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은밀한 진료:대표님의 달콤한 처방: Chapter 511 - Chapter 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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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1화

권태혁이 고개를 돌려 온세아를 내려다보았다. 깊고 짙은 시선이 허공에서 몇 초간 얽혔다가 이내 거두어버렸다.온세아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2층으로 올라갔다.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마자 권태혁의 시선이 다시 한번 온세아를 향해 올곧게 날아들었다.그녀가 입을 열려던 그때 권태혁의 뒤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태혁 씨.”온세아의 시선이 자연스레 목소리가 들려온 곳으로 향했다.그 목소리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일전에 권태혁과 선을 보았던 그 여자였다.강유진이 애교 섞인 웃음을 흘리며 권태혁의 곁으로 다가가 귓가에 대고 무언가를 속삭였다.권태혁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강유진과 함께 뒤에 있는 VIP 룸으로 들어갔다. 온세아에게는 더는 눈길 한 번 주지 않은 채.그녀는 순간 심장이 쿵 하고 속절없이 바닥으로 곤두박질쳤고 가슴 한구석이 텅 빈 듯 서늘해졌다.‘벌써 새 여자가 생겼어? 내가 헤어지자고 한 지 며칠이나 지났다고 벌써 다른 여자랑 눈이 맞았단 말이야?’물론 두 사람이 평범한 연인 사이가 아니었고 일반적인 연인들의 가슴 아픈 이별도 아니었다. 그저 육체적인 잠자리 파트너 관계를 정리했을 뿐이었다.권태혁이 이렇게 빨리 새 여자를 만나는 건 그의 권리지, 온세아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었다.그런데 대체 왜 이렇게 괴로운 걸까?“세아 씨.”강준우가 멍하니 굳어버린 온세아를 불렀다.“네?”온세아가 소스라치게 놀라며 간신히 정신을 차렸다.“대표님 접대가 언제 끝날지 모르니까 일단 옆에 있는 휴게실에서 좀 쉬어요.”말을 마친 강준우가 앞장서서 안내했다. 온세아는 어쩔 수 없이 그를 따라갔다.휴게실 안에 난방이 빵빵하게 틀어져 있어 바깥보다 훨씬 따뜻했다.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온기가 느껴졌지만 온세아의 마음속은 매서운 눈보라가 치는 한겨울 같았다. 따뜻함이라곤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일단 앉아요. 물 한잔 줄까요?”강준우가 온세아를 소파로 안내한 뒤 컵에 물을 따라 건넸다.“고마워요.”온세아가 푹신하고 널찍한 가죽 소파에 앉아 물을 받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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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2화

그 많은 일들을 겪었는데 마음이 어떻게 지치지 않을 수 있겠는가?권태혁이 온세아의 맞은편 소파로 다가와 앉았다. 눈빛이 서늘하고 차분하게 가라앉아 있었다.“무슨 일이야?”온세아가 입술을 깨문 채 고개를 들어 권태혁을 똑바로 응시했다.“저 갑자기 부대표로 승진한 거 대표님이 지시하신 거예요?”“그래.”권태혁이 숨기지 않고 순순히 인정했다.“왜 절 승진시키신 건데요?”온세아가 따져 묻자 그가 여유롭게 대답했다.“너의 여러 능력을 종합해 볼 때 그 자리에 아주 제격이라고 판단했으니까.”그녀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그래요? 하지만 전 경력도 짧고 나이도 가장 어려요. 최근에 눈에 띄는 실적을 낸 것도 없고요. 승진을 한다 해도 제 차례가 올 리는 만무하죠.”권태혁이 짙은 눈동자로 그녀를 지그시 바라보았다.