بيت / 로맨스 / 돌이킬수 없는 / Chapter 131 -الفصل 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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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9 فصول

130화

“제가 3시쯤 스케줄 때문에 집을 비우는데 그 이후에 제 집에서 이유라가 나오면, 어디로 가는지, 누굴 만나는지 일거수일투족 전부 감시하고…… 조금이라도 이상한 일이 생기면 곧바로 나한테 연락하세요 ”[알겠습니다. 철저히 감시하겠습니다.]유라를 너무나도 잘 아는 도진이었다. 유라의 성격대로 라면 분명 깨어나자마자 제 집으로 도망칠 게 불 보듯 뻔했다. 도진은 전화를 끊고 휴대폰을 거칠게 움켜쥐었다. 손등의 핏대가 터질 듯 불거졌다.나갈 채비를 마친 도진은 완벽하게 핏이 떨어지는 블랙 코트를 걸치고 침실로 다시 걸어 들어갔다. 침대 위, 유라는 여전히 위태롭게 잠들어 있었다.도진은 침대 옆 협탁으로 다가가 펜을 집어들고 메모를 남겼다.[ 스케줄 갔다 저녁 늦게 돌아올 거야. 내가 돌아왔을 때, 네가 이 집에 있었으면 좋겠다. ]쪽지를 내려놓으면서도 도진의 안은 타들어 가는 불안감으로 요동쳤다.도진은 침대 곁에 허리를 숙여, 유라의 얼굴을 한참 동안이나 내려다보았다. 한참을 유라의 얼굴을 내려다 보던 도진이 겨우 몸을 일으켜 집을 나섰다.철컥, 하고 무겁게 닫히는 문소리가 펜트하우스에 서늘하게 울렸다.스케줄을 향해 달리는 고급 밴의 밀폐된 뒷좌석. 도진은 커다란 손으로 거칠게 마른세수를 하며 무겁게 한숨을 내쉬었다. 시트 깊숙이 몸을 묻은 채 잇새로 나직한 욕설이 흘러나왔다.“하아…… 이런 그지 같은…….”그의 머릿속은 온통 자신의 집에 누워있는 유라의 걱정 뿐이었다.촬영장에 도착한 도진은 거대한 폭풍 같았다. 평소의 완벽주의를 넘어, 상대를 압도하는 서늘한 아우라를 뿜어내며 신들린 듯 오케이를 받아냈다. 감독과 스태프들은 그의 압도적인 연기력과 페이스에 감탄했지만, 도진은 자신이 어떤 정신으로 카메라 앞에 섰는지조차 기억나지 않았다. 오직 일분일초라도 빨리 촬영장에서 벗어나 유라에게 가야한다는 생각뿐이었다.하지만 아무리 빠르게 촬영을 마쳤어도 야외 촬영의 특성상 시간은 이미 새벽 1시를 훌쩍 지나고 있었다.거칠게 겉옷을 입으며 밴에 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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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화

“오빠…… 미안해요. 머리가 너무 아파서, 오늘은 그냥 혼자 있고 싶어요.”순간 도현의 손길이 공중에서 멈추어 섰다. 자신을 밀어내는 유라의 목소리에는 깊은 피로감과 함께 명백한 거부감이 섞여 있었다.“어디 아파? 유라야, 내가 좀 볼게.”의사인 도현이 걱정스러운 낯빛으로 유라의 얼굴을 살피며 다시 다가서려 했다.하지만 유라는 고개를 저으며 도현의 시선을 피했다.“아니에요…… 오늘은 피곤한지 몸도 좋지 않고 좀 혼자 있고 싶어서 그래요. 미안해요, 오빠.”단호한 유라의 모습에, 도현의 다정한 눈동자가 순간 기괴할 정도로 차갑게 가라앉았다. 유라의 아랫입술에 남은, 붉은 상처 위로 도현의 서늘한 시선이 잔인하게 내리꽂혔다. 