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여기사에게 미친 대공님이 나를 놓아주지 않는다: Chapter 121 - Chapter 124

124 Chapters

121

협곡 너머에서 이 모습을 지켜보던 다섯 번째 장군 오르크가 웅장한 웃음소리를 터뜨렸다. "아하하하! 이제야 눈치챘단 말이냐, 어리석은 인간들아! 벨리알 님께서 이미 너희의 궁전을 피로 물들이고 있을 터! 너희는 결코 이곳을 벗어나지 못한다! 주군의 대업을 위해 이 자리에서 발이 묶인 채 절망 속에서 죽어가라!"  오르크가 무쇠 방패를 다시 한번 대지에 강하게 내리찍었다.그러자 화산 지대의 거대한 지맥 열기가 방패의 표면으로 집중되며, 이전보다 훨씬 더 두껍고 단단한 용암의 성벽이 대공 부부의 앞길을 완벽하게 가로막았다. 그림자 칼날 하겐 역시 어둠 속으로 자신의 신형을 완벽하게 숨긴 채, 테오도르와 로젤린이 수도로 회군하려 할 때마다 사방에서 치명적인 기습을 가할 준비를 마쳤다. 철저하게 시간을 끌기 위한 완벽한 방어 진형이었다.  테오도르는 자식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극도의 공포 속에서, 도리어 얼음처럼 차갑고 명징한 이성을 찾아냈다. 용의 저주로부터 해방되어 얻은 백금빛 코어가 그의 심장 깊은 곳에서 태양처럼 찬란하게 박동하기 시작했다. "시간을 끌겠다고? 감히 누구 앞에서 그따위 가소로운 계략을 논하는 거냐." 테오도르의 목소리는 지극히 낮고 부드러웠으나, 그 안에 담긴 압도적인 위엄은 남부의 붉은 대지 전체를 압착하듯 무겁게 짓눌렀다. 그의 은빛 머리칼이 백금빛 마나 폭풍 속에서 눈부시게 휘날렸다. 테오도르는 로젤린을 바라보며 나직하게 속삭였다.  "로젤린, 내 손을 잡아. 더 이상 힘을 아낄 필요가 없어.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을 단 한 번에 쏟아부어 저 장벽을 그대로 지워버리자. 그리고 우리 딸에게 가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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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 여기사에게 미친 대공님이 나를