“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뭐야?”온세아가 두 주먹을 꽉 쥐었다.“전에 대표님과 맺었던 그 관계 때문에 파격적으로 승진시켜주신 거예요?”권태혁이 이번에도 거침없이 대답했다.“맞아.”그녀의 안색이 눈에 띄게 굳어졌다.역시나 그녀의 짐작이 맞았다. 정말로 그들이 한때 잠자리 파트너였다는 이유만으로 승진시켜준 것이었다.온세아가 얼굴을 찌푸린 채 말했다.“몸을 대가로 한 스폰서 관계 딱 질색입니다. 그러니 승진 발령 당장 취소해 주세요. 그리고 위약금 20억도 이미 다 준비했어요. 사직서 최대한 빨리 수리해 주시길 바랍니다.”권태혁이 눈을 가늘게 떴다.“널 부대표 자리에 앉힌 게 스폰서 관계랑 무슨 상관이야?”온세아가 되물었다.“방금 대표님 입으로 직접 말씀하셨잖아요. 저랑 예전에 가졌던 그 관계 때문에 파격 승진을 시킨 거라고요.”권태혁이 눈썹을 치켜세웠다.“난 그게 부적절한 스폰서 관계라고 생각하지 않는데.”온세아는 말문이 막혀버렸다.‘이게 스폰서가 아니면 대체 뭐가 스폰서야?’그가 의미심장한 목소리로 말했다.“나랑 계속해서 잠자리 파트너 관계를 유지할 때 비로소 그걸 스폰서라고 하는 거지. 계속 유지할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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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3화

권태혁이 두 눈을 가늘게 떴다.“맞선 보면서 식사를 했다고? 그게 무슨 소리야?”온세아가 말을 잇지 못했다. 그제야 말실수했다는 걸 깨달았다.‘지난번에 권태혁이 그 여자랑 맞선 보는 걸 봤다고 얘기하면 어떡해.’“거짓말할 생각 마세요. 어쨌든 제 두 눈으로 직접 다 봤으니까요.”온세아가 콧방귀를 뀌며 답했다.권태혁이 머릿속으로 재빠르게 기억을 되짚었다.그가 강유진을 만난 건 총 두 번이었고 오늘이 그 두 번째였다.권일 그룹과 강천 그룹 간의 합작 프로젝트 때문에 부득이하게 만난 것이었다. 그리고 방금 룸에서 나눈 대화도 오직 공적인 업무 얘기밖에 없었다.강유진이 귀국하자마자 강천 그룹의 2인자 자리를 꿰찼고 오늘 논의한 프로젝트의 규모가 꽤 컸기에 대화가 조금 길어진 것이었다.그리고 첫 번째 만남에 관해 말하자면 그건 권태혁의 누나 권민지가 만든 자리였다.‘그때 그 레스토랑에서 설마...’“그날 너도 그 레스토랑에 있었어?”마침내 짚이는 데가 생긴 권태혁이 온세아를 보며 물었다. 그러자 온세아가 고개를 돌려 시선을 피했다.“대표님과는 상관없는 일입니다.”권태혁이 그녀의 어깨를 꽉 움켜쥐었다.“대답해. 그날 너도 그 레스토랑에 있었냐고!”그의 억센 손아귀 힘에 온세아가 본능적으로 고통을 호소했다.“아파요. 놔요!”권태혁의 눈빛이 집요하기 그지없었다.“내 질문에 먼저 대답해.”“있었다면 어쩔 건데요?”온세아가 미간을 찌푸린 채 어쩔 수 없이 대답했다.권태혁이 뭔가를 알아챈 듯 두 눈에 기쁨이 스쳐 지나갔다.“그래서 질투 나고 화가 나서 나한테 헤어지자고 한 거구나?”‘왜 진작 이쪽으로 생각하지 못했지?’그녀가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절대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아니라니까요!”하지만 그는 전혀 믿지 않았다.“겉과 속이 참 달라.”권태혁이 온세아의 콧잔등을 툭 쳤다. 마음속에 잔뜩 끼어 있던 먹구름이 단숨에 걷히는 기분이었다.“아니라고요. 제가 헤어지자고 한 건 그냥 대표님이 질려서...”온세아가 더욱 강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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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4화

