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5년 만의 재회, 그의 폭주: Bab 611 - Bab 620

684 Bab

제611화

“좋아.”지용식이 일어서자 하선희가 얼른 부축했다.몇 사람이 할아버지를 따라나섰다. 지로운도 아기를 안고 나갔다.병실에는 지강산, 허서령, 지은영, 정윤슬, 그리고 침대에 누운 한나만 남았다.네 사람은 한 소파에 나란히 앉았다. 가운데는 허서령과 지은영, 양쪽 끝은 지강산과 정윤슬이었다. 네 쌍의 눈이 한나를 바라봤다.허서령은 의아해서 지강산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저 사람은 왜 저렇게 겁을 안 내요? 정말 아무 문제 없는 아이인가 봐요?”“문제가 있는지는 나도 몰라.”지강산도 귀에 대고 작게 말했다.“태아의 주수를 바꾼 건 확실히 알아냈어. 아무 일도 없다면 왜 굳이 임신 주수를 조작했겠어?”지은영이 몸을 내밀어 엿들었다.지은영의 머리가 허서령 입술에 닿을 듯 가까워졌다.지강산이 동생의 머리를 살짝 밀었다.“넌 빠지는 데가 없냐?”“나도 듣고 싶단 말이야.”지은영은 머리를 만지며 투덜거렸다.“나한테도 좀 알려 줘!”정윤슬도 고개를 내밀고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서령 언니, 은영 씨, 저 사람 배가 너무 크지 않아요? 아기 낳으면 배가 바로 홀쭉해지는 건 아닌가요?”네 사람의 시선이 한나의 배로 향했다. 이불이 덮여 있었지만 배가 여전히 제법 불룩했다.여자 셋은 출산 경험이 없어 정상적인 모습인지 알 수 없었다.지은영이 속삭였다.“큰어머니가 병원 윗사람을 매수해서 DNA 검사 결과를 바꾸면 어떡해?”“그럴 가능성은 작아.”지강산이 말했다.“정식 병원이라 모든 과정이 CCTV에 찍혀. 형도 전 과정을 지켜볼 테니 누구도 장난칠 수 없을 거야.”허서령이 말했다.“그래도 큰아버지네 식구가 너무 태연해요. 정말 한나 아이가 지로운 아이인 거 아니에요?”지은영이 고개를 저었다.“그럴 리 없어요. 전 둘째 오빠가 조사한 걸 믿어요.”정윤슬은 눈을 가늘게 뜨고 한나의 배를 한참 바라보다 말했다.“아기가 로운 씨 아이이긴 한데 한나 씨 아이는 아닌 거 아닐까요? 한나 씨는 아직 임신 중일 수도 있잖아요.”그 말을 듣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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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2화

소란스러운 틈을 타 여기저기 손을 댔다.한나는 필사적으로 두 사람의 손을 밀어내며 문밖을 향해 외쳤다.“안 닦아 줘도 되니까 저리 가요! 간호사님! 간호사님!”간호사가 급히 달려 들어왔다.“지금 뭐 하시는 거예요? 산모가 막 출산해서 몸도 약하고 쉬어야 해요. 빨리 나가 주세요.”지은영과 정윤슬은 몇 걸음 물러났다가 간호사에게 떠밀려 한나에게서 떨어졌다.두 사람은 눈을 마주하고 웃더니 돌아서서 나갔다.지강산도 허서령의 손을 잡고 일어나 함께 병실을 나왔다.네 사람은 병동 복도를 앞뒤로 두 명씩 나란히 걸으며 이야기를 나눴다.정윤슬이 목소리를 낮췄다.“배가 둥글고 딱딱했어요. 분명 아직 안 낳았어요.”지은영도 동의했다.“맞아요. 태동도 느껴졌어요. 사촌 오빠 바깥 여자가 낳은 아이일 거예요. 한나는 아직 낳으려면 시간이 남았으니까 급하게 아이를 바꿔치기한 거겠죠.”지강산은 침착하게 말했다.“아직 할아버지께 말씀드릴 필요 없어. 저쪽은 의사와 간호사가 입을 맞춰 주고 있으니 말해도 인정 안 할 거야.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자.”지은영이 의아해했다.“왜 결과를 기다려? 사촌 오빠한테 혼외자가 있다는 사실만 입증되면 그 아이도 할아버지 증손자잖아. 큰아버지가 그 애도 인정하라고 할 수 있어.”“할아버지는 사생활이 문란하고 배우자에게 불성실한 사람을 제일 싫어하셔. 할아버지가 스스로 판단하실 거라고 믿자.”지강산의 말에 허서령이 물었다.“강산 씨, 이번에는 할아버지가 뭔가 큰 결심을 하신 것 같아요. DNA 검사를 꼭 하겠다고 엄청 단호하게 말씀하셨잖아요.”지강산은 말했다.“할아버지가 늘 인자하게 웃으셔도 사실은 아주 영리하고 지혜로우셔. 만만한 분이 아니야.”나머지 셋은 선뜻 동의하지 못했다. 평소의 할아버지는 온화하지만 좀 어수룩하고 무슨 일이든 좋게좋게 넘어가려는 분처럼 보였다.네 사람은 복도를 지나 검사실 앞으로 갔다.그때 지태일이 할아버지를 부축하며 채혈실에서 나왔다. 다른 가족들도 뒤따라 나오다가 복도에서 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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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3화

