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잃어버린 벤자민을 찾아서: Chapter 21 - Chapter 30

32 Chap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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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리나는 자꾸만 조세르에게 섭섭한 감정을 느꼈다. 조세르가 잘못한 건 아무것도 없는데도, 괜히 심술맞은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자꾸만 응석을 부리고 못된 말을 하게 되었다. 어느새 에녹이 그녀의 곁에 붙어섰다. “허?” 조세르가 외마디를 내뱉고는 그녀에게서 슬쩍 떨어졌다. 그 모습을 본 네리나는 속이 터지는 것 같았다. 톰이 다가와 그녀에게 친절히 말을 걸었다. “네리나양, 계속 야영해서 피곤하지는 않아요?” 완벽한 은발에 자색 눈동자를 한 미인이 말을 걸어오니 네리나는 기분이 환기되는 느낌이 들었다. “괜찮아요. 저만 그런 것도 아닌 걸요.” 자색 눈동자가 반으로 접혔다. 살포시 웃은 톰이 네리나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강하네요, 네리나양은.”“손.” 에녹이 불쾌하다는 듯 톰을 지적했다. 네리나는 양 옆에 미남들을 거느리고 있다는 것이 새삼 현실로 다가왔다. 남색머리에 남색 눈동자를 한 에녹은 과묵해서 그런지 더욱 신비하고 시니컬한 느낌이 있었다. 톰은 에녹의 견제에도 물러서지 않고 네리나의 손등에 입을 맞추었다. “나의 네리나, 나에게만 허락해주는 게 아니었단 말이야?” 조세르가 뒤에서 날카롭게 말했다. 네리나는 괜히 의기양양한 기분이 들었다. ‘나만 조급한 게 아니란 말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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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해지면 뭐 어때. 조세르인데.’ “그래요. 자, 여기요.”“고마워, 나의 네리나.” 조세르는 네리나의 오른손을 꼭 잡고 하늘을 다시 올려다보았다. 이번에는 풍경이 아름답게 보였다. 그는 곁에 서 있는 네리나의 옆모습을 바라보았다. 빛에 비춰진 동그란 이마와 귀여운 콧대가 눈에 들어왔다. 통통한 입술을 보니 입 맞추고 싶다는 생각이 절실했지만, 아직 그것은 조세르의 몫이 아니었다. “내가 불침번을 서지.” 에녹이 불쑥 말했다. 모두 이렇게 탁 트인 초원에서는 불침번이 필요할 것 같다고 생각하던 중이라 고개를 끄덕였다. 네리나만 제외였다. “왜 에녹이 서요? 공평하게 정해요.”“왜?”“왜라뇨. 걱정돼서 그렇죠.”“걱정….” 에녹이 씨익 웃었다. 귀한 그의 미소에 네리나의 가슴속이 쩡 하고 얼어붙었다. “그래, 서겠다는 사람이 서라고. 기사님이 지켜주는 사이에 우리들은 잠을 좀 편하게 잘 테니 말이야.” 조세르가 황급히 말하며 부산스럽게 네리나의 자리를 마련하기 시작했다. “그래도 모포는 가져가요, 에녹.”“알겠어.” 네리나가 조세르를 따라 자리에 누웠다. 어느새 자신의 오른쪽은 조세르가 다시 차지하고 있었다. 자신의 왼쪽에는 긴이 가만히 누워 있었다. 긴이 입을 열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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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이 신나서 네리나에게 손을 내밀었다. 네리나는 새어머니가 준 주머니를 열었다. “세상에 크리스탈화까지 있어!”“누군지 몰라도 속옷 한 장만 남기고 재산을 탈탈 털었나본데?” 긴과 오르하가 소리를 지르며 돈을 이리저리 만져보았다. 네리나가 뜨끔해서 고개를 들었다. “속옷 한 장 빼고 재산을 털어야 해요?” 문득 슬립 한 장만 입고 있던 새어머니의 모습이 떠올랐다. “나의 네리나, 쓸데없는 생각말고 저기를 봐.” 조세르가 그녀의 곁에 다가와 턱을 치켜들었다. “엘프들의 시장이라고.” 시장의 양 옆에는 대리석으로 만든 기둥이 일렬로 서 있었다. 