온세아가 고개를 푹 숙였다. 필사적으로 투명인간이 되려 애썼다.‘안 보일 거야...”하지만 하늘은 그녀의 간절한 기도를 외면한 듯했다.구형민이 두 사람에게로 성큼성큼 다가갔다.그 순간 온세아는 심장이 터질 것처럼 뛰기 시작했다.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극도의 긴장감이 몰려와 무의식적으로 권태혁의 앞가슴 옷깃을 꽉 움켜쥐었다.그녀의 상태가 달라졌다는 걸 권태혁이 단번에 알아챘다. 그리고 곧 구형민의 존재도 발견했다.“남편한테 인사라도 할래?”그가 일부러 물었다. 높지도 낮지도 않은, 장난기가 다분히 섞인 목소리였다.온세아의 두 눈이 파르르 떨렸다.‘인사? 그걸 지금 말이라고 해? 지금 이렇게 들쳐 업혀 있는 꼴을 구형민한테 들키기라도 한다면 끝장이라고.’온세아는 감히 소리를 내지 못하고 권태혁의 단단한 가슴팍을 꼬집었다. 그 순간 권태혁이 고통의 신음을 흘렸다.“대놓고 유혹하네? 나랑 집에 가고 싶나 봐?”권태혁이 갈라진 목소리로 속삭였다.“권태혁!”‘내가 언제 집에 따라가고 싶다고 했어?’온세아가 속으로 발끈하며 반박했다.하지만 곁눈질로 구형민이 이미 코앞까지 다가온 것을 확인한 순간 등줄기에 식은땀이 쫙 흘렀다. 더 이상 권태혁과 말씨름할 겨를도 없었다.온몸의 신경이 팽팽하게 곤두섰다.권태혁이 서늘하게 가라앉은 눈빛으로 구형민을 힐끗 쳐다봤다가 품속의 온세아를 더욱 꽉 끌어안고는 성큼성큼 걸음을 옮겼다.구형민이 접대 자리 때문에 다른 사람들과 함께 온 참이었다. 사람들에게 둘러싸인 그는 그들의 아부를 만끽하고 있었다.하루아침에 구씨 가문의 후계자로 도약한 이후 구형민의 주변에 온통 ‘좋은 사람’들뿐이었다. 술자리에 나올 때마다 주변 사람들은 하나같이 아부를 늘어놓기 바빴다.구형민이 싫증 한번 내지 않고 듣고 있던 그때 시선 끝에 권태혁의 품에 안긴 낯익은 실루엣이 걸려들었다.바로 온세아였다.구형민은 단번에 그녀를 알아봤다.하지만 권태혁이 이미 그녀를 안고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간 터라 구형민의 시야에 남은 건 그저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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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5화

“알겠습니다.”“그리고...”구형민이 잠시 멈칫하더니 이내 무언가 떠오른 듯 덧붙였다.“온세아가 지금 어떤 놈이랑 같이 있는지 당장 알아봐.”원래는 두 사람의 이혼 사실을 공식적으로 발표할 생각이었다. 큰형 대신 이제 막 후계자 자리에 오른 참이라 여러모로 입지가 불안정했으니까.주현희의 말이 맞았다. 지금 그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명문가 딸과 결혼하여 권력을 탄탄하게 다지는 것이었다.하지만 막상 온세아가 다른 남자와 함께 있는 모습을 두 눈으로 목격하고 나니 마음속 깊은 곳에서 들끓는 질투심을 도저히 주체할 수가 없었다.그녀가 새로 만나는 남자가 누구인지 기필코 알아내야만 했다....한편 온세아를 강제로 차에 밀어 넣은 권태혁이 정작 차에 타서는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표정이 어둡게 가라앉았고 속내를 전혀 읽을 수가 없었다. 온세아 역시 굳이 그의 속내를 짐작하고 싶지 않았다.권태혁의 최고급 세단이 늘푸른 아파트 단지에 도착했다. 차가 멈추자마자 온세아가 기다렸다는 듯 차 문을 열고 내렸다.“데려다줘서 고마워요. 들어가 볼게요.”창밖에서 손을 가볍게 흔들며 작별 인사를 건넸다. 누가 봐도 명백히 선을 긋는 태도였다.말을 마친 온세아가 도망치듯 걸음을 재촉했다.엘리베이터에 올라탄 후 곧바로 닫힘 버튼을 눌렀다. 그런데 엘리베이터 문이 스르륵 닫히던 그때 갑자기 팔뚝 하나가 문틈 사이로 쑥 들어왔다.그 바람에 닫히던 문이 다시 양옆으로 열렸다.열린 문 사이로 걸어들어오는 익숙한 모습을 본 온세아가 화들짝 놀랐다.‘권태혁? 왜 따라 들어온 거지?’“대체 왜...”그녀가 눈을 동그랗게 뜬 채 권태혁을 멍하니 쳐다봤다.“왜? 내가 타서 놀랐어?”권태혁이 눈썹을 치켜세우고 물었다. 그러자 온세아가 머뭇거리며 입을 열었다.“왜 내렸어요?”사실 그녀가 진짜 묻고 싶었던 건 혹시 그 짓을 하려고 따라 들어왔냐는 질문이었다.“어떤 칠칠치 못한 여자가 휴대폰을 두고 내렸길래.”권태혁이 손에 든 휴대폰을 흔들어 보였다.온세아가 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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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6화

