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os os capítulos de 5년 만의 재회, 그의 폭주: Capítulo 231 - Capítulo 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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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1화

남자는 말끔한 정장을 입고 그녀 앞에 서 있었고, 얼굴에는 옅은 미소가 걸려 있었다.소유하의 큰오빠, 소준혁이었다.“오빠가 왜 여기 있어요?”허서령이 물었다.소준혁은 한 손을 바지 주머니에 넣었다.“중요한 고객을 공항에 배웅하러 왔어. 울심시로 돌아가? 어머님은?”허서령은 무릎 위의 유골함을 가볍게 두드렸다.소준혁은 충격을 받았다. 곧바로 그녀의 옆에 앉으며 얼굴의 미소를 거두고 무거운 목소리로 사과했다.“미안해. 네게 이렇게 큰일이 생긴 줄 몰랐어.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어.”허서령은 대답했다.“네.”소준혁은 두 손을 꺼내 비비며 잠시 망설이다가 물었다.“앞으로도 제산시에 올 거야?”“모르겠어요.”“차라리 제산시에 와서 자리 잡아. 우리 회사에 와서 일해. 법률 고문을 해도 되고, 투자부 매니저를 해도 돼. 연봉 2억 줄게.”허서령은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다가 억지로 미소를 짜냈다.“소 대표님의 인정은 감사하지만, 제산시에 올 계획은 없어요.”“울심시에서 공익 변호사 하면 연봉 2천만 원도 안 되잖아?”소준혁은 몸을 기울여 가까이 다가왔다.“사람이 사는 건 더 나은 삶을 위해서 아니야? 네 어머니도 네 미래가 더 좋아지길 바라셨을 거고, 그렇지?”“내 업무 능력이 어떤지 소 대표님은 전혀 모르면서 입만 열면 연봉 2억 제시했어요. 목적성이 너무 강해요.”“좋아하는 여자를 쫓는 데 숨길 필요는 없지. 난 원래 그래.”허서령은 고개를 숙여 어머니의 유골함을 바라보다가, 동의하듯 고개를 끄덕였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어머니가 임종 전에 가장 많이 했던 말은 그녀에게 결혼하라는 것이었다. 조건 좋은 남자와 결혼해, 남은 인생은 더는 가난의 고통을 겪지 말라는 것이다.하지만 어머니는 몰랐다. 사실 여자는 스스로 돈을 벌 수도 있고, 자신의 미래를 남자에게 맡길 필요가 없다는 것을.허서령은 화제를 돌렸다.“저 여기서 오래 기다려야 해요. 일 있으면 먼저 가요.”소준혁은 느긋하게 앉아 있었다.“나도 바쁘지 않아. 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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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2화

세 시간은 지강산에게 길지 않았다. 오히려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간다고 느껴질 정도였다. 너무 빨라, 눈 깜짝할 사이에 그녀는 떠나려 하고 있었다.허서령은 유골함을 품에 안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등 뒤에서 뜨거운 시선 하나가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것 같았다.허서령은 고개를 들어 주변을 훑어보았지만 자신을 보는 사람은 발견하지 못했다.그녀는 캐리어를 밀고 가서 짐을 맡긴 뒤, 표를 확인하고 게이트 안으로 들어갔다.지강산은 그녀의 시선을 피해 의자 옆으로 몸을 숙였다. 잠시 후, 그는 천천히 몸을 바로 세우고 일어나 그녀를 따라 걸어갔다.허서령은 게이트 안으로 들어간 뒤 몇 걸음 걷다가 멈춰 서서, 참지 못하고 다시 뒤돌아보았다.문득 한 그림자가 빠르게 구석으로 몸을 숨겼다. 그녀는 그 사람이 누구인지 보지 못했다. 