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은밀한 진료:대표님의 달콤한 처방: Chapter 471 - Chapter 480

578 Chapters

제471화

“조 대표님은 어쩜 갈수록 눈치가 없어지시죠? 저의 집사람조차 못 알아보시다니. 조 대표님의 안목이 심히 의심스럽네요. 아무래도 우리 협력을 다시 생각해보는 게 좋겠어요.”상대의 체면이 깎이든 말든 구형민이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로 가차 없이 말했다.조 대표는 그대로 얼어붙고 말았다. 한참 뒤에야 이 아름다운 여자가 구형민의 아내라는 사실을 깨닫고는 뼈저리게 후회했다.그가 황급히 사과했다.“죄송합니다, 구 대표님. 오해입니다, 정말 오해예요. 대표님과 사모님을 모욕할 의도는 추호도 없었다는 걸 믿어주십시오...”조 대표가 필사적으로 설명했지만 구형민은 두 번 다시 그를 거들떠보지도 않았다.속이 타들어 간 조 대표는 구형민 부부의 사이가 좋지 않다는 헛소문을 믿은 게 너무나 후회되었다.알고 보니 구형민이 아내를 아주 끔찍이 아꼈다.그런데 이런 어이없는 큰 실수를 저질렀으니 사태를 어떻게 수습해야 할지 길이 막막했다.분위기가 순식간에 차갑게 얼어붙었다.더 이상 지켜볼 수가 없었던 이채린이 나서서 말했다.“말 한마디 실수한 것 가지고 왜 그러세요? 기회 한번 주시죠. 예전에 구 대표님 스캔들로 시끄러웠을 때 세아도 대표님한테 기회를 줬잖아요.”구형민이 무안해지도록 이채린이 일부러 많은 사람들 앞에서 깎아내렸다.온세아는 이채린이 구형민의 심기를 거스를까 봐 걱정되었다.어쨌거나 지금의 구형민이 마음만 먹는다면 이채린 하나쯤 짓밟는 건 개미 한 마리 짓밟는 것보다 쉬운 일이었으니까.“채린아, 시간이 늦었어. 빨리 가자.”온세아가 자리를 벗어나려고 이채린의 팔짱을 꼈다.지금 이 상황이 너무나도 불편했기에 서둘러 자리를 피하는 것이 상책이라고 생각했다.“그래.”이채린도 즉시 고개를 끄덕였다. 온세아가 중간에 끼어 곤란해하는 모습을 더는 볼 수 없었다.두 사람이 다른 일행들과 함께 발걸음을 옮겼다.지영민이 그들의 뒤를 따르려던 그때 구형민이 갑자기 경고 가득한 눈빛으로 그를 매섭게 노려봤다.그 순간 지영민이 발걸음을 멈췄다. 표정이 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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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2화

구형민이 거절하려던 그때 이채린이 자연스럽게 그의 차에 올라탔다.온세아의 기분을 망치고 싶지 않았던 구형민은 꾹 참는 수밖에 없었다.그가 온세아를 감싸 안고 뒷좌석에 타자마자 이채린이 재빨리 자리를 바꿔 온세아와 구형민 사이에 앉았다.구형민이 온세아에게 수작을 부리지 못하도록 의도적으로 막아선 것이었다.차 안의 어둑한 조명이 구형민의 준수한 얼굴을 비췄다. 이를 꽉 깨물고 있었고 온몸에서 불쾌한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이채린이 구형민을 거들떠보지도 않고 온세아의 팔짱을 꼈다.“세아야, 오늘 밤에 우리 집에서 자기로 했지?”그녀가 먼저 내리고 나면 온세아가 구형민과 단둘이 있을 텐데 도저히 안심할 수가 없었다.다년간 쌓인 연애 촉으로 볼 때 온세아의 전남편이 그녀에게 불순한 의도를 품고 있음이 틀림없었다.“어? 난...”이채린의 돌발 제안에 온세아는 어리둥절해졌다. 오늘 밤 그녀의 집에서 자겠다는 약속을 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온세아가 대답하려던 그때 구형민이 물었다.“한잔할래?”벤틀리에 술장이 갖춰져 있었는데 안에 값비싼 술들이 보관되어 있었다.구형민의 현재 신분은 구씨 가문의 후계자이자 차기 가주였다. 그러니 그가 누리는 모든 게 당연히 최고급일 수밖에 없었다.다만 이 좋은 술들을 평소 구형민이 혼자서만 즐겼다. 오늘은 온세아가 있기에 기꺼이 내놓은 것이었다.어쩌면 결혼 생활 내내 그녀에게 상처를 줬다는 죄책감 때문에 구형민이 무의식적으로 뭔가 보상해주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적어도 그는 그렇게 생각했다.“필요 없어요. 아까 룸에서 세아랑 지 과장님이랑 실컷 마셨거든요. 그렇지, 세아야?”이채린이 온세아를 대신해 대답했다.일부러 지영민의 이름을 꺼낸 건 구형민의 속을 긁기 위해서였다.구형민의 안색이 순식간에 험악해졌고 차 안의 공기마저 얼어붙은 듯했다.그가 손에 쥔 술병을 꽉 움켜쥐었다가 끓어오르는 감정을 억누르며 술 한 잔을 따라 온세아에게 건넸다.“외국 유명 와이너리에서 특별히 주문한 거야. 밖에서 마시는 그런 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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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3화

