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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화: 여우의 첫 번째 말판

Author: 8489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6-03 10:55:21

"미국계 헤지펀드 '벨 가드(Vanguard)' 아시아 지사. 거기 수장이 나서현 상무야."

월요일 아침, 출근 전 연희동 셰어하우스의 식탁. 이태준이 패드 화면을 띄우며 무거운 목소리로 가라앉았다. 퇴원 후 완벽한 컨디션은 아니었지만, 특유의 냉철한 눈빛만큼은 칼날 같았다.

"내 아버지를 치고 기획조정실을 먹었으니, 그 년이 얌전히 뉴욕에 처박혀 있을 리가 없지." 나유준이 톰브라운(Thom Browne) 수트 재킷을 걸치며 이가 갈린다는 듯 중얼거렸다. 큰아버지의 첫째 딸이자, 나지연의 친언니인 나서현. 그녀는 백도훈처럼 무식하게 칼을 쓰거나, 큰아버지처럼 어설프게 법의 맹점을 노리는 인간이 아니었다. 수조 원의 자본으로 한 기업을 통째로 찢어발기는, 피도 눈물도 없는 '월가의 마녀'였다.

"그 서현이라는 사람… 목적이 뭘까요?" 여름이의 이유식을 먹이던 윤의경이 불안한 눈빛으로 물었다. 대건 로펌이라는 지옥을 겨우 벗어났는데, 또다시 거대한 폭풍이 다가오고 있다는 직감이 들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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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 남자와 어쩌다 여름이   제130화: 가을바람과 소풍 도시락 — 2학기 첫 현장체험학습

    9월로 접어들자 셰어하우스 마당의 배롱꽃이 지고 서늘한 가을바람이 기분 좋게 불어오기 시작했다. 얼마 전 여름이와 함께 정성껏 심은 텃밭의 배추 모종들은 어느새 흙에 뿌리를 내리고 파릇파릇한 연두빛 잎을 넓혀가고 있었다.그러던 목요일 저녁, 학교에서 돌아온 여름이가 가방에서 분홍색 통신문을 신나게 꺼내 들었다.“아빠! 나 다음 주 화요일에 2학기 첫 현장체험학습 가! 가을 소풍이래!”“가을 소풍?”네 아빠의 안테나가 또다시 세워졌다.“장소는 어디니, 여름아?” 태준이 통신문을 받아 들며 다정하게 물었다.“인근 수목원이래! 친구들이랑 식물도 구경하고 보물찾기도 한대. 그리고… 제일 중요한 건 아빠가 싸주는 맛있는 도시락!”여름이의 눈빛이 기대감으로 초롱초롱하게 빛났다. 소풍 도시락이라는 단어가 나오자마자 주방에 있던 의경은 물론, 거실에 앉아 있던 네 아빠의 표정이 일제히 엄숙해졌다.[작전명: Picnic Lunchbox (가을 소풍 도시락 대작전)][의경의 영양 및 미관 설계]:의경은 소풍 당일 아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 김밥과 한 입 크기의 꼬치전, 제철 과일(문양을 낸 토끼 모양 사과와 샤인머스캣)의 영양 균형 및 온도 유지 식단을 구상했다.[이수의 재료 정밀 조각]:이수는 김밥 안에 들어갈 당근, 단무지, 계란 지단을 정확히 0.3mm 오차 범위 내로 곧게 채 써는 놀라운 칼질 실력을 선보였다.[강태의 물리적 기계 가공 (?)]:강태는 문어 모양 비엔나소시지의 다리를 칼집을 내어 완벽한 8등분으로 다듬고, 김을 잘라 눈과 입 모양 스티커처럼 세심하게 붙이는 디테일 작업에 몰두했다. 손가락이 바위만 한 강태였지만 아이 도시락 앞에서는 핀셋을 든 세공사였다.[유준의 이동형 보온·보냉 시스템]:유준은 여름이가 가방에 도시락을 넣고 걸어 다녀도 내용물이 쏠리거나 음식이 상하지 않도록 완충재가 내장된 맞춤형 보온 도시락 가방을 세팅했다.소풍 당일 아침 6시. 주방은 고소한 참기름 냄새와 달콤한 과일 향으로 가득했다.완성된 3단 도시