어쩌면 지나가던 사람일 수도 있고, 아니면 우울증이 도져 이상한 환각을 본 것일 수도 있었다.그녀는 더 망설이지 않고 성큼성큼 앞으로 걸어갔다.지강산은 다시 걸어 나와, 허서령의 가냘프고 외로운 뒷모습이 시야에서 점점 사라지는 것을 바라보았다.그는 주먹을 꽉 쥐었다. 손가락 마디는 점점 딱딱하고 하얗게 변했다. 심장을 짓누르는 통증을 억누르다 결국 눈시울이 붉어졌고, 가슴이 아파 숨을 쉴 수 없어 입을 살짝 벌려 숨을 내쉬었다.그녀가 심리적 부담을 느낄까 봐, 그는 대놓고 그녀를 배웅하러 올 수 없었다.그녀가 자신이 한 번도 내려놓지 못했다는 것을 알까 봐, 그는 신경 쓰지 않는 척했고, 사랑하는 마음을 조금도 드러내지 못했다.그녀가 다시는 제산시에 오지 않을까 봐, 일부러 자극하는 말로 그녀에게 제산시에 집을 남겨 주었다.허서령에 관해서라면 그는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모든 방법을 다 써 봤지만 지금처럼 무력한 적은 없었다.이제 그는 허공을 향해 낮게 중얼거릴 수밖에 없었다.“허서령, 무사히 가.”...제산시에서 울심시까지, 300킬로미터, 비행기로 한 시간, 허서령은 비행 내내 머릿속이 텅 비어 있었다. 누구도 떠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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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3화

장례가 끝난 지 일주일 뒤, 허서령은 고향에 가 어머니의 말소 신고를 하고 돌아왔다. 집에 돌아와 보니, 그녀 방의 짐이 캐리어에 쑤셔 넣어진 채 거실에 놓여 있었다.그녀가 막 집 안으로 들어서자, 한아름의 어머니가 아이를 안고 문밖으로 나갔다. 거실에서는 허태윤이 웬일로 게임을 하지 않고, 소파에 앉아 차가운 얼굴로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한아름은 그의 옆에 앉아 휴대폰을 보며 나른하고 차가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무슨 뜻이야?”허서령은 자신의 캐리어를 보며, 가족이라는 사람들에 완전히 실망했다.허태윤은 담담히 말했다.“누나, 나도 결혼했고 아내와 아이가 있어. 장인 장모님도 애 봐 주려고 오셨어. 누나가 계속 우리 집에 사는 건 정말 불편해. 지강산이 누나한테 집 한 채 줬다며? 누나 집으로 이사 가.”허서령은 씁쓸하게 웃었다. 어머니가 떠나자, 그녀의 집도 사라졌다.그녀가 버티며 이사하지 않았던 건, 가족의 정으로 자신의 우울증을 치유할 수 있기를 바랐기 때문이었다. 그들의 남매 정은 이토록 연약하고도 비참했다.“그래, 이사할게.”그녀는 원래 제산시에 있는 그 집을 아버지와 허태윤에게 줄 생각이었다. 이제 두 집 모두 그녀 명의에 있었다.‘만약 내가 죽으면, 그 집은 지강산에게 돌려줄 거야. 허태윤에게는 단 한 점도 남기지 않을 거야.’그녀는 걸어가 캐리어를 열어 확인했다.한아름은 깜짝 놀라 휴대폰을 내려놓고 그녀의 지나친 행동을 보며 화난 목소리로 물었다.“방에 무슨 귀중품이 있다고 확인을 해요? 뭘 보는 건데요?”허서령은 그녀를 상대하지 않고, 캐리어 속 옷들을 뒤집어엎듯이 뒤졌다. 하지만 그녀의 철제 상자는 보이지 않았다.그녀는 급히 방으로 뛰어 들어가 여기저기 뒤졌다. 뒤질수록 더 당황했다.철제 상자를 찾지 못한 그녀는 뛰쳐나와 허태윤에게 화난 목소리로 물었다.“누가 내 짐 정리했어? 내 철제 상자는 어디 있어?”허태윤은 못마땅해했다.“누가 누나 고물 딱지를 원한다고 그래?”허서령은 마음이 급해 손이 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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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4화