무겁고 기묘한 침묵이 두 사람 사이를 가른 것도 잠시, 이내 완벽하게 감정을 지워낸 도현이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한 걸음 물러섰다.“그래, 많이 피곤한가 보네. 푹 쉬고 내일 연락할게”철컥, 문이 닫히고 도현이 집을 나섰다.하지만 유라의 집을 나선 순간, 도현의 얼굴에서 가식적인 미소가 한 꺼풀 벗겨져 나갔다. 어두운 복도에 홀로 선 도현의 눈동자가 극도의 불안함과 번뜩이는 살기로 거칠게 요동치기 시작했다. 평소라면 자신에게 전적으로 의지했을 유라의 눈빛이 흔들리고 있었다.도현은 주먹을 움켜쥐며 낮게 읊조렸다.‘김도진…… 그 새끼를 만난건가?...’도현의 얼굴 위로 살기가 서늘하게 서렸다.새벽 3시가 넘은 시각, 지옥 같은 스케줄을 끝내고 펜트하우스로 돌아온 도진은 거칠게 샤워를 마치고 침대 가장자리에 걸터앉았다.흐트러진 머리칼 사이로 물방울이 뚝뚝 떨어졌지만, 그의 시선은 침대 옆 협탁에 고정되어 있었다. 자신이 쓰고 갔던 메모가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이 그 자리에 그대로 놓여 있었다.“……못 본 건가.”도진이 잇새로 헛웃음을 흘렸다.무엇이 되었든 유라가 제 명령을 어기고 이 집을 나갔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았다도진은 날카로운 손길로 쪽지를 낚아채 구겨 던져버린 뒤 침대 위로 거칠게 몸을 눕혔다.베개와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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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2화

“이도현 그 사람은…… 왜 하필 그때 이유라 집에 갔다고 하던가요?”도진의 목소리가 얼음장처럼 차갑게 내려앉았다. 수화기 너머로 반장의 목소리가 덤덤하게 이어졌다.[아, 최근에 저희도 이도현 씨와 깊게 이야기를 나누어 봤는데요. 두 사람이 최근에 연인 관계로 발전했다고 하더라고요. 사건이 발생하고 이유라 씨와 연락이 통 되지 않아서, 걱정스러운 마음에 집 앞으로 찾아갔다가 쓰러진 유라 씨를 발견했다고 진술했습니다.]“연인…… 관계요?”도진이 한쪽 입꼬리를 뒤틀며 잔인한 실소를 흘렸다. 억누른 분노로 이가 갈렸다.[예, 그렇습니다. 그리고 저희가 주변을 더 조사해 보니까, 이도현 씨가 유라 씨 고등학교 시절부터 곁에서 유일하게 챙겨주고 지켜온 사람이더라구요. 유라 씨 본인 또한 지금 기억을 잃은 상태긴 하지만, 유일하게 이도현 씨만큼은 기억하고 의지하고 있어서…… 현재로선 이도현 씨에 대해선 의심의 여지가 전혀 없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수사반장의 확신에 찬 말들은 도진의 귓가를 스쳐 지나갈 뿐이었다. 의심의 여지가 없다라.도진의 눈동자가 깊고 어두운 광기로 번뜩였다. 경찰들이 이도현이라는 인물이 만들어 놓은 완벽한 ‘구원자’ 서사에 완전히 속아 넘어가고 있다는 사실이 기가 막혔다.도진은 전화를 쥐고 있던 손가락에 핏대를 세우며 낮게 읊조렸다.“유일하게 그 새끼만 기억한다라…… 재밌네.”“수고하셨습니다, 반장님. 또 연락하죠.”전화를 끊은 도진이 휴대폰을 침대 위로 거칠게 던졌다. 창밖으로 비쳐드는 아침 햇살마저 그의 잔혹한 눈빛 앞에서는 서늘하게 얼어붙는 듯했다.“연인 관계……?.”도진이 단어를 짓이기듯 내뱉었다. 