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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nulis: 슈퍼라이온
last update Tanggal publikasi: 2026-04-30 09:19:19

배가 고팠다. 전장에서는 곰팡이 핀 빵 한 조각을 먹기 위해 며칠을 굶기도 했다. 자존심 같은 건 배부른 돼지들이나 챙기는 것이다. 그녀는 직접 식당을 찾아 나서기로 했다. 복도를 지나 계단을 내려가자 드넓은 홀이 나왔다. 먼지가 쌓인 샹들리에, 색이 바랜 카펫. 빈터발트 성은 주인을 닮아 창백하고 병들어 보였다.

어디선가 고소한 냄새가 났다. 빵 굽는 냄새였다. 로젤린은 냄새를 따라 걸음을 옮겼다. 주방으로 보이는 곳에 다다르자, 분주하게 움직이는 하녀들의 뒷모습이 보였다.

“이봐, 정말 그 여자한테 아무것도 안 갖다줘도 돼?”

“집사님이 그러셨잖아. 대공 전하께서 투명 인간 취급하라고 하셨다고.”

“그래도 황제 폐하가 보내신 분인데….”

“황제? 흥, 그 작자가 우리 빈터발트에 한 짓을 잊었어? 그 여자는 첩자야. 북부의 도살자라며? 그런 여자가 대공비라니, 말도 안 되지.”

수군거리는 소리가 뚜렷하게 들려왔다. 로젤린은 문틀에 기대어 그들의 대화를 잠시 감상했다. 적대감. 경멸. 두려움. 익숙한 감정들이었다.

끼익.

로젤린이 낡은 경첩 소리를 내며 문을 열고 들어서자, 주방 안의 공기가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수다를 떨던 하녀들의 입이 딱 벌어졌다.

“안녕들 한가?”

로젤린이 건조하게 인사를 건넸다.

“가, 가까이 오지 마세요!”

가장 앞에 있던, 체격이 건장한 주방 하녀가 식칼을 쥐고 뒷걸음질 쳤다. 로젤린의 시선이 그 식칼에 잠시 머물렀다. '날이 무디고 녹이 슬어 있었다. 저런 걸로는 사람을 찌르기도 힘들겠군.' 직업병적인 분석이 스쳐 지나갔다.

“밥은 어디서 먹으면 되지?”

그녀의 물음에 주방장으로 보이는 중년 여인이 앞으로 나섰다. 그녀는 떨리는 손으로 앞치마를 꽉 쥐고 있었지만, 눈빛만은 독살스러웠다.

“대, 대공비 전하께 드릴 식사는 준비되지 않았습니다. 전하께서 별관의 식사는 금지하셨….”

“그래? 그럼 여기서 먹지, 뭐.”

로젤린은 주방장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식탁 위에 놓인 갓 구운 바게트 빵 하나를 집어 들었다. 그리고는 아무렇지 않게 한 입 크게 베어 물었다.

와작.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했다. 버터의 풍미가 입안 가득 퍼졌다. 황궁의 화려한 연회 음식보다 훨씬 맛있었다. 로젤린은 우물거리며 옆에 놓인 사과 하나를 더 집어 들었다.

“이거 가져가도 되나? 아니, 가져가겠네.”

그녀의 태도는 너무나 당당해서, 하녀들은 말릴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북부의 도살자라더니, 칼을 휘두르며 난동을 부릴 줄 알았는데 고작 빵을 훔쳐 먹는 꼴이라니.' 하녀들의 눈에 당혹감이 서렸다.

“잘 먹겠네. 아, 그리고.”

로젤린은 문을 나서려다 말고 뒤를 돌았다. 하녀들이 흠칫하며 몸을 움츠렸다.

“내 방에 물은 좀 채워두는 게 좋을 거야. 마실 물 말고, 씻을 물로. 얼음물이어도 상관없어. 씻지도 않고 돌아다니면 냄새난다고 너희 주인이 싫어할 테니까.”

그녀는 멍해진 하녀들을 뒤로하고 유유히 주방을 빠져나왔다.

