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실 문이 다시 닫혔고 붉은 불은 여전히 켜져 있었다.하설은 곁에 선 우건을 바라보면서 갈라진 목소리로 말했다.“회장님, 감사합니다. 할머니 목숨을 구해 주신 은혜, 반드시 갚겠습니다.”하설을 바라보는 우건의 얼굴에는 별다른 표정이 없었다.하설이 다시 입을 열었다.“회장님, 먼저...”하지만 말이 중간에서 끊어졌다. 하설은 계속 가슴을 눌러 오던 뜨거운 뭔가를 더 이상 막을 수가 없었다.며칠째 이어진 정신적 압박과 쌓인 감정에, 몸의 한계가 모두 피 속으로 몰려든 듯했다.“콜록, 콜록...”하설의 안색이 바뀌었다. 몸을 숙이고 격렬하게 기침을 하더니, 예고도 없이 검붉은 피가 입에서 튀어나왔다.눈앞의 모든 것이 일그러지면서, 귀에 들리던 소리도 천천히 멀어졌다. 세상이 뒤집히는 듯하면서, 하설의 몸은 줄이 끊어진 인형처럼 힘없이 아래로 무너졌다.하지만 바닥에 부딪치는 아픔은 전해지지 않았다.하설이 완전히 쓰러지기 전에 남자가 강한 팔로 몸을 받쳤다.두 눈을 꼭 감은 하설의 몸은 차가웠다. 얼굴은 하얗게 질려 있었고, 입가에는 선명한 핏자국이 남아 있었다.미간을 잔뜩 찌푸린 우건이 하설을 안아 들고서 급히 응급실로 향했다....“설아, 드디어 깼구나.”익숙한 목소리를 듣고서야 하설의 눈동자에 초점이 돌아왔다.“어떻게 당신이 있어?”문교는 조심스럽게 하설의 손을 잡았다. “움직이지 마. 아직 수액 맞고 있잖아. 할머니 수술은 아직 안 끝났어. 별말이 없다는 건, 아직 괜찮다는 뜻이야.”“의사가 말하길, 너는 요즘 감정 기복도 크고 정신적 압박이 심해서, 스트레스로 위장의 혈관이 파열됐대. 푹 쉬어야 한다고 했어.”하설은 잡혀 있던 손을 빼냈다.문교의 목소리에는 미안함이 묻어났다.“할머니가 그렇게 심하게 다치신 줄 몰랐어. 그때 회사에 급한 일이 생겨서 네 말을 끝까지 듣지 못했어.” “다 내 잘못이야. 할머니가 깨어나시면 내가 직접 찾아가 무릎 꿇고 사죄할게.”문교를 바라보는 하설의 눈빛은 텅 비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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