지은영이 일어나 탁자 위 검사 결과 봉투를 집었다.“제가 뜯을게요. 저는 공정하게 할 수 있잖아요.”큰어머니가 화들짝 놀라 지은영을 가리켰다.“너는 손대지 마! 이 집에서 네가 제일 잔꾀가 많잖아. 못된 장난도 제일 잘 치고!”“쳇...”지은영은 코웃음 치며 서류 봉투를 도로 던져 놓고 못마땅한 표정으로 앉았다.큰아버지가 헛기침하고 말했다.“집에 변호사도 있잖아요. 변호사가 뜯는 게 가장 적절하지요.”모두가 허서령을 바라봤다. 망설임 없이 일어난 허서령은 지강산의 손을 놓고 말없이 탁자로 가 봉투를 집어 능숙하게 뜯었다.허서령은 안에서 보고서를 꺼내 마지막 장을 넘기고 읽었다.[부계확률이 99.99% 이상으로 산출되어, 지로운은 아이의 생물학적 아버지임을 긍정함.]그 말이 끝나자 큰집 식구들의 얼굴에 환한 웃음이 번졌다.지로운이 기다렸다는 듯 말했다.“할아버지, 들으셨죠? 한나가 낳은 아이가 할아버지 증손자예요. 검사 결과도 나왔잖아요. 분명 제 아이라고요.”지용식은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굳고 차분한 얼굴로 말했다.“서령아, 계속 열어 봐라.”그제야 사람들은 보고서가 두 장이라는 걸 알아챘다. 아래에 봉투가 하나 더 있었다.허서령은 다른 보고서를 집어 들고 할아버지를 한번 바라봤다.할아버지는 계속하라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지로운은 멍해졌다.“뭐야? 왜 또 있어?”부모님을 돌아봤지만 두 사람도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허서령은 봉투를 뜯어 결과를 계속 읽었다.“지용식과 지로운의 누적 혈연지수는 정상적인 친족 관계의 기준에 미치지 못하며, 두 사람은 조손 관계가 성립하지 않음.”지용식은 할아버지의 이름이었다.온 가족이 충격에 빠졌다.지은영은 눈이 휘둥그레져 두 손으로 벌어진 입을 막았다.큰아버지의 얼굴은 순식간에 새하얗게 질렸다.“이게 뭐야?”지로운은 화를 내며 벌떡 일어나 허서령의 손에서 보고서를 빼앗았다. 손을 덜덜 떨며 믿을 수 없다는 듯 결과를 읽었다.“언제 검사했어요? 전 할아버지랑 DNA 검사받은 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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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4화

