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접실 안에는 이미 시녀들이 모여 있었다.릴리는 창백한 얼굴로 나를 기다리고 있다가, 내가 들어서자마자 달려왔다.“아가씨!”“릴리, 괜찮아.”“괜찮긴 뭐가 괜찮으세요. 손목은요? 다치신 거예요? 피가 난 건 아니죠? 저, 약상자 가져올까요? 아니면 사제님을 부를까요?”“진정해. 아프진 않아.”릴리는 내 손목의 문양을 보고 숨을 삼켰다.“이건?” 그녀의 눈에 금세 눈물이 고였다.나는 당황해서 손을 저었다.“울지 마. 진짜 안 아파.”“아가씨께 왜 자꾸 이런 일이 생기는지 모르겠어요.”그 말에 나는 잠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나도 알고 싶었다. 도대체 왜 나에게 이런 일들이 일어나는 걸까? 하지만 이제는 그 질문에서 도망칠 수 없었다.대현자 K 숙부님이 응접실 중앙에 보호 마법진을 다시 펼쳤다.이번에는 아까보다 훨씬 촘촘한 빛의 선들이 바닥을 감쌌다.벨리안은 내 손목을 관찰하고 싶다는 얼굴이었지만, 카시안 오빠와 카엘루스의 시선을 동시에 받고 얌전히 한 걸음 물러났다.“저는 멀리서 보겠습니다.”“현명하군.”카시안 오빠의 말을 들으며, 나는 의자에 앉았다.이번에 카엘루스는 내 맞은편이 아니라 바로 옆에 앉았다. 카시안 오빠가 그걸 보고 또 뭐라 하려 했지만, 이번에는 참았다. 아마 오빠도 이제는 지쳤을 것이다. 그때 대현자 K 숙부님이 말했다.“엘리노아야.”“네.”“지금부터 네게 가장 중요한 건 하나다.”나는 조용히 숙부님을 바라보았다.“데뷔탕트 전까지 절대 손목의 문양을 강제로 열려고 하지 마라.”“제가 열 수 있나요?”“무의식적으로 가능할 수 있다.”“무의식적으로요?”“네 권능은 기억에 반응한다. 그리고 저 문양은 기억의 문으로 이어져 있다.”숙부님의 얼굴이 더없이 진지해졌다.“꿈, 거울, 음악, 춤. 특히 이 네 가지를 조심해라.”나는 하나씩 되뇌었다.“꿈, 거울, 음악, 춤.”“그래.”벨리안이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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