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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4 チャプター

150화

유라는 결국 눈물을 쏟아내며 흐느꼈다.“제발…… 제발 내려주세요…….”유라가 울며 사정하는 사이, 차는 거대한 철문을 지나 한적한 곳에 위치한 고급 별장의 지하 주차장으로 미끄러지듯 들어섰다.육중한 주차장 셔터가 닫히며 외부와 완벽히 차단되자 기사가 시동을 껐다. 유라는 공포에 질린 눈으로 주위를 살폈지만 도대체 여기가 어디인지 알 수 없었다.유라는 이 장소가 유라에게 결코 낯설지 않다는 기시감을 안겼다.하지만, 생각에 잠길 틈도 없었다. 먼저 차에서 내린 남자가 뒷좌석 문을 거칠게 열더니 유라의 가녀린 팔을 냅다 밖으로 끄집어냈다.“이거 놔! 놓으란 말이야! 오지마세요!”유라가 온 힘을 다해 거세게 반항하자, 남자는 귀찮다는 듯 혀를 쯧 차며 유라를 자신의 어깨에 들처멨다.두려움에 유라가 남자의 등을 주먹으로 내리치며 비명을 질렀다.“이거 놔줘요! 아악! 살려주세요!”남자는 가소롭다는 듯 쿵쾅거리며 계단을 올랐고, 별장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유라를 넓은 거실의 가죽 소파 위로 거칠게 내팽개쳤다.“아유, 쪼그만 게 악바리같이 반항은. 아가씨 덕분에 요즘 우리 수당이 아주 짭짤해. 고마워, 아주?”비열한 미소를 지으며 땀을 닦아낸 남자는 그대로 유라를 집안에 홀로 둔채 밖으로 나가 버렸다.쾅─숨 막히는 정적 속에 홀로 남겨진 유라는 웅크린 채 거친 숨을 몰아쉬며 주위를 둘러보았다.어두운 조명과 넓고 물건 하나 없는 휑한 거실은 유라에게 더 큰 두려움으로 다가왔다.온몸의 감각이 공포로 곤두선 그때, 조용한 복도 끝 저 멀리서 규칙적인 누군가 자신에게 다가오는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다.유라는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두려움에 작은 몸을 더 한껏 움츠렸다.차가운 대리석 바닥을 딛고 걸어 나오는 어딘가 낯익은 실루엣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점점 자신을 향해 좁혀오는 그 실루엣을 향해, 유라는 거칠게 흔들리는 눈동자로 초점을 맞췄다. 이윽고 희미한 불빛이 남자의 얼굴을 온전히 비추는 순간, 유라의 입술이 파르르 떨려왔다.“도…… 도현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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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화

“그래, 어디 한번 질러봐. 누가 널 구하러 올 거 같아? 김도진도 지금 해외에 있잖아”도현이 고개를 조금 더 숙여 유라의 귓가에 입술이 닿을 듯이 낮게 속삭였다. 뜨거운 숨결이 유라의 목덜미를 간지럽히자 유라는 소름이 돋아 어깨를 움츠렸다.“말해봐, 유라야. 김도진 말고 너한테 또 올 놈이 있어?”유라는 도현의 단단한 가슴을 두 손으로 밀어내며 가쁜 숨을 몰아쉬었지만, 단단한 도현의 몸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엉켜드는 서로의 허벅지와 밀착된 체온이 숨 막히는 긴장감을 고조시킬 뿐이었다.“내가 말했잖아, 이유라. 널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고 아끼는 사람은 나뿐이라고.”도현의 손가락이 유라의 허리춤을 느릿하게 쓸어 올리며 자극적으로 말을 이어갔다.“김도진은 널 그냥 가지고 노는 것뿐이야. 침대 위에서 적당히 즐기다가, 싫증 나면 가차 없이 버릴 장난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넌.”도진을 향한, 그리고 자신을 향한 도현의 더럽고 모욕적인 언사에 유라는 순간 도현의 뺨에 손을 올렸다.짝─────!거실의 정적을 깨는 날카로운 마찰음이 울렸다,순간적으로 고개가 돌아간 도현은 미동도 없이 멈춰 섰다. 도현의 뺨이 붉게 피어올랐다. 유라는 제 손바닥이 얼얼할 정도의 충격에 가쁜 숨을 몰아쉬며, 도현을 내려다 보았다.순간 서늘한 침묵이 흘렀다. 도현이 천천히 고개를 돌려 유라와 시선을 맞췄다.맞은 뺨이 아프지도 않은지, 오히려 유라의 반항이 짜릿한 자극이라도 된 듯 했다.“하…….”도현의 입술 사이로 낮고 뜨거운 실소가 터져 나왔다. 그 차갑고 싸늘한 미소에 유라가 도망치려 몸을 뒤튼 바로 그 찰나였다.도현의 커다란 손이 순식간에 유라의 얇은 손목을 한 손에 거칠게 잡아챘다. 손목이 으스러질 듯한 강한 힘에 유라의 입에서 억눌린 비명이 터져 나왔다.“앗…… 아……!”도현은 도망치려 발버둥 치는 유라의 가녀린 허리를 다른 한 손으로 감싸 안았다. 그리고는 단숨에 유라의 몸을 뒤흔들어 그대로 넓은 가죽 소파 위로 거칠게 눕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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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2화

