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5년 만의 재회, 그의 폭주: Bab 621 - Bab 630

684 Bab

제621화

한 남자의 시선이 자꾸만 한 여자에게 향한다면, 그 자체로 이미 너무나 분명한 신호였다.하지만 아쉽게도 지은영은 김우빈이 자신을 노려본다고 생각했다.허서령이 아주 진지한 말투로 말했다.“난 송원준이 결혼 상대로는 별로인 것 같아.”심인혜도 동의하듯 고개를 끄덕이며 옅게 웃었다.“실패한 결혼을 한 번 겪어 본 사람으로서 나도 남편감으론 별로라고 봐.”지은영은 이해가 안 된다는 듯 물었다.“둘째 새언니, 새언니는 우리 둘째 오빠처럼 다정하고 자상한 남자를 골라 놓고 왜 저는 그런 남자 만나면 안 된다는 거예요? 원준 오빠는 둘째 오빠랑 성격이 비슷해요. 신사적이고, 다정하고, 따뜻하고, 잘 웃잖아요. 뭐랄까... 정말 좋은 사람이에요. 엄청 세심하고 따뜻해서 같이 있으면 행복할 것 같아요.”허서령이 난처한 듯 한숨을 쉬었다.“은영아, 솔직히 말하면 네 둘째 오빠는 나랑 가족한테만 다정하고 살가운 편이지, 다른 사람들한테는 차갑게 거리를 둬. 기껏해야 예의 바른 정도야. 아무한테나 따뜻하게 대하는 사람은 아니야.”심인혜가 곧장 말을 이었다.“서령의 말이 맞아요. 저랑 서령이 사이가 이렇게 좋은데도 지강산 씨는 저한테 딱 예의만 차리거든요. 전 그 사람이 따뜻하다거나 다정하다고 생각한 적 없어요. 모든 여자한테 다정하고 살갑게 구는 남자는 다정한 게 아니라 사방에 온풍기 틀어 놓은 거예요. 속을 까 보면 결국 바람둥이나 다름없다는 말이에요. 특별 대우를 해 주는 사랑이 진짜 사랑이에요.”지은영은 멍해졌다. 머릿속이 복잡해지고 마음조차 무거워져, 평소 말이 많은 송원준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송원준은 소유하와 한창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지은영은 시무룩한 표정으로 속이 시큰해지는 걸 느꼈다. 시선을 거둔 그녀는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아무튼 전 큰오빠 같은 성격의 남자는 싫어요.”“그건 좀 편견이지.”허서령이 정윤슬을 바라봤다.“큰새언니한테 물어보면 되겠네. 큰오빠가 평소에도 차갑고 무뚝뚝한 사람이야, 아니면 다정하고 세심한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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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2화

“네.”“여보, 여보도 한번 불러 봐. 듣고 싶어...”허서령은 조금 부끄러운 듯, 부드럽고 가벼운 목소리로 조심스레 불렀다.“여보.”그 짧은 한마디에 지강산의 기분은 단숨에 하늘까지 치솟았다.지강산은 벅찬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고개를 숙여 허서령에게 입을 맞췄다.구청 밖은 오가는 사람이 많았다. 결혼하러 온 사람만 있는 곳도 아니고 다른 업무를 보러 온 사람도 있는 만큼, 남들 기분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허서령은 곧바로 지강산을 밀어내며 작은 목소리로 투덜거렸다.“사람들 다 보는데 이러지 말아요.”지강산은 사랑스럽다는 듯 웃으며 허서령 손에 있던 가족관계증명서를 가져갔다.“앞으로 돈은 네가 관리하고, 이 증명서는 내가 보관할게.”“아니, 그건...”허서령이 다시 받아 오려는 순간, 지강산이 그녀를 번쩍 안아 들었다. 깜짝 놀란 허서령은 다급히 지강산의 목을 감싸 안았다.“뭐 하는 거예요?”지강산은 허서령을 안은 채 성큼성큼 차 쪽으로 걸어갔다.허서령을 조수석에 앉히고 안전벨트까지 매 준 뒤, 지강산은 그녀의 입술을 가볍게 쪼았다. 그러고는 뜨거운 눈빛으로 바라보며 낮고 다정하게 말했다.“여보, 오늘은 내 생일이고 우리가 청혼한 기념일이면서 혼인신고를 한 날이기도 해. 이렇게 좋은 선물 줘서 고마워. 난 오늘을 평생 못 잊을 거야.”허서령은 손을 뻗어 지강산의 뺨을 어루만지고는 물처럼 부드러운 눈빛으로 바라보며 나직이 말했다.“당신이 행복하면 됐어요.”“오늘 결혼했으니까 첫날밤도 빼놓을 순 없지. 집에 가자.”허서령이 부끄러워하며 말했다.“아직 대낮인데, 저녁까지 못 기다려요?”지강산이 웃었다.“못 기다려.”지강산은 조수석 문을 닫고 운전석으로 돌아가 차를 출발시켰다.허서령은 입가에 미소를 머금은 채 고개를 돌려 창밖을 바라봤다.차가 빠르게 달리는 동안 도시 풍경이 한 장면씩 눈앞을 스쳐 지나갔다. 눈 부신 햇살이 대지를 비추고, 어디를 보아도 화려한 도시의 모습이 펼쳐졌다.허서령의 떠 있던 마음도 마침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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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3화