이제 구형민이 구씨 가문의 후계자가 되었으니까.구형민이 미간을 찌푸리며 뭔가 더 말하려던 찰나 이채린이 눈치 없는 척하며 불쑥 끼어들었다.“대표님, 그 비싼 와인 남아돌면 나한테 좀 보내줘요. 내가 또 와인 킬러거든요.”구형민의 준수한 얼굴이 미세하게 굳어졌지만 온세아의 체면을 봐서 꾹 참았다.“조만간 비서 시켜서 몇 병 보내줄게요.”“그럼 미리 감사 인사부터 해야겠네요.”구형민이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다시 온세아에게 말을 건네려는데 이채린이 의도적으로 그의 시야를 막아서면서 입을 열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그렇게 가는 길 내내 이채린은 어떻게든 구형민이 온세아에게 다가가지 못하도록 막아섰다.마침내 운전기사가 이채린이 사는 아파트 단지 입구에 차를 세웠다.“우리 집 다 왔어. 세아야, 같이 내리자.”이채린이 온세아에게 눈짓을 보내며 내리자고 하자 온세아가 고개를 끄덕였다.“응, 그래.”그런데 온세아가 차 문을 열고 나가려던 그때 구형민이 그녀를 불러세웠다.“온세아, 할 말이 있어.”이채린이 즉각 반응했다.“그럼 내가 차에서 기다릴까?”온세아가 대답하기도 전에 구형민이 강압적인 목소리로 말했다.“단둘이 할 얘기야.”그 말에 눈치 빠른 운전기사가 재빨리 차에서 내렸다.이채린이 불만 가득한 얼굴로 그에게 쏘아붙였다.“구형민 씨, 우리 세아랑 이미 이혼한 마당에 단둘이 무슨 할 얘기가 남았다는 거죠?”온세아와 단둘이 있으려고 아무 핑계나 댄 게 틀림없었다.‘이럴 거면 진작에 좀 잘할 것이지. 예전엔 뭘 하다가 이제 와서 이러는 건데?’구형민이 두 눈을 가늘게 떴다.“이건 우리 부부 사이의 일이에요. 남이 낄 자리가 아닙니다.”이채린이 입꼬리를 파르르 떨더니 기가 찬다는 듯 비웃으며 그를 쳐다보았다.“지금 누가 남이라는 거예요? 진짜 남은 구형민 씨죠...”이대로 두었다간 이채린이 참지 못하고 쌍욕이라도 퍼부을 것 같아 온세아가 다급히 말렸다.“됐어, 채린아. 단둘이 얘기해 볼게.”이채린의 얼굴에 여전히 걱정이 가득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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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4화