“이유라, 넌 나한테서 도망 못 쳐. 뭐가 됐든 결국 내 품으로 돌아오게 만들 테니까.”도현이 천천히 무릎을 굽혀 유라와 눈높이를 맞췄다. 그의 수려한 얼굴에 서린 서늘한 집착이 유라의 창백하게 질린 얼굴 위로 고스란히 내려앉았다. 잔뜩 헝클어진 머리칼 사이로 눈물에 젖은 유라의 얼굴이 애처롭게 드러났지만, 도현의 시선은 오히려 그 처연한 모습에 더욱 깊은 갈증을 느끼는 듯 번들거렸다.막다른 벽에 가로막힌 유라는 마지막 남은 자존심마저 내던진 채, 떨리는 두 손을 한데 모아 싹싹 빌며 사정했다.“오빠…… 제발, 제발 보내주세요…… 이렇게…부탁할게요…”비참하게 무너져 내린 유라의 애원이 거실의 정적을 울렸다. 하지만 도현은 유라의 그런 모습에 되려 심사가 틀어졌다. 그의 눈빛이 순식간에 차갑게 식어내렸다.“김도진 그새끼 한테 가려고 나한테 빌기 까지 하는거야, 유라야?”도현은 울며 매달리는 유라의 모습이 더는 보기 싫다는 듯, 거칠게 유라의 가녀린 손목을 낚아챘다.“아윽! 놔요, 이거 놔!”도현은 유라의 비명을 거칠게 짓밟으며 그대로 복도 너머 침실로 향했다.쾅─!유라를 방 안으로 거칠게 밀쳐 넣은 도현이 육중한 침실 문을 닫아걸었다.밀폐된 공간 속에서, 유라는 숨도 제대로 쉴 수 없을 만큼 거대한 두려움에 압도당했다. 푹신한 매트리스에 내팽개쳐진 유라가 헝클어진 머리칼을 쓸어 넘기며 다급히 몸을 일으키려 했지만, 도현은 그보다 빨랐다.“이유라, 네가 날 벗어나려 한다면…… 난 널 망가뜨려서라도 내 곁에 둘 거야.”“다가오지 마…… 오지 마요!”유라의 비명이 미처 침실을 다 채우기도 전이었다.도현의 몸이 순식간에 유라의 위를 가차 없이 덮쳐왔다. 숨이 턱 막히는 압도적인 무게감과 단단한 가슴이 유라의 여린 가슴을 짓눌러 그녀를 완벽하게 고립시켰다.유라는 본능적인 공포에 휩싸여 주먹을 쥔 채 도현의 어깨와 가슴을 미친 듯이 밀쳐내며 있는 힘을 다해 반항했지만 아무 소용 없었다.도현은 가소롭다는 듯 비웃으며 허공을 가르던 유라의 가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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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3화

