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녹의 환영 속에는 네리나 자신이 울고 있었다. 에녹이 네리나의 환영에게 다가가려 하면 할수록 점점 멀어졌다. 에녹이 손을 툭 떨구고는 고개를 숙였다. “에녹!” 에녹이 고개를 번쩍 들었다. 어느새 그의 눈 앞에 네리나가 서 있었다. “에녹, 정신차려봐요!” 에녹이 환하게 웃었다. 다시 손을 들어 그녀의 눈꼬리 쪽을 훑고는 만족했다는 듯 눈을 감았다가 번쩍 떴다. “이게 무슨 상황이지?”“그건 내가 묻고 싶은데요.” 네리나가 불퉁하게 말했다. 왜 자신의 눈물을 닦아주는 시늉을 했는지, 겁에 질린 자신을 골리는 것만 같았다. “어쩄든, 여기는 현실이 아니라 환영이에요. 자, 일어납시다.”“환영? 아아… 그렇군.” 주변이 챙강챙강 소리를 내며 깨지기 시작했다. 네리나는 속으로 왜 자신이 에녹의 환영 속에 있는지 궁금했지만, 굳이 물어보지 않았다. 뭔가 부끄러운 기분이 들었다. “자자, 일행이 다 모였구만, 요호-.”“우 위르케 위르카 오! 됐죠? 으휴 저 영감 계속 저 말을 덧붙이고 있어.”“말이 아니라 노래라네, 젊은 긴이여.”“그게 더 이상하잖아요, 영감.”“리르카를 화나게 하지 말게. 리르카는 화가 나면 무서워진다네.”“요호 우 위르케 위르카 오! 됐죠?”
Last Updated : 2026-04-25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