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독을 마친 내관은 교지를 유정혁에게 건넸다.유정혁은 활짝 웃는 얼굴로 교지를 받들었다.“신, 폐하의 은혜에 감사드리옵니다.”“유 상서님, 폐하께서는 최대한 빠른 시일 안에 귀경하여 임직하라 분부하셨습니다.”내관의 귀띔에 유정혁은 연신 고개를 끄덕이고는 수행한 궁인들에게 풍부한 포상을 줘서 돌려보냈다.유씨 노부인도 만면에 미소를 지으며 감탄했다.“폐하께서 널 중용하려 하신다니 당장 오늘부터 짐을 싸서 너 먼저 경성으로 가거라. 우리도 최대한 빨리 행장을 정리하고 따라가도록 하마.”“그것도 좋겠군요.”유정혁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배준형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정왕께서 추천해 주시지 않았더라면 귀경길이 이렇게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배준형이 말했다.“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대감, 앞으로 가족이 될 텐데 말씀 편하게 하십시오.”“그래요, 앞으로 가족이 될 텐데요.”송씨는 생글생글 웃으며 맞장구를 치고는 유선주의 손을 꼭 잡았다.“역시 우리 선주가 복덩이라니깐요.”유선주는 수줍게 얼굴을 붉혔다.유씨 집안 전체에 즐거운 분위기가 넘쳐흘렀다. 사람들은 유씨 노부인의 재촉 하에 서둘러 짐을 정리하기 시작했다.배준형도 유씨 노부인에게 작별을 고했다.“세자, 그럼 경성에서 다시 뵙겠습니다.”유씨 노부인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유선주를 시켜 그를 배웅하게 했다.떠나기 전, 배준형은 조용히 유지영을 뒤돌아보았다. 이번 생에 그가 유선주를 선택하면서 분명 상심이 클 것이다.‘애써 괜찮은 척하고 있는 거겠지.’하지만 복을 타고난 사람도 아니고 그저 태후의 미미한 총애를 등에 업었을 뿐, 오래 가지 못할 것이다.“세자 오라버니, 뭘 보고 계시나요?”유선주는 그의 시선을 따라 뒤를 돌아보았다가 유지영의 가녀린 뒷모습을 보고 미간을 찌푸렸다.배준형이 말했다.“선주야, 경성에 가면 일단은 군주의 심기를 건들지 말거라. 태후께선 큰 부인의 체면을 생각하여 필히 유지영을 보살필 것이야. 하지만 괜찮다. 태후께서 너를 보신다면 분명히 예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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