허서령의 애원 끝에, 한아름은 어머니에게 전화해 물었다.결과는, 아주머니가 종이상자와 철제 상자를 아래층으로 가져가 수레를 끌고 돌아다니며 폐품을 수거하는 중년 남자에게 팔았다는 것이었다.그녀는 근처 상점 주인들에게 부탁해 문 앞 CCTV 화면을 얻었고, 희미하게 상대의 모습을 확인했다. 그녀는 바다에서 바늘 찾기처럼 그 폐품 수거 남자를 찾아다녔다.사흘을 찾은 끝에, 마침내 그를 찾았다. 하지만 상대는 물어도 모른다는 말만 했다.어쩔 수 없이 허서령은 4만 원을 건넸고, 그제야 남자는 그녀를 폐품을 보관한 작은 마당으로 데려가 찾게 해 주었다.6월의 여름, 악취 나고 무더운 마당에서 꼬박 두 시간 넘게 뒤진 끝에, 그녀는 마침내 철제 상자를 찾았다.잃어버렸다가 되찾은 기쁨에 그녀는 흥분과 안도 속에서 상자를 열었다. 그러나 그 순간, 마음은 바닥까지 떨어져 차갑게 식었다.상자 안은 텅 비어 있었다. 아무것도 없었다.그녀는 당황해 손가락이 떨렸고, 긴장한 목소리로 물었다.“아저씨, 제 상자 안에 있던 물건들은요?”남자는 미간을 찌푸렸다.“무슨 물건? 난 모르는데.”허서령은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몸 상태가 점점 불편해졌지만, 그녀는 감정을 억누르고 자신을 평온하게 했다.“열쇠 꾸러미 하나, 휴대폰 케이스 하나, 그리고 털 인형 하나요.”남자는 철제 상자를 바라보다가 갑자기 생각났다는 듯 말했다.“아, 그 털 인형은 고철이랑 같이 무게를 달 수 없잖아. 그 여자분이 그때 안에 있던 물건들을 쓰레기통에 쏟아 버렸어.”허서령은 몸에서 힘이 풀렸다. 손에 들고 있던 철제 상자가 순식간에 바닥으로 떨어져 ‘쾅’ 하고 귀에 거슬리는 소리를 냈다. 축축한 눈동자가 순식간에 붉어졌고, 그녀는 괴로운 목소리로 낮게 물었다.“어느 쓰레기통이요?”“아가씨 집 아래 쓰레기통이지. 벌써 사흘이나 지났으니 진작 쓰레기장으로 옮겨져서 소각됐을 거야.”남자는 돈을 주머니에 넣으며 강한 말투로 말했다.“아가씨가 내 폐품을 다 뒤집어 놨으니까, 돈은 안 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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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5화

목구멍은 불에 덴 듯했고, 침을 삼키는 것조차 심하게 아팠다. 마음은 깊은 연못처럼 죽은 듯 고요했다. 출렁임은 없었지만 눈물은 멈출 수 없었다. 마치 심장이 통째로 파내어진 것 같았다.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무거운 껍데기 하나만 남아 멍한 상태로 호출 차량에 올라, 지강산이 그녀에게 남겨 준 집으로 돌아왔다.집은 매우 넓었고 깨끗하게 정돈되어 있었지만, 지강산의 물건은 없었다.그녀는 모든 커튼을 닫았다. 낮인지 밤인지도 구분하지 못한 채 어둑한 방 안에 틀어박혀 누워 있었다.의식은 무겁게 가라앉았고 머릿속은 텅 비었다. 하루 또 하루, 눕고, 엎드리고, 웅크리고, 앉아 있었다. 그저 너무 지쳐 걷고 싶지 않았다.위가 아프면 위장약을 먹고, 잠이 오지 않으면 수면제를 먹고, 손이 떨리고 가슴이 두근거리면 항우울제를 먹고, 신체화 때문에 장기가 아프면 진통제를 먹었다.그녀는 매일 이런 약들과만 마주했다.목이 마르면 얼음물을 마시고, 배가 고프면 배달을 시켰다. 문밖으로는 한 발짝도 나가지 않았고, 삶에는 더는 기대가 없었다. 살아갈 의미도 찾지 못한 채, 매일 침대에 누워 죽음을 기다렸다.어머니의 유골을 안고 돌아온 첫 이틀 동안에는 심인혜가 찾아와 그녀를 위로해 주곤 했다. 하지만 심인혜는 곧 아이를 낳을 예정이었고, 돌봐야 할 자기 가정이 있었다. 생활의 중심은 남편과 아이를 중심으로 돌아갔다. 심인혜는 그녀를 계속 돌볼 수 없었고, 그녀 역시 심인혜를 귀찮게 하고 싶지 않았다.허서령도 자신을 구하려고 생각해 본 적이 있었다. 하지만 이런 부정적인 심리 질환은 혼자의 힘만으로 빠져나오기가 너무 어려웠다.그녀는 침대에서 기어 일어날 힘조차 없었다. 분명 바깥은 햇살이 눈 부신데, 그녀에게 하늘은 늘 잿빛이고 음침하게 느껴져 숨이 막힐 만큼 그녀를 짓눌렀다.외출하고 싶지 않았고, 일하고 싶지 않았고, 돈을 벌고 싶지도 않았고, 먹고 싶지도 않았다. 어떤 일에도 흥미가 생기지 않았다.신체화 증상이 발작할 때면 죽을 것 같았다. 심장이 심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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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6화