  • 네 남자와 어쩌다 여름이   제129화: 가을을 심는 날 — 셰어하우스의 김장 배추 모종 작전

    새벽의 불청객 사건이 흔적도 없이 해결되고 맞이한 일요일 아침.언제 그런 위험이 지나갔냐는 듯, 셰어하우스 마당에는 가을의 서늘하고 맑은 공기와 함께 고소한 흙 냄새가 차올라 있었다.“자! 오늘은 여름이가 개학 날 약속했던 바로 그날입니다. 가을 배추랑 무 모종 심기 작전!”의경이 밀짚모자를 머리에 쓰고 모종 상자들을 들고 마당으로 나왔다. 상자 안에는 초록빛이 탱글탱글하게 오른 귀여운 배추 모종들과 무 씨앗들이 들어있었다.“우와! 삼촌, 이게 배추야? 이렇게 조그만 게 나중에 우리가 먹는 커다란 김치 배추가 되는 거야?”여름이가 분홍색 멜빵바지에 꼬마 장화, 그리고 미니 모종삽을 손에 쥐고 마당으로 뛰어 나왔다. 두부 역시 여름이의 꼬마 장화 곁을 맴돌며 신나서 尾巴(꼬리)를 펄럭였다.“그럼, 여름아. 지금 잘 심어두고 물도 주고 정성을 쏟으면, 겨울에 맛있는 김장을 할 수 있는 커다란 배추로 자란단다.” 태준이 다정하게 여름이의 밀짚모자 끈을 묶어주며 말했다.[작전명: Autumn Agriculture Project (가을 배추 심기 대작전)]지난밤 전술복을 입고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적을 제압했던 최고의 전력(戰力)들이, 오늘은 각각의 연장을 들고 텃밭에 배치되었다.[강태의 중장비 모드]:강태는 큼직한 가래와 괭이를 들고 마당 흙을 부드럽게 뒤엎으며 비옥한 이랑을 단숨에 만들어냈다. 그의 거대한 근육이 움직일 때마다 밭이랑이 일렬로 완벽하게 각을 잡았다.[이수 & 유준의 수치 측정 및 배치]:이수는 정밀 레이저 수평계로 배추 모종 간의 거리(30cm)를 정확히 측정해 구멍을 뚫었고, 유준은 자동 점적 관수 드립 튜브를 설치해 습도가 일정하게 유지되도록 스마트 텃밭 시스템을 구축했다.[여름이와 태준의 모종 투입]:여름이가 고사리 같은 손으로 모종 포트에서 배추를 쏙 꺼내 흙구멍에 쏙 넣으면, 태준이 곁에서 보드라운 흙을 덮어주며 토닥토닥 다독여주었다.“배추야, 아프지 말고 쑥쑥 자라라! 맛있는 햇빛 많이 먹어!”여름이가 다정하

  • 네 남자와 어쩌다 여름이   제128화: 그림자 속의 청소 — 여름이 몰래, 완벽하게

    토요일 새벽 2시. 셰어하우스 전체가 조용한 숨소리와 가을 풀벌레 소리로 가득 찬 시각.2층 여름이의 방에서는 여름이가 두부를 품에 안은 채 평화롭게 단잠에 빠져 있었다.같은 시각, 셰어하우스 차고지 안. 어둠 속에서 네 남자가 전술용 블랙 워크웨어와 차음 무전용 인이어를 착용한 채 완벽히 무장하고 서 있었다.“유준, 불청객들의 현재 좌표는?” 태준이 낮고 침착한 목소리로 물었다.유준이 손목의 전술 패드를 터치하며 화면을 보여주었다. “마을 외곽 폐과수원 근처에 주차된 검은색 SUV. 잔당 3명. 과거 조직 시절의 무허가 드론을 띄워 셰어하우스 주변의 주파수를 교란하려 하고 있습니다.”“여름이가 깨지 않도록 소음 유발은 전면 금지한다.” 이수가 무음 제압용 특수 와이어와 교란 장비를 점검하며 말했다.“걱정 마라. 뼈 한 마디 소리 안 나게 깔끔하게 접어줄 테니.” 강태가 거대한 장갑을 끼며 나지막이 읊조렸다.[작전명: Clean & Quiet (은밀 청소 작전)]새벽 2시 20분, 마을 외곽의 어두운 폐과수원.검은색 SUV 내부에서는 모니터를 지켜보던 세 명의 사내들이 초조하게 담배를 물고 있었다.“이 동네가 맞나? 전직 최정예 요원들이 이런 시골 구석에서 애나 키우며 살고 있다고?”“드론 고도 낮춰봐. 마당 쪽에 열감지 센서가…”툭.말이 끝나기도 전에 드론과의 통신이 완벽하게 차단되며 모니터가 검은 화면으로 꺼져버렸다.“뭐야, 단선인가?”사내 한 명이 차 문을 열고 밖으로 나서는 순간, 차가운 어둠 속에서 이수의 그림자가 음영처럼 들이닥쳤다. 사내는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목 뒤 관절을 정확히 타격당해 그대로 기절했다.“적 하나 제압.” 이수의 나지막한 무전.조수석에 있던 다른 사내가 이상함을 눈치채고 권총으로 손을 뻗으려 했으나, 운전석 창문이 깨지지도 않은 채 차 문 전체가 미친듯한 악력으로 찌그러지며 열렸다. 강태의 거대한 손이 사내의 멱살을 잡고 차 밖으로 수월하게 끄집어내 바닥에 고꾸라뜨렸다.“남의 딸내미 자는 동네