“아……! 흣, 그만...해요……!”유라의 절박한 애원이 공포가 뒤섞인 신음이 되어 침실의 무거운 공기를 갈랐다. 하지만 도현은 멈추지 않았다. 오히려 그의 뜨겁고 커다란 손가락이 그녀의 가장 은밀하고 유약한 곳을 거침없이 헤집고 들어갔다.“하아…….”도현의 능숙한 손길이 여린 속살을 집요하게 자극하자, 유라의 매끄러운 피부 위로 잘게 소름이 돋아났다. 밀려드는 노골적인 감각에 유라의 고개가 힘없이 옆으로 꺾였다.그와 동시에 도현은 상체를 낮추어 유라의 봉긋하게 솟아오른 가슴을 입술로 강하게 빨아들였다.“아윽……! 흣……!”여린 살결을 집어삼킬 듯 탐욕스럽게 탐하는 도현의 혀끝과, 아래를 잔인하게 뒤흔드는 손가락의 감각이 한데 엉켜 유라의 이성을 마비시켰다. 양손이 침대 헤드에 단단히 묶인 유라는 이 소름 끼치도록 자극적인 지옥 속에서 몸을 비틀며 눈물만을 쏟아낼 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유라의 눈에서 흐른 뜨거운 눈물이 뺨을 타고 내려와 침대 시트를 축축하게 적셨다. 온통 눈물로 얼룩진 유라의 처연한 얼굴을 마주한 순간, 도현은 가슴 한구석이 칼로 베인 듯 저릿하게 아파왔다. 자신을 밀어내며 온몸으로 거부하는 유라의 모습에 지독한 통증이 밀려왔지만, 이미 그의 손길은 멈출 수 있는 단계를 넘어선 지 오래였다.유라를 김도진에게 보내느니, 차라리 제 손으로 망가뜨리는 게 나았다.‘내 아이를 갖게 해서라도.’머릿속을 스친 잔인하고도 확실한 방법이 도현의 마지막 이성을 통째로 집어삼켰다.도현은 이성의 끈을 완전히 놓아버린 채, 그대로 유라의 은밀하고 좁은 통로 속으로 자신의 단단해진 것을 거칠게 밀어 넣었다.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자비하게 가르고 들어오는 압도적인 찌릿함에 유라의 입에서 찢어지는 듯한 비명과 함께 처절한 울음이 터져 나왔다.“아아윽……! ……! 흣, 제발……!”하지만 도현은 멈출 생각이 전혀 없었다. 유라의 눈물어린 애원을 짓밟으며, 그는 더욱 거칠고 맹목적으로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두 사람의 상반된 신음이 어두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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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4화

경호실장은 매니저와 통화를 마치고 마른침을 삼키며, 파리 시내에서 마지막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을 도진에게 전화를 걸었다.딸칵─.“말해.”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도진의 목소리는 유라를 맞이할 기대감으로 평소보다 묘하게 들떠 있었다. 그 낮고 다정한 음성에 경호실장은 숨이 턱 막히는 기분을 느끼며 간신히 입을 뗐다.“문제가 생긴 것 같습니다. 이유라 씨가 파리행 비행기에 탑승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뭐?”순식간에 도진의 목소리에서 온기가 싹 가셨다. 찰나의 순간 방 안의 온도가 영하로 곤두박질치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다. 경호실장은 한국 매니저에게 전달받은 상황을 빠짐없이, 그러나 최대한 침착하게 보고했다. 공항으로 가던 길에 발생한 접촉사고, 홀로 택시에 탄 이후 끊겨버린 유라의 행방, 그리고 신호음만 갈 뿐 받지 않는 휴대전화까지.경호실장의 보고가 이어지는 동안 수화기 건너편에서는 그 어떤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지독한 침묵이 이어졌다. 정적마저 얼려버릴 듯한 그 압도적인 중압감에 경호실장의 등줄기로 식은땀이 흘러내렸다.전화를 붙잡은 도진의 손가락 끝이 미세하게 떨려오기 시작했다.머릿속에 이도현의 얼굴이 스치고 지나갔다. 핏발이 선 도진의 눈동자가 분노로 걷잡을 수 없이 흔들렸다.당장이라도 모든 것을 내팽개치고 한국으로 날아가고 싶었지만, 지금 당장 도진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파리에서 예정된 빡빡한 계약 스케줄로 인해, 도진은 아직 사흘이나 더 파리에 머물러야 했다.도진은 금방이라도 터질 것 같은 분노를 억누르며 낮은 목소리로 경호실장에게 명령했다.“당장 유라 사건 담당 경찰에게 연락해. 압박 넣어서라도 상황 보고 실시간으로 받고, 사고 지점부터 공항 예상 경로까지 CCTV 전부 확보해서 보고해.“네, 알겠습니다.”경호실장과의 통화를 마친 도진은 밀려오는 극심한 불안감에 커다란 손으로 거칠게 마른세수를 했다. 초조함에 머리칼을 엉망으로 흐트러뜨리는 도진의 숨결이 거칠게 가빠왔다.‘유라를 혼자 두는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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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5화