온세아가 더 이상 할 말이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사실 구형민이 이혼할 때 줬던 100억 원은 애초에 손댈 생각조차 없었다. 이 모든 상황은 권태혁이 온세아를 몰아붙인 탓이었다.“남편이 그렇게 좋아?”권태혁이 원망이 뚝뚝 묻어나는 눈으로 온세아를 매섭게 노려봤다.“네.”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는 수밖에 없었다. 여기서 인정하지 않으면 권태혁이 절대 사직서를 수리해 주지 않을 것임을 너무도 잘 알고 있었으니까.그 순간 권태혁은 심장이 조여들었다. 옆으로 무기력하게 늘어져 있던 두 손을 꽉 말아 쥐었다.실내 온도가 따뜻했건만 찬 바람이 몰아치는 한겨울 눈밭 한가운데 서 있는 듯한 기분이었다. 사지부터 심장까지 뼛속 시리게 얼어붙어 갔다.권태혁이 두 눈을 질끈 감았다 떴다가 마지막으로 물었다.“정말 이혼할 생각 없어?”“네.”온세아가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주먹을 어찌나 꽉 쥐었는지 손톱이 살점을 파고들 정도였다.사실 권태혁을 속이고 싶진 않았다. 하지만 여기서 사실대로 털어놓는다면 그와 또다시 지독하게 얽힐 게 뻔했다.차라리 이게 나았다. 이것이 온세아와 권태혁 사이에서 일어날 수 있는 가장 완벽한 결말이었다.온세아는 매몰차게 권태혁의 손을 쳐내고는 고개를 홱 돌려버렸다.숨 막힐 듯한 정적이 두 사람 사이를 맴돌았다.권태혁의 잘생긴 얼굴이 유독 창백했다. 다만 방 안에 캄캄한 어둠이 내려앉아 잘 보이지 않았다.그가 미간을 잔뜩 찌푸린 채 가슴 속에서 소용돌이치는 거대한 감정의 해일을 간신히 억눌렀다.온몸에서 쓸쓸한 기운이 짙게 배어 나왔다. 온세아에게 진심을 보여줬건만 무참히 짓밟히고 말았다.지금껏 살아오면서 그에게 이토록 상처를 준 여자가 한 명도 없었다.권태혁이 서늘하게 웃었다.“알았어. 후회하지 마.”그는 심장이 찢겨나가는 듯한 고통을 꾹 삼키며 마지막으로 온세아의 얼굴을 눈에 담았다. 그러고는 온세아를 잡았던 손을 놓고 현관문을 열고 나가버렸다.권태혁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온세아의 눈동자가 파르르 흔들렸다. 사지가 점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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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7화

그러고는 박스 안에 차곡차곡 담았다.“앞으로 열심히 해. 난 이만 가볼게.”‘내가 떠나고 나면 수진 씨가 내가 앉았던 자리로 승진하겠지.’정수진이 온세아를 배웅했다.“선배님, 나중에 시간 날 때 꼭 커피 한잔해요.”온세아는 정수진에게 미소를 지어 보이고는 박스를 품에 안은 채 엘리베이터에 올라타 지하 주차장으로 향했다.박스를 안고 차로 걸어가던 중에 뜻밖에도 지영민과 마주쳤다.외근을 마치고 급하게 복귀하는 길인지 걸음이 무척 빨랐다. 앞을 제대로 살피지 못한 지영민이 온세아와 부딪힌 바람에 무방비 상태였던 온세아가 바닥에 넘어지고 말았다.박스가 엎어지면서 안에 있던 물건들이 쏟아져 나왔다. 게다가 넘어질 때 무릎이 세게 쓸려 피까지 났다.“미안해요. 내가 미처 못 봐서...”지영민이 사과하면서 바닥에 흩어진 물건들을 주워 담았다.온세아가 고개를 저었다.“괜찮아요...”지영민이 물건들을 주워 담은 박스를 건네려다가 온세아의 다친 무릎을 본 순간 얼굴에 짙은 죄책감이 번졌다.“정말 미안해요. 나 때문에 다친 거니까 병원에 데려다줄게요.”“조금 긁힌 것뿐인데요, 뭐. 병원까진 안 가도 돼요.”온세아가 일어서려 했다. 그런데 무릎에서 찌릿한 통증이 밀려와 또다시 넘어질 뻔했다.“조심해요.”지영민이 손을 뻗어 그녀를 부축했다. 그 바람에 온세아의 상체 절반이 지영민의 품에 안기고 말았다.그가 온세아의 가느다란 허리를 감싸 안고 있었는데 사람들의 오해를 불러일으키기 쉬운 자세였다.당황한 온세아가 황급히 그의 품에서 벗어났다.