  • 네 남자와 어쩌다 여름이   제127화: 그림자 속의 파문 — 고요함을 깨뜨리는 경고음

    여름이의 2학기 개학 첫 주가 무사히 지나가고, 셰어하우스 마당에는 가을맞이 배추와 무 모종을 심기 위한 흙냄새가 고소하게 퍼지고 있던 평화로운 금요일 저녁.여름이는 씻고 나와 거실에서 두부에게 배추 모양 인형을 주며 놀아주고 있었고, 의경은 주방에서 저녁 식사로 쓸 고소한 차돌박이 된장찌개를 보글보글 끓이고 있었다.그때였다.지잉— 지잉—유준의 바지 주머니 속, 평소에는 절대 울릴 일이 없는 [특수 암호화 위성 단말기]가 아주 짧고 낮게 진동했다.유준의 손길이 찰나의 순간 멈칫했다.옆에서 여름이의 그림책을 읽어주던 태준의 안경 너머 눈빛이 0.1초 만에 차갑게 침착해졌고, 마당에서 흙을 고르던 강태와 이수의 시선 역시 약속이라도 한 듯 유준의 손끝으로 쏠렸다.여름이와 의경에게 티를 내지 않기 위해 유준은 자연스럽게 기지개를 켜며 자리에서 일어났다.“어라, 핸드폰 충전기 방에 두고 왔네. 금방 가져올게요.”유준이 2층 서재로 올라가자, 태준이 여름이에게 다정하게 말했다.“여름아, 삼촌들이랑 서재에서 가을 텃밭 도면 좀 잠깐 보고 올 테니, 두부랑 맛있는 된장찌개 냄새 맡으며 기다리려무나.”“응! 아빠, 나 오늘 공룡 그림 다 그릴 때까지 올 때까지 기다릴게!”2층 서재의 방음문이 닫히자마자, 방 안의 공기는 순식간에 차가운 영하의 온도로 떨어졌다.거실에서의 다정한 '아빠들'은 온데간데없이, 전 세계를 누비던 최정예 특수 요원들의 날카로운 기운이 방 안을 채웠다.“유준아, 출처는?” 태준의 목소리가 나지막하면서도 묵직하게 가라앉았다.유준이 보안 패드를 벽면 스크린에 미러링했다. 붉은색 경고 메시지와 함께 복잡한 좌표 코드가 차례대로 떴다.“블랙마켓 위성망에 올려둔 우리의 옛 추적 차단망에 '핑(Ping)'이 찍혔습니다. 단순 오류가 아닙니다. 누군가 과거 '오메가 조직'의 잔당들이 쓰던 암호 체계로 우리 구역 주변의 통신 데이터를 훑고 지나갔습니다.”이수가 모니터의 열감지 스캐너를 가동하며 덧붙였다.“마을 입구 CCTV 데이터 수