“차 돌려.”이도현의 별장으로 향하는 도진의 음성에 서슬 퍼런 살기가 뚝뚝 묻어났다.한편 그 시각, 이도현의 별장.유라는 여전히 침실의 칠흑 같은 어둠 속에 갇혀 있었다. 도현이 남기고 간 무자비한 흔적들은 지독한 통증과 함께 불쾌한 온기가 되어 그녀의 살결을 더럽히고 있었다.아무리 발버둥 쳐도 제 힘으로는 절대 빠져나갈 수 없는 이 감옥같은 별장에서 유라는 이미 시간 감각을 완전히 상실한 지 오래였다. 지금이 낮인지 밤인지, 자신이 이 지옥에 갇힌 지 얼마의 시간이 지났는지 가늠할 수 없었다.그저 매일밤 아랫배 깊은 곳을 가득 채운 도현의 잔흔만이 그녀를 절망으로 난도질할 뿐이었다.이도현은 잘못된 집착과 뒤틀린 소유욕으로, 유라를 자신의 곁에 억지로 가두어 둔 채 서서히, 그리고 아주 확실하게 망가뜨리고 있었다.몸과 정신이 이미 지칠 대로 지친 유라는 침실 한구석에 놓인 전신거울 앞에 섰다. 거울 속에는 이도현이 남긴 붉고 선명한 낙인들로 처참하게 더럽혀진 흔적들이 잔인할 정도로 적나라하게 자신을 비치고 있었다. 그 몰골을 내려다보던 유라의 입술 사이로 메마른 헛웃음이 새어 나왔다.‘김도진이…… 이런 날 보게 된다면.....’그 무서운 생각이 유라의 머릿속을 스치는 순간, 심장이 얼어붙는 것 같은 공포가 밀려왔다. 완전히 망가지고 더러워진 자신을 본다면, 그 다정했던 김도진마저 결국 환멸을 느끼고 날 버릴거야..피폐해질 대로 피폐해진 유라의 정신은 이미 정상적인 사고를 거부하고 있었다. 절망이라는 지독한 덫이 그녀의 영혼을 통째로 잠식해 버린 지 오래였다.이제는 이 모든 지옥을 다 끝내고 싶었다. 생각해 보니 어릴 때부터 단 한 번이라도 마음 놓고 사랑받으며 행복했던 기억이 없었다. 자신을 차가운 보육원에 내던지고 가버린 부모, 차별과 외로움으로 가득했던 보육원 시절부터 현재 이 끔찍한 순간까지…… 모진 인생의 파편들이 주마등처럼 눈앞을 스쳐 지나갔다.더는 버틸 힘도, 살아갈 이유도 없었다.콰아앙─!유라는 옆에 있던 무거운 화장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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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6화

날카로운 마찰음에 도진의 고개가 소리가 난 곳으로 거칠게 돌아갔다. 그리고 문틈 사이로 드러난 형체를 확인한 도진의 얼굴이 순식간에 싸늘하게 일그러졌다.이도현. 그리고 그의 품에는 백지장처럼 창백하게 질린 채 실처럼 가느다란 숨만 내쉬고 있는 유라가 인형처럼 축 늘어져 안겨 있었다. 유라의 하얀 팔을 타고 뚝뚝 떨어지는 붉은 선혈이 거친 콘크리트 바닥을 잔인하게 적시고 있었다.그 처참한 광경을 마주한 순간, 김도진의 얼굴이 순식간에 차갑게 변했다.도진의 옆에 있던 매니저 역시 그 참혹한 광경을 목격하고 순간 돌처럼 몸이 굳어버렸다. 피비린내 진동하는 현실이 믿기지 않는 듯 매니저의 눈동자가 경악으로 물들었다.도진은 곧장 거침없이 이도현을 향해 다가갔다. 도현은 예고도 없이 들이닥친 김도진의 얼굴을 확인하고 순간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으나, 이내 핏발 선 눈으로 얼굴을 무섭게 바꾸며 소리쳤다.“비켜!”그 순간, 도진의 시야에 이도현의 품 안에서 붉은 피를 처절하게 흘리고 있는 유라의 모습이 생생하게 박혔다. 백지장처럼 굳어버린 유라의 얼굴을 마주한 순간, 도진의 이성은 완전히 끊어져 나갔다.“이 더러운 손 치워.”도진은 도현의 멱살을 잡고 거칠게 밀쳐내며, 그의 품 안에서 유라를 사정없이 빼앗아 제 품에 안았다.도현이 광기에 가득 차 다시 유라를 가로채려 돌진했지만, 그 앞을 도진의 매니저가 단호하게 막아섰다. 매니저가 도현의 어깨를 강하게 밀쳐내며 차갑게 말했다.“그만하시죠! 지금 이게 무슨 짓입니까? 지난번 유라 씨 납치 사건도 그렇고 이번 일도 다 그쪽이 벌인 짓입니까?”“넌 꺼져! 네까짓 게 뭘 안다고 끼어들어!”도현이 제지당하자 눈이 뒤집힌 채 악을 썼다.“이유라는 원래 내 여자야! 니들이 다 망친거야!!”잘못된 소유욕에 정신을 못차린 도현을 보며, 매니저는 상황의 시급함을 직감하고 도진을 향해 다급하게 소리쳤다.“여기는 제가 어떻게든 처리 할게요! 어서 병원부터 가보세요!”매니저의 외침에 도진은 간신히 정신을 부여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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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7화