거실은 고요했다. 아무도 입을 열지 않았다.지용식은 차분히 말했다.“로운아, 네가 태어난 날 병원에 널 보러 갔었다. 간호사실을 지나는데 날 알아보지 못한 간호사들이 수군대더구나. 508호 산모의 아이가 O형인데 아버지도 O형이라며, 남편이 바람난 아내한테 속고 있는 게 틀림없다고 했지. 그 말을 듣고 가슴이 철렁했다.”“그런데 나중에 네 혈액검사 결과는 A형으로 나왔어. 그래서 의심을 거뒀지. 하지만 산모가 있는 508호실은 하나뿐이었어. 그 일이 마음에 가시처럼 남았지. 네가 태어난 뒤 네 부모가 더 다정해지고 집안도 화목하게 잘살길래, 평생 모른 척하는 것도 행복일 거로 생각하고 더는 캐묻지 않았다.”“하지만 넌 자라는 내내 네 아버지와 닮은 구석이 하나도 없었다. 우리 지씨 집안의 특징도 안 보였어. 네 아버지와 작은아버지는 얼굴도 반듯하고 나이 들어도 멋지지 않니. 사촌 동생 둘도 키가 크고 늘씬한 데다 이목구비도 또렷하고 잘생겼어.”“그런데 넌 어려서부터 잘 먹고 자랐는데도 키가 170cm 정도에서 멈췄고, 늘 통통했지. 각진 얼굴, 큰 코끝, 쌍꺼풀 없는 눈, 두툼한 입술까지, 어려서부터 네 어머니의 옛 남자 친구를 똑 닮았다. 내가 태일이와 강산이를 더 아끼고 너에게 별 관심을 주지 않은 것도 그래서야. 아무리 봐도 내 친손자 같지 않았거든.”“태일이와 강산이는 어릴 때 제 아버지랑 똑같이 생겼어. 사진을 섞어 놓으면 세쌍둥이라 해도 믿을 정도였지.”지용식은 눈에 눈물이 고인 채 서럽게 숨을 들이마셨다.“그래도 너는 어머니 쪽을 더 닮았겠지 하고 나를 달랬어. 아니면 어머니가 성형해서 지금은 너무 예뻐진 탓에 네가 지금 얼굴과 닮지 않은 거라고도 생각했고.”“하지만 커 갈수록 못된 성미가 더 뚜렷해지더구나. 집안에서 아무리 바르게 가르쳐도 달라지지 않았지. 여자 밝히고 욕심 많고, 난폭하고 제멋대로에 속까지 좁아... DNA 검사를 안 해 봐도 넌 우리 집안 핏줄이 아니라는 걸 알겠더라.”“할아버지... 저... 저는 그런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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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5화

거실이 조용해졌다. 가족들은 숨소리조차 크게 내지 못했다.지로운은 괴로운 표정으로 고개를 숙이고 두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한바탕 충격적인 가족사가 그렇게 막을 내렸다. 결국 가장 큰 상처를 입은 사람은 지준석이였다.아들도 손자도 자기 핏줄이 아니었다. 남의 자식을 30년 넘게 친아들로 키운 셈이었다.은퇴를 앞둔 나이에 이 끔찍한 사실을 알게 된 지준석은 충격을 견디지 못하고 병원에 입원했다.퇴원한 뒤에는 퇴직 절차를 밟고 도미란과 이혼했다. 지로운과 법적 부자 관계도 정리한 다음 절에 들어가 한동안 마음을 추스르며 지냈다....6월 말, 제산시에는 여름이 찾아왔다. 하늘은 맑고 푸르렀으며 햇살이 환했다. 날씨도 쾌적했다.어느덧 두 달이 흘렀다. 허서령의 신원 심사도 진작 통과했다. 이제 모든 준비가 끝나고 마지막 한 가지만 남았다.지강산은 매일 반지를 지니고 다녔다. 하지만 바쁜 날들이 이어지면서 청혼할 기회를 번번이 놓쳤다.낭만적인 시간과 장소를 찾고 싶었는데 반지 케이스를 손때가 묻도록 만지작거리기만 했다. 건넬 기회도 용기도 좀처럼 나지 않았다.그 토요일은 마침 지강산의 서른한 번째 생일이었다.허서령은 지은영, 정윤슬과 함께 평생 잊지 못할 생일잔치를 준비하기로 했다.새벽 6시, 막 날이 밝았을 때, 알람 소리에 깬 허서령이 일어나 알람을 끄고 살며시 이불을 들치며 침대에서 내려오려 했다. 지강산이 허리를 낚아채 다시 품에 안더니 목덜미에 얼굴을 묻고 잠긴 목소리로 중얼거렸다.“오늘 주말인데 이렇게 일찍 일어나서 어디 가?”“오늘 바쁜 일이 있어요.”허서령은 허리에 감긴 그의 손을 어루만지며 다정하게 달랬다.“어젯밤 피곤했잖아요. 조금 더 자요.”“나랑 같이 자.”“안 돼요. 정말 중요한 일이 있어요. 저 좀 놔줘요. 일어나야 해요. 은영이랑 윤슬이랑 약속했어요. 진짜... 중요한 일이에요...”“그렇게 중요한 일이면 나한테도 말해 주면 안 돼?”지강산이 귓불 가까이 입술을 가져가 입을 맞췄다. 허서령은 간지러워 목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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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6화

