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는 들리지 않았다.하지만 나는 이상하게 그 말을 읽을 수 있었다.— 열어.그녀의 그림자가 바닥 위에서 길게 늘어졌다.그리고 그 그림자가 다른 사람들의 그림자를 타고, 우리 쪽으로 미끄러지기 시작했다.뀨가 연회장 한쪽에서 날카롭게 울었다.“뀨!”동시에 카시안 오빠가 움직였다.“잡아.”그 말이 떨어지자 이클립스 요원들이 그림자처럼 흩어졌다.하지만 너무 늦었다.검은 그림자가 이미 기억의 문 가장자리까지 닿아 있었다.순간 내 손목의 문양이 타는 듯 뜨거워졌다.카엘루스가 내 얼굴을 보며 미간을 찡그리며 말했다.“아픈가.”“조금.”거짓말이었다.꽤 아팠다.하지만 말하는 순간 그가 춤을 멈출 것 같았다.그리고 지금 멈추면 더 위험하다는 걸 본능적으로 알았다.음악은 계속되고 있었고, 첫 춤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카엘루스의 눈빛이 깊어졌다.“거짓말을 해도 좋다.”“네?”“대신 쓰러지지는 마라.”“그건 좀 어려울 수도 있는데요.”“내가 받겠다.”이 상황에서도 심장이 이상하게 뛰었다.정말 미쳤나 보다.나는 아픈 손목을 감추며 다시 발을 옮겼다.여섯.일곱.여덟.백금빛 원이 완성되자 그 중심에서 아주 작은 문양이 떠올랐다.눈물방울과 별무리 그리고 닫힌 문.첫 번째 문이었다.나는 그것을 보는 순간 알았다.저 문 너머에 있다.루세티아가 숨긴 기록이자,동시에 자하크가 노리는 검은 기록.그리고 카엘루스와 관련된 무언가까지 말이다.문이 조금씩 열리려 했고, 바로 그때 그림자 영애가 낮게 웃었다.그 웃음은 그녀의 것이 아니었다.— 그래, 빛의 파편.자하크의 목소리였다.연회장 전체의 불빛이 한순간 흔들렸다.귀족들이 술렁였다.카엘루스의 손이 내 허리를 더 단단히 감쌌다.“엘리노아.”나는 그를 바라보았다.“네.”“무슨 일이 있어도, 마지막 박자까지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