얼마나 힘들었으면, 얼마나 무서웠으면 끝내 제 손으로 손목을 그었을까. 혼자서 그 지옥 같은 공포를 견뎌냈을 유라의 절망을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자신이 조금만 더 빨리 한국에 도착했더라면, 단 몇 시간만이라도 먼저 움직였더라면 유라가 저 차가운 수술대 위에서 외로운 사투를 벌이지는 않았을 텐데. “미안해, 유라야…… 내가 미안해…….” 어깨를 잘게 떨며 소리 없이 오열하는 도진의 전신으로 처절한 후회와 지독한 슬픔이 밀려들었다. 심장이 갈가리 찢겨 나가는 고통 속에서, 도진은 피 묻은 손으로 얼굴을 더 깊이 파묻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마침내 수술실의 붉은 불빛이 툭 꺼졌다. VIP 병실로 옮겨진 유라는 링거 줄과 수혈 팩을 달은 채 침대 위에 백지장처럼 누워 있었다. 손목에 감긴 두꺼운 붕대 위로 생명의 온기가 아주 느리게 돌아오고 있었지만, 그녀는 아직 깨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도진이 핏기가 싹 가신 유라의 하얗다 못해 푸르스름한 손을 가만히 움켜쥐고 있던 그때, 조심스러운 인기척과 함께 주치의가 병실 안으로 들어왔다. 도진은 유라의 손을 놓지 않은 채, 붉게 물든 눈으로 의사를 돌아보았다. “피를 워낙 많이 흘린 탓에 수술 도중 바이탈이 떨어져 위험한 순간도 있었습니다만, 다행히 고비는 넘겼고 수술은 잘 끝났습니다. 워낙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지쳐 있는 상태라, 일단 깨어날 때까지는 안정을 취하며 지켜보도록 하죠. 그리고…….” 차분하게 경과를 설명하던 의사가 문득 말을 멈추더니, 차트를 쥔 손에 힘을 주며 힘들게 다음 말을 꺼냈다.&n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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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8화