허서령이 웃으며 말했다.“은영이가 얼마나 귀여운데요. 누가 안 좋아하겠어요? 은영이가 고백하면 분명 잘될 거예요.”“직접 겪어 봐야 알겠지. 나도 같이 갈게.”지강산은 이불을 걷고 침대에서 내려왔다.허서령은 얼른 손을 붙잡았다.“강산 씨는 집에서 기다려요. 우리 먼저 피부 관리받고 예쁜 옷도 고르고 은영이도 꾸며 준 다음 낭만적인 장소를 준비할 거예요. 그래야 고백이 잘될 거 아니에요. 그때 강산 씨도 부르고 어머님 아버님이랑 큰형님, 강산 씨의 친구랑 은영이 친구들까지 전부 불러서 그 감격스러운 순간을 함께할 거예요.”지강산은 코웃음 치며 이마를 짚었다.“그렇게 사람을 잔뜩 부르면 거절당했을 때 얼마나 창피하겠어. 절대 안 돼.”“거절 안 당해요. 은영이가 얼마나 좋은 앤데요. 보는 눈만 있으면 누구라도 좋아할 거예요.”허서령은 침대에서 내려와 신발을 신고 지강산의 앞으로 가, 발꿈치를 들어 뺨에 입을 맞췄다.“말 들어요. 집에서 제 연락 기다려요. 동생 고백하는 날이니까 옷도 제대로 입어요. 은영이 창피하게 만들지 말고요.”지강산은 영문을 몰라 멍해졌다.“내가 평소에 옷을 그렇게 못 입어?”허서령은 웃으며 욕실로 들어가 씻으려 했다.지강산이 쫓아가며 물었다.“서령아, 나한테 불만 있는 거야? 평소에도 외모에 신경 쓰고 지저분하게 다니지도 않는데.”허서령은 웃기만 했다.지강산은 욕실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허리를 감싸며 물었다.“진짜 나 싫어진 거 아니지? 아직 결혼도 안 했는데 벌써 불만이 생긴 거야?”“아니라니까요. 그냥 옷을 단정하게 입으라고 한 거예요.”“날 못마땅해하는 거잖아.”“정말 아니라니까요.”허서령은 웃으며 품에서 빠져나왔다.“장난 그만 해요. 저 진짜 씻어야 해요. 늦으면 윤슬이랑 은영이한테 혼난단 말이에요.”지강산은 길게 한숨을 쉬고 놔줬다. 두 사람은 나란히 세면대 앞에 서서 양치하고 세수했다.지강산은 입에 거품을 문 채로 투덜거렸다.“나 싫어하면 안 돼.”“네, 알았어요.”허서령은 양치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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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7화

김우빈은 정장 바지 주머니에 한 손을 넣고 지강산과 나란히 서서 멀리 사람들 사이의 여자에게 시선을 두었다.“여자 친구라도 있는 게 어디야. 뭘 불평해?”지강산은 집 쪽을 바라보며 허서령이 화장실에서 나오길 기다렸다. 그러다 감회 어린 목소리로 말했다.“그렇긴 해. 만족해야지.”김우빈은 눈빛이 어두워진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지강산이 다시 물었다.“회사 상장하고 나서는 실적 괜찮아?”“좋아. 꾸준히 성장하고 있어. 주주님 실망시키지 않을게.”“네 능력이야 늘 믿지. 너한테 투자한 건 걱정 안 해.”지강산이 김우빈을 돌아봤다.“그런데 너도 이제 서른 다 돼 가지? 최근 몇 년은 사업하느라 결혼할 생각도 못 했잖아. 회사도 안정됐으니 슬슬 가정 꾸릴 생각 해 봐야지?”김우빈은 고개를 숙여 잔디밭을 바라보며 건성으로 대답했다.“나중에.”그때 갑자기 ‘펑’ 하는 소리가 났다.형형색색의 연기가 하늘로 퍼졌다. 모두가 알록달록해진 하늘을 올려다봤다.지은영은 꽃밭에서 튀어나온 요정처럼 치맛자락을 들고 종종걸음으로 무대에 올랐다. 꽃처럼 환한 미소가 사랑스러웠다.그녀는 무대에 올라 사람들에게 말했다.“저희 고백 파티에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다들 무대 쪽으로 모여 주세요. 아주 중요한 발표가 있어요.”김우빈은 얼굴을 굳히고 돌아서려 했다.“나 간다.”지강산이 얼른 팔을 붙잡았다.“어딜 가? 무대는 저쪽인데.”“이런 재미없는 파티엔 다음부터 부르지 마. 나 바빠.”김우빈의 목소리에 불쾌감이 묻어났다.“여기까지 왔는데 끝은 보고 가야지.”지강산은 팔을 붙잡고 무대 쪽으로 이끌었다.김우빈은 내키지 않는 표정이었다.무대 아래에서 소유하가 지강산 곁으로 다가왔다.“오빠, 여자 친구는 안 보여?”지강산은 헛기침하고 앞을 보며 말했다.“화장실 갔어.”“아.”소유하가 가까이 다가와 나직이 물었다.“고백 파티라면서. 누가 누구한테 고백하는 거야?”“주인공이 무대에 서 있잖아. 보면 알아.”지강산은 그렇게 말하고 사람들 사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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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8화