문득 휴대폰 벨 소리가 울렸다. 파도가 한 번 또 한 번 해변으로 밀려와 그녀의 몸을 때렸다. 차갑고 서늘했다. 이 질긴 국산 휴대폰은 물에 잠겼는데도 필사적으로 울리고 있었다.한 번 울리고, 또 한 번 울렸다. 마치 그녀가 전화를 받지 않으면 상대는 계속, 계속, 휴대폰이 터질 때까지 걸 것 같았다.‘정말 짜증 나. 왜 죽을 때조차 조용히 있게 해 주지 않는 걸까?’허서령은 힘없이 손을 뻗어 바지 주머니를 더듬고, 축축하게 젖은 휴대폰을 꺼냈다. 휴대폰 화면에는 제산시 IP의 낯선 번호가 떠 있었다.‘제산시에서 온 전화라고?’휴대폰에서는 물이 그녀의 얼굴 위로 뚝뚝 떨어졌다. 그녀는 전화를 받고 스피커폰으로 바꾼 뒤, 쉰 목소리로 낮게 중얼거렸다.“누구세요?”휴대폰 너머에서 여자의 격노한 목소리가 들려왔다.“302호 집주인 맞죠? 나 당신 집 아래층 사는 사람인데, 당신 집 수도관 터진 거 아니에요? 계속 물이 새서 우리 집 거실이 다 잠겼어요.”“죄송해요. 열쇠공을 불러 문을 여세요. 그리고 사람을 불러 들어가서 수리해 주세요. 필요한 비용은 제가 지금 배상할게요.”“세상에 이렇게 무책임한 집주인이 어딨어요? 당신 집 누수 때문에 우리 집 천장이 전부 망가졌고, 지금 우리 집은 물에 잠기게 생겼어요. 그런데 직접 와서 처리할 생각도 없고, 나더러 알아서 사람 불러 당신 집 문을 열라고요? 수리도 내가 알아서 하라고요? 나중에 당신이 나한테 덮어씌우면 어떡하라고요?”“그런 일은 없을 거예요.”“사람 마음을 어떻게 믿어요. 나는 함부로 남의 집 문 따고 들어가 수리 못 해요.”여자는 속상하고 화가 난 듯 매우 엄숙하게 말했다.“우리가 피땀 흘려 돈 모아 산 집이 이렇게 망가졌어요. 지금 여섯 식구, 노인도 있고 아이도 있는데 다 호텔에 끼어 살고 있어요. 반드시 바로 와서 해결해야 하고, 배상 문제도 이야기해야 해요.”허서령은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마음은 죄책감으로 가득했다.“그렇게 심각해요? 정말 죄송해요. 그런데 제가 지금 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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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7화

결국 허서령은 혼자 아래층의 손실 4백만 원 넘는 금액을 배상했다.그녀는 정말 이해할 수 없었다.‘대체 어떤 양심 없는 사람이 여기까지 와서 수도관을 망가뜨린 걸까? 아래층 주민에게 복수하려는 걸까? 아니면 나에게 복수하려는 걸까?’아니었다. 지강산 말고는 이 집이 그녀의 것이라는 걸 아는 사람이 없었다.‘설마 지강산에게 복수하려던 걸까?’허서령은 그날 바로 현관문 자물쇠를 지문 전자식으로 바꾸었다.21평짜리 집은 원목 풍에 따뜻한 색감이었다. 방 하나, 거실 하나라 아주 크지는 않았지만 아늑하고 편안한 장점이 있었다.이 집의 실내장식은 그해 그녀가 정성껏 디자인한 것이었다. 그때의 그녀는 삶을 사랑했고, 미래를 동경했다.남향의 큰 발코니 밖으로는 푸르고 무성한 나무숲이 가득 보였다.상쾌한 바람이 불어오자 서늘했다. 허서령은 문득 제산시의 햇살이 참 편안하다고 느꼈다. 마음도 며칠 전만큼 가라앉고 우울하지는 않은 듯했다.막 누수 문제를 처리하고 나자 그녀의 휴대폰 벨 소리가 또 울렸다. 전화한 사람은 그녀가 매우 존경하는 선배 하준이었다.그는 예전에 그녀를 위해 한 소송에서 승소해 진성호를 5년 넘게 감옥에 보내고 배상까지 받아냈다. 그 멋진 승소 이후, 하준의 전문성은 그녀를 깊이 감복시켰다.그녀는 소파 위에 책상다리하고 앉아 전화를 받아 귀에 가져가 예의 바르게 입을 열었다.