푸른 천을 기둥 사이사이에 연결하여 지붕처럼 늘어뜨려 놓았다. 기둥에는 은빛으로 은은하게 빛나는 덩굴식물이 휘감고 올라가고 있었다. 상인들은 대리석 앞쪽에서 물건을 팔고 있었고, 대리석 뒤쪽에는 여행자들을 위한 숙소며 음식점이 들어서 있었다. 시장은 고요했다. 네리나 일행을 주시하는 듯했다. ‘이 사람들이 다 하프엘프….’ “삼백살이 되면 인간 혹은 엘프의 삶을 선택해야 합니다.” 오르하가 네리나의 곁에 다가와 다정하게 말했다. 네리나가 호기심에 눈을 크게 반짝였다. “인간의 삶을 선택한 엘프도 있나요?”“거의 없습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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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리나의 입술이 댓발 튀어나왔다. 조세르가 그녀의 아랫입술을 검지로 튕겼다. 네리나는 두근거리는 마음을 숨기며 입술을 안쪽으로 말아 숨겼다. 오염으로부터 보호해주고 보온에 도움이 되는 로브는 모든 일행이 구입했다. “이런, 이 몸에게 필요없는 것을.” 조세르가 투덜거렸지만, 네리나가 로브를 보며 기쁘고 신기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는 것을 보자 자연스레 입을 다물었다. “왕국으로 들어가기 전 여기서 하루 묵으며 재정비하시죠.” 존재감이 없던 톰이 나서서 말했다. 그 역시도 전설 속의 엘프와 엘프 시장을 보게 되어 기분이 퍽 고조되어 보였다. 일행들은 덩달아 신나는 기분을 감추지 못했다. 대리석 뒷편, 가장 가까운 곳에 2층짜리 술집이 있었다. 오르하가 약간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런 곳은 보통 1층은 술집, 2층은 숙박으로 이용하고는 합니다. 편의성을 생각하면 여기가 제일 좋겠군요. 제가 왕국을 떠나올 때 마지막으로 묵었던 숙소이기도 합니다.”“좋아, 가보자구요.”“네, 네리나양.” 술집 안에는 다양한 아인종들이 모여 있었다. 인간과 난쟁이, 엘프와 오크가 서로 어울리며 술잔을 부딪히고 있었다. “이 곳에서 싸움은 금지입니다.” 오르하가 일행에게 단단히 주의를 주었다. “걱정하지마 오르하. 우리 둘만 안싸우면 되니까.”“맞는 말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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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아냐 아가씨. 그 부분만큼은 안심해도 돼.”“네리나, 나에게도 관심을 좀 가져 주겠어?” 조세르가 툭 끼어들었다. 그는 네리나의 옆자리를 꿰차고 있는 참이었다. “맞다, 조세르 궁금한 게 있어요.”“뭐지, 내 사랑?” 네리나는 사랑이라는 단어에 크게 움찔했다. 조세르는 그저 킬킬대며 웃을 뿐이었다. 네리나는 이제 헷갈리기 시작했다. 조세르는 그저 자신을 놀릴 마음만 있는 게 아닐까, 자신을 정말 좋아하지는 않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맴돌았다. “왜 하프엘프들만 여기서 시장을 열고 있는 거예요?”“바깥세상을 보고 결정할 기회를 주기 위해서.”“그렇다기에는 너무 외지잖아요.”“아직 그들의 절반은 왕국에 속해 있기에.” 조세르가 대수롭지 않게 대답하고는 술을 쭉 들이켰다. 일행들은 옆에서 각자 왁자지껄 떠들고 있었다. 네리나는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조세르는 나 좋아하는 거 맞아요?”“응? 어엉, 당연하지.”“….” 대수롭지 않게 대답하는 조세르를 보고 네리나는 더욱더 확신을 얻었다. ‘저 남자는 나를 좋아하는 게 아니야. 하긴 무덤에서 부활한지 얼마나 됐다고 사랑이겠어.’ 네리나가 속으로 투덜댈 때였다. 조세르가 무언가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깨닫고 네리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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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해보이더군.”