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소영은 하설의 손을 잡아 수표와 서류봉투를 함께 올려놓았다.“약속할게. 이게 마지막 연장이다.”하설은 자신의 손을 내려다보았다.한참 뒤, 갑자기 고개를 들었다.목소리는 맑고 차분했다.“그럼 제가 들어줘야 할 조건을 전부 묶어서, 120억 원으로 정리하죠.”한소영의 눈빛이 날카로워졌다.하설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상장 당일에 한소영 님이 그러셨잖아요. 제가 욕심이 꽤 많다고요. 게다가 BY그룹이 이번에 디지털 배리어프리 생태계 구축 사업을 따낸다면, BY그룹이 얻게 될 이익은 120억 원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것 같은데요.”그렇지 않다면, 한소영이 밤중에 여기까지 와서 하설과 협상할 리 없었다.그 생각에 하설은 입꼬리를 조금 올렸다.“바람피운 남자가 얼마나 역겨운지, 여사님이 저보다 더 잘 아실 겁니다. 제 정신적 손해배상이라고 생각하세요.”한소영은 웃었다. 한 글자씩 또박또박 말했다.“네 말대로 전제는 회사가 그 사업을 따낸다는 거다. 실패하면?”잠시 말을 멈춘 뒤, 한소영은 마지막 조건을 내놓았다.“이렇게 하자. 네가 마음을 써서 움직이고, 동시에 네가 대충 하지 못하게 하는 조건이다. 사업을 따내지 못하면 1억 원. 사업을 따내면 120억 원.”“이렇게 하면 네 요구에도 어느 정도 맞고, 나도 네가 최선을 다하는지 확인할 수 있겠지.”하설은 잠시 생각했다. 고개를 끄덕였다.한소영은 숨을 놓았다. “그럼 거래는 성립이야. 이 자기앞수표는 우선 가져가. 내일 신탁회사와 법무법인에 연락해서 합의서부터 수정해 두겠다. 저녁쯤 퀵서비스로 보낼 테니, 받는 대로 서명해.”‘역시 이 사업은... 거대한 먹잇감인 것 같아.’‘수익이 상당할 거야.’원하는 것을 얻은 하설은 미소를 지으며 반걸음 물러섰다.“시간이 늦었으니 차 한잔 대접은 어렵겠습니다. 조심히 들어가세요.”한소영이 떠나는 것을 지켜본 뒤, 하설은 수표를 챙겼다.천천히 엘리베이터에 올랐다.집에 돌아오자, 우건과 반원주는 이미 가고 없었다.하율이 잠옷을 입고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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