지강산에게 결혼이란 어떤 의미일까?마음의 평안이자, 떳떳하게 허서령을 자신의 사람으로 곁에 둘 수 있다는 의미였다.보고 싶을 때 보고, 입 맞추고 싶을 때 입 맞추고, 함께 있고 싶을 때 함께 있을 수 있는 것. 다투거나 문제가 생겨도 허서령이 곧바로 떠나 버릴 수는 없으니, 지강산에게는 언제나 붙잡고 되돌릴 기회가 생기는 것이기도 했다.제대로 된 사람을 만나기만 한다면 사랑에 푹 빠지는 것도 나쁜 일은 아니었다. 오히려 삶을 더 행복하게 만들어 줬다.퇴근해 집에 돌아와 허서령만 보면 지강산의 머릿속에서는 저절로 도파민이 솟아났다. 이 행복하고 즐거우며 중독적인 감정은 누구나 누릴 수 있는 게 아니었다.감정이 메말라 평생 계산하고, 이용하고, 빼앗는 것만 알며 여기저기 마음을 흩뿌리는 사람들은 지강산이 지금 느끼는 행복을 절대 이해하지 못할 터였다.허서령과 몸을 섞을 때도 육체적인 쾌감보다 마음이 채워지는 만족감이 훨씬 컸다. 단순한 욕망이 충족되는 것과는 비교도 되지 않았다.허서령에게 입을 맞출 때 느껴지는 맑고 은은한 향은 세상의 어떤 꽃과도 견줄 수 없었다.허서령을 품에 안으면 종일 쌓인 피로가 씻겨 내려갔고, 좌절했던 마음조차 다독여졌다.지강산이 허서령을 사랑해서 기꺼이 모든 걸 바친다기보다, 어쩌면 허서령이 필요하고 허서령 없이는 살 수 없어서 이렇게까지 깊이 사랑하게 된 것인지도 몰랐다.허서령이 없었다면 지강산도 언젠가는 다른 여자를 좋아하고 결혼해 아이를 낳았을지 모른다. 하지만 평생 단 한 번, 본능적으로 끌리는 사람을 만나는 건 복권 1등에 당첨되는 것보다도 어려운 일이었다.지강산은 자신이 운이 좋고 하늘의 사랑을 받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혼인신고를 마친 뒤, 가족 중 누구도 두 사람을 방해하러 오지 않았다.두 사람은 뜨겁고 달콤한 주말을 보냈다. 방을 벗어나 가장 멀리 간 곳이라고 해 봐야 거실에서 밥을 먹은 정도였다.방문 밖으로 나가는 것조차 귀찮아할 만큼 종일 붙어 있었다.진한 사랑을 나누다가 지치면 책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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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4화

