있었다.오늘 큰형의 장례식이라 해야 할 일이 산더미였다. 하지만 나가서 조문객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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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5화

온세아가 권태혁의 머리칼을 잡고 심호흡만 할 뿐 신음을 흘리지 않았다.구형민이 나갔는지 확신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혹시라도 권태혁과 화장실 칸 안에 있다는 사실을 구형민에게 들키기라도 한다면...상상만으로도 끔찍했다.온세아가 턱을 치켜올리며 고개를 뒤로 젖혔다. 물 밖으로 건져 올려져 숨이 끊어져 가는 물고기 같았다.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권태혁이 그제야 그녀를 놓아주었다.이미 다리가 풀려버린 온세아는 제대로 서 있을 힘조차 없었다. 권태혁이 그 틈을 타 그녀를 번쩍 안아 들고 화장실을 나갔다.그가 어디로 데려가려는지 온세아는 알지 못했다. 지금 그녀에게는 반항할 기력조차 남아 있지 않았다.밖은 이미 어둑해졌고 장례식도 모두 끝이 났다.유족들이 구천수의 유골함을 추모공원에 묻으러 갔다.권태혁이 온세아를 차에 태우자마자 그녀의 휴대폰이 울렸다. 구형민의 전화였다.“온세아, 어디야? 왜 안 보여?”온세아가 가쁜 숨을 고른 뒤 최대한 차분한 말투로 대답했다.“몸이 좀 안 좋아서 먼저 나왔어.”그녀는 이렇게 말하면 구형민이 불같이 화를 낼 거라고 생각했다.예전에는 화를 냈으니까. 그런데 뜻밖에도 구형민이 온세아를 걱정했다.“어디가 안 좋은데?”온세아가 놀란 얼굴로 되물었다.“어?”갑작스러운 태도 변화에 오히려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내가 그쪽으로 갈까?”구형민이 또 물었다.온세아는 순간 머릿속이 새하얘졌고 잘못 들은 건 아닌지 귀를 의심했다.그가 언제 그녀를 걱정한 적이 있었단 말인가?결혼 생활 내내 두 사람은 각자의 삶을 살았다.아픈 건 고사하고 온세아가 죽어간다고 해도 눈길 한번 주지 않던 남자였다. 그런데 오늘 갑자기 왜 이러는지 도통 알 수가 없었다.“아니. 올 필요 없어.”온세아가 다급하게 말했다. 권태혁과의 밀회를 들킬까 봐 두려운 듯했다.게다가 구형민과는 합의를 마친 상태였다. 이혼 사실을 아직 대외적으로 공개하지 않았기에 구형민이 알아서 좋을 게 없었다.휴대폰 너머의 구형민이 잠시 침묵하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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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6화

권태혁이 온세아의 눈을 똑바로 응시했다.“이미 뭐?”이미 이혼한 사이라고 하마터면 말할 뻔했다. 다행히 입 밖에 꺼내지 않고 말을 바꾸었다.“우리 이미 별거 중이에요.”이건 권태혁도 진작 눈치챘다. 마음속 깊은 곳에서부터 주체할 수 없는 기쁨이 차올랐다.이대로 계속 별거한다면 이혼 도장을 찍는 것도 시간문제일 터.먹구름이 잔뜩 끼어 있던 권태혁의 얼굴이 순식간에 환하게 개었다.고개를 숙여 부드럽게 입을 맞추자 온세아의 속눈썹이 파르르 떨렸다.‘그렇게 키스하고도 아직도 모자라?’권태혁의 깊고 짙은 눈동자에 온세아를 향한 강렬한 소유욕이 일렁이고 있었다.그를 밀어낼 수 없었던 온세아는 결국 키스를 받아들여야만 했다.차가 온세아의 집 밑에 멈춰 섰을 때 그녀의 볼이 이미 빨갛게 달아올라 있었고 촉촉한 입술도 퉁퉁 부은 상태였다.생기가 넘치는 모습이 당장이라도 집어삼키고 싶을 만큼 탐스러웠다.