오는 내내 구형민이 이채린의 도발을 참을 만큼 참았다. 이제 꼬투리를 잡았으니 당당하게 이채린을 몰아세울 수 있었다.하지만 온세아가 그에게 그럴 기회를 줄 리가 없었다.“우리 이혼 사실을 발설한 사람을 절대 가만 안 두겠다고 했지? 그럼 네가 가장 먼저 족쳐야 할 사람은 채린이가 아니라 네가 사랑하는 온아정이야.”온세아가 날 선 눈빛으로 구형민을 빤히 쳐다보며 쏘아붙였다.그 순간 구형민의 눈빛이 눈에 띄게 흔들렸다. 온세아가 거짓말하는 게 아니란 건 그도 잘 알고 있었다.사실상 두 사람의 이혼 사실을 가장 먼저 까발린 건 온아정이었다. 심지어 이혼 사실을 그의 어머니 주현희에게 말했다.말하지 않았다면 최근 주현희가 그에게 선을 보라고 강요하지도 않았을 것이다.따지고 보면 이 모든 사단의 원흉이 온아정이었다.구형민이 입을 꾹 다물자 온세아는 그가 사실을 인정했음을 확신했다.“더 할 말 없으면 이만 갈게.”온세아가 서늘한 눈동자를 거두고 차 문을 열려던 그때 구형민이 뒤에서 불쑥 물었다.“오늘 밤 너랑 같이 밥 먹은 그 지 과장인가 뭔가 하는 놈, 네가 만나는 새 남자야?”그녀가 흠칫하더니 얼음장처럼 차가운 얼굴로 말했다.“그 질문에 대답할 의무가 없는 것 같은데.”‘주제 파악 좀 해. 우린 이미 이혼했다고.’이젠 아무 사이도 아니었기에 온세아에게 새 남자가 생기든 말든 구형민이 상관할 바가 아니었다.구형민의 눈빛이 날카로워졌다.“내가 꼭 알아야겠다면?”온세아는 잘 알고 있었다. 현재 구형민의 지위와 권력이라면 누구 하나 짓밟는 것쯤은 식은 죽 먹기라는 것을.이채린이든 지영민이든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짓밟을 수 있었다.하지만 온세아가 가만히 협박당하고만 있을 이유가 없었다. 구형민의 두 눈을 마주 보더니 돌연 차갑게 코웃음을 쳤다.“지금 네 꼴이 어떤지 알아? 꼭 질투에 눈먼 전남편 같아. 그런데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봐. 내가 딴 남자를 만나는 걸 정말 신경 쓰긴 하는 건지.”그녀의 촌철살인 같은 한마디에 말문이 막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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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5화

구형민이 어떤 타입의 여자를 좋아하는지 온세아는 아주 잘 알고 있었다. 바로 돈 많고 권력 있는 재벌 딸이었다.혼외자인 온세아는 당연히 구형민의 배우자 조건에 부합하지 않았다.이채린이 동의하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그녀를 쳐다봤다.“너 언제부터 이렇게 자신감이 없어졌어?”온세아가 어깨를 늘어뜨렸다.“자신감이 없는 게 아니라 내가 구형민이 좋아하는 타입이 아니란 걸 너무 잘 알아서 그래.”그러니 헛된 기대 같은 건 절대 품지 않을 것이다.이채린이 붉은 입술을 삐죽거렸다.“너처럼 이렇게 훌륭한 여자를 안 좋아하고 이혼까지 한 건 구형민의 손해지.”온세아가 가볍게 코웃음을 쳤다.“나도 그렇게 생각해.”하여 구형민과의 과거를 완전히 내려놓은 지 오래였다.꽁하게 마음에 담아두고 있는 건 구형민뿐이었다. 온세아는 이미 새로운 인생을 시작했다....온세아가 그날 권태혁의 선물을 거절한 이후로 권태혁이 당분간 그녀를 거들떠보지도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그런데 뜻밖에도 오늘 퇴근할 무렵 갑자기 권태혁에게서 내선 전화가 걸려 왔다.“이따 밤에 나랑 같이 퇴근해.”온세아는 순간 흠칫했다. 한참을 멍하니 있고서야 권태혁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녀가 뭐라 대답하기도 전에 권태혁이 전화를 뚝 끊어버렸다.어쩔 수 없이 권태혁이 퇴근하기를 기다려야 했다.하지만 두 사람의 관계가 결코 남들에게 들켜서는 안 되는 비밀이었기에 권태혁의 사무실로 찾아가는 대신 그녀의 사무실에 남아 기다렸다.창밖의 하늘이 점점 어두워졌다.뒤에서 사무실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훤칠하고 다부진 체격의 권태혁이 들어왔다.“왜 내 사무실로 안 왔어?”온세아가 권태혁을 돌아봤다.“기다리라면서요?”권태혁이 다가가 그녀의 가녀린 손을 잡았다.“가자.”그녀가 무의식적으로 손을 빼냈다.아직 회사 안이라 이렇게 대놓고 손을 잡아선 안 되었다. 권태혁이 그녀의 속마음을 꿰뚫어 본 듯 낮게 속삭였다.“다들 퇴근했어.”지금 두 사람이 손을 잡고 있는 걸 들킬 염려가 없다는 뜻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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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6화