  • 네 남자와 어쩌다 여름이   제126화: 하교 길의 떡볶이와 2학기의 첫 약속

    오후 2시, 2학기 개학 첫날 수업을 마친 아이들의 활기찬 소리가 학교 정문을 넘어 골목길에 퍼져나갔다.교문을 나선 여름이의 발걸음은 가벼웠다. 방학 동안 못 봤던 친구들과 실껏 수다를 떨고, 아빠들과 함께 만든 텃밭 관찰 일기로 선생님께 “정말 관찰력이 깊고 정성이 가득하구나!” 하고 큰 칭찬까지 받았기 때문이었다.“여름아-!”골목 모퉁이를 돌자, 알록달록한 분식집 깃발 아래서 기다리고 있던 아빠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전직 요원들의 스쿨존 은밀 호위 작전은 끝났지만, 하교 길 마중 작전은 진행 중이었다.“아빠! 삼촌들!”여름이가 책가방을 덜렁거리며 달려와 태준의 품에 쏙 안겼다. 강태가 여름이의 가방을 가볍게 받아 어깨에 걸쳐 멨고, 이수는 여름이의 이마에 맺힌 땀을 다정하게 닦아주었다.“개학 첫날인데 학교 재미있었니?” 태준이 다정하게 물었다.“응! 선생님이 내 방학 숙제 엄청 멋지다고 친구들 앞에서 자랑해 주셨어! 민지랑 윤아도 수제 눈꽃 빙수 얘기 듣고 엄청 부러워했어!”여름이의 쫑알거리는 자랑에 아빠들의 얼굴에 뿌듯한 미소가 번졌다.집으로 돌아온 셰어하우스 거실에는 의경이 준비한 [개학 축하 특제 떡볶이 세트]가 기다리고 있었다.달콤매콤한 양념에 쫄깃한 쌀떡, 노릇하게 튀겨낸 모둠 튀김, 그리고 얼음이 띄워진 시원한 쿨피스가 상 위에 가득했다.“다들 고생하셨습니다! 여름이의 성공적인 2학기 개학을 위하여!” 의경이 쿨피스 잔을 들며 외쳤다.“위하여!”챙-! 정겨운 잔 소리와 함께 식구들의 즐거운 간식 시간이 시작되었다.떡볶이를 오물거리던 여름이가 문득 생각났다는 듯 손가락을 꼼지락거렸다.“아빠, 오늘 학교에서 담임 선생님이 2학기 목표를 하나씩 적으라고 하셨거든?”“목표?” 유준이 귀를 쫑긋 세웠다. “여름이는 뭐라고 적었는데?”여름이는 비밀 노트에서 작은 메모지를 꺼내 아빠들 앞에 보여주었다. 알록달록한 크레파스로 적힌 글씨였다.[2학기 나의 목표: 아빠들이랑 수국 텃밭에 가을 배추 심고, 두부랑 같이 단풍 구

  • 네 남자와 어쩌다 여름이   제125화: 2학기 개학 첫날 — 은밀하게 당당하게, 스쿨존 호위 작전

    8월 중순의 어느 찬란한 아침. 셰어하우스 지붕 위로 들려오는 매미 소리에 서늘한 새벽바람이 살짝 섞여 드는 시간, 2학기 개학 첫날의 아침이 밝았다.여름이는 단정하게 다려진 노란색 유치원… 아니, 초등학교 2학년 책가방을 메고 거실로 나왔다. 방학 동안 키가 살짝 더 자란 여름이의 모습에 네 아빠의 눈시울이 괜히 시려왔다.“아빠, 나 다녀오겠습니다!”여름이가 힘차게 인사하며 신발을 신었다. 두부도 여름이의 가방을 코로 툭툭 치며 잘 다녀오라는 듯 꼬리를 흔들었다.“그래, 여름아. 친구들과 반갑게 인사 나누고 오렴.” 태준이 다정하게 아이의 옷매무새를 다듬어 주었다.하지만 여름이가 대문을 열고 활기차게 골목길을 걸어가기 시작한 바로 그 순간—평화롭던 셰어하우스 거실은 순식간에 [야전 지휘통제실]로 전환되었다.[작전명: Escort the Summer (2학기 개학 호위 작전)]“목표, 대문 통과. 현재 교문까지의 거리 850m. 위협 요소(급정거 차량, 사나운 들개, 스쿨존 미준수 차량) 탐지 및 제거 모드 전환.” 유준이 스마트폰 패드를 튕기며 신속하게 브리핑했다.“알겠다. α(알파) 팀, 정찰 및 선제 안전 확보 개시.” 이수가 무전 인이어를 단단히 고쳐 끼며 나지막이 선언했다.여름이는 전혀 눈치채지 못했지만, 교문으로 향하는 850m 스쿨존 구간에는 이미 최정예 호위망이 은밀하게 펼쳐지고 있었다.[포인트 1: 횡단보도 정찰원 (이수)]:이수는 깔끔한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횡단보도 건너편 편의점 야외 의자에 앉아 신문을 읽는 척하며, 횡단보도로 접근하는 모든 차량의 속도를 눈빛으로 측정했다. 신호등이 초록불로 바뀌자 여름이가 안전하게 건널 수 있도록 눈길로 차량들을 완벽히 통제했다.[포인트 2: 골목길 외곽 경호 (강태)]:강태는 커다란 화물차 뒤편에서 귀여운 동네 길고양이에게 사료를 주는 척 쪼그려 앉아 있었다. 하지만 눈빛은 여름이 뒤를 바짝 따라오는 낯선 인물이나 수상한 오토바이가 없는지 매서운 수색 모드를 유지하고 있었다.

