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후는 손을 내리고 한숨을 쉬며 말했다.“네 어미가 네 나이였을 때, 말을 타고 마장을 누비며 이름을 날렸었지.”유지영과 이연령은 조용히 듣고만 있었다.유지영은 들으면서 가만히 이연령의 표정을 살폈는데, 서 태후가 회상에 잠긴 사이, 그녀가 몰래 한숨을 내쉬는 걸 발견했다.한참이 지나 서 태후가 마침내 감정을 추스르자, 그녀는 서 태후의 무릎에 고개를 기대었다.“마마, 국공 부인께서 돌아가신 지도 참 오래되었네요. 지영이가 경성에 왔으니, 제가 평소에 더 신경 써서 보살피겠습니다.”말을 마친 이연령은 머리에서 금비녀 하나를 빼 유지영의 머리에 꽂아주고는 웃으며 말했다.“지영아, 경성에 올라온 지 얼마 안 되어 모르는 것도 많을 텐데,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 나를 부르렴.”유지영도 방긋 웃어 보였다.“감사해요, 언니.”서 태후는 서둘러 유지영에게 말했다.“연령이도 참 가엾은 아이란다. 어릴 적 전장에서 일가족을 잃었지. 이씨 가문은 대대로 공을 세운 집안인데, 이제는 연령이 혼자 남게 되었구나.”유지영은 곧바로 말속에 담긴 뜻을 알아차렸다. 태후가 이연령을 입양한 것은 이씨 가문의 공을 높이 사고 그 세력을 끌어안기 위해서일 뿐, 이연령을 자신의 대신으로 여긴 것은 아니라는 뜻이었다.전생에 이연령은 태후에게 입양되지도, 군주로 책봉되지도 않았다. 다만 가끔 참하다고 몇 번 칭찬받은 것이 전부였다.갑자기 달라진 전개가 유지영은 의아하기만 했다.서 태후는 시샘하는 기색 없이 평온한 유지영의 얼굴을 보고 몰래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저녁 식사를 마친 뒤, 서 태후는 이연령만 따로 남기고 소 상궁에게 유지영을 궁 밖까지 배웅하라 일렀다.나가는 길에 소 상궁이 말했다.“군주님, 태후마마 마음속에서 연령군주는 결코 군주님과 비교될 수 없습니다. 다만 이씨 가문의 세력이 막강하고 평판도 좋아서, 연령군주를 조금 더 보살피실 뿐입니다.”유지영은 진지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소 상궁님, 이씨 가문의 공은 모두가 아는데 제가 어찌 연령 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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