권태혁이 눈썹을 치켜세웠다.“사진에서 보이는 그대로야.”온세아의 남편인 구형민이 이미 새 여자를 찾기 시작했다는 걸 알려주는 것이었다. 이런 결혼을 계속 유지할 필요가 있을까?온세아는 어이가 없었다.“이게 나한테 준다는 선물이에요?”그가 속을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었다.“이 정도면 엄청난 선물 아니야? 이 사진들로 구형민한테 이혼 소송을 청구할 수 있어.”온세아가 붉은 입술을 꾹 다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내가 지금 이혼할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한 적이 없는 것 같은데.’예전에 합의했던 잠자리 파트너로서 지켜야 할 선을 권태혁이 한참 넘었다. 오지랖이 너무 지나쳤다.“이혼하든 말든 그건 제 일이에요.”온세아가 미간을 찌푸렸다.“만약 유부녀랑 잠자리 파트너 관계를 유지하는 게 싫다면 이만 헤어...”헤어지자는 말을 채 내뱉기도 전에 권태혁이 순식간에 몸을 기울여 그녀의 입술을 삼켜버렸다.온세아가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그 틈을 타 권태혁이 그녀의 닫힌 이를 가르고 입술 안의 달콤함을 탐욕스럽게 빨아들였다.두 사람의 뜨거운 숨결이 한데 뒤엉켰다.온세아의 예쁜 얼굴이 눈에 띄게 붉어졌고 심장이 주체할 수 없이 쿵쾅거렸다. 두 손으로 권태혁의 단단한 가슴을 짚고 밀어내려 했지만 꿈쩍도 하지 않았다.차 안의 온도가 점점 뜨겁게 치솟았다.그녀의 붉은 입술이 퉁퉁 붓고 혀가 얼얼해질 때쯤에야 권태혁이 마침내 그녀를 살짝 놓아주었다.“한 글자라도 더 말했다간 당장 이 차 안에서 해버리는 수가 있어.”그가 그녀의 이마에 자신의 이마를 맞댄 채 협박했다.온세아는 황급히 입을 틀어막고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권태혁의 하반신에 생긴 변화가 선명하게 느껴졌다. 방금 그 말은 절대 빈말이 아니었다.‘헤어지자는 말을 안 하면 될 거 아니야.’...집에 도착하자마자 권태혁이 온세아를 번쩍 안아 들고 방으로 들어갔다.널찍한 저택에 복도 조명만 켜져 있어 빛이 어둑했다. 참을 수 없었던 그가 온세아를 거실 소파 위에 눕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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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7화

온세아는 두 다리가 후들거려 제대로 서 있을 수조차 없어 한참 동안 소파에 가만히 엎드려 있었다.권태혁이 땀에 젖은 온세아의 등에 입을 맞췄다. 조금 전 온세아가 보여준 요염한 모습이 너무나도 사랑스러웠다.온세아가 그와 관계를 가지면서 이토록 자신을 놓아버린 게 이번이 처음이었다.권태혁도 아주 제대로 즐겼다. 가슴 깊은 곳에서 전례 없는 만족감이 차올랐다.“좋았어?”그의 매력적인 저음이 온세아의 귓가를 파고들었다.귓가에 닿은 숨결 때문에 그녀는 피부가 저릿하고 간지러웠다.“부끄럽게 그런 걸 왜 물어요.”온세아가 가볍게 흘겨보며 그를 밀어내려 했다.그런데 권태혁이 온세아의 허리를 더욱 꽉 끌어안더니 귓불을 빨아들였다.“별로였다고 하면 네가 만족할 때까지 하려고...”그 말에 온세아가 흠칫했다.조금 전의 폭풍 같은 정사로 온세아는 이미 기진맥진한 상태였다. 또 한 번 그를 받아낼 체력이 남아있지 않았다.“좋았어요. 진짜 좋았어요.”온세아가 재빨리 좋았다고 인정했다.바로 그때 권태혁의 입술이 또다시 온세아의 붉게 부어오른 입술 위로 덮쳐왔다. 혼이 쏙 빠질 만큼 아찔한 입맞춤이 또 이어졌다.온세아가 강하게 반항하지 않았다면 권태혁이 한 번 더 하려 했을 것이다. 다행히 그래도 온세아를 놓아주었다.권태혁이 엉망이 된 소파에서 온세아를 번쩍 안아 들고 위층 그의 침실로 향했다.“눈 좀 붙여. 난 가서 저녁 할게.”널찍한 침대에 온세아를 눕힌 뒤 몸을 숙여 그녀의 이마에 입을 맞췄다.온세아의 흐릿한 시야 너머로 권태혁이 문을 닫고 나가는 뒷모습이 보였다. 너무 지치고 졸려 눈을 감자마자 금세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한숨 푹 자고 일어나보니 밖이 어스름하게 밝아오고 있었다.온세아가 눈을 뜨자마자 침대 서랍 위에 권태혁이 전에 주려 했던 명품 가방 상자가 놓여 있는 걸 봤다.‘버리겠다고 하지 않았나? 왜 아직도 여기에 있지?’멍한 얼굴로 몸을 일으키려는데 허리에 팔 하나가 감겨 있는 게 느껴졌다.그제야 지난밤 권태혁과 한 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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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8화