지은영은 이모티콘 두 개를 보낸 뒤 더는 말하지 않았다.허서령은 잠에서 깨어 단체 채팅방의 메시지를 보고 행복한 표정을 지으며 모두의 축하에 답했다.둘째 새언니: [할아버지, 아버님 어머님, 큰오빠 큰새언니, 그리고 은영아, 다들 축하해 줘서 고마워요.]둘째 오빠: [할아버지, 아버님 어머님, 큰오빠 큰새언니, 그리고 은영아, 다들 축하해 줘서 고마워요.]여동생: [둘째 오빠가 더 심하네. 아예 복붙했잖아.]둘째 오빠: [네 둘째 새언니도 아무 말 안 하는데 네 의견은 기각.]여동생: [둘째 오빠, 큰오빠 따라 하지 마. 계속 그러면 나 오빠랑 말 안 해.]둘째 오빠: [두 손 모음] [살려 줘서 고맙다.]여동생: [메롱]...혼인신고를 하고 나니 정말로 소속감이 생겼다.예전에는 지강산이 밖에서 아무리 허서령을 아내라고, 부인이라고 소개해도 마음 한구석엔 늘 자신이 그 자리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있었다. 불안했고, 마음을 놓을 수가 없었다.하지만 이제 허서령은 완전히 ‘여자친구’라는 신분을 벗어났다.과거와 작별하고 정식으로 지씨 집안의 사람, 지강산의 아내가 된 것이다.여자의 삶에서 가정의 행복을 얻지 못한다면 일의 성취나 경제적인 여유를 좇는 것도 좋은 선택일 수 있었다.그런데 지금 허서령에게는 따뜻한 가정도 있고, 일에서의 성취도 있고, 넉넉한 돈도 있었다. 이제 남은 건 아이가 무사히 태어나는 것뿐인 것 같았다.큰아버지와 큰어머니가 이혼한 뒤, 큰아버지는 퇴직하고 절에 들어가 살았다.그들을 보지 않고 지내니 한동안은 평온했다. 하지만 할아버지가 말했듯 지로운은 속이 좁고 성질이 포악했으며 질투가 심하고 탐욕스럽고 여색까지 밝혔다.평생 지씨 집안의 장손으로 살아왔는데 하루아침에 그 신분을 빼앗겼으니 순순히 받아들일 리 없었다.게다가 할아버지가 지강산을 편애한다는 이유로 어릴 때부터 지강산을 싫어했고, 강한 질투와 원망을 품어 왔다. 그런 지로운이 이대로 포기할 리 없었다.허서령은 줄곧 지로운을 경계했다. 아이를 지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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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5화

의사가 진료실에서 나오자 지강산은 다급히 일어나 다가갔다.“선생님, 제 아내는 괜찮은 건가요?”의사가 말했다.“아내분은 괜찮아요.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아기는요? 아기는 괜찮아요?”지강산의 목소리가 떨렸다.“태아는 현재 안정적이라 별문제 없어요. 아내분이 뭘 잘못 드신 것 같네요. 위장이 안 좋아져 설사 증상이 있어요. 장염으로 구토와 설사가 심해져도 유산 위험이 있으니 우선 입원해서 치료하면서 지켜보죠.”목까지 차올랐던 지강산의 심장이 비로소 조금 내려앉았다. 가슴을 짓누르던 돌덩이도 약간은 가벼워졌다. 하지만 여전히 걱정스러웠다. 장염으로 설사가 심해져도 아이에게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감사합니다. 선생님.”지강산이 고개를 숙였다.“지금 아내를 보러 들어가도 될까요?”“네. 들어가세요.”“감사합니다.”다시 한번 인사한 뒤 지강산은 빠르게 안으로 들어갔다.병실 안 조명은 부드러웠다. 허서령은 침대에 옆으로 누워 있었고, 침대 밑에는 토사물이 담긴 대야가 놓여 있었다.허서령은 기운 없이 눈을 감고 쉬고 있었다.지강산은 병실에 들어오자마자 대야를 들고 화장실로 가 깨끗이 씻은 뒤 다시 침대 옆에 놓았다.지강산은 다시 화장실로 들어가 깨끗한 수건을 따뜻한 물에 적셔 꼭 짠 뒤 나왔다. 그런 후 의자를 끌어 허서령의 침대 곁에 앉고는 조심스럽게 얼굴을 닦아 줬다.따뜻한 수건의 감촉에 허서령이 잠에서 깨어 눈을 뜨고 지강산을 바라봤다.지강산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눈가는 붉었고, 얼굴은 잔뜩 굳어 어둡기만 했다. 허서령의 얼굴을 닦은 뒤 그는 손까지 잡아 부드럽게 닦아 줬다.“여보...”허서령이 나직이 불렀다.“응.”지강산은 고개를 숙인 채 짧게 대답했다. 눈가가 더욱 붉어졌다.허서령은 지강산이 너무 놀라 안색까지 변해 버린 걸 보고 죄책감이 밀려왔다.“미안해요.”지강산은 아직도 가슴이 불안한 채 쉰 목소리로 말했다.“석 달이나 됐는데 나한테도 말하고 싶지 않았던 거야? 내가 내 아이조차 지키지 못할 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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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6화

