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의 시녀들이 각자 가서 갈아입을 옷을 챙겨왔다.깊은 밤, 유선주가 갑자기 물었다.“언니는 여전히 정왕 세자를 마음에 두고 있네요. 제가 양보할게요.”갑작스러운 전개에 유지영은 피식 웃고는 못 들은 척했다.유선주는 그런 유지영을 빤히 바라보다가 눈살을 찌푸렸다.하룻밤이 지난 후, 날이 밝았다.시녀들이 먹을 것을 가져왔다. 유선주의 시녀는 따뜻한 국과 밥, 그리고 고기반찬을 가져왔다.반면 홍주는 퍼석한 만두를 가져오며 눈시울을 붉혔다.“군주님, 소인이 무능하여 이런 것밖에 못 가져왔습니다.”“언니, 먹고 싶으면 제 걸 조금 덜어드릴게요.”유선주가 선심을 쓰듯 말했다.집안살림을 장관하는 송씨가 손을 써두었다는 것은 눈 감고도 알 수 있었다. 그녀는 무덤덤하게 만두를 깨물며 말했다.“사당에서 고기를 먹는 건 부처님을 능멸하는 행위인데 꾸중이라도 들으면 어쩌려고.”유선주는 그러거나 말거나, 밥을 맛있게 먹었다.둘은 식사를 마친 후에 다시 무릎을 꿇었다.이때 바깥이 소란스럽더니 노부인의 측근 시녀인 해월이 다급히 안으로 들어왔다.“군주님, 담씨 가문에서 사람이 오셨다고 노부인께서 모셔오랍니다.”담씨 가문이 오늘 방문한 건 필히 혼수때문일 것이다.유지영은 일어서서 뻐근한 무릎을 대충 문지르고는 대청으로 향했다. 아니나 다를까, 외숙모 한씨가 분노한 얼굴로 노부인과 대치하고 있다가 유지영을 보자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지영아, 네 외할머니께서 어제 성문 앞에서 벌어진 일을 듣고 어찌된 일인지 알아보라고 하더구나.”한씨가 말했다.상석에 앉은 유씨 노부인은 손에 염주를 들고서 담담히 말했다.“지영아, 떠도는 소문은 믿을 게 못된다. 그동안 국공부는 너를 홀대한 적도 없는데 소란스럽게 혼수 품목을 조사한다면 네 숙모들이 얼마나 상심이 크겠니.”한씨가 피식거리며 말했다.“노부인, 말씀이 심하시군요. 저희는 그저 손버릇이 더러운 종이 주인의 물건을 탐했나 하여 알아보러 온 것뿐인데 어찌 그런 말씀을 하십니까. 하물며, 이 일을 경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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