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젤린은 자신의 흑색 마석 갑옷을 매만지며 비검을 고쳐 잡았다. 남부에서부터 이어온 격렬한 사투와 차원 이동, 그리고 방금 전 외곽 결계를 부수기 위해 마나를 한계까지 쥐어짜 낸 탓에 전신의 근육이 미세하게 떨려왔다. 특히 단전 내부에서 회색의 마나가 요동칠 때마다 뼈마디가 저려오는 시큼한 통증이 밀려왔다. 하지만 그녀는 은빛 눈동자를 단 한 순간도 흐리지 않았다. 자식을 빼앗긴 어미의 투지는 육체의 한계 따위는 가볍게 짓밟아버릴 정도로 뜨겁게 타오르고 있었다. 테오도르는 그런 아내의 상태를 누구보다 빠르게 알아차렸다. 투명한 은빛 머리칼을 뒤흔들며 로젤린의 곁으로 다가선 그는, 그녀의 가냘픈 허리를 자신의 넓고 단단한 팔로 부드럽게 감싸 안았다. 그의 손끝에서 피어오른 백금빛 화염의 은은하고 포근한 열기가 로젤린의 등에 가만히 닿았다. 과거 용의 코어가 육체를 지배하던 시절에는 결코 느껴보지 못했던, 영혼의 밑바닥까지 따스하게 달래주는 정화의 온기였다. "로젤린, 여기서부터는 대군이 움직이기 힘든 미로야. 게다가 내부의 마기 밀도가 너무 높아서 평범한 기사들은 몇 걸음 걷지도 못하고 영혼이 부식될 거야. 나와 당신, 단둘이서 먼저 진입하는 게 좋겠어." 테오도르의 목소리는 나직하고 부드러웠다. 그는 더 이상 로젤린을 자신의 품 안에 가두고 외부의 모든 위험으로부터 격리하려 들지 않았다. 도리어 그녀를 온전한 전장의 동반자로서 신뢰하며, 그녀가 가장 안전하게 검을 휘두를 수 있도록 최고의 방패가 되어주겠노라 다짐하고 있었다. 로젤린은 그의 따뜻한 온기를 받아들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전하. 사슬을 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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