거짓말.네리나가 속으로 생각했다. 노인이 자기 자리로 돌아가자 다시 가게 안에는 활기가 넘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일행들을 힐끔대는 시선은 여전히 따라붙은 채였다.오르하가 네리나의 눈치를 보며 살갑게 말했다.“우리 왕국에 오기를 잘했죠, 네리나양? 용의 흔적을 빨리 발견했네요.”조세르가 한껏 차가워진 네리나의 눈치를 조심스럽게 살피며 간신히 입을 열었다.“첫번째 엘프의 왕국이 아니라 두번째 엘프의 왕국이라 다행이군.”다행히 네리나는 그 말에 관심을 보였다. 조세르가 가슴을 쓸어내렸다.“무슨 차이예요?”“첫번째 엘프의 왕국에 가려면 키스키리고스 산맥을 넘어야 하는데, 그건 인간에게 죽으러 가는 길이나 마찬가지거든.”“와, 키스키리고스 산맥…. 책에서만 봤던 이름인데.”“생각보다 일이 잘풀리는데? 네리나에게는 행운의 여신이 따르나봐.”“별말씀을 다하시네요, 조세르.”“그대에게 난 항상 진심이야.”네리나가 속으로 콧방귀를 뀌었다. 그가 무슨 말을 해도 자신을 놀리고, 또 홀리려는 말 같았다. 정말 자신을 좋아한다면 좋아하고 사랑한다는 말을 쉽게 하지 못할 것이라고, 어린 네리나는 생각했다.“네리나, 기분이 안좋아 보인다.”불쑥 에녹이 말했다. 그는 진심으로 걱정된다는 눈을 하고 있어서, 괜히 네리나의 심금을 자극했다.“괜찮아요, 에녹. 조금 피곤해서 그래요.”“그래? 얼른 올라가서 자.”네리나가 조세르의 눈치를 힐끔 살폈다. 그는 그저 네리나를 주시할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네리나는 괜히 쿵쾅대는 소리를 내며 자러 가겠다고 말했다.“어 잘가, 아가씨.”“내일 봐요 네리나양.”슬슬 취하기 시작한 일행들이 기분좋게 네리나를 배웅했다. 네리나는 자신이 왜 이렇게 심술이 나는지 몰라서 더 갑갑하기만 할뿐이었다.어둠 속에 가만히 앉아있는데 조세르의 목소리가 들렸다.“나의 네리나.”“뭐, 뭐예요?”“갑자기 그대의 마음에 근심이 생긴 걸 알아. 그건 혹 나 때문인가?”조세르는 곁에 다가올 뿐, 그녀를 끌어안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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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르는 그저 어깨를 으쓱할 뿐, 그에 대해 더 말하지 않고 품에서 비늘을 꺼냈다. “우리는 그저 약속을 이행하러 왔을 뿐이야.”“조세르, 나의 오랜 친구여. 그대의 말이 나를 청년으로 되돌아가게 만드는구나.” 왕은 일행을 왕궁으로 초대했다. 물론 오르하에게 경고의 말을 던지는 것도 잊지 않았다. “머리뼈를 박살내어 오크의 먹이로 던져줄 것이다.” 오르하는 입술을 함 다물고 고개를 연신 끄덕였다. 긴이 그 모습을 보고는 피식 웃었다. “와아….” 네리나와 톰이 동시에 탄성을 내지르다가 서로를 마주보고 깔깔 웃었다. 왕궁은 그들이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아름다웠다.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그 자리를 그대로 활용하여 지어진 왕궁이었다. 대리석으로 만든 왕궁 군데군데 거대한 나무의 뿌리가 그대로 박혀 있었다. 넓은 창으로는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오고 있었다. 하늘하늘한 갈대잎을 엮어 만든 커튼이 펄럭일 때마다 고향에 온듯한 냄새가 풍겼다. “여기로 앉으시게. 용과 관련된 이야기를 하기 전에 보여줄 것이 있어.” 왕이 그들을 접견실 한 켠에 있는 테이블로 이끌었다. 푸른빛이 나는 흰 돌로 만들어진 테이블이었다.“리리나, 리민루, 이리로 오거라.” 왕의 말에 곧 10대 쌍둥이처럼 보이는 남매가 접견실로 들어섰다. 동그란 눈에 오똑한 코, 기름을 바른 듯한 붉은 입술까지 인형처럼 아름다운 엘프였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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