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보이더군.”거짓말.네리나가 속으로 생각했다. 노인이 자기 자리로 돌아가자 다시 가게 안에는 활기가 넘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일행들을 힐끔대는 시선은 여전히 따라붙은 채였다.오르하가 네리나의 눈치를 보며 살갑게 말했다.“우리 왕국에 오기를 잘했죠, 네리나양? 용의 흔적을 빨리 발견했네요.”조세르가 한껏 차가워진 네리나의 눈치를 조심스럽게 살피며 간신히 입을 열었다.“첫번째 엘프의 왕국이 아니라 두번째 엘프의 왕국이라 다행이군.”다행히 네리나는 그 말에 관심을 보였다. 조세르가 가슴을 쓸어내렸다.“무슨 차이예요?”“첫번째 엘프의 왕국에 가려면 키스키리고스 산맥을 넘어야 하는데, 그건 인간에게 죽으러 가는 길이나 마찬가지거든.”“와, 키스키리고스 산맥…. 책에서만 봤던 이름인데.”“생각보다 일이 잘풀리는데? 네리나에게는 행운의 여신이 따르나봐.”“별말씀을 다하시네요, 조세르.”“그대에게 난 항상 진심이야.”네리나가 속으로 콧방귀를 뀌었다. 그가 무슨 말을 해도 자신을 놀리고, 또 홀리려는 말 같았다. 정말 자신을 좋아한다면 좋아하고 사랑한다는 말을 쉽게 하지 못할 것이라고, 어린 네리나는 생각했다.“네리나, 기분이 안좋아 보인다.”불쑥 에녹이 말했다. 그는 진심으로 걱정된다는 눈을 하고 있어서, 괜히 네리나의 심금을 자극했다.“괜찮아요, 에녹. 조금 피곤해서 그래요.”“그래? 얼른 올라가서 자.”네리나가 조세르의 눈치를 힐끔 살폈다. 그는 그저 네리나를 주시할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네리나는 괜히 쿵쾅대는 소리를 내며 자러 가겠다고 말했다.“어 잘가, 아가씨.”“내일 봐요 네리나양.”슬슬 취하기 시작한 일행들이 기분좋게 네리나를 배웅했다. 네리나는 자신이 왜 이렇게 심술이 나는지 몰라서 더 갑갑하기만 할뿐이었다.어둠 속에 가만히 앉아있는데 조세르의 목소리가 들렸다.“나의 네리나.”“뭐, 뭐예요?”“갑자기 그대의 마음에 근심이 생긴 걸 알아. 그건 혹 나 때문인가?”조세르는 곁에 다가올 뿐, 그녀를 끌어안
Last Updated : 2026-05-27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