그런데 그 모습을 온세아의 차 근처에 은밀히 잠복해 있던 구형민의 부하에게 찍히고 말았다. 두 사람은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구형민이 온세아가 만나는 새 남자가 누구인지 알아보라고 지시했었다.그의 지시를 받은 부하가 온세아의 차 근처에 숨어 몰래 셔터를 누를 기회만 엿보던 중이었는데 이토록 엄청난 수확을 건질 줄은 몰랐다.지영민이 다시금 미안한 얼굴로 말했다.“내 차 타고 갈래요? 내가 데려다줄게요.”온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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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8화

온세아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지영민이 이렇게 갑자기 고백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저 이혼한 지 얼마 안 됐어요. 이렇게 빨리 다음 연애를 시작할 생각도 없고요.”그녀가 진심으로 미안해하며 대답했다.지영민의 눈동자가 쓸쓸하게 가라앉았다. 사실 이렇게 될 줄 진작에 예상하고 있었다.하지만 직접 얼굴을 보고 마음을 전하지 않으면 평생 아쉬움으로 남을 것 같았다. 온세아가 오늘 회사를 나가면 앞으로 두 사람이 만날 기회가 없을 테니까.하여 거절당할 것을 뻔히 알면서도 용기를 내어 고백한 것이었다.“알겠어요.”지영민이 씁쓸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혹시라도 나중에 새로운 연애를 시작할 마음이 생기면 그때는 나도 꼭 후보에 넣어줘요.”그 모습에 온세아는 차마 매몰차게 거절할 수가 없었다.“네.”이미 이곳을 떠날 계획을 세운 터라 새로운 연애를 시작할 생각이 전혀 없었다.식사를 마친 후 지영민이 차로 온세아를 집까지 데려다주었다.온세아가 차에서 내린 뒤 지영민이 다시 얼마쯤 도로를 달렸다. 그러다가 인적이 드문 구간을 지날 무렵 오토바이를 탄 폭주족 무리가 어디선가 불쑥 튀어나왔다.그들의 손에 날카로운 흉기가 들려 있었는데 지영민의 차를 가로막아 세우더니 다짜고짜 유리창을 박살 내고는 무자비하게 흉기를 휘두르기 시작했다....온세아가 지영민에게 일이 생겼다는 소식을 들은 건 이채린과 저녁을 먹고 있을 때였다.그녀의 퇴사 소식을 들은 이채린이 퇴근하자마자 그녀의 집으로 달려갔다.“세아야, 내가 제대로 들은 거 맞지? 정말 사표 냈어?”온세아가 고개를 끄덕였다.“응, 나 퇴사했어.”이채린이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대체 왜? 멀쩡하게 잘 다니던 회사를 뭣 하러 관둬?”온세아가 눈썹을 치켜세웠다.“권태혁이랑 끝난 이상 회사에 남아있을 순 없잖아.”그 말에 이채린이 귀를 의심했다.“대표님이랑 끝났다고?”“응.”이채린이 참지 못하고 캐물었다.“너한테 보상은 해줬고?”그녀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무슨 보상?”“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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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9화

전화를 받자마자 이채린의 안색이 급변했다.“무슨 일이야?”온세아가 이채린의 표정만 보고도 심상치 않은 일임을 직감했다. 이채린이 대답했다.“지 과장님한테 사고가 생겼어.”“사고라니?”‘오늘 낮에 날 집까지 데려다줄 때까지만 해도 멀쩡했었는데.’“칼을 맞았대.”놀란 온세아가 말을 잇지 못했다....온세아와 이채린이 부리나케 병원으로 달려갔을 때 지영민이 응급실에 있었고 그의 가족들이 문 앞에서 오열하고 있었다.간호사가 몇 번이나 들락거리며 환자의 상태가 위독하다는 소식을 전했다.가슴이 철렁 내려앉은 온세아는 지영민이 무사하기만을 간절히 기도했다.그때 누군가가 지영민의 아버지 지강섭에게 다가와 보고했다.