지강산은 허서령의 손을 잡아 입가에 가져갔다.“다행히 장염일 뿐이고 우리 아기도 지금은 무사해. 대체 뭘 먹은 거야?”“자기는 출근했고, 전 오늘 쉬는 날이라 집에서 혼자 심심했어요. 자꾸 뭐가 먹고 싶어서 게도 먹고, 취두부도 먹고, 아이스크림도 먹고, 두리안도 먹고, 매운 작은 생선포도 좀 먹었어요. 그리고 저녁도 평소처럼 먹었고...”지강산은 무겁게 한숨을 내쉬더니 놀란 듯 이마를 짚었다.“세상에...”허서령은 입술을 삐죽였다.지강산은 허서령의 뺨을 가볍게 쓰다듬으며 부드럽게 달랬다.“됐어, 됐어. 너무 속상해하지 마. 여기서 이틀 정도 입원하자. 장염만 나으면 아기도 괜찮을 거야. 앞으로는 이렇게 이것저것 막 먹으면 안 돼.”허서령은 고개를 끄덕였다.지강산이 낮은 목소리로 다정하게 말했다.“정말 먹고 싶은 게 있으면 조금만 먹자. 한꺼번에 여러 개 먹지 말고 시간을 좀 두고, 앞에 먹은 게 소화된 다음에 다른 걸 먹는 거야. 배달 음식은 먹지 말고, 먹고 싶은 게 있으면 아주머니한테 해 달라고 해. 아주머니가 못 만드는 거면 나한테 말해. 내가 배워서 해 줄게.”겨우 멎었던 허서령의 눈물이 다시 시야를 흐렸다. 지강산의 말 하나하나가 가슴을 울렸다. 숨긴 탓에 오히려 지강산을 걱정시키고 자책하게 했다는 생각에 미안함을 견딜 수 없었다.허서령은 눈물이 그렁그렁한 채 아랫입술을 떨며 말했다.“미안해요. 여보...”지강산은 몸을 숙여 허서령을 살며시 안고 뺨에 입을 맞췄다.“당신 잘못 아니야. 나도 자기를 탓하는 거 아니고. 마음 편하게 가져야 해. 우울증이 다시 오면 안 돼.”허서령은 힘껏 고개를 끄덕였다.지강산은 허서령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고 긴 머리카락을 따라 천천히 손을 내렸다.“벌써 새벽이야. 얼른 자. 내가 여기서 지켜 줄게.”허서령은 1인용 침대 한쪽을 살짝 두드렸다.“여보, 여기 누워서 저랑 같이 자요.”“난 지금 안 피곤해. 너 먼저 자. 잠드는 거 보고 나도 쉴게.”허서령은 고개를 끄덕이고 눈을 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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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7화

호화로운 저택.지태일은 차를 몰고 안으로 들어가 정원 진입로에 세웠다.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지로운은 지태일이 차에서 내리는 걸 보자 미간을 찌푸렸다.“네가 왜 날 찾아왔어?”지태일은 차 문을 닫고 지로운에게 걸어갔다.“형, 우리 형제로 산 지 삼십 년이 넘었잖아. 난 강산이도 아니고 형한테 악감정 없어. 그냥 요즘 어떻게 지내는지 보러 온 거야.”지로운은 피식 웃고 고개를 숙여 한숨을 쉰 뒤 아무 말 없이 몸을 돌려 집 안으로 들어갔다.지태일이 그 뒤를 따라갔다.집에 들어가자 지로운이 물었다.“뭐 마실래?”“형 좋은 술 모으는 거 좋아하잖아. 예전에 내가 올 때마다 술 마시자고 했는데 그땐 늘 거절했지. 오늘은 형이 아끼는 좋은 술 한번 마셔 보고 싶네.”지로운은 그저 웃기만 하더니 와인 저장고에서 가장 좋은 와인 한 병을 꺼내 와 코르크를 따고 숨을 돌린 뒤 잔에 따랐다. 두 사람은 소파에 앉아 잔을 부딪쳤다.지태일은 와인을 조금 맛본 뒤 잔을 내려놓고 말했다.“큰아버지랑 큰어머니도 이혼했고, 형이랑 한나도 이혼했잖아. 형네 집안이 이렇게 산산이 조각난 걸 보니까 나도 마음이 아프더라. 솔직히 강산이가 너무했다고 생각해.”지로운은 놀란 눈빛으로 바라봤다.“너도 지강산이 너무했다고 생각하지?”“그래. 너무했지. 강산이만 아니었으면 뒤에 일들도 없었을 거야. 여자 하나 때문에 집안을 완전히 뒤집어 놓고, 할아버지까지 부추겨 삼십 년 넘게 마음속에 묻어 둔 일을 꺼내게 했잖아. 그래서 오늘날 이 꼴이 난 거고.”“그래도 강산이는 네 동생인데...”지로운은 지태일이 정말 자기편이라는 사실을 아직 믿지 못했다.“솔직히 나도 걔가 질투 날 때가 있었어. 어릴 때부터 가족들 사랑을 제일 많이 받았잖아. 특히 할아버지는 좋은 건 뭐든 걔한테 먼저 줬고. 공부도 늘 잘했고, 성격도 좋고, 말도 예쁘게 해서 가족들이 다 걔 편을 들게 했지. 내 여동생조차 걔를 제일 좋아했으니까.”지로운은 깊이 공감하며 잔을 내밀어 지태일과 부딪쳤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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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8화

