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세아가 회사에 복귀해 출근하던 날, 또다시 커다란 장미 꽃다발이 배달됐다.대표실이 있는 층의 여직원들이 하나같이 부러워했다.“세아 언니, 재벌 2세가 쫓아다니는 거 아니에요? 매번 보내주는 꽃도 시내에서 제일 비싼 것 같던데.”정수진이 감탄하며 말했다.온세아는 그저 웃기만 할 뿐 별말을 하지 않았다.책상 위에 놓인 커다란 장미 꽃다발을 가만히 바라보며 구형민이 보낸 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스쳤다.이걸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는데 권태혁에게서 내선 전화가 걸려 와 대표실로 오라고 했다.온세아는 대표실 문을 두드리고 들어갔다.권태혁은 보자마자 물었다.“어머니는 좀 어때?”온세아가 잠시 멈칫했다.업무 때문에 부른 줄 알았는데 들어오자마자 사적인 일을 물을 줄은 몰랐다.그래도 어머니의 병세를 걱정해 주는 것이니 사실대로 대답했다.“많이 좋아지셨어요. 신경 써주셔서 감사해요.”권태혁의 눈살이 살짝 찌푸려졌다.예의를 차리는 그 말투가 못내 서운했다.두 사람 사이에 잠시 침묵이 흘렀다.온세아가 다시 일하러 나가려던 순간, 권태혁이 입을 열었다.“내가 보낸 꽃 봤어?”온세아는 속으로 깜짝 놀랐다.“제 책상 위에 있던 그 장미 꽃다발, 대표님이 보내신 거예요?”그렇게 놀라는 모습을 보자 권태혁은 저도 모르게 언짢아졌다.“그럼 누구라고 생각한 거야?”또 구형민이 보낸 꽃이라고 생각했던 게 오해였다는 걸 그제야 알았다.하지만 ‘구형민’이라는 이름을 권태혁 앞에서 꺼낼 수는 없었다.“저, 저도 대표님이라고 생각했어요! 꽃 정말 예뻐요.”그제야 권태혁의 기분이 조금 풀렸다. 그런데 곧이어 온세아가 말했다.“그런데 앞으로는 회사로 꽃 보내지 말아 주세요. 괜한 뒷말이 나올까 봐요.”워낙 비싸고 눈에 띄는 꽃이라 사람들의 이목을 끌 수밖에 없었고 혹시라도 두 사람의 관계를 눈치채기라도 하면 큰일이었다.조금 전까지 누그러졌던 권태혁의 표정이 다시 굳었다. 답답한 듯 낮게 대답했다.“음.”온세아가 다시 업무적인 말투로 말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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