“도착했어요.”온세아가 서둘러 권태혁을 밀어내고 차에서 내리려 했다. 그런데 권태혁의 시선이 그녀에게서 떨어질 줄을 몰랐다.“올라가서 커피 한잔하라는 소리도 안 해?”이 말 속에 담긴 뜻을 온세아가 모를 리 없었다.하지만 오늘은 정말 하고 싶지 않았다. 조금 전 화장실에서 겪었던 그 자극조차 아직 다 진정되지 않은 상태였다.게다가 이따가 구형민이 찾아올지도 모른다. 오늘은 여기서 헤어지는 편이 현명했다.“다음에요.”온세아가 완곡하게 밀어냈다. 다행히 권태혁도 더는 억지를 부리지 않았다.“그래. 오늘 피곤했을 텐데 얼른 들어가서 쉬어.”그러고는 온세아의 이마에 가볍게 입을 맞춘 뒤 놓아주었다.오늘 그녀가 얌전히 그의 차를 타고 함께 와 준 것만으로도 모든 걸 설명해주고 있었다. 하여 그녀를 너무 몰아붙이지 않기로 했다....온세아가 아파트 공동현관 안으로 발을 들인 순간 어둠 속에서 갑자기 웬 그림자 하나가 툭 튀어나왔다. 소스라치게 놀란 온세아가 상대의 얼굴을 확인하더니 그대로 굳어버렸다.“언니?”눈앞에 서 있는 사람이 온아정일 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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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7화

구형민이 지난 수년 동안 그를 구해줬던 여자애를 잊지 못하고 온갖 수단을 동원해 찾아 헤맸다.심지어 온아정을 온세아로 착각하기까지 했었다.하지만 구형민이 애타게 찾던 온세아가 남편 몰래 뒤에서 돈 많은 남자와 놀아나는 천박한 년일 거라고는 아마 꿈에도 모를 것이다.온세아가 힘껏 손을 뿌리치고 싸늘한 눈빛으로 노려보았다.“그게 너랑 무슨 상관인데? 지금 온씨 가문 사람들이 다 널 찾고 있어. 왜 애꿎은 나한테 와서 분풀이야?”“네가 날 해쳤어.”온아정의 눈에 지독한 질투와 악에 받친 억울함이 가득 고였다.“너 때문에 내가 이렇게 됐어.”어이가 없었던 온세아가 미간을 찌푸렸다.“내가 뭘 어쨌는데?”온아정은 온철환과 심미란, 그리고 성해연의 사랑을 한 몸에 받으며 자란 온씨 가문의 금지옥엽이었다. 그런 그녀를 온세아가 무슨 수로 해친단 말인가?온아정이 이를 악물고 말했다.“이미 돈 많은 놈을 꼬셔 놨으면서 왜 내 걸 탐내? 난 이미 남편한테 버림받았어. 그런데 넌 왜 아직도 형민이를 붙잡고 놔주지 않는 거냐고.”온세아는 황당하기 짝이 없었다.“내가 언제 구형민을 붙잡았다고 그래? 이미 걔랑...”이혼했다는 말이 목구멍까지 차올랐지만 결국 입 밖에 꺼내지 않았다.“두 사람 사이에 정도 없잖아. 왜 아직도 이혼 안 해? 형민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라는 걸 뻔히 알면서 대체 언제까지 형민이를 꿰차고 있을 셈이냐고!”분노를 쏟아내는 온아정을 보며 온세아는 그저 억지를 부린다고만 생각했다.“방금 한 말 구형민한테 가서 해. 나한테 하지 말고. 구형민이랑 결혼하고 싶으면 걔가 너랑 결혼할 마음이 있는지부터 물어봐야 하는 거 아니야?”지난번에 온아정이 실종되었을 때 구형민이 예전처럼 안달복달하며 찾지 않는 것을 보고 두 사람 사이에 문제가 생겼음을 짐작하긴 했었다.그런데 상황이 생각보다 훨씬 심각했다. 온아정이 직접 찾아와 구형민과 이혼하라고 다그칠 줄은 몰랐다.‘설마 구형민이 너랑 결혼하지 않는 이유가 내가 구씨 가문의 안주인 자리를 꿰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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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8화