"로간 경, 제롬 경. 본대를 이끌고 남부의 잔당들을 소탕하며 뒤따라오세요. 나와 전하가 먼저 수도로 향할 것입니다." "하지만 비전하, 이곳에서 수도령까지는 전속력으로 달려도 수일이 걸립니다!"  로간이 깜짝 놀라 외치자, 테오도르가 로젤린의 허리를 단단하게 감싸 안으며 손끝에서 백금빛 마력을 지맥을 향해 내리꽂았다. 저주로부터 해방된 그의 새로운 코어는, 이제 제국의 지맥 자체를 강제로 조율하여 공간을 압착할 수 있는 초월적인 권능을 품고 있었다.  "수일이나 걸릴 필요 없어. 내 딸이 부르고 있으니, 지맥을 찢어서라도 단 한 순간에 도달해 줄 테니까." 테오도르의 부드러우면서도 단호한 선언과 함께, 두 사람의 발밑으로 눈이 부실 정도의 찬란한 백금빛 이동 마법 진이 전개되었다. 콰구구궁. 공간이 왜곡되는 거대한 진동과 함께 테오도르와 로젤린의 신형은 남부의 화산 지대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져 수도를 향해 차원 이동을 감행했다. 자식을 구하기 위한 부모의 지독한 연정과 맹목적인 분노가, 제국의 대지 전체를 세차게 뒤흔들며 소리 없이 폭발하고 있었다.    * 엇갈린 추적과 사라진 요람    시공간이 거대하게 비틀리며 눈이 부실 정도의 백금빛 파동이 대공궁 내실의 허공을 난폭하게 찢어발겼다. 쿠구구궁. 남부 대화산 지대의 지맥을 강제로 조율하여 공간을 압착한 차원 이동의 거대한 충격파가 방 안의 하얀 대리석 바닥을 세차게 흔들었다. 백금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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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테오도르는 주먹을 꽉 쥐었다. 너무 강하게 쥔 탓에 손톱이 살점을 파고들어 창백한 손가락 사이로 붉은 핏방울이 바닥으로 뚝뚝 떨어졌지만, 육체의 통증 따위는 가슴을 갈기갈기 찢어발기는 듯한 분노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예전의 그였다면 폭주하는 용의 화염으로 대공궁 전체를 불바다로 만들며 미쳐 날뛰었겠지만, 지금의 테오도르는 도리어 무서울 정도로 차갑고 고요하게 가라앉았다. 자식을 구하기 위해서는 광기에 휩싸이는 것이 아니라, 적들의 목을 단숨에 잘라낼 가장 날카롭고 이성적인 칼날이 필요함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테오도르는 바닥에 무릎을 꿇은 채 엘리시아의 찢어진 천 조각을 품에 안고 소리 없이 오열하는 로젤린의 뒤로 천천히 다가갔다. 그는 그녀의 가냘프게 떨리는 어깨를 자신의 넓은 품으로 부드럽게 감싸 안았다. 투명한 은빛 머리칼이 로젤린의 새까만 흑발과 애처롭게 얽히며, 침소의 어둠 속에서 한 폭의 잔혹한 그림 같은 형상을 자아냈다. "로젤린…… 미안해. 내가 당신과 아이를 완벽하게 지키겠다고 그렇게 호언장담해 놓고, 내 부족함 때문에 이런 비극을 마주하게 만들었어. 나를 원망해도 좋아. 내 사지가 찢겨 나가도 할 말이 없는 죄를 지었어."  테오도르는 로젤린의 목덜미에 고개를 깊숙이 묻으며 나직하게 속삭였다. 그의 목소리는 잘게 떨리고 있었고, 아내를 향한 지독한 미안함과 절절한 연정이 애틋하게 배어 있었다. 자신의 목숨보다 소중한 두 여인을 슬프게 만들었다는 사실이 그의 영혼을 난폭하게 헤집었다. 로젤린은 그의 단단한 가슴에 몸을 맡긴 채, 흐르려는 눈물을 삼켜내며 고개를 가볍게 저었다. 그녀의 은빛 눈동자는 슬픔을 넘어 잔혹한 무인의 투지로 서서히 타오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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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

로젤린은 노아를 바라보며 덧붙였다. "제롬 경에게 연락하여 수도령의 모든 경계선을 봉쇄하고, 남부에서 복귀 중인 로간 경의 본대와 연합하여 수색망을 좁히라고 해. 벨리알이 아무리 환영술에 능하다 할지라도, 엘리시아의 마력을 품고 있는 이상 완전히 숨을 수는 없을 거야." "네, 누님. 즉시 마탑으로 복귀하여 지맥 분석을 시작하겠습니다."  노아가 서둘러 방을 나가자, 침소에는 다시 테오도르와 로젤린 두 사람만이 남게 되었다. 창밖으로는 새벽의 푸르스름한 햇살이 깨진 창문 틈새로 부드럽게 스며들고 있었지만, 방 안의 백금빛 화염은 도망친 용을 향한 잔혹한 사냥의 시작을 알리듯 그 어느 때보다 날카롭고 매섭게 이글거리고 있었다. 서로의 영혼을 완벽하게 옭아맨 두 사람의 숨결은, 빼앗긴 요람을 되찾고 괴물들을 소멸시키기 위한 시공을 찢는 집념이 되어 제국의 대지 위로 잔잔하게 번져나가고 있었다.    * 백금빛의 성역    제국의 가혹한 북부 대묘지 지하, 수백 년 동안 인간의 발길이 닿지 않아 지독한 죽음의 마기만이 고여 있던 고대 신전의 대성당은 오직 암흑으로 가득 차 있었다.천장 높이 솟아오른 거대한 석조 기둥들은 세월의 풍파에 깎여 기괴한 형상을 하고 있었고, 바닥에는 정체 모를 검은 액체가 마치 타르처럼 진득하게 흘러내리며 불길한 연기를 피워 올렸다. 이곳은 세상의 모든 빛을 거부하는, 심연의 눈 잔당들과 현신한 용의 인격이 구축한 완벽한 은신처였다.  타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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