“하 변호사님, 안녕하세요.”“서령아, 제산시에 와서 일할 거면서 나를 먼저 생각하지 않는다니. 너무 서운한데?”허서령은 놀라고도 어리둥절했다.“저 제산시에 와서 일하는 거 아닌데요. 하 변호사님, 누구한테 들으셨어요?”“누구한테 들었는지는 신경 쓰지 말고. 너 지금 제산시에 있지?”“네.”“울심시 쪽 일도 진작 그만뒀고, 맞지?”“네.”허서령은 고개를 끄덕였다. 하준이 그녀 곁에 감시 카메라라도 달아 둔 것 같았다.‘분명 1년 넘게 연락하지 않았던 선배인데, 어떻게 내 상황을 이렇게 잘 알고 있을까?’녀의 일정까지 알고 있었다.“그럼 우리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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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8화

저녁 무렵, 노을빛이 온 대지를 감쌌다. 지강산은 퇴근하자마자 할아버지에게서 전화를 받았다. 본가에 한 번 오라는 전화였다.차가 본가 대문을 지나 마당에 멈췄다. 안전벨트를 풀려는 순간, 휴대폰이 울렸다.그는 휴대폰을 꺼내 보았다. 하준이 보낸 카톡이었다.하준: [지강산 씨, 허 변호사가 제 로펌에 입사했습니다. 알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나중에 식사 대접하겠습니다.]지강산은 곧장 타자를 해 보냈다.[감사하실 필요 없습니다. 식사도 괜찮습니다. 제가 말했다는 건 허 변호사에게 말하지 말아 주세요.]하준: [알겠습니다.]지강산은 차 문을 열고 내려 문을 닫은 뒤 집 안으로 걸어갔다.갑자기 휴대폰 벨 소리가 울렸다. 그는 발걸음을 멈추고 전화를 받아 귀에 가져갔다.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대표님, 그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경찰까지 데리고 저를 찾아왔어요. 제가 단지 CCTV를 망가뜨렸다며 배상하라고 해서 60만 원을 물어줬어요. 이 돈은 대표님이 내셔야 합니다.”지강산은 긴장했다.“배후가 나라고 말한 건 아니지?”남자가 말했다.“공용 CCTV 훼손은 감옥 갈 일은 아니고 배상만 하면 되는 거라, 이런 사소한 일로 대표님을 팔 필요는 없죠.”지강산은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좋아. 나중에 백만 원을 이체할게. 더 주는 건 입막음비로 해.”남자는 흥분했다.“감사합니다, 대표님. 대표님 대박 나세요.”지강산은 전화를 끊고 송금을 완료하면서 문을 밀고 안으로 들어갔다.막 일련의 행동을 마치고 고개를 들자, 시선이 거실 안의 시커먼 사람들 무리와 부딪쳤다. 그는 순간 그 자리에 굳어 버렸다. 방 안 가득한 사람들의 시선이 일제히 그에게 집중됐다.소파의 주석에는 할아버지가 바르게 앉아 있었는데 화내지 않아도 저절로 위엄이 느껴졌다. 왼쪽에는 그의 부모와 큰어머니가 앉아 있었고, 오른쪽에는 도은정과 그녀의 부모가 앉아 있었다.지강산의 얼굴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불길한 예감이 밀려왔다.파혼 이야기는 이미 분명히 끝냈는데, 도은정이 부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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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9화