이도현이 내뱉은 연인 관계 라는 말부터가 통째로 조작된 거짓이었다.이유라가 자신에게 고백하던 그날의 기억이 도진의 머릿속에는 여전히 어제 일처럼 생생하게 살아 숨 쉬고 있었다.이도현의 뒤에 무언가 거대하고 구린 구석이 숨겨져 있다는 확신이 도진의 뇌리를 강하게 스쳤다.도진이 통화를 마치고 유라의 납치 사건 중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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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3화

“우선 이 약들은 전문 의약품이라 처방전 없이는 제가 임의로 다른 약으로 바꿔드릴 수가 없어요. 처방해 준 병원에 당장 가셔서 담당 의사한테 약 용량이 완전히 잘못됐다고 강력하게 이야기하시고 다시 진료받으세요. 이대로 더 먹다간 정신 착란이나 심각한 기억 장애까지 올 수 있습니다.”약국을 나서는 유라의 손에 쥐어진 약봉지가 사정없이 떨렸다.기억 장애...약국 문을 열고 나오자마자, 차가운 아침 공기가 유라의 하얗게 질린 뺨을 사정없이 때렸다. 손에 쥔 약봉지가 바스락거리며 위태롭게 흔들렸다.“나 말고는 아무도 믿지 마. 그게 누구든…….”마치 저주처럼, 김도진이 제 목덜미를 움켜쥐고 뱉어냈던 서늘한 경고가 유라의 귓가에 환청처럼 쨍쨍하게 맴돌았다.미치도록 위험해 보인 김도진 그의 말이 맞았던 건가...?하지만 한편으로는 도저히 믿고 싶지 않은 거대한 거부감이 심장 밑바닥에서부터 치밀어 올랐다. 다른 사람도 아닌 이도현이었다. 이세상에 홀로 버려진 자신을 유일하게 돌봐주고 지켜주었던 따뜻한 사람. 기억을 잃고 눈을 떴을 때도 가장 먼저 눈물을 흘리며 제 손을 잡아주었던 유일한 사람이었다.대체 왜......생각이 꼬리를 물수록 거대한 혼란과 배신감이 유라의 전신을 사정없이 난도질했다.유라는 곧장 택시를 잡아탔다. 목적지는 도현이 근무하는 대한 병원이었다.머리가 터질 듯한 고통 속에서도 심장 한구석에서는 아주 미약한 부정이 고개를 들고 있었다.병원에 도착한 유라는 로비의 서늘한 대리석 바닥 위에 서서 도현에게 전화를 걸었다.“오빠…… 저 지금 병원 로비 앞이에요. 몸이 좀 안좋아서 진료 좀 받으려구 왔어요.”[유라야 혼자 어떻게 왔어. 내가 집으로 가서 진료봐줄 수도 있는데 몸 많이 안좋아? 잠시만 기다려 금방 나갈게. ]수화기 너머 도현의 목소리에 반가움과 초조함이 섞여 들었다. 그리고 채 3분도 지나지 않아, 하얀 의사 가운을 펄럭이며 도현이 저 멀리서 서둘러 로비로 마중을 나왔다. 자신을 향해 뛰어오는 도현의 얼굴에는 숨기지 못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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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4화

병원을 빠져나와 삭막한 길거리에 서자, 참았던 숨이 한꺼번에 터져 나왔다. 유라는 주머니 속의 약봉지를 꽉 움켜쥐었다. 도현은 왜 자신에게 이 독한 약을 처방해 준 것일까.....머릿속이 엉킨 실타래처럼 복잡하게 뒤엉켰다. 도현의 다정한 목소리와, “아무도 믿지 마”라고 소리치던 김도진의 잔상이 뇌리에서 격렬하게 충돌했다.간신히 집으로 돌아온 유라는 가방에서 도현이 준 약봉지를 꺼내 테이블 위에 툭 던져놓았다.테이블 위에 덩그러니 놓인 약봉지를 바라보며 유라는 한참 동안 생각에 잠겼다.