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금은 많은 사람이 지켜보는 가운데 유지영을 이끌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자 임씨 집안의 친척 중 한 사람이 길을 막아섰다."오늘은 가족 연회이고 태비 마마께서 아직 자리에 계시는데, 손주며느리 된 자가 먼저 가버리다니! 이게 무슨 예의 없는 짓이오?"유지영은 처음 보는 얼굴이었다.뒤에 앉은 양정화와 방현숙 등은 얌전히 자리를 지키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누구시지요?"조원금이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나는 태비 마마의 조카...."말이 끝나기도 전에 조원금은 코웃음을 쳤다."이곳은 경왕부고, 주인은 임씨가 아니라 배씨입니다. 주객을 전도하지 마시지요. 방금 전 태비 마마께서도 지영이가 후사를 위해 몸을 챙겨야 한다며 배려해 주셨는데, 그쪽이 뭐라고 내 앞을 가로막는 겁니까?"대놓고 면박을 듣자, 그 여인은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른 채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가게 내버려 두거라!"임 태비가 음침한 목소리로 명했다.임 태비가 노여움을 드러내는 일은 흔치 않았기에, 사람들은 감히 입을 열지 못하고 머쓱하게 길을 내어주었다.조원금은 유지영을 이끌고 미련 없이 자리를 떠났다.두 사람이 떠난 후, 연회장 분위기는 싸늘하게 얼어붙었다.임 태비는 다시 좌중을 둘러보며 말했다."오늘은 가족 연회이니 다들 너무 격식 차릴 것 없다."그녀는 말을 마치고 젓가락을 들었다. 얼굴에는 다시 미소가 번졌지만, 경왕비만이 임 태비가 크게 분노했다는 것을 알았다.연회의 분위기는 다소 가라앉았다. 다들 입맛이 없었기에 연회는 금방 끝이 났다.식사를 마친 뒤, 경왕과 경왕비는 임 태비를 부축하여 처소로 모셨다.사람들을 물린 후, 임 태비는 더 이상 화를 참지 못하고 따져 물었다."저 이모라는 작자는 대체 어찌 된 일이냐?"경왕은 경왕비를 쳐다보았다.경왕비는 억울하다는 표정으로 답했다."저 사람이 언제 온 건지는 저도 전혀 몰랐습니다. 원하신다면 제가 한성에 사람을 보내 알아보겠습니다.""그럴 필요 없소. 얼굴이 전 왕비를 쏙 빼닮았으니 틀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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