---

사과를 아작아작 씹으며 성 뒷편으로 나오자 황량한 정원이 펼쳐졌다. 꽃이나 나무는 다 말라비틀어졌고, 잡초만이 무성했다. 그 한가운데에 꽤 넓은 공터가 있었다. 바닥의 흙이 다져진 걸 보니 예전에는 연무장으로 쓰였던 곳 같았다. 로젤린은 입가에 묻은 빵 부스러기를 털어내고 기지개를 켰다.

'몸이 굳었어.'

어제 하루 검을 잡지 않았다고 벌써 근육이 근질거렸다. 그녀는 주변을 두리번거리다 적당한 길이의 나뭇가지 하나를 주워 들었다. 무게 중심도 맞지 않고 휘어진 나뭇가지였지만, 그녀의 손에 들리는 순간 그것은 명검이 되었다.

후우.

로젤린은 호흡을 가다듬었다. 차가운 공기가 폐부 깊숙이 들어왔다가 뜨겁게 빠져나갔다.

파앗.

나뭇가지가 허공을 갈랐다. 단순한 내려치기. 하지만 그 속도는 눈으로 쫓기 힘들 정도였다. 붕, 붕, 붕. 묵직한 파열음이 정적을 깨뜨렸다. 하나. 둘. 셋. 그녀는 숫자를 세며 검술을 반복했다. 황실 기사단의 정형화된 검술이 아니었다. 살기 위해, 적의 목을 더 효율적으로 베기 위해 다듬어진 실전 검술이었다.

땀방울이 이마에 맺혔다가 턱선을 타고 흘러내렸다. 얇은 셔츠가 땀에 젖어 등에 달라붙었다. 숨이 턱 끝까지 차올랐지만 멈추지 않았다. 심장이 터질 듯이 뛰는 이 순간만이 그녀가 살아있음을 느끼는 유일한 시간이었다.

한참을 그렇게 움직였을까. 로젤린은 문득 따가운 시선을 느꼈다. 살기나 적의는 아니었다. 그보다 더 끈적하고, 집요한 시선. 그녀는 동작을 멈추고 고개를 돌렸다. 정원이 내려다보이는 2층 테라스. 그곳에 휠체어가 놓여 있었다. 그리고 그 위에 앉은 테오도르가 턱을 괸 채 그녀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햇살이 그의 칠흑 같은 머리카락에 부서져 내렸다. 창백한 얼굴과 대비되는 붉은 눈동자가 기이하게 빛났다. 그는 마치 희귀한 동물을 구경하는 듯한 표정이었다. 눈이 마주쳤다. 피하거나 당황할 줄 알았는데, 테오도르는 오히려 입꼬리를 비틀어 올렸다.

“시끄러워서 낮잠을 잘 수가 없군.”

그의 목소리는 높지 않았지만, 정원의 적막을 타고 선명하게 들려왔다. 로젤린은 땀을 닦으며 나뭇가지를 내려놓았다.

“죄송합니다. 사람이 없는 줄 알았습니다.”

“사람이 없으면 짐승처럼 날뛰어도 된다는 건가?”

테오도르가 비릿하게 웃으며 말했다.

“빈터발트의 안주인이 품위 없이 막대기나 휘두르고 있다니. 하인들이 보면 퍽이나 존경하겠습니다, 부인.”

그는 사사건건 시비를 걸 작정인 것 같았다. 로젤린은 피식 웃었다.

“품위라. 전장에서 구르다 온 여자에게 너무 많은 걸 바라시는군요. 그리고 전하께서 하인들에게 저를 투명 인간 취급하라고 하셨다면서요? 아무도 안 보는데 품위가 무슨 소용입니까?”

로젤린의 말에 테오도르의 눈썹이 꿈틀했다. 그는 휠체어의 레버를 조작해 테라스 난간 가까이 다가왔다.

“소식이 빠르군. 벌써 주방까지 털고 온 모양이지?”

“덕분에 잘 먹었습니다. 빵이 맛있더군요.”

“…….”

테오도르는 할 말을 잃은 듯 잠시 입을 다물었다. 그는 로젤린이 화를 내거나, 억울함을 호소할 것이라 예상했다. 하지만 그녀는 마치 이 모든 상황을 남의 일처럼 즐기고 있는 것 같았다. 그 태도가 거슬렸다. 동시에, 견딜 수 없이 흥미로웠다.

“올라오시오.”

테오도르가 명령조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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