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부인의 설득에 최호는 입을 다물었다."나중에 엮이지 않으려면 수왕과는 거리를 두거라." 최 부인이 당부했다.요 며칠 서씨 가문을 상대하는 것만으로도 골치가 아팠다.수왕의 일로 엮이기까지 하니, 가슴에 맺힌 울화가 통 가라앉지 않았다.한창 이야기를 나누는데 밖에서 서씨 노부인이 찾아왔다는 기별이 들렸다.최호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여긴 웬일이랍니까? 이미 교지까지 내려졌는데 감히 황명이라도 거역할 셈입니까?"최 부인은 손을 내저었다. "네가 나설 일이 아니다. 잠시 자리를 피하거라."최호를 내보낸 뒤, 그녀는 사람을 시켜 서씨 노부인을 안으로 모시게 했다.대청.서씨 노부인의 안색은 잔뜩 찌푸려져 있었다. 어제 교지가 내려진 직후 홧김에 기절까지 했던 그녀는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태후를 만날 길이 없으니, 최씨 가문을 찾아와 연유라도 따져 물을 수밖에 없었다.최 부인은 서씨 노부인을 마주하고도 그저 말을 돌릴 뿐이었다. 자신은 아는 바가 없으며 전부 태후의 뜻이라는 핑계였다.철벽을 치는 대답에 서씨 노부인은 하마터면 욕을 내뱉을 뻔했다.허나 가까스로 이성을 되찾고 억지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솔직히 말하자면, 어제 교지가 내려진 후 명주는 밤새 눈물을 쏟았소. 서씨 가문의 적장녀가 남의 첩실로 들어가다니, 가문의 체면이 말이 아니오."서씨 노부인은 대놓고 태후를 헐뜯지는 못했지만, 속으로는 이미 수십 번도 더 욕을 퍼부었다.그 해묵은 원한 때문에 조카의 자존심을 짓밟다니!최 부인이 대꾸했다. "교지가 내려졌는데, 최씨 가문이라고 감히 황명을 어길 수는 없지 않습니까."서씨 노부인은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 "난 황명을 거역하라고 찾아온 것이 아니오. 우리 가문도 나름 명문가라 백 년을 이어온 최씨 가문에는 못 미칠지언정, 적장녀를 첩실로 들여보낸 전례는 단 한 번도 없었소."장황하게 늘어놓는 말을 듣고 있자니, 최 부인은 상대가 무슨 말을 꺼낼지 대충 짐작이 갔다.아니나 다를까, 서씨 노부인이 자못 의미심장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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