  • 네 남자와 어쩌다 여름이   제10화: 핑크색 쿵 방지 쿠션과 VVIP의 비밀 영수증

    "거기, TV 장식장 모서리! 1mm의 틈도 없이 완벽하게 붙여! 애 이마 찢어지면 네가 책임질 거야?!"주말 아침, 이태준의 불호령이 셰어하우스를 뒤흔들었다. 한 손에 줄자를 든 태준은 마치 건설 현장 소장처럼 거실을 누비며 위험 요소를 색출하고 있었다.여름이가 '뒤집기'라는 신기술을 장착한 지 불과 3일. 얌전히 바운서에 누워있던 천사는 사라지고, 눈만 떼면 매트 밖으로 굴러가 바닥을 핥거나 테이블 다리에 머리를 들이미는 '직진형 굴삭기'가 탄생했다.결국 태준은 '제2차 베이비 룸 개조 작전'을 선포했다."아니, 형!

  • 네 남자와 어쩌다 여름이   제9화: 월드컵 결승전보다 짜릿한 180도의 기적

    따사로운 햇살이 비추는 4월의 주말 오후.평화로운 연희동 셰어하우스 거실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었다.거실 한가운데 깔린 뽀로로 퍼즐 매트 위. 그곳에는 엎드린 채 낑낑거리며 용을 쓰고 있는 생후 7개월 여름이가 있었다. 그리고 그 주변을 네 명의 성인 남자가 숨죽인 채 둥글게 포위하고 있었다.사건의 발단은 10분 전이었다.매트 위에서 모빌을 보며 놀던 여름이가 갑자기 한쪽 다리를 번쩍 들더니, 허리를 활처럼 휘며 몸을 옆으로 틀기 시작한 것이다."어? 어어?! 형들! 이거 봐! 여름이 몸이 반으로 꺾였어!"가장

  • 네 남자와 어쩌다 여름이   제8화: 바구니 밑의 비밀과 트랜스포머 유모차

    오후 2시, 셰어하우스 거실.태준이 출근 전 남기고 간 화이트보드에는 붉은색 마카로 **[최우선 미션: 연희 소아과 방문 (기초 건강 검진 및 개월 수 파악)]**이라고 큼지막하게 적혀 있었다.​"체육관 박 여사님이 그러시더라. 애가 대충 7개월쯤 돼 보이는데, 이맘때 맞아야 할 접종이 한두 개가 아니래. 우리 며칠 전에 애 열났을 때 전전긍긍했잖아. 당장 병원 가서 의사한테 전체 싹 다 검사받으라고 하시더라고."​강태의 말에 이수가 고개를 끄덕이며 기저귀 가방을 챙겼다."태준이 형도 법적으로 나중에 우리가 임시 보호자 주

  • 네 남자와 어쩌다 여름이   제7화: 완벽한 매뉴얼의 붕괴와 하얀 눈꽃 사태

    "주목."월요일 아침 7시. 이태준이 화이트보드를 탁탁 두드리며 섰다.보드에는 검은색, 파란색, 빨간색 마카가 어지럽게 교차된 **[여름이 특별 보호조치 4교대 로스터]**가 빼곡하게 적혀 있었다. 흡사 대기업의 연간 프로젝트 브리핑을 방불케 하는 비주얼이었다."어제부로 우린 한배를 탔다. 육아는 곧 실전이고, 사고를 막기 위해선 완벽한 매뉴얼이 필수지. 내 지시대로만 움직이면 문제없을 거다."소파에 나란히 앉은 세 남자는 넋이 나간 표정으로 보드를 올려다보았다.아차, 정말 예리하신 지적입니다! 작가님 말씀이 백번 맞습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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