다시 머리가 지끈하게 아파왔지만, 유라는 테이블 위의 약을 악착같이 외면했다.깨질 듯한 두통과 함께 오한이 찾아왔고, 온몸에 축축한 식은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유라는 무거운 몸을 이끌고 침대에 누워 간신히 잠을 청했다.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고요한 집안을 날카롭게 찢고 울리는 초인종 소리에 유라가 번쩍 눈을 떴다. 흐릿한 시야로 벽시계를 쳐다보니 바늘은 이미 늦은 저녁 시간을 가리키고 있었다.“벌써 시간이…….”도현이 오기로 한 시간이었다. 유라는 떨리는 몸을 추스르고 나가 현관문을 열었다. 문밖에는 도현이 평소와 다름없이 다정하고 부드러운 미소를 지은 채, 도시락을 들고 서 있었다.“유라야.”문을 열고 들어서며 유라의 하얗게 질린 안색을 살핀 도현의 미간이 살짝 굳어졌다.“몸이 많이 안 좋은 거야? 안색이 너무 좋지 않네.”도현이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유라의 이마에 손을 올리려 다가섰다. 순간, 유라는 자신도 모르게 온몸의 세포가 거부 반응을 일으키며 살짝 뒷걸음질을 쳤다. 도현의 손길을 본능적으로 피한 것이다.공중에 멈춰 선 도현의 손끝이 미세하게 떨렸다. 다정하던 그의 눈동자가 찰나의 순간, 차갑게 가라 앉았다.“왜 그래, 유라야?”도현이 낮게 읊조리며, 피하려는 유라의 팔을 강하게 붙잡아 제 쪽으로 확 당겼다. 힘을 거부할 새도 없이, 도현의 커다란 손이 유라의 하얀 이마에 거칠게 와닿았다. 잡힌 팔목에 아귀힘이 들어가 조금 아플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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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5화

유라가 필사적으로 거부의 뜻을 밝히자, 도현의 눈동자가 순식간에 살기로 뒤덮였다. 물컵을 쥔 그의 손가락 마디마디가 하얗게 질릴 정도로 강한 힘이 들어갔다.출렁─.물컵 속의 맑은 물이 거칠게 찰랑이던 그 순간, 유라의 머릿속이 둔기로 얻어맞은 듯 쨍하게 깨어져 나갔다. 거센 해일처럼 밀려드는 지독한 두통과 함께, 굳게 닫혀 있던 기억의 빗장 너머로 날카로운 기억 조각 하나가 유라의 정신을 난도질했다.시야가 흐릿하게 흔들리는 와중에 누군가 제 머리칼을 거칠게 움켜쥐고 약을 탄 물을 억지로 입안에 들이붓고 있었다. 매캐한 약 냄새와 비참한 자신의 울음소리…….그 형체의 남자가 누구인지 얼굴은 알아볼 수 없었지만, 온몸을 옥죄어 오던 끔찍한 공포와 질식할 것 같던 감각만큼은 소름 끼치도록 또렷하게 되살아났다.“아으윽……! 머리가, 머리가 너무 아파…….”유라가 머리를 감싸 쥐며 고통스러운 신음을 내뱉으며 두려움을 느낀 듯 몸을 바르르 떨자 도현의 눈빛이 순간 크게 흔들렸다. 그는 콰당탕 의자를 밀치며 유라의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 그녀의 어깨를 붙잡았다.“유라야! 유라야 왜 그래, 응? 어디가 아픈 거야!”“머리가…… 너무 아파요.... 기억이 …… 누군가 저한테, 약을 탄 물을 억지로…… 흐윽, 아아악!”유라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말들은 정확히 자신이 과거에 유라에게 저질렀던 행동들이었다. 