“그래. 조심하고, 안전 챙겨.”“다음에 또 올게.”지태일은 빠르게 밖으로 나갔다.지로운은 불안한 표정으로 안색이 점점 하얗게 질려 갔다. 허리에 두 손을 얹은 채 거실을 초조하게 서성였다.차가 멀어지는 소리를 듣자 생각할수록 불안했고, 아무리 생각해도 뭔가 이상했다.‘그 운전기사는 이미 동남아에서 죽은 게 아니었나?’살인청부업자는 분명 시신을 깊은 산속 공동묘지에 묻어 절대로 찾을 수 없다고 했다.생각할수록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지로운은 휴대전화를 꺼내 자신 대신 일을 처리해 준 살인청부업자에게 전화를 걸었다.“그 운전기사, 정말 죽은 거 맞아?”상대는 확신에 찬 목소리로 대답했다.“형님, 완전히 죽었습니다. 제가 직접 묻었어요. 2 미터 깊이로 판 구덩이에 묻었으니 하나님이 와도 못 기어 나옵니다.”“그런데 경찰이 그놈이 국경을 넘어 귀국했다고 하는 건 뭐야?”“그걸 제가 어떻게 압니까. 경찰이 사람을 잘못 본 거겠죠.”“혹시 네가 사람을 잘못 죽인 건 아니야?”“그게...”상대도 잠시 머뭇거렸다.바로 그때 지태일이 현관으로 다시 들어왔다.지로운은 지태일을 보는 순간 얼굴이 새하얗게 질린 채 급히 휴대전화를 내리며 전화를 끊고 통화 기록을 지우려고 했다.그야말로 눈 깜짝할 사이였다.지태일이 번개처럼 달려들어 지로운의 가슴을 발로 걷어찼다. 길고 단단한 다리에서 호랑이처럼 거센 힘이 폭발했다. 지로운의 몸이 그대로 날아가 등부터 벽에 세게 부딪쳤다.쿵!둔탁한 소리와 함께 휴대전화가 바닥에 떨어졌고, 지로운은 벽을 타고 천천히 미끄러져 바닥에 주저앉았다.지로운은 아픈 가슴을 움켜쥔 채 무릎을 꿇었다. 숨이 막힐 만큼 아파 신음조차 제대로 내지 못했다.지태일은 태연하게 바닥에 떨어진 휴대전화를 주워 통화 기록을 확인했다.그리고 자신의 휴대전화를 꺼내 전화를 걸었다.“강산아, 전화번호 찾았다. 적어. 0102345...”살인청부업자의 전화번호만 확보하면 지강산은 상대의 위치를 찾아낼 능력이 있었다.“너...”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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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9화