구형민이 뒤에 서 있는 경호원들에게 눈짓하자 경호원들이 지체 없이 앞으로 나와 온아정을 에워쌌다.“이거 놔...”온아정이 다급하게 몸부림치며 악을 썼다. 하지만 경호원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그녀를 구형민의 차 쪽으로 거칠게 끌고 갔다.“온세아, 나 좀 살려줘. 제발 살려달란 말이야.”막다른 길에 몰려 극도의 공포에 질린 온아정이 결국 온세아에게 도움을 청했다.어안이 벙벙해진 온세아는 온아정이 또 연기하는 거라고 생각했다.‘구형민이랑 싸웠는데 왜 나한테 살려달라고 하는 거야?’애초에 서로 죽고 못 살던 한 쌍은 온아정과 구형민이었다. 두 사람이 싸우든 말든 온세아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었다.이번에 또 무슨 꿍꿍이로 저러는 건지 누가 알겠는가?온세아는 쓸데없이 오지랖을 부려 가며 남의 일에 끼어들고 싶지 않았다.“아정이가 뭘 어쩌진 않았지?”뜻밖에도 구형민이 성큼성큼 다가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물었다.온세아가 경호원들에게 억지로 끌려가 차에 태워지는 온아정과 눈앞의 구형민을 번갈아 보았다.두 사람이 왜 이러는지 감조차 잡히지 않았다.‘설마 구형민이 온아정한테 비정상적인 집착이라도 생겨서 감금하려는 거야? 그렇다면 왜 또 나한테 와서 걱정하는 척 가식을 떠는 거지?’“응. 별일 없었어.”온아정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구형민을 쳐다봤다.“온아정을 찾으러 온 거지?”“널 만나려고 온 것도 있어.”구형민이 그녀를 응시하며 대답했다. 그러자 온세아가 멍한 얼굴로 물었다.“나를?”그가 그녀의 얼굴을 찬찬히 살피며 물었다.“아까 몸이 안 좋다고 했잖아.”온세아가 흠칫했다.‘설마 아까 무심코 했던 아프다는 말 한마디 때문에 여기까지 온 거야? 말도 안 돼.’구형민의 싸늘한 태도와 무관심에 익숙해질 대로 익숙해진 온세아였다.그런 남자가 고작 몸이 안 좋다는 한마디에 추모공원에서 한달음에 달려왔다고?예전에 온세아가 아프다고 수백 번, 수천 번 울부짖어도 구형민은 거들떠보지도 않았었다. 그러니 오늘 온 진짜 목적도 온아정을 찾으러 온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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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9화

한마디도 하지 못하고 멀어져가는 온세아의 뒷모습을 멍하니 지켜볼 뿐이었다.이제 구형민에게는 온세아를 붙잡을 자격조차 없었다.결국 차로 돌아가 온아정에게 화풀이했다.“말해. 여기는 왜 왔어?”구형민이 온아정의 턱을 거칠게 잡고 살기 어린 눈빛으로 내려다봤다.“또 세아를 해치려고?”온아정이 경악한 표정을 지었다.“지금 나한테 따져 묻는 거야? 예전에 내가 세아를 괴롭힐 때는 거들떠보지도 않더니.”‘이제 와서 세아의 편을 들어주면 마음이 돌아설 거라고 믿는 건 아니겠지?’온세아의 마음에 가장 깊은 상처를 남긴 주범은 다름 아닌 구형민이었다. 심지어 온아정의 악행을 돕기도 했었다. 그런데 이제 와서 그녀를 감싸고 도는 척 위선을 떨다니.짝.구형민이 온아정의 뺨을 가차 없이 후려갈겼다. 고개가 돌아간 온아정은 한참이 지나서야 정신이 들었다.“방금 날 때렸어?”그녀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온세아 그년 때문에 날 때린 거야?”그녀는 구형민의 첫사랑이자 그가 끔찍이 아끼던 보물이었다. 털끝 하나 다칠까 봐 조심스레 대하던 남자가 그녀의 따귀를 때렸다. 그것도 온세아 때문에.