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라는 필사적으로 두 팔을 교차해 제 몸을 감싸 안으며 물속으로 몸을 더 깊숙이 숨겼다. 도진에게만은 절대로 보여주고 싶지 않았던, 이도현에게 처참하게 유린당한 낙인 같은 흔적들이었다.자신의 이런 처참한 몰골을 보면 도진이 자신을 더럽다고 혐오하며 싫어하게 될 것이라는 두려움과 수치심에, 유라의 온몸이 쏟아지는 눈물과 함께 사정없이 떨리기 시작했다.물 밖으로 드러난 하얀 살결 위에 선명하게 새겨진 붉고 푸른 멍 자국들.절망적으로 몸을 웅크린 채 비참하게 울고 있는 유라를 보던 도진은, 그제야 머리를 강하게 얻어맞은 듯 정신이 아득해졌다. 왜 유라가 그토록 자신을 피했는지, 제 손길이 닿을 때마다 왜 그토록 두려움에 떨며 물러섰는지...‘바보 같이…… 이것 때문이었어?’보여주고 싶지 않은 가장 치명적인 상처를 들켜버린 채 지옥 같은 수치심에 몸부림치는 유라의 모습에, 도진은 순간 심장이 통째로 뜯겨 나가는 듯 저릿하고 지독한 통증을 느꼈다.화가 나서가 아니었다. 유라를 지켜주지 못했다는 미안함과, 이 깊은 상처를 혼자 감당하며 무너져 내렸을 유라에 대한 애달픔이 도진의 가슴을 헤집어 놓았다.도진은 입고 있던 옷 그대로 유라가 들어가 있는 욕조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따뜻한 욕조 물속으로 도진의 젖은 옷자락이 무겁게 가라앉았다.“아, 안 돼요.... 나한테 오지마요... 제발 보지 마요......흣, 보지 마....”유라가 울부짖으며 필사적으로 그를 밀어내려 했지만, 도진은 거칠게 반항하는 유라의 가녀린 손목을 부드럽게 감싸 쥐고 그녀를 제 품으로 강하게 끌어당겼다. 온몸으로 전해지는 물기 어린 온기에 유라의 여린 어깨가 굳어졌다.“이유라, 내 말 똑똑히 들어.”도진의 목소리가 뜨겁게 젖어 있었다.“난 네가 어떤 모습이든, 네 몸에 어떤 상처가 있든 상관없어. 넌 여전히 나한테 가장 소중하고 사랑하는 여자야, 그러니까 제발 그런 눈으로 스스로를 괴롭히지 마.”도진은 물속에서 유라의 떨리는 등을 단단히 감싸 안으며, 유라가 완전히 안전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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