다행히 자신의 얼굴까지는 기억해 내지 못하는 듯 보였지만, 도현은 순간 등줄기가 서늘해지는 당황을 숨길 수 없었다.극심한 두통과 과거의 트라우마가 겹쳐 공황 상태에 빠진 유라는 눈앞의 도현이 자신을 거칠게 안아 오자,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그에게 와락 매달렸다. 공포에 질려 우는 어린아이처럼 도현의 품에 얼굴을 묻고 전신을 바르르 떨었다.도현은 자신에게 아이처럼 안겨 있는 유라를 자신의 한쪽 팔로 강하게 끌어안은 채, 다른 한쪽 손을 길게 뻗어 식탁 위에 흩어진 약봉지를 뜯어냈다.약을 거부하는 유라를 굴복시키기 위해, 도현은 주저 없이 알약들을 제 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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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6화

유라가 기억을 찾기전에 자신의 여자로 만들어야 했다. ‘도현은 유라의 얇은 살결 위에 진한 자신의 흔적을 남기기 시작했다.일부러 타인의 눈에 아주 잘 띄는 곳, 옷을 입어도 가려지지 않을 목선부터 시작해 서서히 붉고 선명한 낙인을 새겨 내려갔다.피부를 파고드는 서늘하고 찌릿한 감각에 약에 취한 유라가 본능적인 거부감을 느끼며 몸을 뒤척였다. 하지만 그 반항은 오히려 도현의 뒤틀린 독점욕을 자극할 뿐이었다. 도현은 움직이지 못하게 유라의 골반을 묵직하게 누르며, 더 강압적으로 목덜미에서 쇄골, 그리고 옷가지 너머 서서히 더 깊은 곳으로 입술을 옮겼다.“하아…….”점점 격해지는 도현의 손길에 유라의 입에서 거친 신음이 새어 나왔다.눈도 뜰수 없이 몽롱해지는 정신이없지만 불쾌함을 느끼는지 미간이 한껏 찡그려져 있었다.유라를 탐하던 손길이 점점 유라의 은밀한 곳으로 내려가려면 찰나였다.적막한 방 안을 날카롭게 찢고 도현의 전화벨 소리가 요란하게 울려 퍼졌다.“ 하….”도현이 거친 숨을 내쉬며 유라의 몸 위에서 서서히 일어났다. 극도로 팽팽했던 흥분이 깨진 자리에 지독한 짜증이 밀려왔다. 신경질적으로 흐트러진 머리카락을 쓸어 넘긴 도현이 탁자 위에서 진동하는 휴대폰을 확인했다. 화면에 뜬 것은 병원 응급실의 번호였다.도현이 거칠게 통화 버튼을 누르고 귀에 대자, 수화기 너머로 숨이 넘어갈 듯 다급한 간호사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이도현 선생님! 지금 병원에 연쇄 추돌 사고로 서브 인턴 단계에서 감당 안 되는 중증 응급환자가 들어왔습니다! 오늘 당직이신 과장님은 이미 다른 응급 수술에 들어가셔서 손이 아예 없어요. 지금 당장 와주셔야겠습니다!]환자의 바이탈 스펙을 다급하게 읊어대는 간호사의 목소리에, 도현은 감정을 지워내고 순식간에 차가운 의사의 이성으로 돌아왔다.]“……알겠어요. 15분 내로 가니까 수술방 세팅부터 해두세요.”도현은 단호하게 대답한 뒤 전화를 끊었다.침대 위에는 약기운에 취해 , 도현이 새겨놓은 붉은 낙인을 목덜미에 붉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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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7화

