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고?"정군왕과 배준형은 동시에 멈칫했다.낯빛이 잿빛으로 변한 담성국이 배준형을 바라보았다."세자께선 진정 이것이 우연이라 생각하십니까?"배준형이 손끝을 꽉 쥐었다."배현준과 유지영 짓입니다!""또 그 두 인간 짓이냐, 그야말로 안하무인이 따로 없구나!"정군왕은 길길이 날뛰며 방 안을 서성거렸다. 마음속에 초조함이 걷잡을 수 없이 번져갔다."머지않아 두 사람 다 출정해야 하는데, 수장은 십중팔구 유정남이 맡을 것이다. 유관성의 독이 아직 다 치유되지 않았으니, 절대 순순히 물러서지 않을 터인데."담성국이 다시 입을 열었다."오늘 아침 배현준이 안씨 저택에서 북신의 육공주와 그 호위를 데려갔습니다. 듣자 하니, 그 호위는 어젯밤에 중독을 치료했다더군요."배준형은 입술을 꽉 깨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는 확실히 북명연에게 서신을 보내 화친은 함정이니 반드시 명언을 곁에 두라고 경고했었다. 아울러 약처방 하나를 바치며, 명언을 쥐고 흔들어야만 북명연이 양나라에서 버틸 힘을 확보할 수 있다고 일러주었다.북명연 역시 그 말대로 명언에게 독을 먹였다.해독제에 관해서라면 배준형도 그 처방을 알고 있었다.명언을 쥐고 흔들면 유지영과 유국공이 타협할 것이라 여겼건만, 유국공이 도리어 말을 바꾸어 신분을 인정하지 않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시국이 불투명했기에, 배준형도 굳이 서둘러 해명하지는 않았다."세자, 만약 유관성이 죽기라도 한다면, 유정남의 성격상 우리 두 사람은 살아서 황성에 돌아오지 못할 것입니다."담성국이 말했다.배준형이 눈썹을 치켜올렸다."유관성이 죽지 않는다 해도, 유정남은 여전히 우리를 놔두지 않을 겁니다."유씨 가문 이방의 꼴만 봐도 알 수 있었다.유정남이 눈곱만큼이라도 정을 베풀던가?담씨 가문에서는 두 사람이 죽어 나갔고, 숙태비는 궁에 불려 들어갔으며, 배준형과 담성국은 곧 전장으로 나서야 했다. 누가 보아도 수세에 몰려 반격할 힘조차 없는 상황이었다."이러니저러니 해도 폐하께서 노망이 나신 게지. 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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