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원주는 해맑게 고개를 끄덕였다.“응. 너 참 착하다.”주영숙은 몸을 돌려 중얼거렸다.“내일은 가야 해. 남의 집에 허락도 없이 이렇게 눌러붙는 노인이 어딨어. 나이만 먹었지 할 수 있는 건 하나도 없으면서, 어디 양로원처럼 자리 잡으려고 해. 세상에 그런 공짜가 어디 있다고.”반원주는 끝까지 웃고 있었다.하설은 반원주를 옆방으로 데리고 들어갔다.“할머니, 오늘 밤은 여기서 주무세요. 대신 내일 송 비서님이 데리러 오면 얌전히 따라가셔야 해요.”반원주가 하설의 손을 잡았다.“그런데 나...”하설은 일부러 화난 척했다.“할머니가 말 잘 들으면 우리는 계속 친구예요. 그런데 말 안 들으면... 저는 말 안 듣는 할머니랑 친구 안 할 거예요.”반원주는 입술을 오므리고 서운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하설은 안방으로 돌아간 뒤 밤새 일을 했다.마침내 입찰서를 완성했다....윤재가 아침 일찍 왔다. 하설은 반원주를 윤재에게 넘긴 뒤 곧장 빛담불꽃기획으로 향했다. 입찰서를 출력하고, 꼼꼼히 봉투에 넣어 봉했다.예지는 9시에 입찰서를 제출하러 갔다.그러나 오전 10시, 하설의 메일함으로 심사 미통과 결과가 도착했다.메일 내용은 간단했다.‘입찰서 심사 미통과’라는 문구.그 결과는 머리 위로 얼음물을 뒤집어쓴 것 같았다. 하설은 곧바로 핸드폰을 들어 입찰 심사 담당 부서에 전화했다.상대는 빛담불꽃기획의 이름과 제안서 접수번호를 확인하더니 곧바로 말했다.[종합 평가 결과, 빛담불꽃기획은 업체 요건과 제안 내용이 이번 입찰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됐습니다.]담당 부서에서 명확한 설명을 해 주었다면, 빛담불꽃기획의 어느 부분이 어떤 요건에 맞지 않는지 짚어 주었다면, 하설은 자신의 준비가 부족했다고 받아들였을 것이다.억지로 따지고 들 생각도 없었다.하지만 지금처럼 애매한 말 한마디로 기준에 맞지 않는다고만 하면, 하설은 납득할 수 없었다.하설은 그 뒤로 이틀 동안 여기저기 알아봤지만 번번이 막혔다.그러다 남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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