도진이 거칠게 초인종을 눌렀지만,그 어떤 기척도 흘러나오지 않았다. 기분 나쁜 적막에 도진의 눈동자가 거칠게 흔들렸다. 그는 곧바로 경호실장에게 전화를 걸어 낮고 서늘하게 쏘아붙였다.“이유라, 안에 있는 거 확실해?”[네, 확실합니다, 이도현이 나간 이후로 그 어떤 외출 없었습니다.]“…….”전화를 끊은 도진의 안색이 차갑게 굳어졌다. 문을 두드려도, 이름을 불러도 묵묵부답인 상황. 불안감이 도진의 덜미를 거칠게 움켜잡았다.도진은 망설임 없이 벽면에 비치된 묵직한 소화기를 들고 현관 문고리를 향해 사정없이 내리쳤다.콰아앙─! 콰직!엄청난 굉음과 함께 찌그러진 문고리가 바닥으로 볼품없이 나뒹굴었다. 틈이 벌어진 문을 거칠게 밀치고 들어선 도진의 시야에, 짙은 어둠 속 침대 위에 쓰러지듯 누워 있는 유라의 실루엣이 들어왔다.“이유라……!”도진이 벽면의 스위치를 켜자, 환한 불빛 아래 유라의 처참한 몰골이 가차 없이 드러났다. 순간 도진은 숨을 쉬는 법을 잊은 듯 굳어버렸다.유라는 붉은 얼굴로 식은땀에 흠뻑 젖어 괴로운 듯 미간을 잔뜩 찡그린 채 옅은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그런 유라를 도진이 어깨를 잡고 안아 들려던 순간 도진의 손이 순간 멈췄다. 하얀 목덜미와 쇄골 여기저기에, 누군가 과시하듯 거칠게 새겨놓은 붉고 선명한 낙인들.누가 남긴 흔적인지 확인한 순간, 도진의 눈동자에 핏발이 붉게 섰다. 턱관절이 부서질 듯 악물려졌다.“이런 씨발…… 이도현, 이 개새끼가…….”맹목적인 질투와 살의가 전신을 난도질했다.도진은 정신을 차리고 유라의 어깨를 붙잡고 흔들었다.“유라야, 이유라! 정신 차려봐! 나 봐, 내 말 들려?!”하지만 약물에 완전히 절여진 유라는 힘겨운 신음만을 내뱉을 뿐, 초점을 잃은 눈꺼풀조차 제대로 들어 올리지 못했다. 인형처럼 축 늘어지는 유라를 보며 도진은 이를 악물었다.도진은 주저 없이 유라를 와락 안아 들었다. 그리고는 제 개인 주치의가 대기하고 있는 병원으로 미친 듯이 차를 몰았다.VIP 병동의 정막을 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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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8화

도진은 병실 창밖의 칠흑 같은 어둠을 응시하며 휴대폰을 귀에 댔다. 신호음이 채 한 번도 울리기 전에 경호실장의 긴장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네, 말씀하십시오.]“지금 당장 이유라 집으로 사람 보내. 그 집안에 있는 유라 물건들, 내 펜트하우스로 모조리 옮겨.”[……네? 지금 말씀이십니까?]갑작스러운 명령에 늘 침착하던 경호실장의 목소리가 당황으로 흔들렸다. 그러나 도진의 눈동자에는 일말의 망설임도 없었다.“어, 지금 당장. 먼지 하나 남기지 말고 싹 다 털어와.”전화를 거칠게 끊어버린 도진은 병실 소파에 깊숙이 몸을 묻었다. 길고 단단한 손가락이 초조한 듯 소파 팔걸이를 톡톡 두드렸다.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유라가 짓눌린 듯 무거운 눈꺼풀을 간신히 밀어내며 깨어났다.하지만 눈을 뜨자마자 보인 것은 익숙한 제 집의 천장이 아니었다. VIP 병실의 낯선 풍경, 그리고 코끝을 찌르는 소독약 냄새에 유라는 화들짝 놀라며 링거 바늘이 꽂힌 손을 감싸 쥐고 몸을 일으켰다.두려움에 주위를 두리번거리던 유라의 시선 끝에, 소파에 턱을 괸 채 자신을 응시하고 있던 도진이 걸려들었다.