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희동 셰어하우스는 텅 비어 있었다. 한때 여름이의 웃음소리와 네 아빠들의 소란스러운 아침 식사로 가득 찼던 거실은, 이제 곰팡이 핀 벽지와 뜯겨나간 바닥재만이 흉물스럽게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빗줄기가 쏟아지는 밤, 정해창 회장과 최도환은 검은 우산을 쓰고 낡은 대문을 넘었다. 정 회장은 떨리는 손으로 지팡이를 짚었고, 최도환은 연신 주변을 경계하며 권총을 만지작거렸다."여기에 도대체 뭘 숨겨놨다는 겁니까?" 정 회장이 쏘아붙였다."놈들이 죽었다는 게 거짓말이라면, 마지막으로 머물렀던 이곳에 흔적이 있을 겁니다. 제가 놈들을 불러냈으니까요." 최도환이 비릿하게 웃었다.그 순간, 낡은 거실의 조명이 ‘지직’ 소리를 내며 일제히 켜졌다. 수년간 꺼져 있던 형광등이 기이한 불빛을 내뿜었다. 놀란 두 사람이 뒤를 돌아보자, 현관문 앞에 네 남자가 서 있었다. 죽은 줄 알았던 이태준, 나유준, 최강태, 그리고 이수. 그리고 그들 뒤로 의경이 차분한 눈빛으로 이들을 응시하고 있었다.최도환은 믿을 수 없다는 듯 뒷걸음질 쳤다. "귀… 귀신인가?""귀신은 너희들이지. 권력에 눈이 멀어 사람을 짐승처럼 도륙하고, 제 자식까지 죽인 악귀들." 태준의 목소리는 빗소리보다 낮고 차갑게 울렸다."이태준! 어떻게 살아있어!" 최도환이 권총을 꺼내 들려 했지만, 강태가 눈보다 빠른 속도로 달려들어 그의 손목을 꺾어버렸다. 총은 바닥으로 떨어져 나뒹굴었다. 정 회장은 도망치려 했지만, 이미 유준이 현관을 봉쇄하고 셰어하우스의 보안 시스템을 재가동한 뒤였다."여긴 우리 집이야, 최도환." 태준이 천천히 다가가 최도환의 멱살을 잡았다. "우리가 가장 힘들 때 서로를 보듬고, 여름이를 지키며 진짜 가족이 된 곳이지. 그런데 너희가 감히 이곳을 더럽혀?""너희들이 아무리 발버둥 쳐도, 세상은 너희를 범죄자로 기억할 거야! 우리는 법의 보호를 받는다고!" 정 회장이 씩씩거렸지만, 목소리는 공포로 떨리고 있었다.이수가 노트북을 열어 거실 벽면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을 켰다. 그곳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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