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하각으로 돌아온 유지영이 바로 짐을 정리하자, 홍주가 옆에서 거들며 입을 삐죽였다.“군주께서 사당을 나오시자마자, 둘째 부인 곁의 단주가 선주 아가씨를 데리고 돌아갔어요.”홍주는 그 일이 몹시 분한 듯했다.“오늘 아침 소인이 아가씨 조식을 가져다드리려고 사당에 갔더니, 유씨 어멈이 저를 막아섰지 뭡니까. 사당은 신성한 곳이고, 노부인께서는 두 아가씨를 반성하라고 보낸 것이지 즐기라고 보낸 게 아니라면서, 소인이 챙긴 음식을 전부 빼앗아갔습니다.”유지영은 이미 예상하고 있던 일이었다.집안 살림을 쥐고 있는 송씨가 어제 궁중 연회에서 한 방 먹고 체면을 구겼으니, 어떻게든 보복하려 들 것이 뻔했다.하지만 그녀는 더 이상 유국공부 사람들에게 친족의 정을 바라던 비굴하고 어리석은 사람이 아니었다.“저녁에는 팥떡을 먹자꾸나. 팥을 많이 넣어서.”유지영의 말에 동금은 어리둥절해 하면서도 고개를 끄덕였다.“팥은 구하기 힘든 것도 아니고 주방에도 많을 테니 걱정 마세요.”유지영은 고개를 돌려 홍주에게 말했다.“조금만 더 참으렴. 곧 숙모가 집안 살림권을 내놓게 될 것이고, 유수각에 개인 주방을 만들면 집안에서도 어쩌지 못할 거야.”“정말 그렇게 될까요?”홍주는 반신반의했다. 그동안 줄곧 송씨가 집안 살림을 맡아왔기에, 쉽게 바뀔 것 같지는 않았다.잠시 후, 연월이 찾아와 유선주가 짐을 옮겼으니 유수각으로 옮겨도 된다는 말을 전했다.유지영은 시녀들과 함께 짐을 챙겨 유수각으로 향했다. 유선주가 한눈에 보고 욕심낼 만하게, 유수각은 풍경이 운치 있고 화려했다.정원에는 인공 호수가 있었고, 정자 옆에는 포도나무가 심겨 있었으며, 담벽에는 장미넝쿨이 드리워져 있었다. 조금만 잘 정리하면 더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질 터였다.“군주님, 여긴 단하각과는 비교도 안 되네요.”홍주가 감탄하며 말하자, 유지영은 담담히 미소 지었다. 이곳은 전생에도 그녀의 처소이긴 했지만, 들어온 지 석 달도 되지 않아 시집을 가게 되었고, 그 뒤 유선주가 몸이 좋지 않아 요
Baca selengkapny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