전화번호 하나만 손에 있으면 지강산에게는 그보다 정확한 위치추적 장치도 없었다.항공우주 기술을 연구하는 사람이었다. 고난도 기술도 다루는 지강산에게 이 정도 추적 기술은 식은 죽 먹기였다.지강산은 실시간으로 움직이는 위치추적 정보를 지태일에게 전송했다.지태일은 동료들과 함께 출발했다.하루도 지나지 않아 좋은 소식이 도착했다.[잡았다.]단 세 글자를 보는 순간 지강산은 긴장이 풀렸다. 이처럼 위험을 감수한 함정 수사에서 살인청부업자를 놓치기라도 하면 상대에게 경계심을 심어 줄 수 있었다. 그러면 지로운은 돈을 챙겨 해외로 달아나 마음껏 살 테고, 평생 다시 잡기 어려울 수도 있었다.하지만 지강산은 더는 기다릴 수 없었다.허서령은 다시 임신했지만 예전의 상처로 깊은 심리적 트라우마가 남아 있었다. 범인을 법의 심판대에 세우지 않으면 허서령은 영원히 마음을 놓지 못할 것이다.다행히 큰형이 제대로 해냈고, 이번 작전은 완벽하게 끝났다.이후의 심판은 경찰과 판사에게 맡기면 됐다.허서령은 병원에서 이틀 동안 입원한 뒤 몸이 회복되자 집으로 돌아와 쉬었다.지강산은 허서령을 위해 담백한 죽과 야채 볶음을 준비했다.거실 식탁에서 지강산도 함께 식사했다.허서령은 숟가락으로 죽을 떠먹다가 지강산의 그릇에도 똑같은 죽이 담겨 있는 걸 봤다.“여보, 자기는 왜 죽 먹어요?”지강산은 죽 한 숟갈을 입에 넣고 옅게 웃었다.“가끔 죽 먹는 것도 맛있어.”“저 때문에 굳이 맞출 필요 없어요. 자기는 맛있는 거 먹어도 돼요. 저 이제 안 먹고 싶다고 떼 안 쓸게요.”지강산이 웃었다.“앞으로 자기 임신 기간 내내, 그리고 아이 낳고 몸조리 끝날 때까지 홍어랑 한약만 아니면 자기가 먹는 건 나도 똑같이 먹을게.”허서령은 눈꼬리를 휘며 웃고 고개를 끄덕였다.지강산은 잠시 망설이다가 말을 이었다.“참, 지로운 잡혔어.”허서령은 놀란 표정으로 손을 뻗어 지강산의 팔을 붙잡았다.“잡혔다고요? 뇌물수수 때문이에요? 아니면 우리를 차로 친 그 운전기사를 찾은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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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0화

“같이 자도 괜찮아요. 지금까지도 평소처럼 관계했잖아요. 자기도 조심해서 했고, 이제 아기도 석 달이라 더 안정됐어요. 사실 그렇게 걱정 안 해도 돼요.”지강산은 침구를 다 정리한 뒤 허서령의 앞에 와 두 손으로 볼을 감쌌다. 부루퉁하게 나온 얼굴에 입을 맞추고 사랑스럽다는 듯 나직이 말했다.“말 들어. 조금이라도 잘못되면 안 돼. 따로 자는 게 제일 안전해. 난 참을 수 있어.”허서령은 지강산의 손목을 잡았다.“전 못 참아요.”지강산이 환하게 웃었다.“자기가 뭘 못 참아. 원래 욕구도 별로 없으면서. 내가 너를 모를까 봐?”허서령은 얼굴을 붉히면서도 진지한 표정으로 단호하게 말했다.“임신하고 호르몬이 변해서 욕구가 세졌어요.”지강산은 허서령의 귀 가까이 몸을 숙여 낮게 속삭였다.“자기가 필요하면 다른 방법으로 해 줄게. 그게 더 안전해.”“어떤 방법요?”“손이나 입.”허서령의 얼굴이 확 붉어진 채 지강산을 가볍게 밀어냈다.“좀 진지하게 말해요.”지강산은 웃을 듯 말 듯 한 표정으로 말했다.“자기가 먼저 진지하지 않은 얘기를 해 놓고 나보고 어떻게 진지하여지라는 거야?”허서령은 일부러 화난 척 침대에 앉아, 두 손으로 침대를 짚고 건너편 작은 침대를 바라봤다.“그래요. 자기가 따로 자고 싶으면 자요. 어디 얼마나 오래 버티나 보죠.”지강산도 1인용 침대에 앉아 허서령과 마주 봤다.“내가 제일 오래 참은 게 오 년이 넘는데? 그때도 네가 너무 보고 싶어서 손으로 버텼어. 그런데 일 년을 못 버티겠어?”허서령은 화가 나 침대 위 베개를 집어 힘껏 던졌다.지강산은 두 손으로 베개를 받아 들고 웃었다. 그리고 다시 머리맡에 가지런히 놓았다.허서령은 계속 우겼다.“결혼 오래 한 사람들도 다 그래요. 따로 자면 부부 사이 나빠진다고요.”“우리가 오 년이나 떨어져 지내도 내 마음은 하나도 안 변했는데, 지금은 매일 볼 수 있잖아. 이걸로 어떻게 사이가 나빠져?”허서령은 아랫입술을 살짝 깨물고 눈을 가늘게 뜬 채 지강산을 바라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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