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를 슬쩍 본 홍양은 손에 든 술을 마저 입으로 가져다 댔다. 그녀가 그의 손에 들린 술잔을 낚아챘다. 술이 사방으로 튀었다. “뭐 하는 짓이요? 부인!” “언제까지 이러실 작정입니까?” “……” 홍양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그 비밀이 버거워, 말없이 다시 술잔을 채웠다. “다녀오세요.” “?” 그녀가 그 앞에 봉투를 내밀었다. “이게, 뭡니까?” “속량*을 해 달라, 관아에 요청을 했습니다” “!” “전하께서도 아시게 되었나 봅니다. 면천을 허락해 주셨습니다.” “부인!” 그녀는 평소와 같은 담담한 어조와 태도였다. "제가 모르실 줄 알았습니까? " 평소와 달라진 지아비를 가만히 두고 볼 수 없었다. 그녀는 사람을 시켜, 그에게 일어난 일들을 알아내고야 말았다. 그것이 여자문제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지만. 하지만, 받아들여야 했다. 가문을 지키기 위해, 그를 되돌려 놓아야 했다. 그것이 가문을 이끌어 가야 하는 그녀의 역할이었으니. “데려 오세요. 양반이 첩을 거느리는 게 무에 그리 큰 흠이 라고, 몇 날 며칠을 이렇게 끙끙대신단 말입니까!” “……” “언제까지 폐인처럼 사실 생각이셨습니까?” 그녀의 질책에도 그는 변명조차 할 수 없었다. “면목이 없습니다. 내가, 당신과 아이들에게 상처를 주는 건 아닌지…” “체면 때문이셨겠지요.” “…… 그럴지도 모르겠군요.” 그녀는 고개 숙인 그를 보고 싶지 않았다. 그에게서 시선을 거두고, 자리에서 일어나 미련 없이 방을 나섰다. 그녀에 대한 미안함도 잠시, 하령을 다시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하령아, 조금만 기다려 다오. 금방 너를 데리러 갈 것이다.” 다음 날 이른 새벽, 홍양은 급히 함평으로 갈 채비를 마쳤다. 부인에게 인사를 하기 위해 안채로 향했다. 안방에서 작은 흐느낌이 들렸다. 한 번도 약한 모습을 보인 적 없던 부인이었다. 강한 척, 담대한 척했지만, 그녀도 여인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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