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세아가 무의식적으로 변명했다.“권태혁 씨와 확실히 평범한 관계가 아니라는 건 인정하지만 절대 내가 꼬리 친 건 아니에요. 그리고 태혁 씨가 다혜 씨의 약혼자도 아닌 거로 아는데요?”경다혜는 화가 난 나머지 예의고 뭐고 눈에 뵈는 게 없었다.“그래. 우리 아직 약혼은 안 했어. 하지만 태혁 씨 집에서 날 태혁 씨 짝으로 점찍어두고 있다고. 우리가 함께하는 건 시간문제야.”“그럼 결국 지금은 두 사람이 아무 사이도 아니라는 거네요?”경다혜가 두 주먹을 꽉 쥔 채 따져 물었다.“그게 중요해? 중요한 건 내가 태혁 씨를 좋아하는 거 뻔히 알면서, 심지어 태혁 씨랑 잘 되게 도와달라고 부탁까지 했는데 내 뒤통수를 쳤다는 거지. 온세아, 너 진짜 너무 뻔뻔하고 파렴치한 거 아니야?”경다혜도 권태혁 정도의 조건을 가진 남자라면 주변에 여자가 끊이지 않을 거라는 것쯤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가 품에 안은 여자가 온세아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왜 하필 온세아야?’경다혜는 도무지 납득할 수 없었다.요염한 타입, 청순한 타입, 세련되고 능력 있는 타입까지 수많은 싱글 여자들이 권태혁의 품에 안기려 안달복달했지만 늘 철벽을 쳤다.오직 유부녀인 온세아에게만 예외를 둔 것이었다.경다혜는 가문, 배경, 외모, 몸매 그 어느 것 하나 온세아에게 뒤처지는 게 없다고 생각했다.부모의 사랑도 받지 못한 데다 남편마저 밖으로 나도는 혼외자에게 밀렸다는 사실에 분통이 터졌다.하지만 권태혁이 눈이 삐었는지 온세아를 골랐다. 경다혜는 질투심이 밀려와 미쳐버릴 것 같았다.“단단히 오해한 것 같은데 나랑 태혁 씨는 다혜 씨가 생각하는 그런 사이가 아니에요.”경다혜의 눈에 서린 적의를 똑똑히 본 온세아가 덤덤하게 답했다.“뭐?”경다혜가 멈칫하더니 본능적으로 믿지 않았다.“그럼 무슨 사이인데?”“연인은 아니지만 잠자리는 하는 사이라면 무슨 사이일 것 같아요?”온세아가 도리어 되물었다.일이 이렇게 된 이상 숨길 이유도 없었다. 경다혜에게 들켰으니 사실대로 말해주는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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