권태혁의 눈빛이 어둡게 가라앉았다.온세아의 이 말들이 지난밤 내내 불타올랐던 그의 뜨거운 열정에 찬물을 끼얹은 셈이었다.“너한테 난 고작 생리적인 욕구를 풀어주는 도구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란 말이야?”권태혁의 표정이 눈에 띄게 음울해졌다. 도무지 받아들일 수 없다는 말투였다.그에게 접근하는 대다수의 여자들은 그의 돈이나 권력, 아니면 외모를 노렸다. 오직 온세아만 오로지 그의 몸을 탐했다.이 사실이 권태혁으로 하여금 그에게 여자를 끌어당길 매력이라곤 몸뚱어리밖에 없는 것 같은 비참함을 느끼게 했다.‘너의 눈에 난 그저 욕구불만 해소용 도구일 뿐이야? 그럼 밖에서 몸 파는 호스트랑 다를 게 뭐가 있어? 유일한 차이점이라면 돈을 지불하지 않아도 되는 공짜 호스트라는 점이겠지.’권태혁은 생각할수록 속이 답답해졌다.“우린 서로의 욕구를 해결해 주잖아요.”온세아가 그의 말을 정정했다.온세아만 일방적으로 권태혁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권태혁 역시 온세아를 이용하고 있었다.다시 말해 서로가 서로의 몸을 탐하는 공평한 관계였다.그녀는 이것이 전혀 문제 될 게 없다고 생각했다. 권태혁이 왜 기분이 나빠하는지 도통 이해가 가지 않았다.잠자리 파트너라면 서로 만족스럽게 잤으면 그만이었다. 온세아가 권태혁에게 정서적 가치까지 제공해줄 의무는 없었다.그녀는 더 이상 뭐라 하지 않고 곧장 욕실로 향했다.“젠장!”권태혁이 짜증을 내며 낮게 욕했다.‘다행이라고 여겨야 하나? 드디어 돈을 노리고 접근하는 여자가 아니라서? 하지만 내가 좋아서 내 옆에 있는 것도 아니잖아.’권태혁의 마음이 복잡하기 그지없었다....온세아가 씻고 나왔을 때 권태혁의 모습이 보이지 않아 아래층으로 내려가 홀로 아침을 먹었다.별장을 나설 때 권태혁의 운전기사가 고급 세단을 몰고 와 그녀를 태우려 했다. 권태혁의 지시라고 했다.온세아도 굳이 거절하지 않고 권태혁의 롤스로이스에 올라탔다.회사에 도착한 후 온세아를 본 정수진이 먼저 인사를 건넸다. 그러고는 누군가 온세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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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9화

