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부모님의 마차사고는 단순한 사고가 아니었다.그들은 마지막 순간까지 누군가와 싸우고 있었던 것이었다.그리고, 그 ‘누군가’가 어쩌면 가시왕관과 연결되었을지도, 그리고 엘리노아를 노리고 있을지도 모른다.카시안의 눈에서 서슬 퍼런 살기가 들어찼다.“가시왕관, 개새끼들.”흐르는 눈물을 닦으며, 카시안은 부서진 아티팩트 앞에서 맹새했다.부모님을 위험에 빠뜨린 저 가시왕관 추종자들을 끝까지 쫓아가서 개박살 내리라고.카시안은 비틀거리는 걸음으로 지하 밀실을 빠져나왔다.그의 손에는 부서신 아티팩트 조각을 쥐고 있었다. 카시안은 곧장 칼라일의 집무실로 달려갔다.“… 형님.”평소라면 ‘노크도 없이 무례하군’이라며 호통을 쳤겠지만, 카시안의 처참한 몰골과 살기 가득한 눈을 보고는 칼라일의 눈썹이 움찔거렸다.“카시안? 도대체 그 꼴은…?”“성공했어요. 형님.”“도대체 무얼?”“14년 전 마차 사고에서, 부모님의 마지막 목소리를 듣고야 말았습니다.”“뭐?”칼라일의 손에 들렸던 깃펜이 똑, 소리를 내며 부러지며, 순식간에 집무실에 한기로 가득 찼다.카시안 역시 개의치 않고 칼라일에게 하나도 빠짐없이 진실을 쏟아냈다.**카시안의 보고가 끝나자 칼라일은 한동안 말이 없었다. 이미 집무실 바닥은 칼라일로 인해 하얗게 얼어버린 상태였다.“그러니까 네 말은, 부모님께서 그 가시왕관인지 뭔지 하는 개새끼들로부터 우리들을, 막내를 지키기 위해 스스로 죽음을 맞이하셨다는 건가?”칼라일의 목소리에서 제국 전체를 얼려버릴 것만 같은 분노가 느껴졌다.“형님, 아직 끝난 게 아닙니다. 아마도 엘리노아가 황궁에서 가지고 있는 그 검은 알이 부화할 때를 노려 놈들은 움직이려 할 것입니다.”“카시안, 이클립스의 모든 전력을 동원해 미친놈들의 근원지를 파악하도록. 루체른가의 이름으로 명한다. 반드시 찾아라.”칼라일은 본인의 명검인 ‘리베르’ 검자루를 꽉 쥐며 창밖을 매섭게 노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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