“여기까지 오기 위해 정말 힘들게 버텼어요. 이제는 조금 더 용기를 내서 지금의 행복을 꼭 붙잡아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지강산의 아내가 되고 싶어요. 평생 강산 씨의 옆에서 자고 일어나며 서로 의지하고 함께하고 싶어요.”“강산 씨, 법적으로도 강산 씨의 아내가 되고 싶어요. 열여덟 살부터 서른 살까지 꿈꿔 왔어요. 다른 사람 결혼하는 걸 보면 늘 강산 씨 생각이 났어요. 그러면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났고요.”허서령의 맑은 눈에 눈물이 반짝이며 목소리가 점점 메었다.“강산 씨, 주민등록증이랑 가족관계 서류도 챙겨 왔어요. 오늘 오후 2시에 혼인 신고하러 가기로 예약까지 했어요. 예전에 제가 강산 씨한테 상처를 너무 많이 줬잖아요.”“그래서 강산 씨가 제 청혼을 거절할까 봐 무서워서 가족이랑 친구들까지 다 불러 제 편을 들어 달라고 했어요. 오늘 안 된다고 하면 다들 보는 앞에서 떼를 써서라도 무조건 혼인 신고하러 데려갈 거예요.”지강산은 눈이 벌겋게 젖었다. 눈물이 잘생긴 뺨을 타고 한 방울, 또 한 방울 흘러내렸다. 도무지 멈출 수 없었다. 감격스럽고 사랑스러운 미소가 번지며 마음속에서는 기쁨이 폭발할 듯했다.무대 아래는 조용해진 채 모두가 긴장했다. 대답을 이미 알 것 같은데도 지강산이 어서 승낙하길 기대하며 지켜봤다. 혹시라도 일이 어긋날까 봐 마음을 졸였다.사랑하면서도 결혼하지 못하는 연인들은 혼인 신고할 기회를 번번이 놓치기도 한다. 한 번 지나간 기회는 돌아오지 않아, 나중에는 결혼이 훨씬 어려워지거나 끝내 관계가 흐지부지되기도 한다.허서령은 반지 케이스를 들어 지강산의 앞에서 열고, 긴장과 울음이 섞인 목소리로 물었다.“청혼 반지도 샀어요. 강산 씨, 저랑 결혼해 줄래요?”지강산은 고개를 들고 무대 뒤 정식판 쪽으로 돌아서서 몰래 눈물을 훔치며 입을 벌리고 숨을 골랐다. 말을 하고 싶지 않은 게 아니었다. 목이 뜨겁게 메어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 심장이 너무 빨리 뛰어 감정을 가라앉힐 수 없었다.다 큰 남자가 여기서 울음을 터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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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9화