유라와 시선이 마주친 도진이 느릿하게 자리에서 일어났다.유라를 향해 걸어오는 그의 걸음걸이에는 무언의 압박감이 서려 있었다.“깼어?”“……김도진 씨? 이게...대체....어떻게 된 거예요? 분명 집이었는데…….”혼란스러운 유라의 뇌리 위로, 기어코 거부하고 싶었던 기억들이 파편처럼 스쳐 지나갔다.자신의 입안으로 독한 약과 물을 강제로 들이붓던 이도현의 광기 어린 눈빛과 거친 손길. 온몸에 소름이 쫙 돋아나며 유라가 사르르 몸을 떨었다.그런 유라의 눈앞으로 도진이 성큼 다가와 침대 머리맡을 짚고 상체를 숙였다. 가깝게 밀착해 오는 그의 서늘한 향기와 위압적인 태도에 유라의 숨이 턱 막혔다.“이유라, 너 지금 먹고 있는 약이 뭔지나 알고 먹었던 거야? 무슨 약을 그따위로 먹어? 조금만 늦었어도 큰일 날뻔 했잖아 !!”도진의 날카로운 다그침이 병실 안을 거칠게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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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9화

도진은 터질 듯이 얼굴이 붉어진 채 굳어버린 유라를 보며 입꼬리를 느슨하게 올렸다. 그는 숨결이 닿을 만큼 유라의 얼굴 가까이 제 얼굴을 들이밀었다. 짙고 관능적인 도진의 향기가 밀려오자 당황한 유라가 황급히 시선을 피했고, 도진은 그 반응이 꽤나 만족스럽다는 듯 피식 낮은 웃음을 흘렸다.“심장 소리가 여기까지 들려, 이유라.”야릇하게 속삭인 도진이 유라의 머리맡에 있는 호출 벨을 미련 없이 눌렀다. 금세 문이 열리며 간호사가 서둘러 병실 안으로 뛰어 들어왔다.“어디 불편하신 곳이라도 있으신가요?”“아니요. 퇴원할 겁니다. 링거 좀 빼주세요.”도진이 간호사를 향해 군더더기 없는 담담한 어조로 말했다.“아, 네! 바로 조치해 드리겠습니다.”간호사가 곧바로 유라의 가녀린 손목에 고정되어 있던 반창고를 떼어내고 주사바늘을 매끄럽게 뽑아냈다. 간호사가 정중하게 인사를 건네고 나가자, 도진이 턱끝으로 화장실을 가리키며 유라를 향해 툭 던졌다.“옷 갈아입어. 가게.”유라는 홀린 듯 침대에서 내려와 도진이 건넨 옷가지를 들고 화장실로 들어갔다. 문을 잠그고 나서야 참았던 숨이 터져 나왔다. 거울 앞에 선 유라는 거친 숨을 몰아쉬며 셔츠 단추를 하나씩 풀어내리다, 순간 비명을 지를 뻔하며 제 입을 틀어막았다.거울 속 자신의 온몸 곳곳에, 도현이 잔인하게 새겨놓았던 붉은 흔적들이 적나라하게 남아있었다.“하…….”약 기운에 취해 늪으로 가라앉던 그 와중에 느꼈던, 소름 끼치고 그 기분 나쁜 감각이 결코 꿈이 아니었다는 자각이 순식간에 전신을 관통했다. 자신을 걱정하며 다정하게 웃던 이도현이, 자신에게 이런일을 저질렀다는 사실에 유라는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황급히 옷을 추스르며 입었지만, 목선과 쇄골에 남은 흔적들은 깃을 아무리 여며도 가려지지 않고 더 도드라져 눈에 띄였다.옷을 갈아입은 유라가 화장실 문을 열고 머뭇거리며 걸어 나왔다.도진의 날카로운 시선이 유라의 가녀린 목덜미로 곧장 향했다. 가리려고 애쓴 옷깃 사이로 언뜻 보이는 붉은 자국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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