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서령이 아이를 낳는 날, 온 가족이 병원으로 모였다.모두가 설레고 기대하면서도 긴장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허서령이 분만실로 들어간 뒤 지강산은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공포에 빠졌다. 두 손은 차갑게 식어 떨렸고 눈가도 벌겋게 젖었다. 아무 말 없이 분만실 문 앞 벤치에 앉아 한순간도 눈을 떼지 않았다.일 분 일 초가 끝도 없이 길게 느껴졌다.지은영은 카메라를 들고 이 아름다운 순간들을 기록했다.모두가 새 생명이 태어나기를 기다렸고, 허서령이 무사히 나오기만을 바랐다.얼마나 지났을까. 간호사가 아기를 안고 나오며 크게 불렀다.“허서령 보호자분 계세요?”온 가족이 다급히 몰려갔다.“여기요. 다 여기 있습니다.”지강산도 급히 달려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제 아내는요?”“아빠분 걱정하지 마세요. 산모와 딸 모두 건강합니다. 산모는 안에서 조금 더 관찰 중이에요.”산모와 아이 모두 무사하다는 말을 듣는 순간, 지강산의 두려움이 눈 녹듯 풀리며 참아 왔던 눈물이 끝내 눈가에서 흘러내렸다. 그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린 채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가족들도 크게 기뻐하며 서로 먼저 아기를 안겠다고 나섰다.지강산은 간호사에게 다가가 안으로 들어가려 했다.“아내를 보러 들어가도 될까요?”“안 됩니다. 밖에서 기다리세요. 관찰 시간이 끝나면 산모를 밖으로 모시고 나올게요.”“감사합니다.”지강산은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간호사가 안으로 들어간 뒤 고개를 돌리니 지은영이 카메라를 들고 자기 얼굴을 찍고 있었다.지은영이 활짝 웃으며 말했다.“둘째 오빠, 울었어?”지강산은 고개를 돌려 몰래 눈물을 닦았다. 지은영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고 딸을 보러 갔다.아기는 아버지 품에 안겨 있었다. 어머니, 할아버지, 큰형, 큰형수가 아이를 둘러싸고 있어 지강산이 가까이 갈 틈도 없었다.지상훈은 평소 엄한 얼굴이 무색할 만큼 활짝 웃고 있었다. 눈은 반달처럼 휘었고, 평소 굵고 우렁찬 목소리까지 저절로 가늘고 부드러워졌다.“아이고, 아이고... 우리 손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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