지강산은 얼른 일어나 반지를 꺼내 손가락에 끼워 줬다.허서령은 반지를 자세히 보다가 깜짝 놀랐다. 지강산이 처음 청혼했을 때 준 반지였다. 대학 졸업 후 헤어지면서 돌려줬던 바로 그 반지였다.먼 길을 돌아 다시 손가락에 끼워졌다. 지강산의 사랑도 처음부터 지금까지 한결같았던 것처럼.허서령이 반지를 바라보는 사이 지강산도 손을 내밀었다.“내 건?”그제야 허서령은 정신을 차리고 케이스에서 반지를 꺼내 조심스럽게 끼워 줬다.크기가 딱 맞았다. 지강산은 반지가 아주 마음에 들었다.다시 박수가 터지고 환호성이 울렸다.허서령이 반지를 끼워 주자 지강산은 참지 못하고 품에 끌어안았다. 꼭 끌어안고 정수리에 입을 맞추며 속삭였다.“지금 바로 혼인 신고하러 가자. 오후 2시까지 못 기다리겠어.”“안 돼요. 가족이랑 친구들 다 두고 갈 순 없잖아요. 점심도 푸짐하게 준비했는데.”지강산은 살짝 품에서 떼어 놓고 얼굴을 감싸더니 엄지로 뺨의 눈물 자국을 쓰다듬으며 속삭였다.“서령아, 키스해도 돼?”허서령은 쑥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안 돼요. 가족이랑 친구들이 다 보고 있잖아요. 부끄러워요. 집에 가서 해요.”지강산은 꽃처럼 환하게 웃었다. 눈꼬리가 휘어지고 눈빛에는 애정이 가득했다. 뺨을 쓰다듬었다.“그래. 네 말대로 할게.”지강산은 허서령의 손을 잡고 무대에서 내려왔다.가족과 친구들이 둘을 둘러싸고 잇달아 축하 인사를 건넸다. 인사를 다 받기 어려울 정도였다.지은영은 여전히 울상을 짓고 있었는데, 눈물 때문에 화장이 번질 지경이었다.허서령은 안쓰러운 마음에 뺨을 쓰다듬었다.“은영아, 왜 또 그렇게 울어?”“너무 감동적이잖아요!”지은영은 벅찬 목소리로 말했다.“둘이 여기까지 오는 걸 제가 다 봤잖아요. 얼마나 힘들었는데... 드디어 결혼한다니까 눈물이 나요.”허서령은 지강산의 손을 놓고 다가가 지은영을 안아 줬다.지은영은 남편의 여동생이었지만 그보다 더 가까운 친구이자 마음을 터놓는 단짝이었다.다섯 살 차이가 났지만 허서령은 이 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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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0화

지강산은 예의상, 그리고 소준혁의 체면을 생각해 주스 잔을 들어 부딪쳤다.“고마워.”소유하는 우아하게 고개를 들어 와인을 마셨다.송원준의 시선이 소유하에게 머물렀다. 어깨가 드러나는 긴 원피스를 입어 새하얀 양어깨가 드러났다. 성형으로 볼륨을 더한 가슴과 가는 허리, 풍만한 엉덩이, 긴 다리에 화려한 화장까지.몸짓 하나하나에서 침대에서도 대담하고 거침없을 것 같은 분위기가 느껴졌다.사진작가인 송원준은 소유하 같은 여자에게 예술 사진을 찍어 주는 걸 가장 좋아했다. 이런 여자들은 카메라 앞에서 어떻게 분위기를 잡고 매혹적인 포즈를 취해야 하는지 잘 알았다.지은영은 송원준의 눈길을 알아채고 얼굴에서 웃음이 서서히 사라졌다. 그녀는 와인 잔을 들고 돌아서서 두 새언니 곁으로 갔다.“왜 그래?”허서령은 지은영의 표정이 좋지 않자 걱정스럽게 물었다.지은영은 억지로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아무 일도 아니에요.”허서령은 굳은 웃음을 알아보고 남자들이 모인 쪽을 돌아봤다.소유하도 그 자리에 있었다. 송원준과 꽤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며, 예전처럼 어떻게든 지강산의 무리에 끼고 싶어 했다. 지강산의 친구들을 모두 알아 두려고 했다. 오빠가 지강산과 친구 사이라는 걸 핑계로 거리낌 없이 행동했다.허서령이 시선을 거두려던 순간, 한 남자가 이쪽을 뚫어지게 바라보는 걸 발견했다. 남자들끼리 나누는 대화에는 별 관심이 없어 보였다.그 시선을 따라가 보니 끝에 지은영이 있었다.허서령은 원래 촉이 좋은 편이었다. 다시 그 남자를 바라보자, 그는 무언가 알아챘는지 황급히 시선을 거두고 고개를 들어 술을 마셨다.허서령이 지은영의 팔을 살짝 건드렸다.“은영아, 저 사람 누구야?”지은영은 가리킨 쪽을 보다가 김우빈을 발견했다.“둘째 오빠 친구예요. 김우빈이라고 해요.”“친해?”“별로요. 만나면 인사만 하는 사이에요. 잘 웃지도 않고 말도 별로 없어요. 좀 엄해 보이기도 하고요.”“무슨 일 하는 사람이야?”지은영은 잠시 생각하다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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