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령아!”담씨 노부인은 불쾌한 목소리로 담시령을 나무랐다.“지영이를 곤란하게 하지 말거라. 이 병이 하루 이틀 된 것도 아니고, 이제는 익숙해져 아무렇지도 않다.”담시령은 입을 삐죽이며 말했다.“할머니, 저도 하루빨리 북명대사를 찾아 할머니 다리를 고쳐드리고 싶죠. 하지만 제게는 그럴 능력도, 인맥도 없는 걸 어떡하나요. 유지영이 모르는 것 같아서 말해준 것뿐이에요. 그동안 담씨 집안에서 의원을 안 부른 게 아니라고요.”유지영은 담씨 노부인의 손을 잡고 말했다.“할머니, 북명대사에 관해서는 저도 들어본 적 있어요. 기회가 된다면 한번 청해볼게요.”“네가?”담시령이 피식 비웃었다.“북명대사는 아무나 치료해 주는 분이 아니야. 게다가 세간에 그분의 얼굴을 본 사람도 없다는데, 대체 무슨 수로 모신다는 거야?!”유지영은 담시령과 입씨름하고 싶지 않아 담담히 말했다.“되든 안 되든 한번 찾아는 봐야죠.”“지영아…….”“할머니, 이 일은 제게 다 생각이 있어요.”유지영은 담씨 노부인의 손을 꼭 잡으며 말했다.밖을 보니 어느새 해가 저물고 있었다. 배준형이 돌아갔는지도 알 수 없어, 그녀는 남아 담씨 노부인과 함께 식사를 하기로 했다.식탁에는 채소 위주의 밥상이 차려졌다.담씨 노부인은 유지영이 입맛에 맞지 않을까 봐 주방에 고기반찬 몇 가지를 더 내오라며 일렀다.그러자 담시령이 또 시비를 걸었다.“할머니께서는 십여 년 동안 채식을 해오셨는데, 지영이가 왔다고 특혜를 주시면 안 되죠.”과거 담혜정이 중병에 들었을 때, 담씨 노부인은 부처님께 평생 채식을 고수하며 성심껏 불공을 드리겠다고 다짐했다. 훗날 담혜정은 결국 세상을 떠났지만, 담씨 노부인은 그 후로도 줄곧 채식을 지켜왔다.“외할머니, 그러실 필요 없어요. 저도 채식이 좋아요.”노부인이 있는 자리라, 유지영은 담시령이 괘씸해도 꾹 참았다.식사가 끝나자 날이 완전히 저물었다. 유지영은 자리에서 일어나 작별을 고했고, 담씨 노부인은 담시령에게 그녀를 배웅하라 일렀다.담시령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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