“국장님, 1차 조사를 한 결과 도련님을 습격한 놈들의 배후에 얼마 전 구씨 가문의 후계자 자리에 오른 둘째 아들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지강섭이 두 눈을 가늘게 떴다.“둘째 아들? 구형민 말이야?”“네, 그렇습니다.”그 대화를 엿들은 온세아는 크나큰 충격에 휩싸였다.지영민이 피습당한 배후에 구형민이 있을 줄은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다.‘구형민이 대체 무슨 억하심정으로 지영민한테 이런 짓을 한 거지? 혹시 나 때문에?’의구심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던 찰나 응급실 문이 열리더니 의사가 걸어 나왔다.온세아와 이채린, 그리고 지영민의 가족들이 황급히 달려갔다.“선생님, 우리 영민이 좀 어떤가요?”“제때 병원으로 이송해서 응급조치를 한 덕에 다행히 목숨은 건졌습니다.”그제야 모두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지영민이 곧바로 중환자실로 옮겨졌다.뒤이어 경찰이 도착했고 사건 발생 직전 지영민과 마지막까지 함께 있었던 온세아를 상대로 진술 조서를 작성했다.참고인 조사를 마친 온세아가 중환자실 유리창 너머로 누워있는 지영민을 눈에 담았다. 마음이 무겁고 복잡하기 그지없었다.‘어쩌다 이렇게 된 거지? 분명 오늘 낮까지만 해도 날 병원에 데려다주고 점심을 먹고 고백까지 했었는데. 그런 사람이 생사를 오가는 처지가 되다니.’온세아는 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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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0화

온세아는 퇴사한 김에 한동안 집에서 푹 쉬었다.권태혁과는 이미 연락이 끊긴 지 오래였다. 아무 상관 없는 타인이 된 것처럼 각자 본래 있어야 할 자리로 돌아갔다.그날 온세아가 지영민의 병문안을 갔다가 홀로 길가 카페에 앉아 커피를 마시던 그때 진하성이 마침 스포츠카를 몰고 지나갔다.그녀의 눈부신 옆모습을 본 진하성이 차를 멈춰 세우고 그녀를 쳐다보았다.“세아 씨.”진하성이 스포츠카에서 내려 여유로운 걸음으로 온세아에게 다가갔다.부르는 소리에 온세아가 고개를 들었다.오늘 진하성은 깔끔하고 멋스러운 캐주얼 정장 차림이었다. 햇살 아래에서 젊고 활기찬 기운을 한껏 내뿜고 있었다.온세아가 예의 바르게 웃으며 인사했다.“안녕하세요, 하성 씨.”원래는 형부라고 부르려 했으나 온아정과 이혼했다는 사실이 떠올라 이름을 불렀다.“오랜만이네요.”진하성이 씩 웃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점점 더 예뻐지는데요?”“감사합니다.”그가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왜 여기서 혼자 커피를 마시고 있어요?”온세아가 잠깐 멈칫했다.“그냥... 심심해서요.”“앉아도 될까요?”진하성이 눈썹을 치켜세웠다.사실 온세아는 전 형부와 그리 친한 편이 아니었다. 하지만 이렇게까지 묻는데 매몰차게 거절할 수도 없어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진하성이 곧장 그녀의 맞은편에 자리를 잡고 앉아 함께 커피를 마셨다. 그가 먼저 말을 걸었다.“이 시간에 웬일로 출근을 안 했어요?”“저 퇴사했어요.”진하성의 길쭉한 눈매에 놀라움이 스쳤다.“퇴사? 태혁이를 차버렸어요?”온세아가 흠칫했다가 픽 하고 웃음을 터뜨렸다.“제가 먼저 사직서를 내긴 했어요.”그가 걱정스레 물었다.“왜요? 설마 태혁이가 세아 씨를 괴롭혔어요?”그녀가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그냥 그 회사에 다니기 싫어서요.”두 사람은 한동안 더 얘기를 나눴다.진하성이 제법 말주변이 좋고 유쾌한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된 온세아는 저도 모르게 그와 꽤 오래 대화를 나눴다.그녀가 잠시 화장실에 간 사이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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