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한 균열 소리가 들리자 카엘루스와 나의 고개는 일제히 알로 향했다.순간, 침실의 문이 거칠게 열렸다.“마력 폭발이 일어나서 왔더니, 역시 보통일이 아니군요.”느긋하면서도 비꼬는 듯한 말투는 제국 최고의 마법사 중 한 명으로 불리는 벨리안이었다.그는 챙이 넓은 모자를 비스듬히 쓴 채 화려한 마법사 예복을 펄럭이며 성큼성큼 다가왔다.“벨리안, 허락도 없이 여긴 웬일이지.”카엘루스가 차갑게 쏘아붙였지만, 벨리안은 아량곳 하지 않고 거대한 대포알에게 시선을 고정했다.그의 안경 너머로 비치는 눈동자가 호기심으로 번뜩였다.“폐하께서 직접 마력을 쏟아붓다니, 이런 진귀한 구경을 놓칠 수 없지 않겠습니까?”벨리안이 알 주변에 남은 검은 액체의 흔적을 살피며 말했다.찾아낸 흔적을 일일이 제거하는 그가 코를 킁킁거리며 말했다.“그런데… 냄새가 좋지 않네요.”마지막 남은 액체를 제거하기 전 손으로 찍어 맛보려는 찰나,카엘루스의 경멸 어린 눈빛을 느끼고 어깨를 으쓱하더니 멈췄다.“이건… 아무래도 심연의 눈물 같은데, 벨루아 공녀가 도대체 이걸 어디서 구한 걸까요?”“그게 뭐냐, 벨리안.”낮은 목소리로 카엘루스가 물었다.“이건 정화제가 아니라 생명체를 오염시키는 촉매제입니다. 이 액체는 강제 부화시키기 딱이겠군요.”“강제 부화라고?”떨리는 내 목소리로 물었다.벨리안은 나를 향해 예의 그 가벼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네, 보좌관님. 제가 일전에 말씀드린 것처럼 저 알은 원래 보름달에 맞춰 태어나야 하는데, 이 독한 액체와 폐하의 포악한 기운이 섞인 마력 때문에 지금 알이 마력 폭식 상태입니다. 아마 빠르게 껍질을 깨지 않으면… 안에서 터져 죽어버릴지도 몰라요.”말을 마친 벨리안이 지팡이를 가볍게 휘두르자, 알 주변으로 복잡한 마법진이 펼쳐졌다.“그래도 보좌관님은 운이 좋은 편이군요. 보통은 이런 상황이면 각인자가 타버릴 텐데… 꽤 질기신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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