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사람이 한마디씩 떠들어대자 경왕은 머리가 지끈거렸다. 그는 미간을 찌푸린 채 배현준을 바라보았다."사단이 난 원인이 그 십칠만 냥이니, 그 은자의 행방을 말해보거라."경왕이 덧붙였다."네가 네 고모를 때려 다치게 하고 내쫓았으니, 경왕부에서 그에 맞는 보상을 해주는 것이 도리다....""아닙니다. 그 여자가 자업자득으로 그리된 것이니, 전 인정할 수 없습니다."배현준은 코웃음을 쳤다."네 이 놈! 상대는 네 고모가 아니냐!""저는 임씨 가문과 아무런 왕래도 없었습니다.""너!"경왕은 기가 막혀 말이 나오지 않았다. 그는 영지로 보낸 은자를 가리켰다."네 할머니께서 병환에 드셔서 은자가 필요하셨다. 할머니께 효도하는 것도 잘못이냐?"배현준이 다시 비웃듯 되받아쳤다."할머니라니요? 저의 할마마마는 지금 자녕궁에 계십니다. 일개 태비가 어찌 제 할머니가 됩니까?"그 말에 경왕은 화를 참지 못하고 길길이 날뛰었다."이 막돼먹은 놈, 이제 할머니조차 모른 척할 작정이냐?""전하, 태후 마마야말로 전하의 엄연한 적모이십니다. 설마 태비를 어머니로 모시면서, 적모이신 태후 마마는 인정하지 않겠다는 뜻입니까?"배현준이 반문했다.그 말에 경왕은 분통이 터져 기절할 것 같았다.선제 시절 황후는 단 한 명, 지금의 서 태후뿐이었다. 비록 서 태후의 나이가 경왕보다 어리다 해도 명백한 웃어른이었고, 선제께서 천하에 공표한 정실이었다.임태비와 숙태비는 그저 후궁일 뿐이었다.진정한 적모는 처음부터 끝까지 서 태후 한 사람뿐이었다.배현준은 비웃음을 흘리며 다시 물었다."전하께서 효도를 하실 거라면, 어찌하여 공용 장부의 은자를 훔쳐 쓰십니까?"경왕이 매서운 눈으로 쏘아보았지만, 배현준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닷새 안에 빈 장부가 채워지지 않으면, 제가 직접 집집마다 돌며 수금을 하는 수밖에요. 저택을 팔든 영지까지 찾아가 독촉하든, 동전 한 닢이라도 모자라선 안 될 것입니다.""너 감히!"경왕은 분노를 터뜨리며 손을 치켜들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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