유라가 병실에서 눈을 뜬 것은 입원한 지 이틀째 되던 날이었다.빛 한 점 없던 이도현의 거대한 별장과 달리, 눈이 시리도록 하얀 천장이 그녀를 맞이했다. 유라는 흐릿한 시야를 밝히려 눈을 깜빡이다가, 이내 제 왼쪽 손목에 두껍게 감긴 붕대와 링거 바늘을 발견했다.‘내가…… 살아 있는 건가?’그 잔인한 자각과 동시에 자신을 유린하던 이도현의 잔혹한 미소가 떠올랐다. 이도현이 기어이 나를 살려내 다시 그 지옥에 가두려는 걸까. 끔찍한 공포가 온몸의 세포를 깨우며 유라는 무거운 몸을 일으켰다.달깍─.바로 그 순간, 밖에서 통화를 마치고 들어온 도진이 병실 문을 열었다.갑작스러운 문소리에 극도로 예민해진 유라는 순간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들어오는 사람이 누군지도 확인하지 못한 채, 본능적으로 이불을 가슴까지 끌어올리며 침대 구석으로 몸을 웅크렸다. 고개도 들지 못한채 가늘게 떨리는 가녀린 어깨는 보는 이의 가슴을 찢어놓기에 충분했다.“……이유라?”낮고 다정한, 그토록 그리워했던 목소리.웅크린 이불 틈새로 눈을 살며시 뜬 유라의 시야에 도진의 얼굴이 들어왔다. 도진은 깨어난 유라를 발견한 순간, 들고 있던 휴대폰을 바닥에 떨어뜨린 채 순식간에 침대로 달려와 그녀를 품에 안았다.“이유라…… 하, …… 안 깨어나는 줄 알았잖아.”유라의 목덜미를 파고드는 도진의 목소리가 겉잡을 수 없이 심하게 떨리고 있었다.도진의 뜨거운 숨결과 심장 박동이 살결을 타고 고스란히 전해지자, 유라는 그제야 자신이 이도현의 지옥에서 벗어나 도진의 품에 돌아왔음을 깨달았다.그토록 그리워했던 도진의 품에 안기자, 억눌려 있던 유라의 슬픔과 공포가 한꺼번에 터져 나왔다. 유라는 도진의 옷자락을 부서져라 움켜쥔 채 아이처럼 서럽게 울기 시작했다. 숨이 넘어갈 듯 가슴을 쥐어짜며 쏟아내는 오열은 그동안 그녀가 홀로 버텨내야 했던 지옥의 깊이를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었다.도진은 그런 유라를 그저 말없이 더 깊숙이 끌어안아 줄 뿐이었다.왜 그런 극단적인 선택을 했는지, 도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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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9화

유라는 필사적으로 두 팔을 교차해 제 몸을 감싸 안으며 물속으로 몸을 더 깊숙이 숨겼다. 도진에게만은 절대로 보여주고 싶지 않았던, 이도현에게 처참하게 유린당한 낙인 같은 흔적들이었다.자신의 이런 처참한 몰골을 보면 도진이 자신을 더럽다고 혐오하며 싫어하게 될 것이라는 두려움과 수치심에, 유라의 온몸이 쏟아지는 눈물과 함께 사정없이 떨리기 시작했다.물 밖으로 드러난 하얀 살결 위에 선명하게 새겨진 붉고 푸른 멍 자국들.절망적으로 몸을 웅크린 채 비참하게 울고 있는 유라를 보던 도진은, 그제야 머리를 강하게 얻어맞은 듯 정신이 아득해졌다. 왜 유라가 그토록 자신을 피했는지, 제 손길이 닿을 때마다 왜 그토록 두려움에 떨며 물러섰는지...‘바보 같이…… 이것 때문이었어?’보여주고 싶지 않은 가장 치명적인 상처를 들켜버린 채 지옥 같은 수치심에 몸부림치는 유라의 모습에, 도진은 순간 심장이 통째로 뜯겨 나가는 듯 저릿하고 지독한 통증을 느꼈다.화가 나서가 아니었다. 유라를 지켜주지 못했다는 미안함과, 이 깊은 상처를 혼자 감당하며 무너져 내렸을 유라에 대한 애달픔이 도진의 가슴을 헤집어 놓았다.도진은 입고 있던 옷 그대로 유라가 들어가 있는 욕조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따뜻한 욕조 물속으로 도진의 젖은 옷자락이 무겁게 가라앉았다.“아, 안 돼요.... 나한테 오지마요... 제발 보지 마요......흣, 보지 마....”유라가 울부짖으며 필사적으로 그를 밀어내려 했지만, 도진은 거칠게 반항하는 유라의 가녀린 손목을 부드럽게 감싸 쥐고 그녀를 제 품으로 강하게 끌어당겼다. 온몸으로 전해지는 물기 어린 온기에 유라의 여린 어깨가 굳어졌다.“이유라, 내 말 똑똑히 들어.”도진의 목소리가 뜨겁게 젖어 있었다.“난 네가 어떤 모습이든, 네 몸에 어떤 상처가 있든 상관없어. 넌 여전히 나한테 가장 소중하고 사랑하는 여자야, 그러니까 제발 그런 눈으로 스스로를 괴롭히지 마.”도진은 물속에서 유라의 떨리는 등을 단단히 감싸 안으며, 유라가 완전히 안전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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