온세아가 무의식적으로 변명했다.“권태혁 씨와 확실히 평범한 관계가 아니라는 건 인정하지만 절대 내가 꼬리 친 건 아니에요. 그리고 태혁 씨가 다혜 씨의 약혼자도 아닌 거로 아는데요?”경다혜는 화가 난 나머지 예의고 뭐고 눈에 뵈는 게 없었다.“그래. 우리 아직 약혼은 안 했어. 하지만 태혁 씨 집에서 날 태혁 씨 짝으로 점찍어두고 있다고. 우리가 함께하는 건 시간문제야.”“그럼 결국 지금은 두 사람이 아무 사이도 아니라는 거네요?”경다혜가 두 주먹을 꽉 쥔 채 따져 물었다.“그게 중요해? 중요한 건 내가 태혁 씨를 좋아하는 거 뻔히 알면서, 심지어 태혁 씨랑 잘 되게 도와달라고 부탁까지 했는데 내 뒤통수를 쳤다는 거지. 온세아, 너 진짜 너무 뻔뻔하고 파렴치한 거 아니야?”경다혜도 권태혁 정도의 조건을 가진 남자라면 주변에 여자가 끊이지 않을 거라는 것쯤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가 품에 안은 여자가 온세아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왜 하필 온세아야?’경다혜는 도무지 납득할 수 없었다.요염한 타입, 청순한 타입, 세련되고 능력 있는 타입까지 수많은 싱글 여자들이 권태혁의 품에 안기려 안달복달했지만 늘 철벽을 쳤다.오직 유부녀인 온세아에게만 예외를 둔 것이었다.경다혜는 가문, 배경, 외모, 몸매 그 어느 것 하나 온세아에게 뒤처지는 게 없다고 생각했다.부모의 사랑도 받지 못한 데다 남편마저 밖으로 나도는 혼외자에게 밀렸다는 사실에 분통이 터졌다.하지만 권태혁이 눈이 삐었는지 온세아를 골랐다. 경다혜는 질투심이 밀려와 미쳐버릴 것 같았다.“단단히 오해한 것 같은데 나랑 태혁 씨는 다혜 씨가 생각하는 그런 사이가 아니에요.”경다혜의 눈에 서린 적의를 똑똑히 본 온세아가 덤덤하게 답했다.“뭐?”경다혜가 멈칫하더니 본능적으로 믿지 않았다.“그럼 무슨 사이인데?”“연인은 아니지만 잠자리는 하는 사이라면 무슨 사이일 것 같아요?”온세아가 도리어 되물었다.일이 이렇게 된 이상 숨길 이유도 없었다. 경다혜에게 들켰으니 사실대로 말해주는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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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0화

온세아가 싸늘하게 답했다.“미안하지만 그건 어려울 것 같네요.”경다혜는 온세아가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거절할 줄을 몰랐다.“방금 뭐라고 했어?”온세아가 그녀의 두 눈을 똑바로 응시했다.“어려울 것 같다고 했어요.”권태혁은 온세아의 상사였다. 같은 회사에 다니면 오가다 마주치기 마련인데 어떻게 얼굴을 안 볼 수가 있겠는가? 이건 너무도 터무니없는 요구였다.경다혜의 눈동자가 흔들렸다.“너... 대체 언제까지 태혁 씨한테 매달릴 작정이야?”온세아가 피식 웃었다.“왜 내가 태혁 씨한테 매달린다고 생각해요? 태혁 씨가 나한테 매달리는 걸 수도 있잖아요.”그녀의 얼굴이 차갑게 굳어버렸다.“뭘 당연한 걸 물어? 태혁 씨 조건에 너한테 매달릴 리가 있겠어?”이 말을 내뱉으면서 경다혜가 얼마나 찔렸는지 아무도 모를 것이다.권태혁의 성격상 다른 여자였다면 애초에 이런 관계를 시작조차 하지 않았을 테니까.“차라리 태혁 씨한테 가서 다혜 씨도 잠자리 파트너 하겠다고 해봐요. 그 사람만 좋다고 하면 난 아무 불만 없어요.”온세아의 제안에 경다혜의 안색이 또 변했다.‘나라고 뭐 안 찾아가 본 줄 알아? 권태혁이 날 원했다면 잠자리 파트너도 감지덕지하며 받아들였을 거라고.’“온세아, 우쭐거리지 마. 태혁 씨가 지금 너한테 관심 좀 보인다고 시집이라도 갈 수 있을 줄 알아? 명심해. 너 같은 혼외자 출신은 평생 재벌가 문턱도 못 넘어.”경다혜가 이를 갈며 경고해도 온세아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어깨를 늘어뜨렸다.“잘됐네요. 난 애초에 재벌가에 시집갈 생각 따위 없거든요.”그녀가 다시 한번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뭐? 태혁 씨랑 결혼할 생각이 없다고?”“모든 사람이 다 다혜 씨처럼 재벌가 사모님이 되는 걸 꿈꾸는 건 아니에요.”경다혜도 온아정처럼 재벌가에 시집가는 것을 평생의 목표로 여겼다.온세아가 보기에 여자는 재벌가 며느리가 되려 기를 쓰기보다 스스로 재벌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게 나았다.남자에게 기대는 것보다 자기 자신을 믿는 게 훨씬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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