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오도르는 품 안의 엘리시아를 로젤린의 방향으로 부드럽게 인도했다. 로젤린은 주저함 없이 아기를 받아안으며, 왼손에 쥔 비검의 검자루를 단단히 고쳐 잡았다. 아기의 백금빛 가호 덕분에 완벽하게 치유된 그녀의 단전 역시 최고의 상태를 유지하며 서늘한 회색의 기백을 폭포처럼 토해내고 있었다. 테오도르는 로젤린을 향해 나직하게 속삭였다. "로젤린, 우리 딸을 잠시 부탁해. 저 추악한 벌레 놈이 감히 내 육체와 우리 가족의 미래를 탐한 대가가 무엇인지, 이 자리에서 뼛속 깊이 각인시켜 줄 테니까." "네, 전하. 가문의 오랜 비극에 완벽한 종지부를 찍어주십시오. 저는 이 성역의 경계를 단단히 옭아매어, 저 괴물이 단 한 자락의 연기도 밖으로 피워내지 못하도록 차단하겠습니다." 로젤린의 냉혹하고 명징한 답변에 테오도르는 기분 좋게 입꼬리를 올렸다. 부하들에게 명령을 내릴 때면 한없이 엄격하고 차가운 군주였던 사내였지만, 아내의 신뢰 앞에서는 세상에서 가장 든든한 포식자의 미소를 지어 보였다. 테오도르는 천천히 괴물을 향해 발걸음을 내디뎠다. 그가 발을 움직일 때마다 흑석 제단 바닥에서부터 찬란한 백금빛 화염이 장막처럼 솟구쳐 올랐다. 화르르륵. 그것은 이 세상에 존재하는 그 어떤 마법이나 속성의 화염이 아니었다. 고대 용의 사악한 저주를 세포 단위로 불태우고 정화하기 위해 태어난, 문자 그대로 저주의 천적에 해당하는 신격의 불꽃이었다. 백금빛 온기가 대성당 전체를 가득 채우자, 사방의 벽면에서 쿵쿵거리며 고동치던 암흑의 혈관들이 본능적인 공포를 느끼며 거칠게 수축하기 시작했다. 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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