줄곧 침묵하던 지상훈이 충격을 받아 고개를 들었다.“무슨 살인범?”지씨 가문 어르신도 멍해진 채 눈에는 놀람이 가득했다.“서령이 그 아이가... 어떻게 된 일이냐?”하선희는 눈을 감고 소리 없이 한숨을 쉬었다.도미란은 옷깃을 정리하며 어쩔 수 없다는 듯 말했다.“아버님, 둘째 도련님, 강산이의 전 여자친구 허서령 말이에요. 6년 전에 그 애 아버지가 사람을 식물인간으로 만들었어요. 들으니 최근에 가족들이 연명치료를 중단했고... 사람이 죽었다고 하더군요.”지상훈는 긴장한 표정으로 물었다.“강산아, 사실이냐?”지강산은 차갑게 웃었다.“이미 전 여자친구라면, 사실이든 아니든 저와 무슨 상관이에요?”“왜 상관이 없어?”도미란은 물러서지 않았고 말투는 날카로웠다.“네가 분명 은정이와의 혼사를 승낙했는데, 허서령이 끼어들지 않았다면 갑자기 마음을 바꿨겠니? 그런 출신의 사람 때문에 네 앞날까지 버리겠다는 거야?”지강산은 손가락 마디가 하얗게 질릴 만큼 주먹을 꽉 쥐었다. 그는 할아버지와 부모님의 무겁고 불안한 눈빛을 스쳤다. 도미란의 이 수는 확실히 영리하고도 잔혹했다.허서령의 깨끗하지 못한 집안 배경과 대비되니, 도은정의 ‘완벽한 조건’은 더더욱 당연하고, 그와 결혼하기에 더 적합해 보였다.강한 압박이 사방에서 조여 오는 가운데, 지강산은 벌떡 일어났다.“제가 파혼하는 건 허서령과 상관없어요. 마지막으로 분명히 말할게요. 혼약은 이미 깨졌고, 도은정 씨, 저는 당신과 결혼하지 않아요. 저를 쓰레기라고 욕하든, 못된 놈이라고 욕하든, 이것이 제 입장이에요. 앞으로 도은정 씨는 제 앞에 다시 나타나지 말아 주세요.”그 말은 바닥에 못을 박듯 단호했다. 그는 몸을 돌려 결연한 발걸음으로 떠났다.도미란은 지상훈과 하선희를 향해 돌아서며 비꼬는 말투로 말했다.“둘째 도련님, 동서, 부모가 되어서 강산이의 혼사에 이렇게 무관심해도 되는 건가요?”지상훈은 표정이 어두워진 채 말없이 있었다.하선희는 평온하게 그녀를 마주 보았다.“형님이 이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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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0화

허서령은 옷을 널어 둔 뒤 발코니 난간 가까이 다가가 고개를 들어 새까만 하늘을 바라보았다. 무겁고, 별 하나 없었다. 달마저도 검은 하늘 속에 묻혀 있었다.잠시 서 있자 여름의 바람은 조금 후텁지근했다. 이미 샤워를 마친 그녀는 땀나는 것이 가장 싫었기에 몸을 돌려 안으로 들어가 유리문을 닫고 커튼을 쳤다.내일 출근해야 하니 일찍 쉬어야 했다. 잠들기 어려워 수면제 용량을 늘리고 불을 끈 뒤 잠자리에 들었다.아래층, 지강산은 힘없이 차 문에 기대어 어둑해진 3층 발코니를 바라보았다.불이 꺼졌다.‘이렇게 일찍 자는 건가?’그는 휴대폰을 꺼내 시간을 보았다가 문득 깜짝 놀랐다.어느새 11시 반이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여기서 네 시간 넘게 서 있었다니, 시간이 정말 빠르게 흘렀다.그는 문을 열고 차 안으로 들어가 운전석에 앉았다. 그러나 여전히 떠나기 아쉬워 조용히 30분을 더 머물렀고, 자정이 되어서야 차를 몰고 아파트 단지를 떠났다.다음 날 아침, 그는 제시간에 출근했다. 퇴근 후에는 무언가에 홀린 듯 또 차를 몰고 아파트 단지 안으로 들어와, 그녀의 건물 아래 대로변에 세웠다.그녀를 보지 못한다 해도, 그녀가 사는 곳에 오면 그녀와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듯한 느낌이 들어 마음이 놓이고, 충만해졌으며, 그리움의 고통을 조금 덜 수 있었다.밤이 내려앉을 때까지 기다리자, 그녀의 가느다란 모습이 아파트 단지 안에 나타났다. 걸음은 무거웠고, 손에는 작은 봉투 하나를 들고 있었다. 딱 봐도 배달 음식이었다.그는 차 안에 앉아 쓸쓸한 표정으로, 허서령의 피곤한 몸이 자신의 차 옆을 지나 아파트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바라보았다.3층 불이 켜진 지 얼마 되지 않아 다시 꺼졌다.그렇게 반복되었다. 그는 거의 매일 퇴근할 때마다 차를 그녀의 건물 아래에 세웠고, 그녀가 불을 끈 뒤에야 떠났다.그가 언제 떠나는지는 허서령이 언제 잠드는지에 달려 있었다. 그렇게나 그녀를 보고 싶어 하면서도, 그는 단 한 번도 위층으로 올라가 그녀를 찾아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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