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말해봐.”권태혁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는 듯 낮게 깔린 목소리로 말했다.온세아가 피하지 않고 그의 두 눈을 똑바로 응시했다.“그게 마지막...”말을 마치기도 전에 권태혁의 입술이 거칠게 내려앉았다.놀란 온세아가 두 눈을 크게 뜨더니 본능적으로 그를 밀어내려 했다. 하지만 그의 가슴이 거대한 철벽처럼 꿈쩍도 하지 않았다.그녀가 밀어낼수록 오히려 그녀의 머리를 잡고 더욱 깊고 진하게 파고들었다.화가 치민 온세아가 권태혁의 입술을 꽉 깨물었다. 입안에 금세 피비린내가 번졌다.그런데 권태혁은 놓아주기는커녕 더욱 진하게 키스했다. 미친 사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결국 온세아는 저항도, 반항도 포기했다. 영혼 없는 인형처럼 그가 하는 대로 몸을 내맡긴 채 가만히 있었다.온세아의 변화를 눈치챈 권태혁이 그제야 천천히 입술을 뗐다.“널 어쩌면 좋을까?”낮게 잠긴 그의 목소리에 짙은 무력감이 배어 있었다.그녀에게 한 걸음 더 다가가고 싶었으나 권태혁에게는 그럴 자격도, 명분도 없었다. 그렇다고 한 걸음 물러나 그녀를 완전히 포기하자니 너무나 아쉬웠다.최근 작은아버지 권상진에게 일이 생긴 바람에 권태혁이 그 빈자리를 대신해 권일 그룹의 업무를 도맡아 처리했다.매일 밤늦게까지 눈코 뜰 새 없이 바빴지만 아무리 바빠도 가끔 온세아 생각을 하곤 했다.온세아의 말 속에 담긴 의미를 모르는 게 아니었다. 권태혁과 선을 긋고 싶어 한다는 것, 모든 관계를 깨끗이 정리하고 싶어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하지만 권태혁은 그게 마음처럼 되지 않았다.한동안 만나지 않으면 그녀가 냉정하게 생각할 시간을 가질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그런데 오늘 밤 구형민과 함께 식사하는 모습을 목격하고 말았다.그때 받은 충격이 상상 이상으로 컸기에 밥값을 결제했던 것이었다. 온세아의 주의를 끌고 싶었고 무엇보다 구형민에게 그의 존재를 각인시키고 싶었다.“우리 관계는 이미 끝났다고 분명히 말했어요.”온세아가 고개를 치켜들고 권태혁을 노려보았다. 권태혁의 안색이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