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면 위로 떠오른 세 글자, [사장님].그 활자를 확인한 순간, 은주의 심장이 바닥을 치며 곤두박질쳤다.핏기가 가신 파리한 입술이 파들파들 떨렸다.방금 전까지 금기를 넘나들며 묘한 긴장에 휩싸여 있던 그녀의 육체가, 태평양 건너편에 있는 남자의 이름 하나에 차갑게 얼어붙었다.지금 이 전화를 받고 싶지 않았다.아니, 받을 수가 없었다.방금 전 아들의 하반신에 손을 대고, 스스로 통제하지 못해 팬티가 젖을 정도로 애액을 흘리던 그녀가 어떻게 맨정신으로 그를 대할 수 있단 말인가.은주는 휴대전화를 집어 들지도 못한 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서 있었다.하지만 침대 헤드에 비스듬히 기댄 재윤은, 빛나는 화면과 은주의 놀란 얼굴을 번갈아 보며 서늘한 미소를 지었다."받아요, 실장님."재윤의 나직하고 도도한 음성이 병실에 울려 퍼졌다."아버지가 기다리시겠네. 타지에서 아들 걱정하느라 잠도 못 주무실 텐데."재윤의 말은 정곡을 찔렀다.여기서 전화를 받지 않거나 피한다면, 그것은 눈앞의 젊은 사내에게 자신이 종우를 기만하고 있다는 사실을, 이 배덕한 밀실에서 흔들리고 있다는 속내를 완벽하게 인정하는 꼴이 된다.진퇴양난의 지독한 덫이었다.은주는 마른침을 억지로 삼켜내며, 덜덜 떨리는 손을 뻗어 통화 버튼을 눌렀다."…네, 사장님. 노은주입니다."최대한 사무적이고 차분한 목소리를 꾸며내려 했지만, 미세하게 갈라지는 끝음마저 숨길 수는 없었다.수화기 너머로, 종우의 깊고 묵직한 한숨 소리가 먼저 들려왔다."노 실장. 늦은 시간에 미안하군. 현지 상황이 꼬여서 이제야 시간이 났어."종우의 목소리는 짙은 피로와 미안함으로 가득 차 있었다."갑작스럽게 힘든 일을 맡겨서 미안해. 자네도 많이 놀라고 힘들었을 텐데. 아비 된 도리로 아들놈 곁을 지키지도 못하고, 내가 가장 아끼는 사람을 병실에 묶어두게 되다니… 참담하군."종우의 그 다정하고도 애틋한 고백이, 은주의 폐부를 날카롭게 찔렀다.자신을 향한 애정과 신뢰.하지만 은주는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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