온아정은 이 현실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구형민이 낮게 깔린 목소리로 싸늘하게 경고했다.“두 번 다시 세아를 귀찮게 하지 마.”그녀는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살다 살다 구형민이 온세아를 두둔하는 날이 올 줄은 꿈에도 몰랐다.“미쳤어? 지금 그년 편을 든 거야? 혹시 이미 다 알아버린 거야?”온아정과 온세아의 진짜 신분에 대해서 말이다.사실 온세아가 본처인 심미란의 딸이었고 온아정은 혼외자였다.온아정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과거 구형민이 그녀에게 아첨하고 쓸개라도 빼줄 것처럼 굴었던 이유가 온씨 가문 딸이라는 신분 때문이었다는 것을.혼외자라는 꼬리표가 평생 구형민의 콤플렉스였다.그렇기에 온씨 가문의 진짜 상속녀인 온아정과 결혼해 스스로를 증명하려 했던 것이었다.이제는 구형민이 구씨 가문의 후계자가 되었다. 그러니 격에 맞는 명문가 딸과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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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0화

구형민이 온아정의 목을 움켜잡았다. 분노가 걷잡을 수 없이 치솟았다.“거짓말했다간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야.”그가 이를 악물고 경고했다.온기라곤 찾아볼 수 없는 그의 서늘한 눈빛을 보던 온아정은 가슴이 차갑게 식어버렸다.그제야 뼈저리게 깨달았다. 구형민이 이젠 정말로 그녀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을.왜 이렇게 된 걸까?마침내 구형민의 마음을 받아들이고 잘해 보려 마음먹은 순간 그가 사랑을 거두어 가 버렸다.“손수건의 진짜 주인 때문이야, 아니면 온세아 때문이야?”온아정이 원망 가득한 얼굴로 물었다.사실 손수건의 진짜 주인과 온세아가 동일 인물이었다. 하지만 온아정은 이 사실을 평생 그에게 말하지 않을 작정이었다.구형민이 싸늘하게 대꾸했다.“그게 너랑 무슨 상관이지?”이제 그의 눈에 비친 온아정은 남의 신분을 가로챈 사기꾼일 뿐이었다.옛날에 가졌던 애정이나 인내심 따위는 진작에 사라졌고 구구절절 해명할 가치조차 느끼지 못했다.온아정이 갑자기 실소를 터뜨리자 구형민이 미간을 찌푸리며 그녀를 노려보았다.“왜 웃어?”그녀가 비아냥거렸다.“와이프가 바람난 줄도 모르고 여기서 나만 협박하는 꼴이 우스워서.”“닥쳐!”구형민이 눈에 살기를 띠며 손아귀에 힘을 가했다.“윽...”그가 목을 너무 세게 조른 탓에 온아정은 질식할 것만 같았다. 마음속에 온세아에 대한 증오심이 더욱 치솟았다....온세아의 책상 위에 놓인 내선 전화가 요란하게 울렸다. 수화기를 들자 권태혁의 낮고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내 방으로 와.”그녀는 마지못해 자리에서 일어나 대표실로 향했다. 문 앞에 서서 심호흡을 한 번 한 뒤 노크했다.안에서 들어오라는 권태혁의 허락이 떨어지고서야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권태혁이 책상 뒤에 앉아 있었다. 문이 열리는 소리에 고개를 들어 온세아를 바라보았다.오늘 온세아는 단정한 오피스룩 차림이었다.화이트 투피스 정장이었는데 살짝 트인 옷깃 사이로 연노란색 실크 슬립과 섹시한 쇄골이 보였다.겉보기엔 흐트러짐이 없었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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